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화병원.
진료줄은 더 길어졌고, 수술 대기는 더 많아졌다. 그러나 응급센터 운영은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순히 확장만 따지면, 응급센터가 운화병원에서 요 몇 년 가장 빠르게 확장한 진료과였다. 수술은 변함없이 다 끝내지 못할 정도로 많지만, 다른 진료과와 비교하면 그래도 원활하게 돌아가는 편이었다.
특히 연문빈, 마연린뿐만 아니라 능연 수하의 다른 의사들도 단독으로 수술을 많이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연수의의 수준도 나날이 높아져서 감당할 수 있는 작업량이 많이 늘었다.
능연의 생활 자체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사람들을 거느리고 병실로 들어간 능연은 알콜겔로 손을 문지르는 동시에 지금 떠오른 듯이 물었다.
“좌 선생님, 운화대에 둔 선생님용 해부용 시신, 다 썼나요?”
“다 썼지. 내가 관찰한 바로는 운화대에 아직 네다섯 구 더 있을 거야.”
좌자전은 의외의 질문이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좌자전은 어깨관절 신경 조직을 익히려고 해부용 시신을 사용하고 있었다. 요구가 간단하고, 사용 시간도 짧은 데다가, 운화대 해부실과 관계도 잘 쌓아 놓아서 시신이 얼마나 있는지 잘 꿰고 있었다.
그러나 보는 사람 모두 탐내는 운화대 가련한 해부용 시신의 저장량은 항상 부족했다. 능연은 저도 모르게 혀를 차며 의외라는 듯 말했다.
“운화대에 아직 그만큼이나 있을 줄은 몰랐네요.”
“그래도 운화대나 되니까 그렇지. 길도 잘 뚫어 놓았고.”
좌자전이 실실 웃으며 능연에게 물었다.
“생각 있으면 그쪽 책임자랑 이야기 좀 해볼까?”
“네. 있어요. 가능하면 사나흘 뒤에요.”
능연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뒤엔 전칠도 회사 일로 바빠져서 능연은 해부 연습을 하기로 했으니 리소스가 필요했다.
능연이 말을 꺼내지 않아도 생각을 읽은 좌자전은 적절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럼 시신 몇 구 남겨 달라고 연락해 볼게. 가능하면 더 많이 준비해 달라고.”
능연은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명목으로 신청할까?”
“음. 신경 위치 연구요.”
좌자전의 물음에 능연은 재빨리 대답을 내놓았다. 갑작스러운 결정이긴 해도, 신경 위치 연구에 관한 생각은 오래 했었다. 요즘에 어깨관절 수술을 많이 하는데, 중점과 난도 모두 액와 신경과 관계있었고, 다른 부위 수술도 신경 문제를 피할 수 없었다.
능연은 비록 시스템을 통해서 해부 경험을 대량 얻었지만, 모두 신체 부위 위주이고 신경 자체에 대한 이해는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
그래서 능연은 충분한 해부 연구를 진행하면 그 방면으로 훨씬 정진하리라 믿었다.
능연 정도의 임상 실력이 되면 어떤 형식의 발전이든 모두 매우 진귀한 것이 된다. 좌자전은 의외이기도 하고, 알 것도 같은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술이 끝난 후 재빨리 전화해서 연락했다.
능연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샤워하러 갔다. 마무리하려고 남은 마연린은 두 사람 모두 수술실에서 나간 후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기하고 싶은 욕망이 고양이 털처럼 온몸 구석구석, 상상하지도 못한 곳에서 다 튀어나왔다.
둥근 의자에 앉아 있던 소가복이 그런 그를 힐끔 보고는 실실 웃었다.
“또 좌 선생님한테 재미 뺏겨서?”
“선생님도 재미는 못 봤잖아요.”
“마취의가 뭔 재미가 있고 말고야.”
“하하. 예. 때가 어느 때인데, 마취의니 아니니세요. 운화병원 안에선 다 똑같지.”
마연린이 콧방귀 뀌며 하는 말에 소가복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래 봐야 다 같은 일개미 신세인데 뭐.”
“그게 아니죠. 주임님들은 다르죠.”
한참 이야기하던 두 사람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능팀 일원인 두 사람은 모두 장래가 밝았다. 물론 미래에 주임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와 지금 일이 순조로운가 아니냐는 별개의 문제였다.
마연린처럼 기술 성장기에 대량의 수술을 획득할 수 있고, 소가복처럼 능팀 수술에 우선적으로 배정될 수 있는 의사는 동년배 의사보다 훨씬 기분이 좋다.
