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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에서...
우진은 슬픈눈으로 자신의 죽음에 슬퍼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엔 비명을 지르는 민을 달래주기위해 말을 걸기도하고 안아주려고도 했지만
영혼이 되버린 우진의 손은 민을 만질수도 달래줄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저 슬픈눈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슬픈가?
-......
-흐음... 네가 그렇게 슬퍼한다해도 저들은 볼수도 느낄수도 없다.
-알고 있습니다.
-호오~ 벌써 자신의 죽음을 인정한건가?
-후... 바보 같은 질문이네요...
-큭큭큭! 재미난 녀석이군.
갑자기 나타나 말을 걸어오는 존재 보고도 놀라지 않고 그저 담담히 대꾸하던 우진은
자신을 재미난 녀석이라 말하는 존재의 정체를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알수있었다.
그리고 영혼으로서 현실세계에 있을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또한 알수있었다.
-이제 가야 합니까?
-그렇지. 영혼의 미련은 산사람에게도 죽은 사람에게도 좋지 않으니까.
-그렇군요... 이제 가죠.
-역시나 특이하구만 크크큭!
-저승사자 주제에 세미정장을 입고 있는 당신이 더 특이해 보입니다만.
우웅!
-이건 나만의 개성이야! 어쨌든 가자고~!
-......
저승사자의 손짓에 공간이 울리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허공 문이 나타났다.
가자는 말만 던지곤 문으로 사라진 저승사자의 뒤를 따라 움직이던 우진은 마지막으로 동생들의 모습을 말없이 두 눈에 새기듯 바라보다 저승사자가 만들어 놓은 문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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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어두운 곳에 공간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생겨났고, 그 문을 열고 저승사자와 우진이 나타났다.
-이곳이 저승?
-그렇지! 이곳이 저승이지~ 저승을 본 소감이 어떠신가~?
-... 애키우기 적합하지 않는 곳 이네요.
-으잉!? 풉! 푸하하하하하~ 너,너 진짜 걸작이다! 으하하하하하~
저승의 어디쯤인지 모르겠지만 넓은 휑한 공간에 비해 어둡고 음친한 공기가 흐르는 듯한 곳을 둘러보던 우진은 저승사자의 물음에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존재들과 혼들이 했던 말들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 답을 말해 저승사자의
웃음보를 터트렸다.
자신의 말에 미친듯이 웃어대는 저승사자를 묘한 눈으로 바라보며 우진 나름대로
판단을 내렸다.
'생긴 것과 다르게 생기발랄하네... 어딘가 모자라 보이기도하고...'
라고... 저승사자가 우진의 생각을 알았다면 눈에 불을키고 덤벼들었을지도 모를 일이였지만 저승사자는 우진이 무슨 생각을 하며 자신을 보는지도 모른 채 동네가 떠나가도록 웃기만했고 우진은 시큰둥하니 어서 염라대왕을 만나 지옥이든 천국이든 가고싶었다.
-후아~후아~ 아~ 정말 몇백 년 만에 실컷웃었네!
-......
-그런데 너 아이들 좋아하냐?
-...아이들 말고도 털달린 동물들도 좋아하는데요.
-오옷!! 잘됐다! 염라대왕님 볼려면 한참 걸릴는데 기다리는 동안 어디좀 들렀다가자!
-... 어디를요?
-으흐~ 너님 좋아할만한 곳!
한참을 신나게 웃어대던 저승사자가 웃음을 그치더니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고 우진의 대답을 들은 저승사자는 어떠한 설명도 없이 혼자 결론을 내리곤 저승사자라는 직업을 가진 자가 쓸거라 생각지 못했던 말을 내뱉곤 우진을 끌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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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앙~! 집에갈래! 엄마아~! 훌쩍훌쩍! 엄마!아빠!!! 흐아아앙! 저리꺼져!
나쁜새끼!
-여긴...
-훗~ 역시 여긴 여전하구만~
저승사자가 우진을 끌고온 이곳은 염라대왕의 판결을 받기위해 기다리고 있는 어린
영혼들이 모여있는 곳이였다.
