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818화 (797/877)

일반 수술과 비교하면 이식 수술 준비 작업에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더 마음 써서 여러 치료팀을 조직하고 협조해야 하고.

이런 작업에 익숙한 이식 센터라면 몇 시간 만에 수술을 시작할 수 있겠지만, 운화병원처럼 이런 수술 기회가 지극히 드문 병원은 당연히 사전 준비가 필요했다.

위가우는 심지어 일반외과 이식 팀을 트레이닝 한 후, 문제없는 걸 확인한 다음에 이식할 장기를 제공 받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천릿길을 달려 운화에 온 이상, 출장 수술처럼 가볍게 넘어갈 수는 없었다.

일반외과에서도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수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일반외과 대주임도 드물게 자주 얼굴을 비쳤다. 원외 식사 활동도 많고, 원내 참관 같은 것도 많은, 의학회 외과 분회 위원 중 한 명인 일반외과 대주임은 평소에 이렇게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운화병원 일반외과 태도가 어떻든, 재빠르고 순조롭게 간 이식 수술을 실현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위가우는 연달아 이틀 동안 인원을 조직해서 기본 트레이닝하고, 수술 전 협진도 하고, 여러 과 소집해서 회의도 하면서 기세를 키우고 있었다. 그러다가 사흘째가 되어서야, 무심한 척 슬렁슬렁 응급센터로 향했다.

“인내심이 다했나 보네요?”

동굴 바닥에서 들리는 듯한 싸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심심해서 와 본 겁니다.”

진작에 예상하고 있었던 위가우는 볼록 튀어나온 여원을 내려다보며 대답했다.

“그렇게 심심하면 수술이나 하시지요?”

“도끼 갈아 둔다고 장작 패는 일에 지장 주지 않는다고, 준비 많이 해서 나쁠 거 없다는 거, 그쪽은 실력이 안 되니까 모를 겁니다.”

여원을 비롯한 능 팀 사람의 성격을 어느 정도 파악한 위가우는 단 한마디로 여원의 이마에 핏줄이 툭툭 불거지게 하기 충분했다.

굳이 말하자면, 여원은 지난 몇 년 동안 사람들을 무시하고 살았다. 특히 학창 시절엔 모든 영양을 연골 발달에 쓰는 학생들을 개무시했었다.

위가우는 길고 크고, 생긴 것도 꽤 잘생겼고, 거기에 실력도 뛰어난 사람 중 하나였다. 원사의 제자라는 걸 생각하면 이론 기초도 탄탄할 것이고.

여원은 그렇게까지 융통성 없는 사람은 아니라서, 담담하게 대답했다.

“응급센터 수술실은 외부인 출입금지입니다.”

“수술실 참관 안 하면 되겠네요.”

위가우는 멈칫하고는 놀리듯 말을 이었다.

“돈 많이 들여서 응급센터에 참관실 만든 거 아닌가? 이렇게 외부인 참관 거절하는 거, 곽 주임님이 알아요?”

“참관 신청하는 사람이 넘쳐서 선생님 하나 없어도 괜찮아요.”

말투가 조금 거칠어진 여원은 바로 이러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즉시 태도를 바꿨다.

“난 바빠서 이만. 일반외과 가실 거죠?”

“급하지 않아요.”

위가우는 뒷짐 진 채 인삼 냄새를 풍기며 느긋하게 여원을 뒤따랐다.

대부분 삼갑병원과 마찬가지로, 운화병원 응급센터도 점점 붐비기 시작했다. 수많은 환자와 수많은 보호자, 특히 버티고 안 나가는 환자 때문에 응급센터 병상이 점점 많이 추가되고, 병상과 병상 사이도 점점 좁아졌다.

곽종군과 능연 모두 구역 분할을 매우 신경 썼고, 응급실과 처치실 같은 작은 공간을 그래도 합리적으로 운영해서 여원이 돌아다니기엔 꽤 편안했다.

위가우는 북경에서 온 의사라 당연히 더 편안하게 느꼈다.

전 국민이 대도시인 북경, 상해, 광주의 의료 환경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시대라, 북경, 상해, 광주 의사들은 점점 괴로워졌다.

응급실 환경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개조 전 사합원(중국의 전통 건물 구조)보다 못한 병원도 많고, 환경이 괜찮은 병원도 개조 후 사합원과 겨우 비교할 정도였다.

물론 환자라고 더 편한 것도 아니었다. 전문가 진료라도 받으려면 열흘이고 보름이고 기다리다 보면 대영제국 여왕이라도 알현하고 있나 싶어질 때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그런 대도시의 질 높은 병원 시스템은 어쩌면 허상일 수도 있었다. 게다가 고속철도와 비행기가 점점 편해지면서, 더 허상이 될 것이고.

