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 선생, 수술은 순조롭게 잘했나?”
뇌 주임이 모처럼 수술층에 나타났다 했더니, 능연을 기다리러 온 것이었다. 지나가던 초짜 의사들은 나지막이 구시렁거리면서 그저 멀리서 힐끔 바라보다가 재빨리 사라졌다.
뇌 주임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서 있었다.
그의 직책은 의사들을 감독, 검사하고 벌칙 내리는 일로 의사들과 접촉하는 일이었다. 직권만 있고, 재정권과 인사권은 없는 전형적인 포지션이고 하는 일도 미움받을 일이라서 처음부터 의사들의 호감을 살 생각도 없었다.
그러나 병원 윗선, 그리고 최상급 의사들의 호감을 얻을 일은 또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운화병원에서 가장 핫한 스타는 당연히 능연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수술 참관이나 학술 토론하러 오는 외부 상급 의사 인원과 수준 모두 대폭 상승했다. 자주 그들을 접대해야 하는 뇌 주임은 그 일에 대해서는 애증 모두 있지만, 능연에 대해서는 존경하는 마음뿐이었다.
나이, 경력 같은 건 능연 같은 의사 앞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다.
뇌 주임은 차라리 더 비굴하게 보여도 좋다고 생각했다. 허리 좀 숙여서 능연 선생의 기분이 좋아진다면, 당장 무릎이라도 팔아버릴 수 있다.
능연은 평소에 뇌 주임과 그리 왕래하지 않지만, 그는 누구나 평등하게 대하는 사람이고 뇌 주임이 묻는 말에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예, 순조로웠습니다.”
“그럼 됐네, 됐어.”
뇌 주임은 능연 앞에서 유난히 표정이 풍부했고 허허 웃으며 말을 이었다.
“능 선생, 언제 시간 되면 다빈치 로봇 보러 오게.”
“응? 벌써 샀습니까?”
능연이 걸음을 멈추자, 뒤를 따르던 의사들도 즉시 걸음을 멈췄다.
“다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야근까지 해서 첫 번째 기계 시운전 중이야.”
뇌 주임은 완곡하게 말한 거고, 사실은 제약회사 직원과 시공 인원을 압박하고 몰아붙여서 해낸 것이었다.
능연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가볼까요?”
“시간 되신다면야. 바로 통지하지.”
뇌 주임은 거드름 부리며 메시지 몇 통 넣고는 계속해서 겸허하게 공치사를 이어갔다.
“처음에 우리 과에서는 다빈치 시스템을 잘 이해하지 못했어.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다른 도시에서 조금 더 사용한 다음에 도입하면 배우기 쉽지 않을까 했었지. 하지만 말이야, 능 선생은 항상 어려운 걸 돌파하며 수술 해왔잖아. 그래서 우리 의정과도 본분에 맞게 능 선생하고 임상의사들에게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며칠 야근하면서 일해 본 결과, 능 선생의 지도가 있어서 우리가 배우고 또 그만큼 성장했다고 생각하네.”
능 팀 의사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침묵으로 변했다. 특히 마연린은 더더욱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뇌 주임의 말주변이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아부하기 시작하니 이토록 힘차고 박력 있게 손바닥을 비빌 줄은 몰랐다.
능연이야 각종 유형의 아첨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요즘 환경에서는 예쁜 여자들은 말도 참 예쁘게 한다. 물론 그럴 필요가 있을 때나 예쁘게 하는 것이지만, 평소에 자주 듣는 인사말도 다른 사람보다 더 예쁘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어쨌든 뇌 주임이 제공한 정보는 꽤 유혹적이었다.
사람들은 곧 종합 건물의 저 끝 쪽에 도착했다. 시공 인원이 소독 창고를 벌써 개조했다는 걸 도착해서야 알게 되었다. 원래 있던 수술층하고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그렇게 먼 건 아니었다.
원래 꽤 넓었던 창고를 지금은 20평 남짓하게 비워내서 두 칸으로 만들었다. 두 방 모두 모두 반 층 높이의 투명 유리로 구성되어 있었다. 안쪽 방은 수술대 등 비교적 자주 보는 설비가 있고, 바깥쪽 방엔 SF 느낌이 나는 관제탑이 배치되어 있었다.
“I급 클린 OR이야. 일체화 레이아웃이고.”