어린아이 두명만 울어도 어른들의 정신을 쏙 빼놓는데 이곳은 셀수도 없는 어린 영혼이 울고 보채며 심지어 서로 싸우고 있었다.
저승사자는 딱 봐도 피곤해보이는 얼굴로 어린 영혼들을 관리(라고 쓰고 돌보고 있는)하고 있는, 전통복을 입고있는 제대로 된 저승사자들에게 다가갔다.
-여~ 고생들 하고 있구만!
-네놈은 여전히 양아치 같구만!
-아... 저 썩을놈 또 왔네.
-오늘은 또 무슨짓을 하려고...
-이런이런~ 내 불쌍한 네놈들을 위해 친히 도움 켁!
-비켜!
철퍼덕!
-저,저,저!
-저런 위대한 분을 보았나!!!
-세상에!! 기적이다!! 기적이야!
-이것들이... 엥? 이것들아 어디가!!
정장을 입은 저승사자가 다른 저승사자들에게 거만한 표정으로 다가가며 말하자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원수를 보듯 하는 저승사자들을 약올리듯 느릿느릿 거만하고
싸가지 없는 말투로 몇 마디 말을 내뱉던중 정장을 입은 저승사자의 등뒤로 보이는
기적과 같은 일에 놀라 말을 더듬으며 경악하던 저승사자들은 앞에서 떠드는 저승사자를 패대기 치며 기적이 나타난 곳으로 달려갔다.
-어이구 역시나 내 예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구만...
바닦에 쓰러져 막 화를 내려던 저승사자는 자신을 무시하며 어디론가 급히 달려가는 동료 저승사자를 부르며 주섬주섬 몸을 일으키곤 시큰둥하니 구시렁거리며 뒤를 따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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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은 납치당하듯 끌려온 곳에서 예상치 못한 수많은 어린아이들을 보며 넋이 빠진듯 바라보다 순식간에 자신을 데려온 저승사자를 머리속에서 삭제 시킨 후 울고 서로 싸우며 침울해 있는 아이들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
-...?
어린 아이들의 영혼들은 자신들을 관리하는 저승사자 외의 처음 보는 사람이 나타나자 울고 싸우며 칭얼거리던 것을 멈추고 약속이나 한듯 입을 다물었다.
아이들의 목소리에 시끌벅적했던 넓은 공간은 한순간에 정적이 감돌았고, 우진은 조용해진 아이들을 보다 미묘한 위화감에 아이들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허어? 머리색이... 초등학생쯤은 이해하지만 유치원도 못다닐거 같은 아이들은
뭐지?
기묘한 위화감이 어디서 느껴지는 것인지 알기 위해 아이들을 살펴보던 우진은 알록달록한 머리색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보곤 당황했다.
요즘은 아이들도 염색을 한다 하지만 유치원이나 다닐까 싶은 아이들 마저 색색의
머리를 하고, 또 염색을 했어도 새로 자라나는 뿌리부분이 검지 않다는 것을 보곤
천연의 머리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해할수 없었다.
-외국인이라 해도 금발이나 갈색이 다일텐데... 저... 은발에... 빨간색, 녹색?
보라색도 있네! 뭐가 뭔지...
웅성웅성! 소근소근! 속닥속닥!
-뿌리 부분을 보니 염색도 아닌데... 음... 설마! 응?!
-...!
-저... 안녕...?
혼자 고민에 빠져 중얼거리던 아이들을 보며 깨달은 것에 놀라던중 어느세 자신에게 다가왔던 것인지 몇명의 아이들이 말없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자 조심스레 인사를 건냈다.
그러자 아이들의 반응은...
-아저씨는 누구에요?
-어디서 왔어요? 아저씨도 저승사자에요?
-와~ 저승사자 아저씨들 말고 다른 아저씨는 처음봐!
이러했으며 두어명의 아이들이 물꼬를 트자 사방에서 호기심어린 말들이 쏟어져
나왔다.
문제는 말끝마다 '아저씨'라는 말이 꼭 들어가 있어 우진으로 하여금 친동생으로 삼고 싶었고 꼬박꼬박 형이라 불러줬던 민이가 사무치게 보고 싶었다.