좌자전의 직급이 조금 더 높았다면, 마연린도 아마도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하필 두 사람의 직급이 비슷했고, 지금은 좌자전이 수술도 맡아서 하고 있으니 전처럼 편안할 수 없었다.
그런데 또 뭐라고 하기도 그런 상대였다.
“가요. 오늘 회복실 담당 저예요.”
마연린은 할 말이 남은 듯이 소가복을 따라 나갔다.
“해부하러는 누가 같이 가냐?”
“싸워야죠.”
소가복이 걸어가면서 묻는 말에 마연린은 허탈하게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능 선생 일하는 시간을 너희들이 다 따라잡을 수도 없는데, 몇이서 나누면 되지.”
“몇이면 다행이게요. 운화대에 가면 그쪽에서도 나눠 먹고 싶어 하는 사람 있을 거란 말이죠. 우리 기회는 더 줄어요. 능 선생 본인도 로봇처럼 하루에 거의 풀로 일하잖아요.”
“네 말대로라면 우리 마취과 출신 로봇이 더 많지.”
마연린은 순간 기분이 좀 나아져서 싱긋 웃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난 듯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말을 이었다.
“지난번에 출장 수술 갔을 때 있잖아요. 내 생각엔 능 선생이 로봇을 주시하기 시작한 거 같아요.”
“음?”
“다빈치 수술이요.”
마연린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우리 출장 수술 요청한 병원들, 거의 다빈치 기계 쓰더라고요. 아직 제대로 쓸 줄 몰라서 그렇지.”
“아? 야, 너 꽤 야심이 크구나?”
“이게 무슨 야심이에요.”
소가복이 의외라는 듯이 하는 말에 마연린이 피식 웃고는 나지막이 말을 이었다.
“어때요. 우리 둘이 연구 좀 해볼래요?”
“우리 병원엔 다빈치 기계 없잖냐.”
“능연이 살 생각만 한다면야, 당장에라도 들여오죠.”
“음……. 그럼 가서 생각 좀 해보고. 로봇 수술은 우리가 접한 적도 없고 배운 적도 없는걸.”
“그러니까 남보다 빠를 수 있는 거죠. 생각 빨리하세요.”
소가복이 생각에 잠긴 듯이 하는 말에 마연린이 재촉하고는 소가복의 등을 문지르며 회복실로 들어갔다.
자리에 앉은 두 사람 모두 묵묵히 핸드폰을 꺼냈다. 마연린은 히아신스 논단을 열어 ‘다빈치’, ‘로봇’ 같은 키워드를 입력하고 조사하기 시작했고, 맞은편에 앉은 소가복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조용히 검색 엔진을 열어서 ‘로봇 마취’ 같은 키워드를 입력해서 해적판 서적을 다운로드 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날이 막 밝은 무렵, 운화병원 응급센터 의국은 불이 환하게 켜 있었다.
능 팀 의사들은, 연수의를 포함해서 모두 능연을 에워싸고 고개를 치켜들고 기대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여원처럼 키 작은 의사는 ‘픽미’를 외치며 손을 들지 않았을 뿐, 벌써 탁자 위에 앉아서(혹은 서서?) 간절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능연은 차트부터 살피고 아침 업무를 끝낸 후에야 사람들을 지목했다.
“좌 선생님, 여 선생님, 두 사람이 저랑 운화대에 갑니다. 연 선생님, 마 선생님은 남아 있다가 문제 생기면 콜 하세요. 중증은 곽 주임님 지시 따르면 됩니다.”
응급센터 전체적으로는 능 팀 이외의 의사는 응급 위주로 움직인다. 특히 나이가 많은 편인 도 주임 같은 의사는 새로운 걸 배우고 싶어도 머리에 들어가지도 않고, 그럴 필요는 더더욱 없었다. 능연과 그의 치료팀은 곽 주임의 보살핌하에 환자를 고를 권리가 생겼다. 물론, 그럴 자격이 있는 건 능연 본인뿐이고, 증상을 기초로 한 선택이기에 다른 치료 팀 팀장들도 묵인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능 팀의 커버 범위는 실로 놀라웠다. 능연의 초특급 수술 능력 외에도 트레이닝 캠프의 의사들 역시 대량의 업무량을 감당했다. 병원 측에서는 순수입이 되는, 정직원이 아닌 그런 의사들이 가지고 오는 수입과 그런 그들의 존재로 응급센터 내부의 여러 갈등을 잠재우기도 한다.
