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99화 (99/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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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켈의 마음, 레이의 마음

용신이 떠나가고 남은 이들은 그동안 맘졸이며 걱정했던 자신들의 행동에 허무해졌는지 잔뜩 기운이 빠진 몸짓을 하며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모두가 돌아갔지만 복실이와 복실이의 가족들이 남아서 레이의 곁을 지켰는데 그 이유는...

'하루라도 빨리 주인님한테 내 새끼들 보여주고 싶어!'

라는 단순한 마음에 자리에 남았다.

처음 여기저기 호기심에 돌아다니거나 장난을 치던 덩치를 보면 새끼라 부를수 없는(이미 다자랐다.) 복실이 새끼들은 하나둘 레이 곁에 얌전히 누워 눈을 감고 있는 복실이 곁으로 모이더니 어느새 레이를 둘러싸고 있는 형태가 되어버렸다.

복실이는 레이의 주둥이 부분에 업드려 눈을 붙이고 있다 자신의 새끼들이 낸 소음이 사라지자 무슨일인가 하고 눈을 떠보다 저도 모르게 바람 빠지는 듯한 웃음을 내고 말았다.

-풉! 우리 주인님 데코레이션 귀엽게 되셨네~

자신을 닮은 은색털을 가진 아이들 중간중간에 검은색과 흰색이 섞여 있어 멀리서 보면 생크림 위에 언져진 과일 같이 생겼을 것 같다는 생각을 무심코 하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복실이였지만 혹여나 레이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후후~ 이미 다 커서 귀엽게 보이진 않지만 충분히 예뻐해 주시겠지?

복실이는 레이곁에 올망졸망 모여 잠들어 있는 자신의 새끼들을 보며 뿌듯해 했고 어서 빨리 레이가 깨어났으면 하고 바랬다.

레이가 깨어나 자신을 칭찬하거나 기특하게 봐줄거란 상상을 하며 더욱 신나게 자신의 풍성한 꼬리를 흔들던 복실이는 자신의 꼬리가 레이의 주둥이를 건들때마다 레이가 작게나마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살랑살랑~ 파닥파닥~

-헤헷~ 으헤헤~

복실이의 꼬리가 쓸어내릴 때마다 곰실곰실 반응을 보이던 레이가 마치 브레스를 뿜기 위해 준비하듯 깊게 숨을 들이 마셨고 복실이는 강한 흡입력이 꼬리에 느껴져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의 꼬리를 보려던 순간 굉음과 같은 소리가 터져 나왔다.

-후으으읍...

-웅? 뭐지?

-쿠헤취잇!!!!

쿠화확~!

-우와왁!!

복실이는 굉음같은 소리와 자신을 날려 버린 힘에 놀라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었고 그런 복실이와 마찬가지로 잠들어 있던 새끼들 역시 '깨갱! '이라거나 '깽~!'하는 개소리를 내며 나뒹굴고 나서 자다가 봉변당한 것에 넋이 나갔는데 멍한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바라보기 바빴다.

-흐... 쿠헷췻! 크흐!

-할?

복실이는 낮은 심음 소리를 흘리며 다시한번 굉음 소리같은 재채기를 하는 레이를 어리바리한 표정으로 바라보다 언제 깨어날지 기약이 없던 레이가 무거운 머리를 들어 올리는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는 것을 보곤 바보같은 소릴 내버리고 말았다.

-갑자기 뭐야... 잘자다... 흐음? 복실이?

-어...에... 그러니까 주인님?

복실이는 설마 자신의 꼬리때문에 레이가 깨어났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레이의 숙면을 방해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드래곤의 수면기란 무척이나 중요하면서도 일상같은 것이였는데 아무리 친한 사이라해도 잠을 방해한다면 피볼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던 복실이는 드디어 레이가 깨어났다는 사실에 기뻐해야 하는지 자신이 잠자는 드래곤을 깨운것에 공포를 느껴야 하는지 알수가 없어졌다.

-그래 복실아 오랜만이구나.

-에... 그것이 드디어... 깨어나셨네...요!?

-후후~ 네 덕택에 더 잘수 있던 것을 멈추고 일어났지~!

-학!!!

화를 내지 않는 레이를 보며 복실이는 레이가 자신의 실수 아닌 실수를 모른다 싶어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레이는 개운한 목소리로 복실이가 경기 할만한 소리를 말했다.

