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연은 헬리콥터가 옥상에 착륙하자마자 잰걸음으로 달려 수술층 직통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동광병원을 선택한 데엔 의료 이송 시스템이 어느 정도 잡혀 있다는 점도 있었다. 특히 새 병동을 세울 때 응급환자 맞이 문제를 고려했고, 그 점만 해도 상해 시내 수많은 오래된 병원을 제칠 장점이었다.
엘리베이터도 스트레처 카 두 대를 수용할 수 있고, 운행도 안정적이며 밀폐성도 더 좋은 수준 높은 엘리베이터였다. 전칠의 쿵쿵 뛰는 심장 소리가 다 들릴 정도였다. 능연은 심호흡하며 일단 자기 마음부터 가라앉혔다.
“능연 씨도 긴장돼요?”
전칠이 올려다보며 묻는 말에 능연이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수술할 때마다 새로운 도전이었다. 현대 의학 발전은 100% 성공과는 아직도 거리가 멀디멀었다. 이번 환자가 장인인 데다가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책에서 본 바에 따르면, 장인과 사위의 첫 만남에서는 할 말이 많다고 하던데 오늘은…….
딩, 엘리베이터가 열리는 동시에 퀘스트 완료 메시지가 떴다.
- 퀘스트: 몸을 날려 사람을 구해라.
- 퀘스트 내용: 환자가 사망하기 전에 병원 수술실에 도착할 것
- 퀘스트 보상: 고급 보물 상자
능연은 군말 없이 보물 상자를 열었다. 아니나 다를까, 전에 한 번 봤었던 스킬북<100% 성공하는 수술: 아무리 어려운 수술도, 이론적 성공률이 있다면 100% 성공함>이 나타났다.
“걱정하지 말아요. 환자만 도착하면 수술은 분명 순조롭게 끝날 거예요.”
능연은 다시 전칠을 안심시키고는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모두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어느 분이 만 주임님이시죠?”
“납니다, 능 선생. 수술실은 다 준비되었어요. 누가 어시 서면 좋을지, 요구 사항 있습니까?”
쉰쯤 된 깡마른 중년인 동광병원 심장외과 주임이 매너 좋고 우호적인 모습으로 능연에게 인사했다. 상대는 전씨 가문과 축 원사였고, 아직 국내 심장외과 대가로 서서히 떠오르고 있는 존재인 만 주임은 처음부터 거부감이 없었다. 그저 손님이 잘 왔다가 잘 보내길 바랄……. 아니, 안 좋은 상태로 들어왔다가 잘 나갈 수 있길 바랄 뿐이었다.
“어시해 주실 생각 있으세요?”
능연은 밑밥도 깔지 않고 곧바로 물었다. 병원 예의범절에 매우 어긋나는 일이었다. 특히 어시 같은 건 함부로 대뜸 요구할 일이 아니었다. 어느 날 다들 진탕 취해서 ‘뫄뫄가 언젠가 뫄뫄뫄 어시했었다.’하는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전후 사정이 어떻든 간에, 이미 이름난 의사는 다른 사람 어시를 잘 서려 하지 않는다. 공도 없을뿐더러, 능력을 발휘하긴커녕 괜히 트집잡히기에 십상인 일이었다.
그러나 능연은 그런 걸 거리끼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업계 내 예의범절을 따지는 사람을 만난 적은 더더욱 드물었다. 지금조차도 만 주임은 별로 고려하지 않고 바로 승낙했다.
“내가 퍼스트 서죠. 그럼 세컨이랑 간호사도 우리 사람으로 쓸까요?”
수술실도 다 빌려주기로 한 만 주임은 사실 더 고려하고 할 것도 없었다. 지금은 수술을 순조롭게 끝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환자를 살려내면 며칠 동안 즐겁게 보낼 수 있고,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앞으로 문제가 정말로 커진다.
그런 것과 비교하면 예의범절 같은 건 사소하고 하찮은 일이었다. 상대가 따지려고 들어도 만 주임 쪽에서 사양할 지경이었다.
“그러죠. 수술실에 들어가죠.”
