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792화 (771/877)

“개흉 수술한다는 거 아니었나?”

위청은 초조해져서 수술대 왼쪽에 있는 흉강경 모니터를 바라봤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컴퓨터 모니터 같은데 왼쪽 위에 STORZ의 로고가 가격이 심상치 않음을 나타냈다.

강 주임의 시선도 마찬가지로 그 로고에 멎었고 쓴웃음을 지었다.

“원래는 개흉으로 할 계획이었는데 환자가 거부해서······. 아직 어린 여자 환자라······. 겨우 18살이거든. 개흉을 강행하잔 소리는 나도 안 나와서······.”

개흉 수술은 늑골을 잘라서 해야 하고 가장 간단한 심방 사이막 결손 보건술이라고 해도 흉강을 열고 나면 세 바늘은 꿰매야 하고 그 세 바늘을 위해서 30cm 흉터가 남는 것도 불가피했다.

위청도 고집불통은 아니라서, 강 주임의 쇄골 위치를 바라보면서 상황을 바로 이해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외관을 위해서 수술대 위에서 전신 마취도 감당하고, 뼈에 구멍을 뚫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개흉 수술을 마치면 목 아래부터 어깨까지 긴 흉터가 남을 것이고 영원히 사라지지도 않는다.

본인 가슴의 ‘결백’을 위해 조금이라도 다른 선택의 기회가 있다면 아무도 개흉을 선택하지 않으리란 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게다가 개흉 수술의 예후가 떨어지고 수술 후 회복도 어려운 건 말할 필요도 없었다. 게다가 수술 효과가 흉강경보다 낫다는 보장도 없고.

“벌써 세 번이나 병원에서 진단받았는데, 매번 수술을 포기했었어. 결손이 큰 편이라 인터벤션 수술로는 무리고. 흉강경이 가장 적당하긴 해.”

강 주임도 못 받아들이는 표정은 아니었다. 할 수만 있다면 위청에게 설명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자기를 도우러 왔다는 사람에게 설명도 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우리 병원 심장외과에서 전(全) 흉강경 수술한 적 없는 거로 기억하는데.”

위청도 그런 소식쯤은 잘 알고 있었다. 사실 딱히 신경 쓰지 않아도 자기 병원의 어느 진료과에서 어떤 수술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수준의 설비를 갖췄는지, 기본적으로 서로 알고 있었다.

강 주임이 머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해본 적 없지.”

“꽤 어려운 수술이라던데?”

위청은 흉부외과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최근 간행물을 제법 봤었고 핸드폰으로 관련 기사도 살펴서 전 흉강경 어쩌고 하는 타이틀을 꽤 봤었다.

현장에 있는 사람 중에 강 주임이 당연히 그 방면에 가장 프로였고, 그런 그조차 코웃음 쳤다.

“개복에서 복강경 수술로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자네가 잘 알 것 아닌가. 전 복강경 하 충수염 수술 어때?”

그 말에 위청이 어리둥절해졌다.

“복강경 난도랑 비슷하다고?”

“독해 능력이 왜 이래.”

강 주임의 태도가 시큰둥해졌다.

“개복 충수염에서 복강경 충수염 난도가 얼마나 변했는지 생각해보면 개복 심방 사이막 수술에서 흉강경 심방 사이막 수술이 얼마나 어려워졌는지 알 거 아냐.”

“난도가 전혀 다르잖아.”

“그러니까.”

강 주임이 입을 삐죽이는 모습에 드디어 중점을 파악한 위청이 나지막이 말을 이었다.

“능연은 할 수 있대? 어디서 배웠대?”

“내가 알 게 뭐야. 제약회사에서 연습할 기회를 준 건지도 모르지. 말을 안 하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강 주임은 멈칫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능연이 주임 대우를 받는 걸 오늘 알게 된 것도 아니고.”

과 주임도 배울 땐 배워야 했고, 체면 생각 때문에 배움을 청할 병원이나 연수할 곳을 따져서 고려하는 법이다. 사실 대부분 진료과 주임은 체면을 생각하기도 하고 말이다.

위청도 그 말에 계속 추궁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서 고개를 돌려 임기를 바라봤다.

“자네, 뭐 아는 거 있어?”

“예?”

임기는 냉큼 시치미를 뗐다. 위청은 실망이라는 듯 손을 휘저으며 다시 강 주임을 바라보며 미간을 좁혔다.

“강 주임,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수술 방안을 변경하는 걸 허락했다고?”

“환자가 그러겠대.”

“말은 그래도 수술 방안이 변했다고 해도 허락하지 않을 수 있었잖은가. 게다가 우리 병원에서 처음 하는 흉강경 하 심방 사이막 결손 보건술인데, 이걸 능연에게 넘긴다고?”