사실상 대부분 삼갑병원의 연수의는 비슷한 생태계를 가진다. 대량의 수술과 일상 업무를 감당해도 단순히 임금 수입만 얻는다. 그러니 기술과 실력을 얻으려면 실력보다 고난도 혹은 의미 있는 수술을 해야만 한다.
다들 사자왕에게 복종하는 수사자처럼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자왕을 눈으로 배웅한 다음 일상 사냥 작업을 시작했다.
마연린은 멍하게 밖을 바라보다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러냐?”
주 선생은 남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큰형님처럼 슉 하고 곁에 나타났다.
“좌 선생님하고 여 선생님 데리고 갈 거 같더라니, 역시네요.”
“다 알면서 한숨은 왜 쉬어.”
어깨를 으쓱하던 마연린은 주 선생이 뻔히 알면서 묻자 입을 삐죽였다. 그리고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주 선생이 아직 옆에 있자 다시 입을 열었다.
“저번에도 좌 선생님이랑 여 선생님 데리고 갔어요. 요즘 우린 거의 안 데리고 나간다고요.”
“그만큼 너희가 독립했다는 거지. 너랑 연문빈은 단독 수술도 하는데, 해부 실습에 너희를 데리고 가면 수술은 누가 하냐.”
“우리도 해부로 스킬 올릴 수 있잖아요.”
“스킬은 수술로 올리면 되지.”
“능 선생이 옆에 있는 거랑 다르죠.”
마연린은 속마음을 툭 내뱉고 말았다. 다른 체계와 마찬가지로, 권력자를 가까이하면 권력을 얻기 쉽고, 부자를 가까이하면 돈을 쉽게 얻고, 능력자를 가까이하면 기술을 쉽게 얻는다.
마연린도 직접 기술을 연마하고 직접 연습할 필요는 분명 있다. 하지만 희소성으로 따지면, 능연 밑에서 배우는 기회가 훨씬 귀하고, 그 시간에 얻는 것도 더 많다. 단순히 기술 쪽이 아닐 때도 많고.
그 사실을 잘 아는 주 선생은 설득하지 않고 오히려 동의했다.
“그야 그렇지.”
“그렇죠?”
마연린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주 선생이 느릿느릿 말을 이었다.
“하지만……. 능 선생 생각은 아마 너희랑 다를 거다.”
마연린은 멈칫하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주 선생이 그런 말을 하는 덴 분명 타당한 이치가 있다는 걸 부정할 수 없었다.
“좌 선생은 커뮤니케이션에 능하고, 여원은…… 힘든 거 잘 견디잖냐. 필요성이라니까. 기술 면에서 생각하면, 너희들은 해부 실습할 필요가 없어. 응급센터 환자는 너희들이 필요하고. 지금 너희 실력으로 응급센터 범위의 수술은 그래도 깔끔하게 잘해내잖냐. 내 생각엔 그래서 능 선생이 너희가 아니라 저 두 사람을 데리고 간 거라고 본다.”
주 선생은 마연린을 향해 웃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능연의 사고 회로는 사실 단순해. 대부분 직접적이라니까.”
마연린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옳은 말씀입니다. 제가 괜한 생각을 했네요.”
주 선생은 심리 마사지를 잘했다고 생각하며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실력은 이미 동기를 훌쩍 넘어섰잖아. 게다가 뒤에 든든한 배경도 있으니까 앞으로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을 거다.”
“그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선생님, 혹시 다빈치 잘 아세요?”
마연린은 화제를 잡아 말을 이어갔다.
“모나리자? 아니면 해부도?”
“로봇이요. Intuitive 사에서 하는 그런 수술이요.”
“운화병원에 없는 걸 내가 어떻게 알겠냐.”
바로 그 말을 기다리던 마연린이 냉큼 말을 이었다.
“혹시 제가 Intuitive하고 연락되면, 같이 트레이닝 가실래요?”
주 선생은 흠흠대며 헛기침하다가 한참 만에 고개를 들어 마연린을 바라봤다.
“어떻게 연락할 건데.”
“능 선생이랑 출장 수술 갔을 때 알게 된 사람이 있어요. 홍콩 웰스 왕립 병원에 연결해 줄 수 있대요.”
“믿을 만해?”
“아마도요. 대빵의 제자거든요. 자주 그쪽에 가서 수술하고 그런대요. 인원은 상관없다고 하고요.”
주저하며 묻던 주 선생은 단호한 마연린의 모습에 감탄했다.
“우리 연린이가 대빵의 제자도 알고 지내는구나.”