능연은 몇 마디 만에 자기 수술실의 팀원을 확정지은 후, 전칠을 한 번 바라보고는 만 주임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전칠은 혹시라도 능연의 기분에 영향을 줄까 봐 그렁그렁 고인 눈물을 떨어뜨리지도 못하고 커다란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손 씻고,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각종 기구, 설비를 체크하는 등 모든 준비가 마무리되었을 때 환자가 실려 들어왔다.
“전 회장님, 성함 말씀해 주시겠어요?”
간호사가 환자의 네임태그를 들어 올리며 아직 의식 있는 환자에게 바로 확인부터 했다.
“음. 납니다…….”
전 회장이 아픔을 참으며 눈을 떴다.
“성함 말씀해 주시겠어요?”
간호사가 정중하고 진지하게 다시 물었다. 큰 수술일수록 허둥대다가 실수가 생기기 쉽다. 무수한 반면교사 케이스를 들어온 수술실 간호사도 지금 이 순간 몹시 긴장한 상태였다.
전 회장은 마스크를 끼고 있는 능연을 한눈에 발견했고, 그 바람에 더 크게 동요했다. 어쩐지 간호사 앞에서 쉽게 굴복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뿐, 통증이 다시 몰려오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전국립입니다.”
“오늘 집도할 능연입니다.”
능연도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전 회장의 얼굴을 바라보며 잠시 주저하다가 준비했었던 인사말을 입에 올렸다.
“아버님, 저 능연입니다.”
“어, 그, 그래요……. 반갑네.”
전국립은 입술이 다 떨렸다. 장인과 사위의 첫 만남을 무수히 상상했었다. 기세등등하게 맞이할까, 방망이를 휘두를까, 겁을 주어 혼을 낼까, 다정하게 위협할까…….
어떤 방식이든 지금은 아무것도 쓸 수 없었다. 전국립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졌지만, 능연에게 자신의 나약함을 들킬까 봐 눈물을 흘릴 수도 없었다.
“수술 전 준비 시작하겠습니다.”
능연의 목소리가 위에서 들리자, 전국립은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알았다고 대답하려고 입꼬리를 끌어올리는데 간호사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이제 가슴 부위 털 제거할 거예요.”
“응?”
전국립의 사고 회로가 다시 멎었다.
가슴 털이라니……. 운동할 때 멋져 보이려고 일부러 큰돈 들여 심은 것이었다. 돈은 문제가 아닌데, 뒤통수에서 뽑은 머리카락으로 심은 게 문제였다.
위잉, 간호사의 손놀림은 너무나 노련했고, 전국립이 눈물을 흘리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털이 깎여 나갔다.
“마취…….”
능연의 목소리가 다시 들리자, 전국립은 다시 결정을 내렸다. 이번엔……. 그렇게 결정 내리는 과정에 전국립은 정신을 잃었다.
“시작하죠.”
능연은 막 획득한 책을 단숨에 펼쳤다. 그가 하는 대동맥 파열 수술은 성공률이 꽤 높아서 시스템 버프 없이도 순조롭게 끝낼 수 있다. 그러나 쓸 수 있는 책이 있는데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가슴을 열고, 체외 순환을 시작하고. 온도를 30도로 내린 후, 능연은 대동맥을 차단하고 심근보호액을 주입했다. 이런 모든 과정이 끝난 후, 진정한 수술 부분으로 돌입했다.
지금 이 순간, 수술실 안팎에 참관인이 가득 몰려 있었다. 북경에서 온 적 원사는 최애 제자 위가우를 거느리고 사람들 맨 앞에 서 있었다. 위가우는 옅은 인삼 향기를 내뿜으며 유리창 너머로 능연과 환자를 집중해서 관찰했다.
홍콩에서 온 이화영과 그의 팀도 막 도착해서 피곤한 얼굴로 진지하고 또 의외인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상해 현지에서 온 의사들은 확실히 구분된 위치에 좌우로 늘어서 있었다. 그들의 이름값과 지위 모두 동광병원 만 주임보다 훨씬 높았지만, 이 수술에선 그저 들러리 자리만 건졌을 뿐이었다.
평소에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사람들이 오늘 한자리에 모였는데, 여전히 조용하게 수술을 지켜볼 뿐이었다.
평소라면 다른 의사의 수술 전체를 참관하느라 이렇게 긴 시간을 낼 사람들이 아니었다. 기껏해야 수술이 끝난 후 수술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살짝 체크하는 정도인데, 오늘은 이왕 온 이상, 대체 누가 어떤 실력이 있기에 자기가 할 일을 가로챘는지 다들 두고 보고 싶었다.
