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슬레이어-23화 (2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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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뱀파이어 로드의 특명

웅성웅성.

"하긴, 지온이 듣도 보도 못한 녀석에게 질 리 없지. 암 그렇고 말고"

"저 꼬맹이, 이기는가 싶더니 결국 졌구먼."

"이변이 일어날 줄 알았는데 무리였나? 하긴, 저적도 몰아붙인 것만 해도 엄청난 거야."

지온이 이긴 것을 확인한 구경꾼들이 저마다 그렇게 한마디 하면서 흩어져 제 갈 길을 갔다. 그렇게 되자 다수의 뱀파이어들로 북적거리던 이 인근은 원래의 평범한 길거리로 바뀌었다.

“하악, 하악…….”

스탐은 고통스러움에 이를 악물며 출혈이 심한 자신의 상처부위를 힘들게 지혈했다. 이미 바닥은 자신의 피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 그래도 출혈과다로 죽을 정도는 아니었기에 스탐의 정신은 또렷했다.

"제길…. 어째서 진거지? 분명 난 널 이길수가 있었어!"

스탐이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소리쳤다. 분명히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결과는 자신의 역전패. 지금 스탐이 지온에게 제일 먼저 듣고 싶은 소리는 자신이 패인일 것이다.

"큭큭, 멍청한 놈. 난 중급의 배틀러고, 넌 초급의 배틀러다. 애시당초 내가 네놈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으면 몰아붙였지 반대의 상황이 일어나기란 벨리우드가 아르티시앙의 항문에 입을 맞추는 일일 테지."

역시 지온다운 신랄한 대답이었다. 하지만 맞는 말이었다. 지온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방심한 것이 큰 실수였다. 사실 중급 배틀러가 초급 배틀러에게 면상 한번 얻어맞고 일방적으로 몰릴 이유가 없잖은가.

"그리고, 늦었지만 배틀러가 된 것을 축하한다. 물론 나한테 떡이 되기는 마찬가지지만 말이지…크크큭!"

“쳇.”

스탐이 바닥에 침을 뱉었다. 분명히 축하하는 말이긴 한데 전혀 고맙지가 않았다.

‘휴우…, 결국 졌구나.’

스탐은 풀이 죽었다. 분명히 뛰어 넘을 수 있다고 믿었고, 뛰어넘어야만 하는 상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은 냉정했다. 지온의 벽은 아직도 넘을 수 없었다.

‘그녀를 찾으려면 보다 더 강해져야만 할 텐데…….’

세현을 떠올리자 스탐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데라임의 말만 믿고 이 세계를 살아온 지 벌써 110년이 지났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까지도 죽어 영혼이 됐는지, 이 세상에 환생했는지 알 길이 없었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그때였다.

처억.

"?"

그때 지온이 품안에서 뭔가를 꺼내어 스탐에게 던져주었다. 그것은 하얀 종이였다. 지온이 말했다.

"혈왕성에서 떨어진 전문이다. 뱀파이어 로드가 반드시 네가 나한테 올 거라면서 주더군. 내용은 보면 알거다. 큭큭큭……."

"이봐, 지온! 자, 잠깐…, 야, 이 개자식아 멈춰보라고!"

뜬금없는 전문에 고개를 갸웃거린 스탐이 지온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지온은 그런 스탐의 외침을 귀를 한번 후비적대는 것으로 무시했다. 그리곤 무슨 일 있었냐는 듯 태연히 어디 론가로 걸어갔다.

"저 망할 자식! 이게 뭔지는 상세히 말해줘야 될 것 아냐? 정말 더러운 놈이군."

그렇게 투덜거린 스탐은 이 전문을 펴서 어떤 내용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일단 지온이 준 것이었기 때문에 믿을 게 못된다고 생각하고 있던 그였다.

“어? 정말 뱀파이어 로드의 전문인가보네?”

스탐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전문의 우측 하단에 도장이 찍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뱀파이어 로드의 옥새로 찍은 것이었다. 지온이 웬일이냐고 감탄한 스탐은 이내 전문을 쭈욱 읽어보기 시작했다.