주 선생은 문득 능연이 이미 전국에서 날리는 차세대 대빵이고, 마연린은 실질적 그의 제자이니 다른 대빵의 제자와 알고 지내고 심지어 결탁하는 게 뭐가 이상하냐는 생각을 했다. 심지어 마연린이 뭘 위한 결탁을 하는지도 바로 떠올랐다.
어떤 단체에 파가 나뉘지 않는 거야말로 이상한 일이라고, 마연린 등이 능연 밑에 있은 지 이렇게 오래됐으니 당연히 이런저런 청탁을 받을 것이고, 각자의 인맥 네트워크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큰 나무가 계속해서 가지를 뻗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국내 병원의 대부분 진료과는 큰 나무에서 파생한 것으로 진료과 주임 자리 경쟁이 이토록 치열한 것도 다 이런 이유이다.
마연린은 능 팀에서 재능 있는 선수 축에 들고, 능연 밑에 오래 있었던 만큼 기술도 상당히 터득했다. 그러니 어시로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미래를 생각하면, 동기 의사들처럼 고참 의사가 되어 은퇴할 날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올라가 주임이 될 꿈을 품고 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능연이 마연린보다 어렸다.
장안민이 바로 괜찮은 예였다. 그 외에도, 응급센터가 이미 승급했으니 내부에 진료과 하나, 둘 더 세울 수도 있다. 전국 범위의 예로 봐도, 운화병원이 다른 병원 조직을 집어삼킨 후 만들어낼 기회들, 혹은 능연이 다른 병원의 빈자리에 그를 소개해줄 기회 역시 존재했다. 후자가 가장 열악한 방안이긴 해도, 그 방안을 매칭할 생각이 있다면, 그게 5년, 10년 후라고 해도 지금부터 준비해야만 한다.
주 선생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연린에게 물었다.
“또 누구한테 말했냐?”
“소가복 선생이요.”
마연린도 감출 생각이 없었다.
“마취과 로봇 수술부냐.”
“선생님은 운화병원 로봇 수술과 주임이 되실 수 있습니다. 다빈치 유치에 성공한다면 말이죠.”
주 선생이 웃으며 하는 말에 마연린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내가 어떻게. 게다가 유치한다고 바로 진료과를 만들지도 않을 텐데.”
“그러니까 선생님 위치가 좋은 거죠. 일단 로봇 수술팀 팀장부터 된 다음에 서서히 넓혀 가는 거죠. 그렇게 되면 선생님이 당연히 진료과 주임이 되는 거고요.”
“아이고, 귀찮아.”
주 선생은 습관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로봇팀이잖아요. 일은 로봇이 다 하는데요? 선생님이 할 게 뭐 있다고.”
마연린은 주 선생의 맥을 문지르며 나긋나긋 말했다.
“주치의로 빨리 승진한 덕분에 지금 이렇게 느긋하신 거 아닌가요? 인제 선생님 동기도 다 주치의가 되었고, 빠른 사람은 곧 부주임이 됩니다. 앞으로도 느긋하게 지내실 수 있을까요? 지금 응급센터에 사람 모자라도 선생님 부르고, 수술실에 부족해도 부르고, 느긋할 시간 없지 않으세요? 병원에서 정말 느긋하게 지내려면, 팀장, 주임이 되어야 정말로 느긋하게 보낼 수 있죠.”
주 선생은 저도 모르게 동요했다. 이 자식, 일리 있잖아!
“제가 다 생각해 봤는데요. 다빈치 로봇은 완전히 새로운 학습 그래프입니다. 우린 아직 젊잖아요. 우리가 배우고, 자격증 딴 다음에 능 선생에게 소개하는 거죠. 능 선생 성격엔 분명 관심 보일 겁니다.”
“그럼, 그럼. 해부용 시신도 그렇게 즐기는 사람인데.”
“그러니까요.”
주 선생이 신나서 하는 말에 마연린은 목소리를 깔며 말을 이었다.
“더 기가 막힌 게, 지금 국내법으로는 다빈치 수술하려면 자격증이 있어야 해요. 일단 자격증부터 손에 넣으면, 후발 주자는 다 우리 뒤를 따라와야 한다니까요. 선발 주자라는 장점을 손에 넣으면 손해 볼 일은 절대로 없어요.”
“음……. 그러니까, 일단 로봇을 배우고, 자격증을 따야 한다는 거지?”
주 선생은 다시 망설이기 시작했다.
“홍콩 병원인데, 우리 운화병원보다 힘들겠어요? 자격증 따러 가는 게 아니라 쉬러 가는 거나 마찬가지일 거예요.”
마연린이 싱긋 웃으며 하는 말에 주 선생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