위청은 계속해서 부추겼다. 그는 지금 강 주임이 버텨주기를 절실하게 바랐다. 심장외과는 어찌 됐든 최첨단 기술을 가졌고, 체외 순환이든 개심 후 케어든 상당한 기술 서포트와 축적이 필요한 진료과였다. 일반 외과처럼 임상의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술이 아니란 말이다.

위청의 마음을 강 주임도 모르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전에도 개의치 않았고 지금도 개의치 않았다.

강 주임은 흉강경 설비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대답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흉강경 하 심방 사이막 결손 보건술을 안 한 이유가, 기술 문제였다고 생각해?”

“그럼?”

“우리가 흉강경이 없어서야.”

강 주임의 얼굴은 잠잠한 우물 같고 눈빛도 덤덤했다. 양손의 움직임에 따라 옷깃이 펄럭이는 그 모습에서 거지 대장 같은 느낌이 풍겼다.

위청은 하고 싶은 말이 한가득 복강에 치밀었지만, 올라가지 못하고 그래로 장을 따라 내려갔다.

하지만 강 주임은 말문이 트인 듯 입을 열었다.

“지난번에 흉강경 두 대 신청했을 때 상부에서 거절했지. 국산이었거든? 10만 정도. 지금 저 기계 가격 1/5도 안 될걸?”

다른 진료과 예산을 삭감하는 것에 여러 번 동참했던 일반 외과 부주임 위청은 머쓱하게 웃기만 하고 말을 꺼내지 못했다.

10만 정도는 큰돈이 아니라지만, 그래도 적은 돈도 아니었다. 3,810만 예산이 있다면 심장외과에 10만 위안 정도 줘도 상관없지만, 그 10만 위안을 아꼈다가 전동 메스를 사는 게 훨씬 짜릿하지 않겠어?

“스톨츠 기계는 40만 위안부터 시작이고, 최신 버전은 55만은 할 거야.”

강 주임은 수술 침대 곁의 흉강경을 힐끔 바라보고는 컴퓨터 애호가처럼 바로 숫자를 읊었다.

열심히 듣던 임기의 두 눈이 번쩍였고, 그 모습을 본 위청이 언짢은 듯 눈을 찌푸리며 천천히 말했다.

“응급센터에도 흉강경은 없을 거 아니야. 능연이 자비로 복강경을 사지는 않았을 테고.”

작은 설비라면 진료과 돈 혹은 진료 팀의 작은 금고에서 돈을 꺼내 구매할 수도 있다. 관리가 엄격하지 않은 병원에서는 진료과에서 설비를 구매하고 리워드 받은 돈으로 큰돈 버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운화병원은 그런 방면으로는 전혀 방법이 없었고, 돈 관리 권한이 있는 상급 의사도 기껏해야 연구 명목으로 기기를 살 뿐, 그걸로 리워드 받는 건 불가능했다.

40만 위안짜리 흉강경은 작은 설비로 볼 수 없었다. 구조 자체는 게임 CPU와 비슷하다고 해도 그 가격 설비를 자기 돈을 내서 산다는 의사는 들어 본 적도 없다.

강 주임의 표정은 더욱 담담해졌고, 거의 관심 없다는 말투로 대답했다.

“제약회사에서 능연한테 빌려준 거야.”

“비, 빌려······.”

위청은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지조차 몰랐다. 이건 정말 너무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이었다.

“응. 올뉴 스톨츠.”

강 주임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위청은 침을 꼴깍 삼켰다.

“미친 거 아냐? 혹시라도 반품하면······.”

40만 위안 올뉴 설비는 당연히 반품이 불가능했다. 적어도 위청의 사고방식으로는 제약회사가 자신이 넘쳐서 이런 모험을 했으리라 생각했다. 일단 의사에게 빌려주고, 의사가 수술을 여러 건 진행한 다음 구체적인 데이터와 케이스로 스스로를 증명하고 병원의 정규 과정을 통과해서 설비를 구매하도록 한다.

판매 방식으로 따지면, 이런 방식은 병원 구매부의 갖가지 부담을 덜어 줄 수 있어서 관계를 정립하기 좋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하려면 의사의 능력을 절대적으로 믿어야만 가능했다.

발언권도 없는 초짜 의사에게 이런 투자를 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런 면에서 능연은 이미 표준을 훌쩍 넘어선 의사였다. 그렇다면 이제 주목해야 할 것은 제약회사가 정말로 그 의사가 그 항목 수술을 정확하게 수십 건 완수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는 점이었다. 새 설비를 사망 토론에 사용하게 되면 본인 목을 조르는 꼴이니 말이다.

