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6 / 0152 ----------------------------------------------
임무의 탈을쓴 여행
"또 무슨일이..."
휘이이이잉~
용신계에서 드래곤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왠지 모르게 신경이 쓰인 레이는 중요한 내용을 잡아준뒤 드래곤들의 의견을 들어 보며 결정을 내리곤 나머지 세세한 부가적인 사항들은 드래곤들 스스로 결정하라 맏기곤 급히 중간계로 내려온 레이는 멀쩡했던 성이 반파되어 흉물스럽게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말끝을 흐렸다.
"하, 하하... 그 사이에 무슨일이 생겨서 멀쩡한 건물이 이지경이 됐을까?"
"저어... 레이씨..."
아인켈은 자신이 생각해도 도가 지나친듯 해 주저하며 말을 걸었다.
"네, 아인켈님 상황좀 설명해 주십시오."
"그, 그것이... 내가 레이씨를 돌보고 있는 사이에 갑자기 엘프들이 공격해 와서... 피했는데 레이씨 얼굴에 상처가 났는데 그걸 보니 화가 막! 나서 저도 모르게 정신을 차려보니 이렇게... 그런데! 일부러 이런건 아니에요! 진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렇게 됬어요!"
"...엘프들이 공격을?"
"네! 화살을 쏴서! 레이씨 얼굴에 상처가 났어요!"
진지한 얼굴의 레이를 마주한 아인켈은 주눅이 들어 더듬으며 설명을 시작했지만 어느순간 부터는 가라앉았던 화가 다시 치밀어 올랐는지 흥분한 목소리로 주절주절 말하기 시작했고 레이는 다른 말보다 엘프들이 아인켈을 공격했다는 말에 한쪽 입꼬리를 비웃듯 치켜 올렸다.
'아무리 분신이라지만 상처가 날정도의 공격이라... 왠만한 타격이 아니고서는 작은 상처하나 생기지 않는 반신급 육체에 상처가 생겼다면 죽이려고 작정했단 거군. 크큭! 이것참 엘프가 아니라 인간으로 봐야겠어.'
"레, 레이씨 많이 화났어요? 미안해요... 다음부턴 이런일 없게 할께요 화내지 마요..."
말없이 인상을 잔뜩 구긴채 화를 내고 있는 레이를 본 아인켈은 제 발이 저려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어떻게든 레이의 화를 풀어보겠다고 용서를 빌었지만 레이는 아인켈의 말에 자신의 행동에 아인켈이 오해했다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아인켈에게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다.
"아인켈님 화나지 않았습니다. 걱정 마세요. 엘프들을 생각하느라 말이 없었을 뿐이지 아인켈님께 화를 낸건 아닙니다."
"아! 그래요! 다행이다~ 레이씨가 화난줄 알고... 헤헷~"
자신의 말에 안심을 한듯 안도의 미소를 짓는 아인켈을 보며 레이는 일단 엘프들을 정리 할 필요성을 느끼며 멀리서 자신과 아인켈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수인족들과 드워프들을 불렀다.
"거기 눈치 그만 보고 이쪽으로 와 보거라."
"네넵!"
"가,갑니다!"
다다닥거리는 발소리를 내며 빠르게 다가온 수인족들과 드워프들은 레이가 무슨말을 할지 긴장한채 기다렸다.
"성이 무너진 곳에 다쳤든 멀쩡히 살아있든 숨이 붙어있는 엘프들을 모두 끌고와라."
"알겠습니다!"
"옙!"
레이의 명령이 떨어지자 군말없이 소란스런 발소리를 내며 성이 무너진 곳을 파해치러 수인족과 드워프들이 달렸갔고 아인켈은 그런 이종족들을 잠시 바라보다 레이를 보며 말했다.
"엘프들은 왜요!?"
"죽었으면 죽은대로 살았으면 산대로 처리를 해야 깔끔하죠."
"아하~"
"설마 제가 엘프들을 돌봐주는 줄로 아신겁니까?"
"아무래도 레이씨는 착하니까... 헷~!"