뇌 주임은 일단 수술실 레이아웃부터 설명했다. 병원 사람들에게 다빈치 설비 도입에 있어서, 돈을 주고 기계를 사 오는 건 그저 첫 스텝일 뿐, 실제 사용하기 위해 의정과가 정말로 신경 써야 하는 건 사실 수술실 레이아웃이었다. 그리고 돈을, 그것도 큰돈을 계속 써야 하고.
수술실 레이아웃은 돈이 들 뿐만 아니라 시간과 체력도 필요하다. 강력한 인력, 물자를 투자하지 않으면 일 년이 걸려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누군가 감독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을뿐더러 효율이 떨어지는 리모델링과 같은 이치였다.
뇌 주임은 바로 이 점을 뿌듯하게 여기는 것이었다. 리모델링 같은 작업은, 다른 사람이 했다면 설령 그게 원장이라고 해도 이렇게 빨리 해낼 수 없다. 어찌 됐든 생각만으로 능력을 대체할 수는 없으니까.
능연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빈치 설비에 대한 이해는 모두 지면으로 얻은 것이고, 시스템의 서포트도 없었으니 꽤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딩-
시스템에서 나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소리에 능연이 살며시 주시했다. 이어서 퀘스트가 나왔다.
- 퀘스트: 자격증을 획득하라
- 퀘스트 내용: 다빈치 로봇의 전제부 연습을 완성하여 조작 자격을 획득할 것
- 퀘스트 보상: 1,000% 수술 기계 연습 효과
눈을 찌푸리고 시스템 설명을 한 번 읽은 능연은 바로 뇌 주임의 설명을 잘랐다.
“사용할 수 있습니까?”
한창 신나게 설명하던 뇌 주임은 멈칫한 뒤 바로 자기 반성했다. 너무 텐션이 높았나. 그는 곧 미소로 능연을 마주했다.
“그럼. 다 준비해 두었지. 능 선생 정말 실행력이 벼락같군. 내가 모셨던 몇몇 윗분들이랑 비슷해. 다들 일 자체, 그리고 일의 완성도에 집중하셨던 분들이지.”
옆에 있는 젊은 의사들은 많이 배웠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뇌 주임이 자세를 취하자 진작 옆에 서 있었던 작업 인원이 다가와서 웃으며 자기소개를 했다.
“능 선생님, 저는 복흥의 강서림입니다. 기계 테스트하실 거면, 제가 기본 설명을 좀 해드릴까요?”
“예.”
능연은 꽤 호기심 어린 얼굴로 강서림을 따라 바깥쪽 제어실로 들어갔다.
“이 기계 조작하는 데 자격증이 필요합니까?”
“맞아요. 국내엔 트레이닝에 참여하고 자격증을 따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외국은, 나라마다 규정이 좀 달라요. 미국은 지정 수술 의사의 지도하에 수술 두 건을 마치면 바로 단독 수술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강서림이 모르는 게 없다는 듯이 하는 말에 능연은 꽤 의외라고 생각하며 물었다.
“수술 두 건이면 바로 배울 수 있습니까?”
그 말에 강서림은 잠시 주저하다가, 사전에 당부받은 걸 떠올리고는 말을 이었다.
“미국도 예전엔 9주 트레이닝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의사는 다 바쁘지 않습니까. 다들 그 조건을 듣고 물러서니까, Intuitive에서 정책에 변화를 주었죠.”
강서림이 그렇게 대답할 줄은 몰랐던 뇌 주임이 그를 힐끔 바라봤다. 능연은 서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능숙해지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친한 의사들과 이야기해 봤을 때는 수술 1, 2백 건은 해야 능숙해진다고 하더라고요. 연습 시간이랑, 개인 습관도 상관있고요.”
강서림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이었다.
“하지만 자격증 따는 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일단 자격증 따고 연습하면서 적당한 수술을 골라서 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다빈치 수술 리스크도 변함없이 크다는 거네요?”
능연이 바로 총결 지었다.
“물론입니다. 복강경보다 복잡하고 더 많은 유형의 수술에 쓸 수 있는 의료 도구니까요. 더 복잡하고, 더 복잡한 수술을 더 많이 해낼 수 있지만, 로봇 자체가 수술을 알아서 하는 건 아닙니다. 복잡한 수술 조건도 변하지 않습니다.”
거기까지 이야기한 강서림은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능 선생님이라면 문제없을 겁니다.”
“네.”
능연은 놀랍게도 맞다고 대답하고는 뇌 주임을 바라봤다.
“사용 제한하고 연습을 늘려야 할 것 같네요.”
“어……. 그래.”