'아아... 민이가 보고싶다... 아무리 20살 이상 차이가 난다지만 아저씨를 이리
대량으로 들으니 씁쓸하네...'
-아저씨 왜그래요? 아파요?
-아! 아니 너희들을 보니 동생 떠올라서 그랬어.
라면서 아이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 우진은 별생각없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살면서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죽어서 아이들을 통해 전혀 생각독 못해봤던 것들을 알게 되었다.
'다중 차원이론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실제할줄이야... 과학자가 알면 난리 나겠는데...'
이런 시답잖은 생각을 하고 있을때, 아이들을 관리하고 있던 저승사자들이 생각에
빠져있는 우진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와 동시에 저승사자들의 등장에 입을 다무는 아이들과 그로 인해 갑자기 변한 분위기에 생각을 멈춘 우진이 고개를 돌리자 피곤에 찌든 얼굴과 어울리지 않는 순수하고 똘망똘망하게 빛나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있는 저승사자들을 보곤 힘들게 한마디 말을 던졌다.
-아... 어... 아,안녕하세요?
-저희들을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네!?
자신의 인사에 정말 엉뚱하고 얼토당토않는 말을 내뱉는 세명의 저승사자들을 보며
얼빠진 목소리로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행동에 말려도 보고 설득해 보려고도 했지만 무한 돌림노래와 같은 상황이 될뿐 상황이 진전되지는 않았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우진을 데려온 저승사자는 마냥 지켜보며 즐기다 슬슬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우진과 저승사자들의 앞에 나섰다.
상황을 정리 하던 도중 저승사자들끼리 싸움이 날뻔했지만 우진이 눈치껏 끼어듬으로서 말도안돼는 해프닝이 끝났다.
그리고...
-우진은 여기 남아서 애들이나 봐.
-네? 그게 무슨?
-우진군 저승사자되는 건가?
-오~ 우리는 환영일세!
-흐흐흐~ 이제 고생 끝이로군.
-김치국 먹다 사레 걸리는 소리하고 있네.
-뭐야!!
-이녀석은 환생해야될 놈이라고 저승사자라니 너희들 말이 되는 소릴 해라!
-보충인원이 생긴 줄알고 좋아했더니...
-이곳으로 배정 받는게 아니였어!
-......
겨우 수습된 분위기가 다시 나빠지려는 찰라에 시큰둥한 우진을 데려온 저승사자의
말에 급 침울해진 저승사자들을 보며 우진의 의문생겨 자신을 데려온 저승사자에게
말을 걸었다.
-그럼 저를 이곳에 왜 데려 온 겁니까?
-염라대왕님을 뵈려면 한참 걸리거든 그사이에 이녀석들 좀 도와주라고 데려왔지.
-!!!!
-헉!! 세상이 망하려나!
-미쳤구나!
-이것들이 도와줘도 지랄들이냐!
-음... 그러니까 제 차례가 될때까지 여기 있으란 말입니까?
-어? 어 그렇지, 그리고 이것도 써.
-이게 뭔가요?
-너의 희망사항. 그리고 그거 다쓰면 바닥에 내려놔 알아서 나한테 오니까.
-어?
종이를 받아들고 저승사자를 바라보던 우진은 자신의 할말만 하고 그대로 사라지는
저승사자가 황당해 했지만 바로 신경을 끊고 종이에 써있는 글을 읽고는 사라진
저승사자가 말한 희망사항을 쓰려다 글을 쓸 도구가 없어 고민하고 있을때 침울해
있던 저승사자들중 한명이 다가와 볼펜을 주고는 다시 소란 스러워진 아이들을 관리 하기위해 되돌아 갔다.
-허? 저승에도 볼펜을 쓰는구나... 어디보자. 이름, 죽을때 나이... 기분나쁘게
죽을때 나이라니...
저승에도 볼펜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던 우진은 잠시 딴짓을 하다 저승사자가 주고간 종이에 끄적끄적 적기 시작했다.
다소 마음에 안드는 질문도 있었지만 최대한 간결하게 쓰고 버리듯이 바닥에 내려
놓곤 아이들을 관리하는게 아니라 휘둘림을 당하고 있는 저승사자들에게 다가가
몇마디 말을 하곤 자신두고 사라진 저승사자가 돌아 올 때까지 아이들을 돌보며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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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을 버려두고 어디론가 사라졌던 저승사자는 현재 염라대왕을 만나러 가는 중
이였다.