"어디 보자. 캄에덴의 55대 로드 아이슬로너 바리스칸…역시 뱀파이어 로드가 바뀌었나보군."

스탐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한전선이라도 정보통이 없는 건 아니었기에 아이슬로너가 뱀파이어 로드가 된 것은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아이슬로너라…….’

아이슬로너라는 이름이 거론되자 그는 묘한 느낌에 휩싸였다. 그와는 어릴 적에 두 번이나 만난 적이 있었다. 그런 그가 뱀파이어 로드가 되어 자신을 부르고 있다니.

‘아이슬로너. 왠지 그를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스탐은 쓴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지온도 못 이기는 자신이 한나라의 군주가 된 아이슬로너를 무슨 수로 이길수 있을까? 스탐이 태어나기 한참전에도 아이슬로너는 배틀러가 되어 있었다. 또한 자신과 그는 200년에 달하는 나이차가 있었다. 같은 세대의 뱀파이어가 아닌 것이다.

"쓸데없는 생각일랑 집어치우고 어서 혈왕성으로 가봐야겠군."

말을 마친 스탐이 혈왕성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전문의 내용은 갖가지 미사여구만 많았다. 실질적인 내용은 자신의 거처로 오라는 짤막한 한 줄에 불과했다. 스탐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날 부르는 거지?"

막연히 오라고만 하니 영문을 모를 수밖에 없었다. 그와 자신은 어릴 때 우연찮게 두 번 만난 인연밖에 없는데 말이다. 한 가지 추정 가는 게 있다면 자신이 배틀러가 됐다는 사실과 관련된 일이었다.

스탐은 102살의 나이로 배틀러의 자리에 올랐다. 그것은 역대 캄에덴의 배틀러들중에서도 최연소였다. 아이슬로너조차도 100대중반에 배틀러가 되었다. 재능으로만 따지면 그는 최고인 셈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자기가 배틀러인데 도대체 불러서 뭘 하려고?

“일단은 가봐야 알겠지.”

터벅터벅

얼마나 오래 걸었을까. 어느새 혈왕성까지 당도한 스탐은 성문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경비병들과 시선을 마주하게 되었다.

"신분을 밝히시오."

마치 누굴 죽일 듯이 눈을 부라리고 있는 경비병 하나가 스탐에게 그렇게 말했다.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있는 걸 보니 여기는 왜 왔냐는 듯한 눈치다. 스탐은 피식 웃으며 전문을 들이댔다.

"훗, 눈이 삐지 않았다면 이게 뭔지는 알거야."

"이건?"

경기병이 전문을 보곤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런 행동이 이해는 갔다. 스탐이 워낙 왜소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 이거 믿을 수 없어. 너 이 자식, 장난친 거지? 너 같은 애송이가 로드의 친필전문을 받을 리가 없잔…허억!"

멋모르고 주둥아리를 쉴 새 없이 움직여대던 경비병의 목이 잡혔다.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자신의 목에 드리워진 강대한 기운에 몸을 떨고 있었다. 스탐은 그런 경비병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일개 경비병 따위가 배틀러에게 덤비면 어떻게 되는지 아나?"

"요, 용서해주십쇼!!"

"모,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경비병은 스탐의 질문에 대한 대답 대신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그들은 겁에 질려 있었다. 스탐은 웃으며 그들의 머리를 툭툭 쳐주었다.

"오늘은 운이 좋은 줄 알아라. 그럼 난 가볼테니 수고들 해."

"넵!"

"그, 그럼 어서 들어가십시오!"

그렇게 약간의 실랑이 끝에 혈왕성으로 입성한 스탐은 곧바로 혈왕성에 들어왔다. 일단 그가 가야 될 곳은 붉은 탑이었다.

“붉은 탑까지 안내 좀 해주시오.”

스탐은 안내원에게 전문을 내보이며 그렇게 말했다. 일단 안내원은 전문과 스탐을 번갈아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금세 스탐이 뿜어낸 막강한 힘에 기겁해 그를 신속하게 붉은 탑까지 안내했다.

“여깁니다. 그럼 전 이만…….”