뇌 주임은 묘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만약 그가 다빈치 로봇의 사용 권한을 쥐고 있다면 분명 같은 명령을 할 것이다. 그러나 그의 명령은 사무실 정치 측면에서 고려하고 내릴 때가 많았다. 그런데 능연이…… 의학적 이유로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건, 느낌이 좀 이상했다.
강서림은 일단 모두의 옷과 신발을 갈아입힌 다음 안측 수술실로 들어갔다.
안측 수술실은 정상적인 수술방 형식이었다. 다만 천장에 크레인 시스템이 있고 옆에 캐비닛도 있었다. 크레인 시스템이라고 하면 복잡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이해하기 어려울 건 없고, 그저 천장에서 기계 팔 몇 개가 나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각각의 기능에 따라 마취 크레인, 외과 크레인 등 모듈이 존재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외과 크레인은 구매층의 요구에 따라 하나인 것도 있고, 지금 보이는 것처럼 네 개로 구성된 것도 있다.
사실상, 단가 2천만 위안인 다빈치 시스템은 전체 시스템을 종합하면 큰 세 덩어리로 나눈다.
가장 SF 느낌 나는 컨트롤타워는 끝내주는 게임기와 비슷하다. 수술자를 그 안에 매립하는 그런 게임기. 높고 얇은 영상 시스템을 담은 캐비닛은 뚱뚱보의 배의 용적과 비슷하지만, 키가 훨씬 크고 더 멋져 보인다. 크레인 시스템은 사용해도 되고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절약 방안 혹은 검은돈 방안을 채택하려면 수술대에 따로 커다란 프레임을 설치해서 기계팔을 거기에 설치하면 된다.
Intuitive 사는 시연회 때 종종 그 방법을 쓴다. 하지만 병원에서 채택하는 일은 드물다. 어찌 됐든, 수술은 수술이라서 수술대 한쪽에 뭐가 있으면 불편한 건 당연했다. 그리고 병원에서 돈 쓸 때 가성비를 따지지도 않고.
강서림도 시연할 때 특별히 설명해 주었다.
“우리 이 다빈치 로봇은 이름에 로봇이 들어가지만, 결국 사람이 조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술 과정에서도 환자 곁에 처음부터 끝까지 누군가 있는 게 좋습니다. 집도의는 옆 칸에서 조작해도 되지만, 수술실엔 어시가 있는 게 좋아요. 언제든지 보조할 수 있도록 복장도 제대로 갖추고요. 의외의 상황이 생기면 제때 수술에 돌입할 수 있도록요. 특히 다들 처음 수술 시작할 때는 반드시 그렇게 하는 게 좋습니다.”
장비에 대한 설명을 두어 마디 하자마자 바로 이 점부터 설명하는 걸 보면 이것이야말로 중점 중의 중점인 듯했다.
강서림은 다들 알아들었는지 아닌지 아랑곳하지 않고 설명을 이어갔다.
“다빈치 로봇은 우리가 복강경 같은 수술 설비를 쓰는 것과 같습니다. 순조로울 때는, 의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외과 도구라서 칭찬을 해도 해도 부족하죠. 하지만 아무리 여러 번 순조롭게 했다고 해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할 필요는 있죠. 아마 수술실에 아무도 없는 그런 수술 동영상을 본 적 있을지도 모릅니다. 환자를 기계 팔 아래에 두고 하는 그런 수술 말이에요. 그런 건 대부분 보여주기 식입니다.”
강서림은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물론, 우리 이 다빈치만으로 수술해도 문제없습니다. 외국은 그렇게 하는 나라도 있어요. 그러나 국내에서는 그러지 않길 건의합니다. 일단 우린 인력, 자본이 그들보다 좀 뒤떨어지고요, 외국처럼 두 사람인 치료팀에 네 사람 월급은 주지 못하잖습니까. 또 한편으로 우리 병원은 수술 강도가 높고, 의사 트레이닝 제도도 완벽하니까, 방에 사람 의사 하나 두면 훨씬 더 편합니다. 괜히 작은 일이라도 생겼다가, 집도의가 다시 옷 갈아입고 씻고 들어가면 골치만 아프잖아요.”
그 말에 연문빈이 입을 삐죽이며 대답했다.
“알아들었습니다. 우리 국내 의사는 돈이 안 되니까, 유비무환으로 수술실 안에 들여놓으라는 거네요.”
“그래야 장점이 많으니까요.”