능연은 느긋하게 수술을 진행했다. 만 주임도 능연의 스텝을 따라 유유자적하게 움직였다. 혼자서도 대혈관 수술을 할 수 있고, 게다가 꽤 훌륭하게 하는 사람이 지금 능연의 어시를 하고 있으니 당연히 더 수월했다.
물론 어시도 어시로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는데, 만 주임은 그런 쪽은 조금 서툴렀다. 그래도 능연이 입을 열면 바로 알랑거릴 준비는 다 마쳤다. 꽃가마도 드는 사람이 있어야 움직인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은 남의 도움을 받고 의지하기 마련인데 수술실도 내어주고 어시도 맡아서 하는 이상 듣기 좋은 말 몇 마디 한다고 대수로울 것도 없었다.
게다가, 오늘 밖에서 수술을 지켜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대부분 얼굴 한번 보기 힘든 세계적 임상 전문가인데, 이런 때에 사람들 기억에 또렷이 남을 수 있도록 ‘마음에서 우러나는 말’ 몇 마디 하지 않는다는 건 능연은 몰라도 만 주임은 너무나 낭비라고 생각했다. 전씨 가문에서 돈을 쓰고, 신용을 바탕으로 이 많은 사람을 요청해 오지 않았다면, 끝내주는 학회를 열었더라도 이 많은 대가를 한자리에 모으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막 떠오르는 별인 자신의 수술을 보여주는 건 더 불가능했고.
만 주임은 그렇게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능연이 차근차근 혈관을 박리하고, 능연이 차근차근 절개하고, 능연이 차근차근 봉합하는 동안…… 만 주임은 온몸이 부자연스러워졌다.
연설은 안 할 생각인가?
아직 분위기가 덜 무르익었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건가?
사전에 원고라도 준비했어야지, 이 많은 대가 앞에서 얼굴을 내밀 이 좋은 기회를 이렇게 낭비하다니.
만 주임의 시선이 창문 쪽으로 슬며시 향했다. 역시나, 다들 눈 한 번 깜짝하지 않고 하나같이 진지한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만 주임은 더 진지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집도의 능연의 명성은 둘째치고, 수술대 위에 웅크리고 있는 환자도 대가 중의 대가였다. 게다가 리스크가 매우 큰 대동맥 파열 수술 중이다. 외부 요인이든, 의료계 요인이든, 어느 모로 고려해도 흔한 일이 절대로 아니었다.
바로 그런 이유로, 이렇게 아무런 말 없이 진행하는 건 너무나 아까운 일이었다.
“준비하세요.”
능연이 갑자기 입을 열자, 만 주임은 저도 모르게 자세를 바로 하며 어리둥절해서 능연을 바라봤다. 이런 오프닝 멘트는…….
“수술 시야 주의하세요.”
능연은 다시 상기시키고는 곧바로 혈관을 따라 손을 놀렸다. 만 주임은 순간 흠칫했다. 이런 박리 수준……. 역시 젊은 사람다웠다. 말주변이 없으니 실력으로 보여주려는 건가.
만 주임은 저도 모르게 젊은 시절 했었던 갖가지 젊은 사고방식을 떠올렸다. 그때 적극적으로 심장외과를 선택한 것도 드라마를 많이 봐서 실력으로 세상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마주하는 장벽도 많아진 후에야 세상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이라야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의학계에서는 노인 전매특허였고, 특히 심장외과 쪽에서는 경험 없는 2, 30대엔 놀라는 건 언제나 본인이었다.
“포셉.”
능연은 다시 명령하고는 계속해서 환자 흉강을 파고들었다. 만 주임은 내심 웃으면서 저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상대를 내려다보는 평가를 했다. 매우 표준적인 움직임에 속도도 매우 빠르지만, 특별한 것은 없네, 하고.
물론 특별한 점이 있긴 했다. 우선, 수술 시야가 매우 또렷했다. 출혈량이 매우 적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보통 의사가 하는 심장 수술처럼 흉강 안에 피가 잔뜩 고여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 환경이 아니었다. 그 점만으로도 능연의 스타성을 인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많은 대가 눈앞에서 수술하는 건데 이 정도쯤은 당연했다.