말을 마친 안내원은 어디 론가로 사라졌다. 그를 한참 보다가 금세 시선을 집무실의 문으로 옮긴 스탐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윽고 그의 눈앞에 한 사내가 보였다. 의자에 앉아 있는 사내는 스탐에게 뒤통수만을 내민 채 집무실에 앉아 있었다. 그는 자신의 손에 앉은 한 마리의 새를 어루만지고 있었는데 스탐이 왔는지도 모르는 것 같아 보였다. 스탐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 저기……."

스탐의 목소리가 작아서였을까. 그는 돌아보기는커녕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들었을 것이다. 명색이 뱀파이어 로드가 이런 소리 하나 듣지 못할 리가 있겠는가? 아마도 자신의 취미생활을 방해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을 놓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스탐은 어쩔 수 없이 그가 말을 붙이기 전까지 기다렸다.

"왔는가."

드디어 그의 입에서 첫마디가 흘러나왔다. 상당히 무감정적인 목소리라 듣는 이의 공포심을 자극할만했다. 그러나 스탐에겐 더없이 기다리던 한마디였다. 스탐은 그에게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스탐 베르크입니다. 지온에게서 로드의 전문을 받고 오늘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그렇군."

로드는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그저 새를 하염없이 어루만지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몇 분 동안 시간이 지났을까? 로드는 대뜸 스탐에게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뱀파이어란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는가?"

"네?"

갑자기 튀어나온 그의 엉뚱한 질문에 스탐은 일순간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스탐은 자신이 지금껏 살아오면서 뼈저리게 느꼈던 뱀파이어에 대한 정의를 털어놓았다.

"배, 뱀파이어란, 암흑신 벨리우드를 숭상하며 드래곤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대륙최고의 종족입니다. 더 이상의 정의는 없습니다."

스탐의 말은 모든 뱀파이어들이 생각하는 그대로였다. 힘을 숭상하며 강자를 따르는 절대적인 강자존의 법칙을 따르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종족. 그게 뱀파이어였다. 직설적으로 뱀파이어의 정의를 표현한 스탐의 말에 그는 웃음부터 터뜨렸다.

"하하하! 네 말이 정답이다."

그렇게 말한 그는 갑자기 새를 어루만지던 손으로 그 새의 목을 조였다. 갑작스런 고통에 새가 미친 듯이 지저귀며 발버둥 쳤다. 하지만 그의 손아귀를 벗어날 순 없었다.

"뱀파이어란 특별한 종족이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의 강인함과 타종족은 꿈도 꿀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한 광기. 그것은 우리 뱀파이어들만이 가진 힘이지. 그렇지 않나?"

"예, 그렇습니다."

스탐이 그렇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사이 로드의 손가락은 점점 새의 목을 조이고 있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미친 듯이 발버둥치는 것이 마치 살기위한 마지막 발악 같았다. 스탐도 그 잔인한 광경을 확실하게 보고 있었다.

"이 새가 보이는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이런 연약한 존재의 운명이란 뻔하다."

톡!

이상한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단순히 청각뿐만이 아니었다. 스탐은 자신의 두 눈으로 확실히 보았다. 최후의 발버둥을 치던 새가 절대자의 손가락에 의해 머리 없는 시체가 된 것을. 비록 한 마리의 새에 불과했지만 스탐의 얼굴은 상당히 상기되어 있었다.

"이 꼴이 되는 수밖에 없지."

스르륵.

의자가 180도로 회전을 하면서 뒤통수만 보여주고 있었던 그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났다. 적당한 체구에서 풍겨 나오는 미묘한 카리스마의 소유자. 하지만 얼굴과 팔에 무수히 난 상처가 그의 험난한 세월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곳에 온 것을 환영한다. 내 이름은 아이슬로너 바리스칸. 캄에덴의 55대 뱀파이어 로드다.”

“…….”

“그리고 오랜만이다. 스탐 베르크.”