위청의 눈빛이 더할 나위 없이 심각해졌다.

그렇다면 능연의 실력이······.

치익.

수술실 문이 열렸다.

“능 선생님 오셨다.”

“능 선생님, 오셨어요?”

일반 외과 수술실보다 더 많은 심장외과 간호사들이 격앙된 함성을 질렀다. 위청의 귀엔 묘하게 매우 중요한 인물이 방문해서 점호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들렸다.

“안녕하세요.”

능연은 수술실에 우글우글 몰려있는 사람들을 보고도 각종 학교 행사에 참석했을 때처럼 가볍게 인사만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희한하게 그걸 당연히 받아들였다.

위청조차도 조금이라도 스마트해 보이려고 저도 모르게 배를 집어넣고 가슴을 펼쳤다.

그러고는 곧 자기가 윗사람이 순시할 때나 보이는 태도를 보였다는 걸 깨달았다. 바로 자세를 푼 위청은 뜨끔해서 주변을 살피다가 옆에 있는 소화기 외과 의사도 마찬가지였다는 걸 깨달았다. 게다가 자기보다 더 늦게 수습하는 모습에 피식 웃음 지었다.

일반 외과보다 소화기 외과가 더 비상일 것이다. 원래 일반 외과에서 분리하여 나간 작은 진료과고 식도 위주로 수술하면서 가끔 위나 위장 연합 수술을 했고, 얼마 전까지 야심 차게 췌장 쪽까지 공략하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능연이 이끄는 응급센터에서 위 수술을 대량으로 진행하면서 소화기 외과의 의사들을 크게 위협했다.

위청이 길게 생각하기 전에 좌자전이 헛기침하는 소리가 들렸다.

“환자 보호자가 능 선생을 붙잡아서 좀 늦었습니다. 아무래도 걱정이 많은 모양이라, 능 선생이 상세히 설명하느라요.”

제때 수술실에 도착하긴 했지만, 현장에 부주임과 주임이 여럿 있는 걸 본 좌자전은 그래도 설명은 하는 게 좋겠다 생각했다. 나중에 선배 무시하니 마니 소리를 듣느니 말이다.

능연은 미소 지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서 듣고 있었다. 그는 항상 그런 편이었다. 대부분 문제는 네가 웃으면 해결된다, 는 어머니의 말대로.

역시나 언짢아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다들 앞다퉈 한마디씩 했다.

“늦기는. 제때 왔으면 됐지, 미리 올 필요 있나.”

“수술 전에 환자 보호자한테 설명 잘해두면 수술 후에 편안하지.”

“시간 OK일세.”

무슨 생각으로 수술을 보러왔든지 간에, 능연 앞에서는 다들 무의식적으로 조심스러워했다.

위청 역시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괜히 할 일 없이 대빵들 심기 거스를 필요 없어. 적어도 코앞에서 거스를 이유는 없지.

능연은 수술실에서 항상 그랬듯이 긴말 없이 손을 흔들었고, 레지던트 몇 마리가 냉큼 다가가 흉강경 준비를 시작했다.

흉강경 자체에 달린 부품을 제외하고, 기본 흉강경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모니터 스크린 하나, 네모반듯한 메인 기기 그리고 케이블로 이어진 핸들 하나.

사용법······은 인체를 뚫고 들어가는 것만 아니면 게임 하는 느낌과 사실 비슷했다.

“강 주임님, 죄송하지만 제 옆으로 서주시겠습니까?”

모든 준비가 끝난 걸 확인한 능연이 심장외과 주임을 불렀다. 위청은 그제야 강 주임이 어느새 손을 씻고 와서 수술 가운을 걸치는 걸 발견했다.

위청은 언짢은 듯 미간을 좁혔다.

“강 주임이 배신자가 될 생각이군.”

“배신자는요. 그럴 리가요.”

배신자 소리에 임기는 화들짝 놀라서 냉큼 대답했다.

“주임이니까 당연히 대놓고 배신자 노릇은 안 하겠지. 그런데 하는 것 좀 봐. 아주 의지가 굳건한 것 같은데?”

위청은 불만이 차츰 쌓여갔다. 강 주임이 능연 수술에서 어시 서는 것도 사실 이해는 됐다. 심장외과 수술이고 심장외과에서 능연과 함께 수술해야 그렇게까지 약해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수술이 시작되려고 하는데 주임으로서 한마디 강한 말도 못 하고 약하게 굴다니, 다른 진료과 의사들은 어쩌란 말인가.

임기는 안도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 주임님 말씀이었군요.”