강서림은 연문빈이 비아냥거리는 걸 알아듣지 못한 척 말을 이었다.
“로봇을 처음 쓰는 거니까 난도도 있고, 아무래도 수술자가 안에 있는 게 편하죠. 그래도 로봇 수술의 장점을 말하면, 출혈량이 많은 수술 같은 때엔 분명 개복보다 훨씬 낫습니다.”
“복강경이랑 같은 이치죠.”
마연린이 잘 안다는 말투로 한마디 덧붙이자 강서림이 싱긋 웃었다.
“능 선생님의 유명한 맨손 지혈은 로봇 수술 시대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거랑 같죠.”
“능 선생을 안측 방에 두라는 건가요?”
연문빈이 실실 웃으며 말했다. 강서림은 의대생은 아니지만, 학력만 따지면 연문빈보다 더 나았다. 하지만 제약회사 세일즈 엔지니어 생활을 오래 한 만큼, 말을 원활하게 하는 편이었다.
“능 선생은 어디에 계셔도 됩니다. 우리가 쓰는 말로, 상하좌우, 어디에 있어도 됩니다.”
능연 이야기를 꺼내니 연문빈도 바로 입을 다물고 주변을 둘러봤다.
“사진에서 본 적 있는데, 컨트롤러를 안쪽 수술실에 둔 것도 있던데요. 큰 수술방 하나에요.”
예습했음을 티 내려고 한 말이었다. 강서림도 고개를 끄덕였다.
“컨트롤러를 안에 둘 수도 있고 밖에 둘 수도 있습니다. 다 장점이 있어요. 안에 있으면 커뮤니케이션이 좋고, 문제가 생기면 집도의가 바로 처리할 수 있고 속도도 빠르죠. 밖에 두면 집도의가 조금 수월해져요. 클린 OR 기준을 준수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손 씻고 옷 갈아입고 들어와서 옆에 커피도 놓고 간식 같은 거 먹어도 되고요.”
“수술하면서 커피를 마신다고요?”
연문빈의 뇌리에 순간 무수한 환상이 떠올랐다. 건장한 자신이 명의 신분으로 수술하는 모든 환상은 예전과 비슷한데 수술하고 있을 때 커피까지 마시고 있으니 조금 더 멋져 보이는 게 달랐다.
다른 의사들도 환상에 빠진 표정을 지었다. 초짜 의사들은 보통 이럴 때 가장 즐겁다. 강서림도 매우 이해한다는 듯 잠시 기다리다가 이들이 모두 현자가 된 후에 다시 입을 열었다.
“커피를 마셔도 되는지 아닌지는 병원 규정에 달렸습니다. 어찌 됐든 조작할 때 눈은 렌즈에 밀착해야 합니다. 제가 시연해 보이겠습니다.”
강서림은 의자에 앉더니 다리를 쭉 끌어서 컨트롤러 앞으로 갔다.
“다빈치는 손으로 조작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다리 쪽에 컨트롤 발판이 있습니다. 좌측 검은 컨트롤러로 이동하고 방향 조절하고 우측은 전동메스 발판이랑 같아요. 노란색이 절개, 파란색이 지혈.”
조작자의 방향에서 바라보면, 다빈치 컨트롤타워 위에 커다란 머리가 있고 중간엔 둥근 팔이 있다. 양손을 올리면 잡기 딱 좋은 위치에 컨트롤러 두 개가 있다. 다리 부분은 피아노와 비슷해서 위아래로 모두 6개의 발판이 있다.
위에 앉아서 눈을 기계 머리 위에 움푹 파진 부분에 대면, 조작자는 기계에 매몰된 듯이 로봇을 조정하는 느낌이 난다.
강서림은 포즈를 취하며 설명했다.
“우리 외과 수술 로봇과 복강경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정밀한 기계 팔뿐만 아니라 바로 이 3D 시각효과입니다. 그래서 수술자가 사용하기 전에 우선 3D 교정부터 해야 합니다. 다들 시력이 다르니까요. 그러니까 이 교정 결과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하지만 빠르고 간단합니다.”
이야기하는 사이 교정을 마친 강서림은 기계 팔을 조작해서 수술대 위에 있는 인형에 고리를 끼우기 시작했다.
강서림이 바깥 칸에서 조작하자, 안쪽 수술실 수술대 상방의 기계 팔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 수술대 위의 인형 목에 끈이 조여졌다. 하나, 둘, 셋, 넷…….
“됐습니다.”