"저를 너무 무르게 보셨습니다. 저도 드래곤의 피를 타고났는지라 수틀리면 나라 하나둘 정돈 눈감고 날려 버릴수 있는 신이에요."
"흠~ 그렇다고 해줄께요!"
레이는 자신을 너무 미화시켜서 보는 경향이 있는 아인켈에게 자신이 착하지 않다 말해 주었지만 아인켈은 대충 그렇다고 해준다는 식으로 말해 레이를 당황시켰다.
"그렇다고 해주는게 아니라 정말 그렇다니까요!? 아인켈님!"
"네네~ 알았어요~! 할일도 없는데 저는 섬이나 구경하고 올께요!"
"하아... 네, 다녀오십시오."
남들이 화낼때 레이는 허허 웃으며 넘기는 일이 많아서 인지 다들 레이를 드래곤 답지 않게 무척이나 착한 이로 보고있어 레이를 당황스럽게 만드는 일이 종종있었다.
화를 자주 내지 않는 레이라도 한번 화를 내면 용신도 당황스러워 할만큼 무서운 레이였지만 왜인지 모르게 다들 레이를 화를 못내는 착하고 순한 드래곤이라 생각하는 식이였다.
레이로서는 아무리 자신이 무서운 신이라 말을 해도 그것이 오히려 억지로 무서운 드래곤인척 하는 모양이 되어 더욱 착하게 보이는 경향이 있어 이젠 신계와 마계에서도 레이를 착한걸 떠나서 호구쯤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작게나마 생길정도이기에 레이도 이것이 작게나마 스트레스로 다가왔지만 뭘해도 착한 이미지로 자신을 생각하는 이들이기에 이젠 반쯤 포기상태였다.
"후... 이젠 해명하는 것도 지친다... 한번 재대로 뒤집어 업어버려야 다들 생각을 고치려나..."
레이는 한숨을 내쉬며 멀리 날아가고 있는 아인켈을 물끄럼히 바라보다 언제 날잡아서 건수 하나걸리면 몽땅 뒤집어 업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성의 잔해를 뒤져 죽은 엘프와 살아있는 엘프들을 끄집어 내는 드워프와 수인족들을 지켜보며 생각했다.
"일단 성을 복구해 놓고, 드래곤들이 내려올걸 생각해서 천공섬 같은걸 몇개 더 만들어 놔야 겠군. 조만간 내려올테니 아이들이 지낼 구역을 정하고... 인간들은... 흠..."
이런저런 계획을 입 밖으로 소리내어 말하던 레이는 인간들을 생각하던 도중에 수십가지의 생각이 머리속에 떠다니는 것 중 한가지로 결정을 내렸다.
"인간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엘프가 저렇게 변할정도면 인간은 안봐도 훤 할터이니... 한번 말이라도 해보고 답이 안나올것 같으면 인구수도 많은것 같은데 나라 몇개는 지우고 시작하지 뭐... 전설로 치부되는 드래곤이 어떤 힘을 가졌는지 몸소 체험해 봐야 겁을내고 조심하지 않겠어?"
인간들이 알았다면 청천벽력같은 말이었지만 레이의 생각을 아는 인간들이 없을 뿐이었고, 레이와 가까이에 있었던 수인족들과 드워프들은 레이의 아무렇지도 않은 살벌한 말에 바르르 몸을 떨며 생각했다.
'저 신이 어디가 착하다는 거야!'
'나라 몇개를 없앤다는 말이 저렇게 쉽게 나올 말인가... 역시 신... 무섭다.'
레이의 혼잣말을 들은 수인족과 드워프들은 아인켈의 말을 전혀 공감하지 못하며 조금 밍기적 거리며 움직이던 이종족들은 혹시라도 레이의 눈 밖에 날까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며 서둘렀다.
"흠? 갑자기 빨라졌다? ...아, 푸흣~ 들었나?"
갑자기 군기가 바짝들어 빠르게 작업을 하는 이종족들을 본 레이는 의아해 하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는지 알아채곤 키득거리며 웃음짓다 쭈뼛쭈뼛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종족들을 보곤 표정관리에 들어 갔다.
"흠!흠! 모두 끝냈나?"