그다음으로, 능연의 정확한 판단력을 꼽을 수 있었다. 막힘 없는 동작, 만 주임은 능연의 이 대단한 점을 바로 알아봤다. 능연이 환자의 상황에 맞춰서 자신의 수술 리듬을 일정한 규칙 없이 언제든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차근차근 곧이곧대로 수술하는 의사들과 비교하면 수많은 의사가 평생 걸려도 배우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도 마찬가지로, 이 많은 대가 눈앞에서 하는 수술에서는 당연했다.
세 번째, 능연의 박리는 지극히 깔끔했다. 심장 주변 수술이라 혈관신경 밀접도는 거론할 것도 없었다. 무 껍질 두께 정도만 더 들어가도 주변 혈관이 잘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실력이 떨어지는 의사들로서는 모든 박리 단계는 매우 위험하고 매우 중시해야 하는 순간이라서 거의 숨을 죽이고 집중해야만 진행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능연은 손바닥 뒤집듯이 이 과정을 해내고 있었다.
이런 것도 흔한 일이라고 하기엔 양심에 찔렸다. 그러나 이 많은 대가 중에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만 주임은 수술을 팔로우하는 동안 갈수록 기분이 붕 떴다. 수술이 가장 어려운 부분에 돌입했는데도 능연의 손놀림은 여전히 마음이 편안할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어시인 만 주임은 아예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을 정도였다.
경력이 짧은 주치의였다면 이때 속으로 오만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내 실력이 자기도 모르는 새에 올라간 걸까? 그러나 만 주임이 누구인가! 10년 동안 실력이 올라간 적 없는 진료과 주임이었다! 그런 실력이 수술하는 중에 갑자기 올라갈 리가!
만 주임은 마음이 초조해지는 것도 모자라 곧 연기가 되어 사라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표정 역시 생동감 넘치던 표정에서 괴상해졌다. 만 주임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고 모니터링 기기를 바라봤다. 산소 포화도, 혈압 등 중요 지표를 나타내는 숫자들이 하나같이 늙은 개처럼 안정적이었고, 그래프들은 하나같이 그가 지금 하는 일처럼 단조롭고 지루했다.
그 생각이 든 순간 만 주임은 냉큼 다시 고개를 돌렸다. 어시는 바쁜 일은 없지만, 집중은 해야 했다. 다행히 능연은 나무라지 않았다. 심지어 수술 과정을 미세하게 바꿔서 만 주임이 다시 본인이 익숙한 리듬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조율했다.
순조롭게 어시 모드로 전환한 만 주임은 속으로 매우 놀랐다. 지금 이 순간, 만 주임은 자신의 놀라움을 표현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자기가 집도했다면, 아니, 저 밖에 있는 그 누가 집도했더라도, 능연처럼 해낼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수술 표준은 표준이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수술 표준까지 해낼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외과 의사를 레이싱 선수에 비교한다면, 각각 다른 환자를 수술하는 건 다른 서킷에서 시합하는 것과 같다. 익숙한 서킷에서 완벽한 랩타임을 내는 건 가능하지만, 낯선 서킷에서 완벽한 랩타임을 내는 건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모 국제 학회에서 선보이는 시험 수술이라면 막강한 ‘시범’ 효과를 내기 위해 의사들은 적어도 환자를 상대로 갖가지 검사를 한다. 심지어 환자를 선별하고, 그중에서 또 가장 익숙하고 표준적인 환자를 골라서 수술대에 올린다.
그러나 눈앞의 환자는 능연의 장인, 전씨 가문의 결정권자였다. 돌발 병세가 아니라 설사 예상한 질환이라고 해도, 전국립 같은 환자의 몸 상태는 매우 엄격히 비밀로 지킨다. 아무리 예비 사위라고 해도, 만 주임이 아는 바로는 이런 집안에서는 예비 사위 또는 사위 신분일수록 장인의 건강 상태를 더 비밀에 부칠 것이다.
그런데 지금 능연은 명백히 낯선 서킷에서 완벽한 랩타임을 내고 있다. 게다가 기록 경신할 가능성도 보였다. 도로 상태가 비교적 간단한 초기에는 그 점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도로가 명백하게 이상하고 복잡하게 어려워지는 후반에 이렇게 빠르고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니, 만 주임의 사고 회로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만 주임은 저도 모르게 또 창밖을 힐끔 바라봤다. 아니나 다를까, 혈관 전공인 심장외과 의사들이 수군수군하고 있었다.