고리 여섯 개를 끼운 다음, 강서림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테스트해 볼 사람 있냐고 물었다.
“바깥이요, 안쪽이요?”
연문빈이 목을 문지르며 묻는데, 마연린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저요’하고 외쳤다.
마연린은 바로 이 순간을 기대하며 그 많은 일을 해온 것이다.
능연 밑에서 일하는 건 수많은 장점이 있지만, 안 좋은 점도 있다. 예를 들어, 능연은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고, 하급 의사를 평가하는 일은 더 드물다. 마연린, 연문빈을 비롯한 의사들은 욕만 안 먹어도 아미타불인 생활을 너무 오래 하지 않다 보니, 슬슬 포상을 갈망하게 되었다.
전통적인 수술로 동기를 넘어서는 건 매우 어렵다. 능연 밑에 있으면 끝도 없이 수술을 할 수 있으니 마연린의 실력은 이미 동기들을 훌쩍 넘어섰다. 아킬레스건 수술 쪽은 꽤 자신도 있지만, 능 팀 내부에서는 그 정도 특별함으로는 딱히 칭찬받을 일이 없었다.
그런데 이 다빈치는 조금 다르다. 능연이 아직 터득하지 않은 기술이니까. 마연린은 홍콩에서 배울 때부터 매우 진지했고, 돌아와서도 한참 준비했다. 그러니 꽤 자신 있게 손을 들었다.
강서림이야 마연린의 사정 같은 건 알 바 아니었다. 세일즈 엔지니어로 오래 지내면서 의사 트레이닝도 꽤 오래 한 그는 결정권 있는 능연과 뇌 주임을 바라봤다. 다른 의사들도 반대하지 않자 마연린에게 앉으라고 지시하고는 빙그레 웃으며 말을 꺼냈다.
“일단 우리 회사에서 특별히 준비한 의자부터 체험해 보세요. 2천만짜리 기계에 이런 의자라면 꽤 괜찮은 겁니다. 평소보다 수술 하나 더 할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합니다. 하하하.”
그가 주절주절 설명하는 사이, 마연린은 어느새 포즈를 취했다.
“전 자격증 있습니다.”
“음?”
강서림은 바로 알아듣지 못하고 되물었다.
“웰스 왕립 병원에서 다빈치 로봇 조작 자격증 땄습니다.”
마연린은 싱긋 웃으며 그렇게 말해놓고는 강서림이 어리둥절하는 사이 벌써 컨트롤러를 조작했다.
기계 팔 위의 작은 집게발이 끼익끼익 움직이더니, 순식간에 수술대 위 인형을 눕혔다. 다른 기계 팔 두 개가 다가오더니 다리에 봉합사를 슥슥 끼웠다.
농구의 레이업 슛과 비슷한 꽤 간단한 스킬이었다. 고작 며칠 다녀온 마연린이 배운 거라곤 고작 이 정도였고, 온 힘을 다해 보여주는 것으로 이미 흡족했다.
초조해하던 강서림은 그제야 안도하며 못 말린다는 듯 입을 열었다.
“정말로 할 줄 알아서 다행입니다. 깜짝 놀랐어요.”
“놀라긴요.”
강서림은 마연린이 싱긋 웃으며 하는 말에 대답하지 않고 잠시 기다리다가 다시 미소를 장착했다.
“진료과에 조작해 본 사람이 있으면 좋죠. 능 선생님도 사용해 봤습니까?”
“아니요.”
“해보실래요?”
“좋습니다.”
안 그래도 궁금하던 능연은 마연린이 자리에서 비켜주자 알콜겔을 꺼내며 다가갔다. 그가 직접 닦을 필요도 없이, 두 초짜 의사가 벌써 달려가 알콜솜으로 닦고 있었다. 좌자전은 품에서 알콜솜을 꺼내 의자를 닦아냈다.
강서림은 얼떨떨해졌는데, 그래도 이런저런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 태연할 수 있었다.
“로봇 조종실 같은 느낌이네요.”
자리에 앉은 능연은 서서히 컨트롤타워에 다가갔다. 순간 몸이 감싸이는 느낌이 들었고, 기분도 즐거워졌다.
“맞습니다. 이렇게 컨트롤러로 수술하면 육체 피로도도 줄어들고, 장시간 수술하기에 좋죠.”
강서림은 잠시 끊었다가 다시 이었다.