우진과 동료 저승사자들 장난치며 약올렸던 저승사자의 모습은 어디가고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지만 갑자기 앞길을 막으며 나타난 종이를 잡고 천천히 읽던 저승사자의 입에서 예의 촐싹대는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풉! 푸하하하하~ 크큭! 푸흐흐흐흐~ 아~ 미치겠다! 이녀석 진짜 물건이네! 큭큭~
벽을 집고 몸까지 떨어가며 한참을 웃어댄 저승사자는 숨을 가다듬고 몸을 추스르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복도를 걷던 도중에도 잠깐씩 멈춰서서 웃음을 터트리던 저승사자는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열수도 움직일수도 없을만큼 거대한 문을 보며 몸을 긴장 시키곤 도저히 움직이지 않을것 같은 문에 손을 대었고, 신기하게도 육중한 문이 소리없이 가볍게 열렸다.
-왔나?
-쉬고계셨는지요.
-마족 몇 놈을 처리하고 쉬고 있던 중이다.
-마족이라 하심은...
-이번 용마전쟁에서 죽은 놈들이지.
-으음...
-하아~ 그놈의 전쟁 때문에 그쪽 주신과 용신, 마신이 고생하고 있지 덩달아 나까지! 후... 자네 내가 부탁한 일은 어찌 되었나?
근심어린 한숨을 내쉬던 염라대왕은 의자에 기대어있던 몸을 일으켜 바로 하곤 문득 떠오른 말을 꺼냈다.
-적임자는 찾았습니다. 영혼의 기운도 맑고 행실도 바른녀석입니다. 대왕님께서 알아보시는 것이 정확하고 빠르시겠지만 간단하게 테스트삼아 이것을 알아왔습니다.
우진이 적은 종이를 염라대왕에게 보여주며 조심스레 눈치를 보던 저승사자는 과연
염라대왕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들려오는 염라대왕의 웃음 소리에 만족의 미소를 짓던
저승사자는 염라대왕의 명령을 기다렸다.
-하하하~ 내 셀수없는 많은 시간을 존재해왔지만 이런 녀석은 처음일세! 훗! 이녀석으로 하지 환생은 자네가 때가되면 알아서 하도록 하고 이만 나가보게.
-알겠습니다. 그런데...
-무언가?
-환생체는 무엇으로 할까요? 희망하는 종족으로 해줘야되는지?
-말도 안되는 소리! 드래곤으로 해야지! 이녀석 원하는 환생체로 할것이면 적임자를 뭐하러 찾았겠는가.
-하하~ 그렇지요? 제가 깜박했습니다.
-이제 그만 나가서 일보게나.
-넵! 알겠습니다! 쉬십시요.
저승사자가 소리없이 문을 닫고 나가자 우진이 적은 종이를 다시 한번 읽기 시작했다.
이른: 정 우진
죽을때 나이: 27
성별: 남
키: 178
몸무게: 67
가족사항: 아버지, 어머니, 5명의 형제들, 형수님, 조카한명
죽은계기: 교통사고
죽은소감: 좋지 않음
취미: 노래, 독서, 애니및 영화 감상
특기: 우는 아이 달래주기?
좋아하는것: 아이들, 털달린 동물들은 다
싫어 하는것: 예의없는 사람, 아동학대, 소아성애자.
환생하고 싶은 것: 털달린동물 (동물중에서도 개를 좋아 합니다)
-훗~
우진의 글을 다시 읽어본 염라대왕은 우진의 명부에 도장을 찍고는 환생이 결정된
명부를 모아둔 곳에 우진의 명부를 올려 놓으며 중얼거렸다.
-개 같은 소리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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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도트리를 알고 계시는 분이 있으시다니 반갑네요. 아는 사람들한테 말하면
뭐하는 놈들이냐고...훗~
암튼 본래 내일 올리려고 했지만 내일 일이 바빠서 미리 올립니다.
다음편은 16일날 올려드리겠습니다. 감기조심하시고 즐감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