“집중하세요.”
“아, 예.”
능연이 다시 상기시키자 만 주임은 재빨리 대답하고 고개를 숙였다.
“좀 쉬실 건가요?”
능연이 물었다. 능 팀 구성원이 다 도착했을 때라, 만 주임이 안 되겠다고 하면 언제든 바꿀 사람이 있었다. 만 주임은 아주 잠깐 망설이다가 곧바로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상태 매우 좋습니다.”
“네.”
능연은 다시 서서히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능연도 만 주임과 손발이 맞을 때가 되어서 수술을 더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을 거라 여겼다.
그리고 그런 능연의 모습은, 만 주임과 창밖에서 지켜보는 사람 눈엔 말도 안 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시 레이싱으로 예를 들자면, 능연은 지금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커브 도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불가능한 건 아닌데, 일반적으로 하기 너무나 어려운 기술이었다.
그런데도 손놀림이 어찌나 깔끔한지, 보는 사람들은 홀린 듯이 푹 빠져들었다.
능연은 심장 수술할 때 언제나 매우 빠른 리듬을 선호한다.
특히 체외 순환을 사용한 후엔 체외 순환 시간에 따라 환자 예후에 커다란 영향이 생긴다. 전칠에게 수술 전과 똑같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생생한 아버지를 돌려주려면 수술 시간을 가능한 한 단축해야 한다. 다행히 능연에겐 그럴 만한 능력이 있었다.
고급 보물 상자에서 나온 100% 성공 스킬북은 정말로 수술 성공 블루프린트를 따라서 수술하면, 사실 별 소용은 없다. 능연은 그 스킬북이 없어도 99%로 수술을 성공시킬 수 있다. 설사 실패의 조심이 보여도 만회할 수단이 얼마든지 있다. 그러니 이 스킬북까지 있으니 선택의 범위가 더 넓어졌다.
예를 들면, 평소에 함부로 도전할 수 없는 움직임에 도전해 본다던가, 전엔 시도할 수 없는 기교를 부린다든가…….
단순한 외과 의사가 몸에 익힌 기술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 특히 같은 수술은 보통 자기가 가장 익숙하고 가장 잘하는 영역에서 접근하지, 다른 업계처럼 새 기술, 새 기교를 과감하게 시도하지 못한다.
새로운 것은 모두 대가가 따르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과 의사의 대가는 보통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능연이 어떻게든 해부용 시체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한 스킬과 테크닉을 더 안전하고 완전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해부용 시체를 완벽하게 다룬 후에야 환자 수술할 때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법이었다.
그러니 해부용 시체가 희소한 상황에서, 능연이 아무리 아껴서 쓴다고 해도 중점 기술의 개발 속도는 느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늘은 100% 스킬북의 서포트가 있으니 상황이 확연히 달랐다.
만 주임의 상태가 좋고, 또 자신의 손놀림에 익숙해졌음을 확인한 능연은 대뜸 큰 혈관을 들어 올렸다.
“어?”
만 주임은 무심코 저지하려다가 자신이 지금 어시임을 깨달았다. 게다가 눈앞의 이분을 의심할 자격이 자기에게 있을까?
만 주임은 조마조마 생각해 나가면서 반사적으로 능연의 손놀림을 맞춰갔다. 세컨 어시는 침을 꿀꺽 삼켰다. 동광병원 선임 주치의인 그 역시 큰 혈관에 대한 자신만의 견해가 있었다. 그러나 그 견해 안에 능연의 이런 손놀림은 없었다.
“집중하세요.”
능연은 자기가 실수할까 걱정하진 않았지만, 조수들의 움직임은 매우 경계하고 있었다. 그는 민첩하게 움직이는 동시에 퍼스트, 세컨 어시의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었다.
만 주임은 능연의 표정을 한순간에 알아봤다. 창문 저 너머에서 보고 있는 대가들도 분명 알아봤으리라. 학생을 수술대로 보내고 옆에서 지켜보는 자기 표정 아닌가.
만 주임은 순간 모욕당한 느낌이었다.