“지금 보시는 시야는 10배 확대 화면입니다. 동시에 지금 잡은 컨트롤러도 비율에 맞춰 축소, 확대하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3:1, 5:1, 7:1 다 됩니다. 손가락이 컨트롤러로 0.7mm 움직이면 안에 있는 기계팔은 0.1mm만 움직이는 거죠. 음, 일단 좌우로 살며시 움직이는 느낌을 체험해 보세요.”
손가락을 올리고 살며시 컨트롤러를 건드리자, 시야에 바로 변화가 생겼다.
“예, 좋습니다. 이제 움직이는 범위를 살짝 넓혀 볼까요?”
능연은 강서림의 말대로 움직였다.
“그럼 이제 발판 테스트해 볼까요.”
강서림은 능연의 동작을 주시하다가 이내 마음을 놓고 동작도 크게 크게 지시했다. 혹시나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작하다가 설비가 고장 날까 봐 두려워서 그렇지, 보통 의사들은 처음 적응 단계만 지나면 잘 적응한다. 요즘 의사들은 모두 복강경 경험이 있어서 기초가 있으니 쉽게 적응한다.
물론 잘하는 건 별개 문제였다. 그러나 다빈치 회사에서 9주 트레이닝 기간을 수술 두 번으로 바꾼 것엔 판매 촉진 목표도 있지만, 그만큼 로봇의 적응성이 괜찮다는 뜻이기도 했다.
“로봇이 복강경보다 쓰기 편하죠.”
강서림이 웃으며 말했다.
“복강경은 화면이 거꾸로라서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죠. 다빈치의 시각과 동작 시스템이 인류 습관엔 더 부합니다. 참, 우리 컨트롤러엔 손떨림 방지 기능도 있습니다. 꽤 효과적인 기능이라서 손떨림인지 아니면 정상 조작인지 꽤 정확하게 분별합니다.”
마연린의 시선이 안쪽 수술실로 향했다. 능연이 조작하는 기계 팔이 다소 흔들거리자, 마연린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그도 처음엔 그랬다. 심지어 더 심하게 떨었고. 모든 일은 익숙해지는 과정이 있는 법이고, 재능이 뛰어나고 기술이 출중한 능 선생 역시 마찬가지였다.
“타이 한 번 해볼까요?”
강서림이 옆에서 말로 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보통 기계로 타이 하는 거나, 로봇으로 하는 거나 사실 큰 차이 없습니다.”
능연은 그의 설명을 들으며 차분하게 시도하면서 곧 매듭을 묶었다. 그는 다른 사람과 비교할 마음이 없었다. 의대 시험에서 3등밖에 못한 이래 능연은 자기가 의학계에서 천재가 아님을 명확하게 깨달았다. 담낭 절제를 스스로 배웠을 때도 평범한 초짜 의사보다 몇 배 빨랐을 뿐이다. 그러니까 고작 이 정도 수준인 능연은, 배울 때 속도를 추구하지 않았다. 심지어 효율도 추구하지 않았다.
기술은 인생과 마찬가지로, 명확한 종점이 없는 법이었다. 존재하는 매 순간이 모두 그 과정이었다.
능연은 한 번도 그 과정을 빨리 해치워야 한다고 생각한 적 없고 항상 즐겁게 그 시간을 누렸다. 학교 다닐 때 다들 졸업하고 나면 어쩌고저쩌고, 부모 곁을 벗어나면 얼마나 홀가분할까 어쩌고 생각하기 바쁠 때 능연은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졸업한다고 더 즐거워질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이 그랬고. 중학교든 운화대든, 또 혹은 운화병원이든 능연에겐 모두 즐거운 곳이었다.
지금도 다빈치 로봇을 곧바로 터득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이건 독립된 어느 수술 방식이 아니고, 복강경 같은 도구에 더 가까워서 언제 터득하든 일상 수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생각은 그렇게 해도, 능연의 조작은 점점 노련해졌다. 어찌 됐든 이런 기계 설계는 의사를 난처하게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의사를 보조하는 것이니 말이다.
임상 경험이 풍부한 능연은 조작하면 할수록 서서히 느낌을 찾았다. 강서림도 꽤 좋은 선생님이었다. 의사를 가르친 경험도 풍부한 그는 잠시 진지하게 가르치다가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능 선생님 조금만 더 연습하면 자격증 바로 따실 겁니다.”
줄곧 곁에 있던 마연린은 갑자기 얼떨떨해졌다. 다시 안쪽을 바라보니, 기계 팔이 어느새 그 인형을 칭칭 묶고 있었다.