"넷! 살아있는 엘프는 총 27명이고 나머진 모두 죽었습니다!"
"27명이라 생각보다 많이 살았군."
"......"
레이에게 보고한 수인족은 다음 명령을 기다리듯 말없이 레이를 바라보았고 레이는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하다 이종족들에게 말했다.
"만약 지상으로 너희들을 내려 보낸다면 엘프들과 같이 살것인가? 아니면 따로 무리를 지어 살텐가?"
"...지난번의 신님의 말씀에 따르면 지상은 인간들의 세상이나 마찬가지일테니 같이 살겠습니다."
"호오? 어째서? 너희들을 종 부리듯 하지 않았나? 복수하는 셈 치고 버려도 될텐데?"
"살아있는 엘프들은 모두 어린 아이들 뿐이라... 저희들이 버린다면 모두 죽거나 노예가 될것입니다. 아무리 여테껏 하찬은 취급을 당했다 해도 엘프들 덕에 먹고 산것은 거짓없는 진실이기에..."
"아아~ 나에게 변명할 필요없다. 너희들의 결정에 난 반대하지 않아, 다만 너희들이 끌어안고 가지 않는 다면 내가 처리하려 했기에 물어 본 것 뿐이지 어쩌라고 한 말은 아니다."
변명하듯 말하는 수인족의 말을 끊은 레이는 안심시키듯 말하며 한편으론 귀찮은 일거리 한가지 줄었단 생각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
아무렇지 않게 엘프의 처리를 말하는 레이의 모습에 더욱 위축이 된 이종족들은 조심스럽게 레이의 눈치를 살피며 입을 다물었다.
"자아~ 아이들을 맞이 하려면 정리좀 해야겠지? 성도 다시 만들어야 되고, 힘 좀 써야겠군!"
우우우웅~
"헉!"
"뭐, 뭐지!?"
"놀라지 말고 저~기 멀리 떨어져 있어라 괜히 휘말려서 죽지말고."
레이는 말을 하자마자 바로 힘을 사용해 파괴된 성을 다시 만들기 시작했고 레이의 힘에 의해 울리는 공명음에 놀란 이종족들은 불안한 얼굴로 사방을 둘러보다 레이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잽싸게 달려 성이있던 곳에서 멀리 떨어졌다.
"일단 죽은 엘프들은 화장하고."
화르륵! 푸아아악!"
"일차 정리는 끝났으니 이젠 부서진 곳을 다시 만들고"
순백의 불길이 나타나 순식간에 엘프들의 시체를 뼛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태우면서 성의 잔해도 하는 김에 같이 처리하곤 힘을 사용해 파괴되었던 성의 일부분을 깔끔하게 복구시켜 버렸다.
"그리고 전보다 더 강하게 마법을 걸어 둬야겠어."
다행이 섬의 구동력에 쓰이는 드래곤 하트에게 피해가 없어 레이는 성의 복구와 보강에만 신경쓰고는 나머지 드래곤들이 오기전에 중간계의 청공섬과 같은 드래곤들이 머물 섬을 만들 외딴 섬들 몇개를 봐두고는 섬을 유지하는데 쓰일 드래곤 하트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물질을 찾기 위해 나섰다.
"섬이야... 크라켄 해에 널려 있으니 아무거나 골라 잡으면 되고 문제는 마나석이겠지? 용신님 말로는 떠다니는 별들에서 체취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말야."
중간계로 내려오기 전에 드래곤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천공섬을 만들어 주려한 레이는 천공섬을 유지할 힘의 물질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하던중 용신을 만나 물었고 대답은 의외로 쉽게 나왔다.
---------------------------
신들도 종종 쓰고있는 방법이라고 했는데 우주에는 별 자체가 그 귀하다는 오리하르콘이나 미스릴, 은, 금 또는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진 것들이 사방에 널려있어서 마음만 먹는다면 레이가 원하는 드래곤 하트를 대체할 만한 것들을 쉽게 구할수 있다 했다.
그래서 인지 신들과 고위 천족과 마족들은 돈이나 보석에 특별히 욕심을 가지지 않는다 했다.
