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슬레이어-30화 (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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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마갑기들과의 대결

스탐의 폭탄선언에 프리건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자네 지금 제정신인가? 자네가 어떻게 놈을 잡을 수 있단 말인가?"

프리건의 말에는 틀린 점이 없었다. 스탐은 용병이다. 소드 마스터도 상대할 수 없는 마갑기를 일개 용병이 어떻게 상대한단 말인가? S급이라고 해도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럼 어쩌잔 말이지? 그대로 죽겠단 말인가?”

스탐이 살기를 띄우며 물었다. 그러자 금세 프리건의 목소리가 콩알만 해졌다.

"알겠다."

그런 프리건을 보며 스탐은 웃었다. 아마 믿을 수 없을 것이다. 소드 마스터인 자신이 왜 일개 용병의 말에 움츠러드는지.

“어이, 제라딘인지 뭔지 하는 애송이 귀족 놈은 들어라!”

스탐은 어느새 지척까지 다가온 마갑기들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자 제라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핏 듣기에도 몹시 신경질적인 어조였다.

―애송이라고? 이 놈이 감히…!

“떡이 되어 있을 얼굴로 지껄이는 꼴을 생각해보면 벌써부터 웃음만 나오는군. 아무튼 간에 잘 들어라. 난 내 갈 길을 갈 테니깐 알아서 쫓아오든지 해라. 네놈을 상대하기엔 난 너무 바쁜 사람이거든.”

말을 마친 스탐은 곧바로 어디 론가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도발이었다. 마갑기를 상대로 그런 말을 하는 것부터가 앞뒤가 안 맞았다. 하지만 제라딘은 이미 자신에 대한 분노로 제정신이 아니었다. 스탐은 그 점을 노리고 있었다.

―너희는 다른 놈들을 죽여라. 난 저 검은 머리 놈을 죽이러 갈 테니깐!

스탐의 예상대로였다. 복수에 눈이 먼 제라딘은 저 혼자 스탐을 쫓아오기 시작했다. 그것을 확인한 스탐은 만연에 미소를 지었다. 그가 제라딘 하나만을 유인한 이유는 그의 마갑기가 다른 두기의 마갑기보다 더 큰 최신식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게 빠진 단 두기뿐이라면 일행들에게도 승산이 있었다.

“훗, 마갑기와 싸우다니? 색다른 경험을 해보는군.”

스탐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도 마갑기와 한번 싸워보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 뜻밖의 기회가 생긴 것이다.

―크하하하! 어디까지 도망갈 거냐, 겁쟁이자식! 집에 가서 엄마 젖이라도 먹을 생각이냐?

쿵, 쿵, 쿵.

얼마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졌을까. 제라딘이 스탐을 그렇게 비웃었다. 상당히 모욕적인 말이었다. 하지만 냉철한 스탐은 그 말에 웃음소리만 낼 뿐이었다.

"엄마 젖보단 네놈의 피가 더 맛있겠지?"

그렇게 제라딘의 마갑기가 스탐을 쫓아 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남은 일행은 두패로 나뉘어 자신들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두 기의 마갑기를 상대하고 있었다.

"놈이 온다, 피해!"

크래튼이 외침과 함께 세 명은 다급히 몸을 피했다. 크래튼과 디아나는 옆으로 몸을 뒹굴었고, 류인은 마법을 사용해 어렵잖게 피해냈다.

“다들 넓게 퍼져!”

크래튼이 소리쳤다. 마갑기의 강점은 육중한 쇳덩어리에서 나오는 막강한 파괴력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동작이 둔해 선회력이 떨어지는 것이 최대의 단점이었다. 지금도 마갑기는 그 속도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파이어 볼!”

제일 먼저 류인의 지팡이가 불을 뿜었다. 파이어 볼은 선회하느라 무방비상태가 된 마갑기의 정면을 보기 좋게 맞췄다.

화르륵!!

파이어볼을 맞은 마갑기가 뒷걸음질을 했다. 마갑기에는 대마법 방어진이 쳐져 있었다. 그 때문에 3클래스 유저인 류인의 마법이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는 못하지만 마갑기의 움직임을 지연시킬 수는 있었다. 그것은 크래튼이나 디아나같은 검사에겐 더없이 멋진 지원공격이었다.

"흐아압!!"

크래튼은 마갑기가 미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긴장해서였을까. 그의 검은 마갑기에 흠집만 낼 뿐이었다. 대신 뒤에서 날려 온 디아나의 검은 큰 효과를 보았다.

카앙!

마나를 품은 디아나의 검이 쇳소리를 내며 마갑기의 다리를 찔렀다. 같은 쇠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검은 깊숙이 들어가 있었다. 크래튼이 다급히 소리쳤다.

“디아나, 피해!”

그 말에 디아나는 황급히 그 자리를 벗어났다. 어느새 그녀가 있던 자리에는 클로암의 커다란 검이 자리 잡고 있었다.

"휴우~! 십년감수했는걸."

디아나가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중얼거렸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두 동강이 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활약 덕분에 전투는 수월해졌다.

“좋았어.”

크래튼이 자신감이 가득한 얼굴로 마갑기를 바라보았다. 놈은 디아나의 검에 당한 직후로 다리를 절고 있었다. 어쩌면 전투가 생각보다 쉬워지겠다.

한편, 프리건이 주축이 된 다른 한 쪽의 전투도 매우 치열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카강! 캉!

마갑기의 육중한 검과 프리건의 검이 불꽃을 튀었다. 두 검 사이의 크기가 너무도 컸기 때문에 겉으로 보면 프리건이 상대도 되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전투는 막상막하였다.

“이크!”

콰앙!