“능 선생 재능이 끝내주네. 뭘 해도 다 잘해.”
“능 선생, 대단해.”
“일류다, 일류.”
옆에 있는 사람들은 어느새 빠르게 아웃풋하고 있었다. 마연린은 더는 감상에 잠겨 있을 틈 없이 습관적으로 따라 외쳤다.
“인형을 참 아름답게도 묶었다…….”
“꽤 재미있네요.”
봉합사로 인형에 중국 매듭을 매어주고 일어난 능연이 미소 지었다.
“이제 기계 사용해도 되나요? 트레이닝 해줄 사람 보내주시는 건가요?”
“그게……. 플로우가 그렇지 않습니다. 다빈치 로봇 세팅은 거의 다 되어서 정상 수술에 쓰는 건 문제 없는데, 연습은 안 됩니다. 기계 팔 사용 횟수 제한이 있어서, 10번 쓰고 나면 새 팔을 세팅해야 합니다. 그래서 트레이닝은 전문 트레이닝 기지에 가서 해야 합니다. 지정 병원 배정해드릴 수 있어요. 복잡하지 않아서 금방 패스할 겁니다.”
강서림이 서둘러 하는 말에 이미 조사해본 마연린이 곧바로 덧붙였다.
“기계 팔 10번 쓰면 30만 위안 정도 해. Intuitive 사는 기계 팔 사면 로봇 주는 거로 유명해.”
강서림은 온후하게 웃을 뿐, 반박하지 않았다.
의료 기계 비용은 원래 원가, 특히 물적 원가로 계산하는 게 아니었다. Intuitive 사에서도 1차 거래 형식으로 다빈치 로봇을 판매할 수 있지만, 굳이 왜.
“트레이닝은 얼마나 걸립니까?”
“왕복 시간까지 다 해서 일주일이면 됩니다. 타이트하게 잡으면 사흘 정도면 충분하고요.”
강서림은 조금 넉넉하게 말했다. 능연은 조금 주저하다가 다시 확인했다.
“타지에서 사흘이나 있어야 한단 말씀이십니까?”
“예. 트레이닝 기지 환경도 봐야 하니까요.”
점점 목소리가 줄었들었지만, 강서림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다시 이었다.
“지금 꽤 타이트하긴 한데, 능 선생님이 가신다면 문제없을 겁니다. 어디로 가든 다 패스하실 거예요.”
다빈치 로봇을 파는 사람이라면, 능연처럼 업계 내 유명인을 다들 중시하기 마련이다. 능연은 그런 얄팍한 우대에 영향받을 사람이 아니고, 잠시 더 생각하다가 좌자전을 바라봤다.
“나, 사흘 뺄 수 있어요?”
“두어 달 안엔 안 됩니다. 지금은 주말에도 다 스케줄이 있는걸. 게다가 전칠 아가씨도 곧 돌아오고.”
좌자전이 재빨리 대답하자 능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더 확인하지 않아도 태도가 이미 명확했다. 바쁜 의사들을 많이 접한 강서림에겐 해당 조치가 다 있지만, 일부러 고심해서 생각하는 척하다가 한참 만에 겨우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하시죠. 능 선생이 장소를 결정하면 저희 회사 명의로 능 선생님과 전칠 아가씨를 함께 초대하면 어떨까요.”
약체 회사가 영업하는 방법이었다. 회사에서 돈을 내는 것을 제외하고도 이런 방식으로 하면 휴가 내기도 좋고 의사들이 가족 혹은 세컨드와 함께 있을 시간도 주게 된다.
좌자전도 눈을 끔뻑였다. 강서림이 전칠까지 언급한 바람에 뭐라고 말하기가 좀 그래졌다. 능연은 모두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꺼냈다.
“한 번 물어볼게요.”
능연이 전칠에게 전화를 걸자 다들 귀를 쫑긋 세웠다. 좌자전이 크흠 헛기침하며 매서운 눈빛으로 모두를 바라봤다. 다들 모른 척도 할 수 없어서 재빨리 고개를 숙인 채 밖으로 나갔다.
2분 후, 능연이 작은 창문 너머에서 손짓하자, 좌자전이 그제야 들어가자고 했다. 연문빈이 툴툴대며 말했다.
“좌 선생님, 계속 능 선생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던데, 독순술 하는 거 아니죠?”
“할 줄 알겠냐? 뇌 근육이 이렇게 빨리 돌아가다니, 뇌 근육도 키운 거냐?”