스탐은 아이슬로너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들어온 그의 위명을 떠올려 보았다. 약관의 나이에 배틀러가 되어 초고속의 서열진출로 순식간에 서열 1위에 자리매김한 신예. 그것도 모자라 전대 뱀파이어 로드 게르모네츠를 찬탈전에서 쓰러뜨리고 캄에덴의 왕좌에 오른 능력자. 물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그는 5년에 한번씩 도전할 수 있는 찬탈전을 수차례에 걸쳐 수십 년 동안 도전했지만 번번이 무릎을 꿇었던 것이다. 그 정도로 무기계 흑마술을 구사하는 하이 배틀러, 게르모네츠의 아성은 대단했다. 하지만 아이슬로너는 결국 그 엄청난 벽을 넘고야 말았다. 그래서 이 붉은 탑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이다. 그의 전신이 상처투성이인 것도 그 엄청난 시련의 결과였다.

“그런데 절 부르신 용건이 대체 뭡니까? 자존심 강한 버서커에게 심부름까지 시켰을 정도라면 단순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만.”

스탐은 지온을 거론하며 단도진입적으로 물었다. 아이슬로너는 빙긋 웃더니 빈 잔에 블러디 와인을 부었다. 그리곤 그것을 든 채 창문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름 스탐 베르크. 5대명가중 하나인 베르크 가문의 장남. 현재 110세. 고향 플로센. 소년단시절 트윈 헤드 오우거를 사냥하는 데 일조를 했고, 알테이 가드 공성전을 승리로 이끔. 소년단 졸업 후에는 50년 동안 무한전선에서 복무함. 현재 초급 배틀러로 추정서열 201위."

"속속들이 아시는군요."

스탐이 태연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속은 결코 그렇지 못했다. 놀라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아이슬로너는 자신에 대한 신상정보를 하나도 빠짐없이 알고 있었다. 다른 건 그렇다 치자. 자신이 배틀러가 되었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다니?

“훗, 캄에덴의 혈왕성 직속정보기관을 우습게보지 말게. 자국민의 신상 정도는 우습게 알아낼 수 있으니 말일세.”

“그렇군요. 그럼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을 말씀해 주시죠.”

스탐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사실 캄에덴에서 배틀러 정도의 실력자라면 뱀파이어 로드라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다. 그들도 실력만큼의 자존심이 있고, 무시 못 할 전력이기 까. 그러니 자신을 이렇게 부른 이유는 그만큼 중요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지. 자네는 이제부터 내가 내리는 임무를 맡아야 된다네. 이 임무는 아주 중요하면서도 보잘 것 없는 임무지."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스탐이 격앙된 어조로 외쳤다. 기껏 불러 놓고 하는 소리가 말장난이라니? 하지만 그는 진지했다.

“자네는 내가 지금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스탐은 아이슬로너의 눈빛을 보고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가 한 말은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이슬로너는 블러디 와인을 한 모금 마신 뒤 말했다.

“인간세계로 가라.”

뜬금없는 소리에 스탐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예?”

“너도 잘 알다시피 우리와 인간들은 오랫동안 단절되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잘 모르지. 그래서 네가 인간들 틈에 몰래 끼여 그 세계의 정세를 정리해 나에게 보고 하는 거라네 이를테면 정탐이지.”

“흐음…, 왜 하필 제게 이 임무를 맡기시는 겁니까?”

스탐은 그렇게 물으면서 조바심을 냈다. 아이슬로너는 자신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질문도 어떻게 보면 무의미할지도 몰랐다.

“보통 뱀파이어들은 인간에 대한 적개심이 강하기 마련이지. 하지만 자네는 정 반대야. 오죽하면 소년단 시절에 셀리온 평원을 통해서 인간 세계로 가출을 할 생각을 했겠는가?”

과연 스탐의 예상대로였다. 아이슬로너는 스탐에 관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

“하긴, 그 어린 나이에 인간의 말을 할줄 알 정도니 말 다했지. 단순한 호기심이라고 하기엔 관심이 너무 많군그래.”

“…….”

스탐은 그런 자잘한 것까지 다 파악하고 있는 아이슬로너의 주도면밀함에 혀를 내둘렀다. 물론 그는 이것만큼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왜 그렇게 인간에 집착하는 지에 대해서는 말이다.

“관심도 관심이지만 자네의 외모나 체형은 유난히 흡사하지. 거기다 배틀러니까 정체를 들키지 않는 한에야 죽을 리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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