능연은 다시 손을 들어 올리더니, 저 끝쪽 상행 대동맥을 슥 들어 올리고는 시장 정육점 사람처럼 노련하게 툭 끊어냈다. 능연의 그런 동작을 본 만 주임은 순간 사지에 힘이 풀렸고, 표정도 다시 온화해졌다.
대빵이 하시는 일이다. 대빵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지, 입댈 필요가 전혀 없었다.
수술은 순조롭고, 질서정연하고, 안정적이며 아무런 파란 없이 진행되었다. 문외한 눈엔 잘 흘러가는 생산 라인처럼 특출날 것 하나 없는 평범한 수술로 보일 것이다. 그런데 창문 너머 참관실에 있는 대가들은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쯧.”
“쯧쯧.”
“쯧쯧쯧.”
모두 대가인 만큼, 다들 남아 있는 자긍심으로 자신을 잘 통제했고, 굉장히 놀라운 때가 아니면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와 비교하면, 가장 상황을 모르는 동시에 가장 상황을 잘 아는 사람은 단연 좌자전이었다. 실력이 너무 약해서 수술실 안에서 벌어지는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대가들의 목소리에 담긴 시기, 놀라움, 의아함, 감탄, 허탈함은 똑똑히 느껴졌다.
그는 몰래 현장 목소리를 녹음했는데 머리를 긁적여 봐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알지 못했다.
대가가 흉내 내는 새소리라니, 아무래도 좀 그랬다.
윙윙, 좌자전의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역시나 또 전칠이었다.
“아직 수술 중입니다. 매우 순조롭습니다.”
좌자전은 받자마자 바로 대답했다. 전칠은 매우 초조하지만, 참관실에 들어와서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또 다른 의사를 시켜 능연을 감독하고 체크할 수도 없으니 몇 번이고 전화할 수밖에 없었다.
좌자전은 매우 기쁘게 전화를 받았다. 평소에 전칠 아가씨에게 잘 보일 기회가 어디 이렇게 흔할까. 좌자전은 자신의 미래가 일부분은 능연에게, 그리고 어쩌면 대부분이 전칠 아가씨에게 달려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상한점일수록 전칠 아가씨를 만족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가 절대로 가장 중요한 지표일 것이다.
그리고 전화 너머에서 스피커 폰으로 통화 중인 전칠은 사실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서 같은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
- 그럼 됐어요. 위험한 상황은 없겠죠?
“오늘 내일은 그래도 위험 상태입니다. 지금 관건은 역시 수술 진행이니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전칠은 좌자전이 한참 설명하는 것을 다 듣고는 전화를 끊었다. 사실 정보를 얻을 루트는 너무나 많았지만, 그보다 ‘관계자’의 위로, 혹은 어머니를 위로할 사람이 더 필요했다.
좌자전은 살짝 뜨거워진 핸드폰을 내려놓고 살며시 한숨을 내쉬었다. 홍콩에서 온 이화영이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며 보호자냐고 물었다.
좌자전은 웃기만 하고 그 말에 대답하진 않고 예의를 갖춰 전에 수술을 본 적 있다고 대답했다. 이화영은 멈칫하고는 웃어 보였다.
“부끄럽군요, 부끄러워. 음, 능 선생이 볼 만한 수준이 아닌데. 오늘 능 선생 수술 동영상, 나중에 많은 사람이 보고 배워야 할 겁니다.”
이화영이 마지막 말을 하며 모두를 둘러보자, 여러 대가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좌자전은 저도 모르게 안도했다. 솔직히 말해서, 이 많은 대가 앞에서, 그것도 경쟁 상태에서 수술하라고 하면 자기라면 긴장해서 진작 동작이 엉망이 됐거나 가슴 털이 다 빠져 버렸을 것이다.
“체외 순환 끝.”
참관실 인원이 조용해진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수술은 벌써 마지막 단계로 접어들었다. 굉장한 세레모니도 없이 마취의가 혈액 분석 결과에 따라서 항고혈압제와 이뇨제를 투입한 후 인공심폐기의 혈액을 줄이기 시작했다.
마취의의 표정 역시 편안하고 홀가분해 보였다. 수술 시간이 대단히 짧은 데다가 심방세동 같은 상황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수술 중 출혈량은 놀라울 정도로 낮아서, 매우 전문적인 상급 마취의에게 오늘 수술은 소아과 수준이었다.