좌자전은 멍청이 보듯 연문빈을 바라봤고, 연문빈은 한순간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나중에 전화 올 겁니다. 우리 좌 선생이랑 상의해서 그쪽이랑 일정이랑 장소 정하시면 돼요.”
능연은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다빈치 기계 의자에 앉아서 계속 놀기 시작했다. 강서림은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해서 망연해졌다. 그렇게 능연 쪽 세팅을 마치고, 안쪽 수술실의 기계 팔의 갈고리가 다시 매듭을 묶는 걸 보다가 구석으로 가서 좌자전의 옷자락을 조심스럽게 당겼다.
“좌 선생님, 아까 그게 무슨 말인지 힌트 좀 주시겠어요.”
“말 그대로입니다. 능 선생이랑 전칠 아가씨 다 바쁜 사람이라서요. 우리가 이따 일정 맞추면 됩니다.”
“일정이야 늘 하던 일입니다만……. 장소도 결정하지 않는단 말입니까? 게다가, 우리 예산이 빠듯해서요.”
강서림이 주저하며 하는 말에 좌자전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얼마 안 들어요.”
항상 출장 수술 나가는 그들이라, 관례가 됐을 뿐만 아니라 꽤 이름도 알려져서, 능팀을 위해 돈 쓰고 싶어 하는 병원과 진료과가 얼마든지 있다. 사실 요청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어느 도시로 가서 출장 수술을 할 것이냐는 은연중에 일종의 권력이 되었다. 어떤 때는 현지 병원에서 자기 친척, 친구 때문에 능연의 출장 수술을 요청하려고 좌자전에게 청탁하는 때도 있었다.
특히 능연이 심장 우회술을 시작한 이래, ‘인정’에 얽힌 수술량이 폭증했다. 현대인은 심장 질환이 매우 흔해졌고, 보통 자기 주변에 협심증 환자 하나쯤은 있다. 심장 우회술이 필요한 사람도 지극히 많지만, 정말로 수술대에 오를 용기가 있고, 실제로 수술대에 오르는 사람은 매우 적었다. 심장 수술을 잘하는 의사, 훌륭하게 해 내는 의사, 정상급 수술을 해 내는 의사는 스타 혹은 거상보다 훨씬 적었다.
전칠 아가씨의 실력이 어떤지 좌자전은 더더욱 훤히 꿰고 있……진 않다. 어찌 됐든, 중년 의사인 그가 개인 비행기가 있는 그룹 대표의 돈을 아껴줄 궁리는 하지 않아도 된다.
의사들은 다시 다빈치 로봇에 빠졌고, 능연의 조작이 노련해질수록 수술대 위 인형은 갈수록 기괴한 자세가 되었다. 세밀한 부위는 이미 4, 50회 조작을 거쳤고, 슬슬 상응하는 실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강서림 혼자 내심 갈등하고 있었다. 사실 예산이 정말로 적은 건 아니었다. 필요하면 더 신청할 수도 있고. 그러나 설사 평소에 돈을 함부로 쓴다고 해도, 단숨에 이렇게 쓰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싶었다.
우웅 하고 강서림의 핸드폰이 울렸다.
“미안합니다. 아까 말씀하신 그 전화인가 보네요.”
강서림은 뒤로 물러나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서림아.”
전화에서 저 꼭대기에 있는 상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강서림은 의아한 듯 핸드폰 액정을 한 번 바라봤다. 번호가 달랐다.
“왜 갑자기 다른 사람 핸드폰으로 전화하신 겁니까.”
“장 사장 핸드폰으로 한 거라서. 스피커폰이다.”
상사의 목소리가 떨어지기 무섭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강 매니저가 영업을 아주 잘한다면서요. 파트너 업체서 특별히 전화 와서 강 매니저 칭찬하더라고요. 앞으로 능 선생 일은 나하고 바로 통화하면 됩니다.”
“아……. 예.”
강서림은 얼떨떨한 채 대답했다.
“운리에서 조금 전에 연락이 왔어요. 강 매니저 제안에 꽤 관심 보이더라고. 우리 쪽에서도 제안할 게 있는데, 좀 적어요.”
강서림은 멍청하게 노트를 꺼내 하나둘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가깝게 서 있어서 대화를 몇 마디 들은 좌자전이 빙그레 웃으며 강서림을 힐끔 바라봤다. 통화 내용도 짐작 갔다. 아무래도 비슷한 전화를 수도 없이 받아온 좌자전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