레이는 자신의 말에 기겁하며 화다닥 뒤로 물러서는 복실이를 보며 씨익 미소짓곤(본체 상태라 복실이는 더욱 무서워했다) 달래듯 말했다.

-화 안났으니 걱정말고 이리와.

-저,정말요?진짜죠!?나중에 막 패고 그러는거 아니죠!?

-풉~! 세월이 많이 지났는데 너는 여전하구나? 걱정말고 이리와라.

-넵!

화난 기색이 없는 레이를 보며 복실이는 기쁜 얼굴로 꼬리까지 흔들며 레이에게 달려 갔고 레이는 복실이가 다가오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폴리모프를 시전했다.

복실이는 생각지도 못한 용신이 나타나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간후라 설마 레이가 이렇게 쉽게 깨어날줄 몰랐지만 일단 레이가 깨어난 시점 부터 자식자랑 생각에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사실 복실이는 얼떨결에 생긴 자식들의 존재에 큰 감정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실라와 베히를 (레이의 반 강요에 의해) 자신의 반려로 인정하자 자신의 새끼들에게 묘한 감정이 생겼고 문득 이것이 레이가 해츨링들을 대할때 생기는 감정이라 생각했다.

그제서야 자신이 가정을 이루었고 책임질 반려와 아이들이 생겼다는 것이 마음속 깊이 와 다은 복실이는 레이가 잠들어 있는동안 나름 어른스럽고 무게있는 행동을 보였지만 레이가 깨어나고 대면하자 예전 버릇이 퐁퐁 샘솟아 났다.

레이와 복실이의 오랜만의 제회에 빠져있을때 복실이의 새끼들과 반려인 실라와 베히는 특히 새끼들은 바짝 굳어 눈치만 살피기 바빴고 실라와 베히는 슬금슬금 다가와 얌전히 복실이의 뒤에 자리를 잡고 고개를 숙여 나름 레이에게 인사를 했다.

"호오~? 실라와 베히 였던가?"

-오랜만에 뵙습니다! 무사히 깨어나셔서 다행입니다.

-많은 분들이 레이님을 걱정하시고 계셨는데 깨어나셔서 다행입니다.

실라와 베히는 두번째 보는 레이가 어려웠지만 레이는 복실이의 반려인 실라와 베히가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런 레이의 기분이 들어 났는지 생각보다 자신들을 먼저 아는척 해주는 레이 때문인지 실라와 베히는 뻣뻣한 몸을 풀려 좀더 부르럽게 인사를 나눌수 있었다.

"허어? 저들은... 설마 복실이와 너희들 사이에서..."

-네. 저희들의 아이입니다.

-레이님께서 깨어나 아이들의 이름을 지어 주시길 바랬는데... 기다릴수 없어서...

"후후~ 내가 너무 오래 잠들어 있었군... 새끼때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네."

-그러게 얼른 일어나시지 조금만더 있었으면 4천년이였다구요!

"하하하~ 미안!"

레이는 힘을 회복하고 나서도 잠들어 있었는데 잠들어 있는 자신을 찾아오는 이들의 말을 어느정도 알아 들을수 있을정도의 숙면을 취하고 있었다.

어서 일어나야지 하는 마음과 조금더 쉬고 십다는 마음이 얽히고 섥혀 우물쭈물 거리다 예상했던 3천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나름 잠들어 있으면서도 어서 일어나야 하는데 하는 걱정은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종종 자신을 찾아와 말을 거는 아인켈의 존재에 레이는 이제 일어나 볼까 하는 의지를 주저하게 되었다.

처음엔 자신을 신기하듯이 바라보고 살펴보던 아인켈이 어느순간 부터 고백과도 같은 독백을 흘리곤 사라지길 반복하자 레이는 복잡 미묘한 감정에 이것을 어찌 해야하나 하는 마음에 깨어나는 것을 망설이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반수면 상태였던 자신을 일어날수 밖에 만든 복실이로 인해 눈을 뜨게된 레이는 곤한하기도했지만 마냥 잠들어 있을수만 없었기에 다시 몸을 풀며 복실이와 복실이의 아내들 그리고 새끼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 아쉬워 했다.

'아인켈님은 제쳐두고 서라도 일어날걸 새끼였다면 정말 귀여웠을텐데 아아~! 아쉽다!'