“능 선생, 내가 닫을까요?”
만 주임이 먼저 나서서 물었다. 수술 내내 능연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가 느끼는 부담감만은 충분했다. 능연이 명령해서 어시하는 것도 싫었고, 차라리 먼저 말 꺼내서 하는 게 체면도 더 설 것 같았다.
그러나 능연은 망설이지도 않고 고개를 저었다.
“제가 직접 마무리하겠습니다.”
심장 수술은 후반부 드레인 등등 모두 꽤 중요하다. 물론 만 주임쯤 되는 직급의 의사가 실수할 리는 없지만, 능연은 스킬북도 있는 지금 남에게 넘길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만 주임도 수술을 진행해 오면서 자아 수양 능력이 지극히 높아져서, 거절당해도 화를 내지 않고 싱글벙글 웃었다.
“하긴 그래. 이렇게…… 운동 좋아하고 가슴 털까지 이식한 환자는 수처도 중요하죠.”
주말.
한자리에 모인 전씨 일가가 ICU에서 병실로 들어오는 전국립을 맞이했다. 침대에 누운 전국립은 안색은 창백했지만, 기분은 괜찮아 보였다. 그는 모든 홈닥터가 예상한 것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ICU 의사의 통증 처리도 꽤 괜찮았고, 편안한 상태라곤 할 수 없어도 전국립의 마음 상태는 총체적으로 긍정적인 편이었다.
특히 아내와 딸을 만난 다음엔 기분이 더 좋아졌다.
“난 괜찮다.”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걸 본 전국립은 견디기 힘든 느낌도 많이 사라져서, 저도 모르게 조금 위엄 있는 표정을 지었다. 그 자리에 있는 대다수가 바로 엄숙해졌다. 오랜 시간을 거쳐 생긴 습관이었다.
전 사모는 웃으며 남편을 살짝 흘겨보았다.
“얼굴 좀 풀어요. 집안일 걱정도 하지 말고 푹 쉬고, 몸 잘 챙기고요.”
전 사모가 사람들에게 몇 마디 하게 하고는 모두 내보낸 후에 곧바로 의사 몇 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가물가물 졸음이 몰려온 전국립은 정신을 차리며 언제쯤 일할 수 있는지 물었다.
동광병원 의사들과 함께 들어온 홈닥터가 예상했다는 듯이 웃음 지으며 그를 달랬다.
“일단 회복 상태부터 보고요. 그래야 더 정확한 결론을 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
전국립이 원하는 대답이 아니라는 듯이 말하자, 홈닥터는 다시 웃으며 전국립의 말을 받았다.
“지금은 일단 오줌주머니와 상처부터 체크하겠습니다. 별문제 없으면…….”
‘오줌주머니’라는 단어를 들은 전국립은 바로 포기했는지, 아니면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인지 그대로 까무룩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밤이 되자, 전 사모가 능연 일행을 초대해서 식사 자리를 열었다. 이미 연달아 7일째, 전가에서 능연 일행을 초대했다.
전국립 님을 간호하려고, 능연은 매일 운화병원 수술을 마친 다음엔 전가에서 준비한 헬리콥터와 개인 비행기를 타고 상해로 날아갔다. 왕복 3시간 가까운 거리에 전 사모도 매우 미안해했고, 능연이 올 때마다 살뜰히 대접했다.
오늘 역시 바다에서 낚시한 15kg짜리 무늬바리를 준비했고, 전통적인 찜, 졸임 외에도 살을 잘게 다진 만두도 만들었다.
능연이 맛을 본 후에 전 사모가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오늘 만두는 우리 애가 직접 만든 건데, 맛있어요?”
“정말 맛있습니다.”
능연은 느낀 대로 대답했다. 얇은 만두피와 다른 고명이 매우 맛난 무늬바리로 만든 속과 잘 어우러져 맛을 한층 돋웠다. 전칠이 눈꼬리까지 휘며 웃는 모습에 전 사모는 만감이 교차했다.
딸이 저렇게까지 웃는데, 뭘 어쩌겠나.
물론 능연이 확실히 잘생긴 것도 맞고, 의술은 더더욱 고명했다. 전 사모는 그 생각에 잔을 들어 올려 보이고는 한 모금 홀짝인 다음 능연을 바라봤다.