용신의 말을 들은 레이는 새로운 것을 알았다는 사실에 좋아했지만 문득 우주에 맨몸으로 나간 인간이 어찌 되는지 알고 있는 레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용신에게 물었다.
"용신님 우주엔 공기나 중력이 없어서 맨몸으로 나가면..."
"...너 장난하냐? 아니면 모른척 하는거냐?"
"네!?"
"거참 똑똑한듯 하면서도 어딘가 모자란 녀석이란 말이지..."
용신의 입장에선 참으로 엉뚱한 질문을 한 레이였기에 용신은 아리송한 표정으로 레이를 바라보며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레이, 네가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넌 인간이 아니다 너 스스로가 육체라 생각하고 있지만 육체로 보일만큼 정밀한 고위 정신체다. 요정이나 정령같은 하위급 정신체가 아닌 고위급 만질수 있는 육체의 촉감을 느낄수 있는 물질적인 정신체다. 네가 육체를 가지고 있다 오해한것은 네가 평범한 드래곤으로 살다 신이 되어서 아직도 육신을 가지고 있다 생각해서 상처가 벌어지면 피가나는 현상이 보이는 것이지 실제론 상처가 난다해도 네 육체엔 피한방을 나지 않는 다는 것을 이젠 좀 알아채라."
"그런건가... 하하... 죄송합니다.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하하하... 부끄럽네요."
"이제라도 알았으면 다행인거지. 알았다면 어서 가봐! 네가 우주에 나간다고 해도 숨막혀 죽을일도 몸이 터져 죽을일 역시 없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이런 용신과의 대화에 작게나마 자신이 아직도 평범한 드래곤이라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있던 것을 완전히 지워버린 레이는 신으로서 행동한 자신의 일을 되돌아 보면서 자신이 신이 된것을 조금은 후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작은 후회의 감정역시 깨끗이 지워버렸다.
------------------------------
용신의 가르침에 따라 우주에 갔다올 생각인 레이였지만 막상 가려니 고민과 걱정이 들어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흐음..."
"왜 그래요. 레이씨?"
"아... 뭐 좀 찾으러 우주에 갔다올 생각인데... 여기가 신경쓰여서..."
"그런 거라면 걱정말고 다녀와요 제가 지키고 있을께요!"
"......"
레이가 떠나지 못하고 주저하는 이유의 첫번째인 아인켈이 레이의 생각도 모르고 밝게 웃으며 말하자 레이는 뭉개지려는 얼굴을 관리하며 말이 없었다.
'말은 잘하네... 잠깐 눈을 떼자 마자 성을 부수질 않나, 구경하러 가겠다는 신이 섬 한귀퉁이를 훌렁 날려 버렸으면서 지키다니 뭘 지킨다는 건지... 말만 탄생과 생명의 신이지... 뭘 건들기만 하면 다 부시고 먹기만 하니... 하아...'
레이에게 아인켈이란, 먹보에 말썽꾸러기 이며 손이 많이 가는 해츨링 처럼 생각하게 되었고 어딜 가려해도 마음놓고 갈수 없게 만드는 천둥벌거숭이로 취급되었지만 아인켈 본인은 그런 레이의 마음을 눈꼽만큼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또 망가뜨려 놓으면 어쩔수 없이 한판 해야지! 일단 갔다 오고 보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레이가 결심을 하곤 안락하고 폭신해 보이는 침구에 누우며 아인켈에게 말했다.
"아인켈님 절대! 부수지 말고 죽이지 말고 화내지 마세요!"
"네? 어...네!'
"꼭! 입니다. 만약 전 처럼 돌아왔을때 어딘가 부서져 있으면 아인켈님은 용신계로 송환입니다!"
"헉! 아, 알았어요! 꼭! 약속할께요!"
레이는 아인켈의 다짐을 듣고 나서야 눈을 감으며 본체로 돌아갔다.
그렇게 본체로 돌아간 레이를 보며 아인켈은 레이의 말에 따라 얌전히 지내기 위해 최대한 조심조심 다니며 사고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 작품 후기 ============================
새해가 시작됐군요... 제나이 33... 슬프네요 훗!
즐감하시고 선추코 후원 언제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