“그럼?”

“아뇨, 제 말은 강 주임님도 난처하시겠죠.”

“누구는 안 그래? 다들 자기 곤란함 줄여 주려고 이렇게 모인 건데.”

위청이 작은 소리로 투덜댔다.

“고작 흉강경 수술이잖아.”

그때 수술을 이미 시작한 능연이 평온한 말투로 말을 꺼냈다.

“환자는 올해 18살이고, 내년 대입 시험 볼 예정입니다. 시간이 촉박하죠. 심방 사이막 결손 때문에 학업에 전념할 수 없어서 수술을 진행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오늘 진행하는 수술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수술 팀 구성원뿐만 아니라 수술실에 있는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능 선생의 목소리가 좋은 것도 있고 한편으로 능연의 설명이 흥미 있어서였다.

수술하는 외과의는 사실 환자의 인생에 흥미를 느끼지 않고 느껴서도 안 된다.

특히 심장외과 같은 진료과의 외과의는 보통 삭막한 느낌을 준다. 심장외과가 가장 활발했던 6, 70년대 유명 의사 러셀 브록이 이런 말을 남겼다. ‘오늘 수술 명단에 환자는 셋인데 누가 살아남을지 나도 모른다.’라고.

의사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때, 의사를 향한 관심은 결과를 더 완벽하게 해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대부분 의사를 더 고통스럽게 한다.

하지만 능연은 오늘 수술이 여유로워 보였다. 그는 능숙하게 늑골 사이에 절개구를 내면서 말을 이었다.

“첫 번째 목표, 심방 사이막 재건 완수. 이게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두 번째 목표, 다들 집중해서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체외 순환 시간을 최대한 줄여서 50분 이내로 만들 것.”

집도의가 제시한 방향을 어시는 따를 수밖에 없다. 오로지 강 주임만 깜짝 놀라서 개흉 시간보다 짧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심장외과 수술에서 가장 핵심적인 판단 기준이 바로 체외 순환 시간이다. 환자의 심장은 천차만별이고 아무리 젊은 사람의 심장이라고 해도 체외 순환 중에 거대한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컸다. 현재 의학에서 수치화 할 수 없는 표준이었다.

바로 그런 이유로 체외 순환 시간이 매우 중요한 수치가 된다. 체외 순환 시간이 짧을수록 환자에게 유리하다는 건 명확한 사실이었다.

그러니 심장외과 의사들의 수술 기록에서 체외 순환 시간은 매우 눈에 띄는 숫자가 된다. 업계 의사들은 심장외과 의사의 수술 기록만 봐도 대충 상대의 수준을 알아낸다. 수술 한 건으로는 더 많은 문제를 알아낼 수 있고.

강 주임이 시대를 따라잡지는 못 했어도 한때는 찬란했던 시절이 있었고, 새로 전개한 수술 방식은 별로 없어도 옛날 수술 방식은 그래도 훌륭한 편이었다.

개흉 심방 사이막 결손 보건술이라면 강 주임도 조금만 신경 쓰면 체외 순환 시간을 한 시간 이내로 줄일 수 있다. 수술이 매우 순조로운 상황이라면 50분에서 40분까지도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전(全) 흉강경 심방 사이막 보건술은 다르다. 같은 심방 사이막 보건술이라고 해도 흉강경 하 체외 순환 시간은 개흉 때보다 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 문헌 통계로 봐도 흉강경 하 심방 사이막 결손 보건술은 평균 30분이 더 길다.

흉강경의 수술 시야가 좁고 조작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흉강경은 복강경처럼 기복을 할 큰 공간이 없다. 그런 각도에서 보면, 강 주임은 본인이 흉강경 수술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과 실력이 비슷한 의사가 한다고 했을 때 오늘 수술에서 체외 순환 시간을 어림잡아도 한 시간 반은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조금 시간을 줄여서 80분만 되어도 대단한 것이었다.

강 주임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고 확인하듯이 싱긋 웃으며 물었다.

“50분이라고?”

“네. 그래야 예후가 좋아서 환자 공부에 도움이 됩니다.”

능연의 말에 강 주임은 하하 웃고는 반쯤 조롱하듯 말을 이었다.

“그래서 환자가 수술하는 이유도 정당해야 하는 거네.”

“동기가 되죠.”

능연은 그렇게 말하면서 가상 인간을 꺼내서 위의 숫자를 보고는 슬며시 미소 지었다. 지난번 영어 4급을 패스하지 못한 후배 수술을 순조롭게 마친 후 그의 가상 인간 시간이 25분 늘었고 마침 지금 조금 사용하기에 딱 좋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