그에 비해, 운화병원 같은 지방 정상급 병원이 오히려 지방의 수요에 적합했다. 몹시 까다로운 질환이 아닌 일반 환자 정도는 운화병원 같은 병원에서 손쉽게 해결할 수 있고.

심지어 특정 질병은 오히려 지방 병원에서 더 효과가 좋을 수도 있다. 화서 병원은 항문 의학 방면에 능통하고, 상아 의학원은 구강암 같은 방면에 훨씬 뛰어난 것처럼.

하지만, 응급센터와 심장외과는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임상 과학이었다. 위가우는 이곳이 북경과 기본적으로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멀리 바라봤다. 그러다가…….

“여 선생님, 오셨어요?”

용모가 평범한 레지던트가 지평선에 볼록 튀어나온 단발머리 여원을 향해 기쁜 듯 인사했다.

“왜?”

여원은 조금 기뻐하면서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응급센터에서 이렇게 그녀를 반기는 경우는 아마도…….

“닷새 넘은 변이요. 저희는 도저히…….”

용모가 평범한 레지던트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숙변을 해결하지 못하는 건 응급센터 의사로서는 조금 묘한 느낌이었다. 기술 문턱이 높은 것도 아니고, 하한선은 낮고 상한선도 그리 높지 않지만, 응급센터 의사들은 대부분 그 일을 하기 싫어했다. 전엔 거의 다른 과로 트랜스했고.

그러나 여원이 치프 레지던트가 된 후로, 응급센터에서 이런 환자를 트랜스하는 일은 드물어졌다. 그리고 대부분 여원에게 맡겼고.

위가우는 눈살부터 찌푸리고는 여원이 대답하기도 전에 먼저 대답했다.

“운화병원도 참 우습네요. 이런 것도 해결하지 못해요? 수술은 둘째치고, 똥 꺼내는 것도 못 해요?”

“우습게 보지 말아요!”

여원이 순간 눈을 부릅뜨고 위가우를 노려봤다.

“변비가 심각하면 뇌막염으로 사망할 수도 있어요!”

위가우는 속으로 우습게 보는 게 아니라 아예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여원이 빠른 걸음으로 사라지자, 위가우는 잠시 생각하다가 뒤를 따라갔다.

환자는 할아버지였고, 비쩍 마르고 배도 나오지 않아서 며칠이나 변을 보지 못한 사람처럼 보이진 않았다.

여원은 간단한 검사부터 하고 구체적인 스텝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해마다 변비 환자 자주 처리해요. 환자분은 지금 맨손으로 꺼내지 말고, 항문경을 삽입해서 포셉으로 굳은 변을 꺼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통증도 덜하고, 또 마취도 안 해도 돼요.”

그녀는 곁에 있는 초짜 의사들에게도 설명해주었다.

“손가락으로 꺼내면 환자가 힘들어. 특히 오랫동안 변비 걸린 환자는 더. 그래서 손가락으로 당긴 다음에 항문에서 포셉으로 깨끗하게 끌어내는 게 좋아요. 마지막에 항문관으로 관장약 주입하면 돼. 여기서 주의할 점은, 환자가 배변 보고 싶을 때 풀어야 한다는 거야. 그래야 쌓여있는 대변을 나오게 할 수 있어. 마지막엔 지용성 좌약 넣고, 또 소염제 쓰고…….”

곁에 있는 초짜 의사들은 저마다 다른 표정으로 서 있었다. 참는 사람도 있고, 못 참고 두려움을 드러내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 환자가 끙끙대며 물었다.

“선생님, 돈은 얼마나 들까요?”

“보험 있으시죠?”

“거주민 보험은 있어요.”

보호자가 옆에서 냉큼 대답했다. 여원은 보호자와 노인의 차림을 힐끔 살피고는 천천히 대답했다.

“두어 부분에서 비용이 듭니다. 하나는 약값이에요. 소염제랑 먹는 설사약이요. 수술 후 닷새 동안엔 관장약 써야 하고요. 수술비용은, 음……. 변비가 얼마나 쌓여있느냐에따라 다른데, 한 번 꺼낼 때마다 5위안. 이러면 괜찮겠죠?”

“5위안이면 많이 비싼 건 아니네요.”

할아버지가 머뭇거리며 대답하는 말에 여원이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집 하수도 뚫는데도 한 번에 100, 200위안 드는데.”

경험 없는 초짜 의사가 못 참고 꿍얼거리는 말에 여원이 바로 레이저를 쏘았다.

“창서성 의료 규정에 삼갑병원에서 안구 척출 한 번 하는데 200위안인데, 한번 해볼래?”

초짜 의사들은 하나같이 항문을 꽉 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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