“애 아버지가 오늘 일반 병실로 옮겼어요. 오후엔 침대에서 내려와 조금 걷기도 했고. 애 아버지 몸이 좋아지면 같이 능 선생 부모님 뵈러 가요.”
방긋방긋 웃으며 이야기를 듣던 전칠은 순간 수줍은 마음이 들었다. 능연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본인이 한 수술이고, 전면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니 당연히 가능할 정도로 회복할 것이다. 그리고 전칠 아버지가 몸이 좋아지면 부모님을 만나는 것도 당연하게 여겼다.
“나 혼자 뵈러 갈까도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그건 아닌 거 같아서.”
전 사모는 일부러 설명을 덧붙이고는 능연이 언짢아하는 기색이 전혀 없자 살짝 안도했다. 능연의 성격이 참 좋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일반적으로 능연의 성격은 평범하지 않지만, 전칠의 짝으로는 지나칠 정도로 잘 맞았다. 다른 남자였다면, 상대가 가식적이 아닌가, 시간이 흐르면 뒤늦게 각성하거나 완전히 달라지지 않을까 의심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가 아는 바로는, 능연은 무언가를 마음에 감출 수 있는 사람이 절대로 아니었다.
불만이 있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말하는 사람이고, 그런 스타일은 전 사모에게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편안한 유형의 사람이었다.
맛있는 저녁,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전 사모는 평소보다 조금 더 술을 많이 마신 후에 능연 일행을 데리고 병실로 향했다.
특수 병실 안, 전국립은 꽤 안정적으로 잠이 들어 있었다. 전 사모는 남편을 깨워야 할지 말지 망설이며 살금살금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능연이 노련하게 턱을 까닥였다. 그 모습에, 동행한 마연린이 조건반사적으로 바로 문을 두드리는 동시에 회진이라고 외쳤다.
순간 잠에서 깨어난 전국립은 화가 치밀었다. 이런 무례한 회진 의사는 처음이었다. 그런데 그가 화를 내기도 전에 능연이 벌써 사회 기대에 부합하는 미소를 장착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검사 좀 하겠습니다.”
능연은 환자를 언제나 동등하게 대하는 사람이었고 오늘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한마디 설명하고는 곧바로 전국립이 덮은 얇은 이불을 걷어냈다. 전국립은 버티려 했지만, 오줌 줄 하나 당기는데도 온몸의 힘을 다 써야 하는 그로서는 생각이 따라잡지도 못할 만큼 빠른 동작이었다.
“상처 회복 잘 되고 있습니다.”
능연은 간단한 검사를 한 후 침대 발치에서 리포트를 꺼내서 유심히 읽었다.
“내일부터 재활 시작해야 합니다.”
전국립을 화를 꾹 참으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얼마나 있어야…… 퇴원해서 일할 수 있겠나.”
“일주일은 있어야 퇴원할 수 있고, 간단한 업무처리 정도는 한 두어 주 더 있어야 합니다.”
전국립은 능연의 꼼꼼한 설명을 표정을 알 수 없는 얼굴로 들었다. 지금 두 사람이 다른 곳에 있다면, 예를 들어 전국립이 좋아하는 골프장이라면 손에 골프채를 들고, 음침한 말투로 능연과 심각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침대에 누워 있고, 능연이 줄줄이 말하는 전문 용어를 듣고 있으니 ‘음침’과 ‘심각함’은 거론할 수도 없었다.
“재활이 매우 중요합니다. 반드시 견뎌 내셔야 해요.”
능연이 다시 강조했다. 전 사모도 그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맞아요. 재활 잘해야지. 선생님 말씀 잘 들어요, 여보.”
“듣고 있잖소.”
전국립이 바로 꿍얼거리고는 훨씬 온화해진 얼굴로 전칠을 바라봤다.
“아빠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응.”
전칠은 힘껏 고개를 끄덕이고는 무심결에 능연의 팔짱을 끼며 말을 이었다.
“이 사람 말만 잘 들으면 금방 좋아질 거예요. 아빠, 걱정하지 말아요.”
능연이 바느질했던 전국립의 작은 심장이 짜르르 떨리다가 결국 다시 안정적으로 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