라는게 현재 레이의 생각이였다.

그리고 신이되면서 변화된 어딘가 낫설은 기운을 가진 아인켈과 용신이 천공섬으로 돌아온 것을 느끼며 레이는 무언가 결정내린 듯 눈을 빛내며 어느새 복실이의 새끼들에게 둘러싸여 부드럽고 복실복실한 털을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본의는 아니지만 깨어났으니 그녀의 고백에 대답은 해 주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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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레이가 좋다. 이 말이지?"

"네,넵!"

"거참... 너는 내말만 들으며 살아갈줄 알았는데 그나저나 레이 이녀석이 네 마음을 받아주려나 모르겠다."

"네? 왜요!?"

여유롭게 용신계 곳곳을 날아다니며 차원의 벽의 상태라던가 드래곤들의 생활이라던가 이것저것을 살펴보던 중 용신은 레이에 대해 말하는 아인켈의 말속에 뜻박에도 멜랑꼴랑 블링블링한 감정이 물씬 풍기는 아인켈을 떠보기위해 한마디 툭 던졌는데 부끄러움이라는 것이 없는건지 아님 감추려는 마음이 없는 것인지 냉큼 자신의 감정을 말했고 용신은 이것저것 더 물어 보았다.

'그냥 레이를 깜짝 놀려 줄려고 했는데 으음... 혹시 여성체가 되서 좋아한다고 느낀건가? 아님 정말 그냥 레이가 좋은건지도... 어?그럼 만약 아인켈을 그대로 남성체로 만들었다면 에... 크흠! 그만 생각해야지. 현신을 봐야지 상상을 하면 안돼지! 음!'

묘한 상상속으로 빠질뻔했던 용신은 자신의 마지막 말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아인켈을 흘끔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하아~"

'저녀석 레이가 무조건 자신의 마음을 받아줄거라 생각했나? 뭔 그건없는 자신감인지...'

그렇게 복잡 미요한 기분에 빠진 용신이 아인켈을 보며 뭐라 말을 꺼내려 할때 청공섬에서 잠들어 있는 레이의 기운이 요동치는 것을 느껴 날아가던걸 멈추고 청공섬이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흐음? 뭐야? 더 잘줄 알았는데 왜 벌써 깼지?"

"네?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인켈은 갑자기 멈춰서는 용신때문에 레이에 대해 생각하다 한박자 늦게 멈추었기에 용신에게서 조금 떨어져 있던지라 용신의 작은 중얼거림을 모두 듣지는 못해 용신에게 물었지만 용신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아인켈에게 말했다.

"돌아가자."

"네? 아직 반박에 보지 못했는데요?"

"흐흐~ 내가 가자면 가는 거야. 따라와!"

후왁~!

용신은 레이가 깨어남으로서 앞으로 재미있어 질일을 놓치기 싫기도 하고 아인켈을 만났을때 레이의 반응이나 아인켈의 반응이 궁금해져 아인켈에겐 재대로 설명조차 하지않고 막무가내로 명령을 내리곤 청공섬을 향해 날아갔다.

"우씨... 갑자기 이랬다 저랬다. 그렇게 급하면 마법을 써서 이동하면 될걸 가지고!"

아인켈은 용신이 무슨생각을 하는지 전혀 짐작조차 못하고 반항적인 눈과 불만을 구시렁 거리며 말하고는 저멀리 날아가는 용신을 따라 뒤늦게 따라갔다.

"고얀놈! 하지만 네가 당할일을 생각해 이번은 봐주지 크크큭~"

아인켈은 설마 자신의 모습이 콩알만하게 보일만큼 먼곳에서 구시렁 거린 자신의 말을 용신이 듣고 있다는 생각을 꿈에도 하지 못하고 거리를 유지하며 용신의 뒷담을 무수히 내뱉었다.

과연 아인켈의 운명은?

============================ 작품 후기 ============================

딱 100화만에 완결내려 했는데... 회식이 뭔지... 제 계획이 확 틀어졌네요. 좀더 길어질듯합니다. 에효... 12월에 회식이나 모임이 많을거란 생각을 미쳐못한 제 잘못이죠 ㅜㅜ 이번화도 분량이 적지만 재미나게 봐주세요! 선추고 감사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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