자신을 밟아오던 마갑기의 발을 가까스로 피해낸 프리건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무리 소드 마스터라도 저 거대한 발에 밟히면 죽을 수밖에 없었다. 프리건이 뒤에 있는 두 여자에게 소리쳤다.

“라시아, 세리아. 어서 지원을!”

“예! 실드!”

“라이트닝 애로우!”

프리건의 말이 마치자마자 그들의 지원공격이 쇄도했다. 어느새 프리건의 주위에 투명한 막이 처졌고, 전기를 머금은 화살이 마갑기의 몸통에 박혔다. 마갑기가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좋았어!”

프리건이 환호성을 질렀다. 전격계열의 공격마법은 마갑기에게 절대적인 힘을 발휘했다. 사실 류인이 다른 마갑기와 싸우는 통에 그런걸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세리아가 가진 활이 전격계열의 마법무기였던 것이다.

“간다!”

프리건은 자신감이 넘치는 얼굴로 뛰어들었다. 자신은 실드까지 받았고, 적은 세리아의 공격으로 무방비상태였다. 거칠 것이 없었다.

채앵! 채챙!

마갑기는 계속 뒤로 밀려났다. 싸우는 상대가 자신보다 한참 작은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무척이나 일방적이었다. 프리건은 마갑기를 쉴 새 없이 몰아붙이면서 놈의 다리를 베어 들어갔다.

푸욱!

마갑기의 다리를 반쯤 자른 프리건의 검이 멈추었다. 오러 블레이드라도 쇳덩이인 마갑기의 다리를 베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이다. 프리건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검에 마나를 더욱 들이부었다.

파아앗!

성과가 있었다. 프리건의 검은 결국 마갑기의 한쪽 다리를 자르는 데 성공했다. 오러 블레이드의 힘 덕분이긴 했지만 정말 대단했다.

쿠웅!

한쪽 다리를 잃은 마갑기가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마갑기는 다리가 생명이다. 강철로 이루어진 육중한 몸뚱이임에도 불구하고 전장을 휩쓸고 다닐 수 있는 이유는 다리가 튼튼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다리가 잘려나갔으니 결과야 뻔했다.

저벅, 저벅.

프리건은 바닥에 누운 채 꿈틀거리고 있는 마갑기를 향해 다가가 희미하게 웃었다. 그도 혼자서 마갑기와 싸워보기는 처음이었기에 불안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게 이긴 것이다. 기쁘다기보다는 약간 허탈했다. 거대한 몸뚱이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바닥에 드러누워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처량해 보였다. 프리건은 꿈틀거리는 마갑기의 몸통위로 올라가 검을 치켜들었다.

“잘 가게, 친구.”

말을 마친 프리건이 검을 역수로 쥔 채 바닥에 박아 넣었다. 그의 바로 밑에는 파일럿이 있었던 것이다.

푸욱!

쇠가 쇠를 가르는 소리 대신, 쇠가 살을 가르는 소리가 났다. 그와 동시에 마갑기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프리건은 검을 빼내었다. 검 끝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죽었나요?”

조심스럽게 다가온 세리아가 그렇게 물었다. 프리건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검에는 피가 묻었는데, 비명소리도 나지 않았다. 누가 생각해 보아도 즉사했다고 여길 것이다. 세리아를 의식한 프리건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쩔 수 없다네. 죽이지 않으면 우리가 죽었을 테니까.”

“그렇군요. 누군가는 꼭 죽어야 되는 거군요.”

프리건의 말에 세리아는 담담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생각보다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다만, 뭔가 깊이 생각하고 있는 게 사연이 있어 보였다.

“프리건님. 이제 다른 애들을 도우러 가요!”

라시아가 아직까지 마갑기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셋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래야겠군.”

프리건은 라시아의 말에 따라 마갑기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굳이 자신이 없더라도 저 셋이 마갑기를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게 다 스탐 덕분이야.’

프리건은 제라딘의 마갑기를 유인해 간 스탐을 떠올렸다. 사실 마갑기는 호위 병력이 있어야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방금 전의 마갑기도 호위 병력이 없으니 다리를 노려 쉽게 쓰러뜨렸잖은가. 하지만 제라딘의 마갑기는 방금 전 자신이 쓰러뜨린 마갑기들과는 성능 자체가 달랐다. 만약 스탐이 놈을 유인하지 않았더라면 당하는 쪽은 자신들이었을 것이다.

"스탐. 제발 살아남게나. 용병인 자네가 우릴 위해 죽을 이유는 없잖은가……."

프리건이 스탐이 제라딘을 유인해간 방향을 바라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는 스탐이 일행들을 구해주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아무리 소드 마스터라고 해도 혼자서 신식 마갑기를 쓰러뜨릴 수는 없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당연했다. 하지만 프리건의 추측은 결과적으로 틀렸다. 스탐은 그런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쿵, 쿵, 쿵!

―거기 서지 못해?

제라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한참 뛰고 있던 스탐은 뒤를 힐끗 돌아보았다. 제라딘의 마갑기가 천지를 뒤흔들며 자신을 따라오고 있었다.

“이제 슬슬 시작해야겠군.”

스탐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지루한 추격전이 시작된 지 벌써 10분이 지났다. 일행들과도 한참 떨어진 상태였으니 더는 도망칠 이유가 없었다. 한참 달리던 스탐은 걸음을 멈춰서며 제라딘의 마갑기가 있는 쪽으로 돌아섰다.

―크흐흐, 이제 지쳐서 더는 못 뛰는가보지?

제라딘의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스탐의 귓전을 자극했다. 아마 일반인이었더라면 겁부터 집어먹을 것이다. 그만큼 제라딘이 탄 80킷(4m)의 마갑기가 주는 위압감은 엄청났다. 하지만 스탐에게만은 예외였다. 스탐은 제라딘이 한 말에 대한 대답대신 마갑기에 날아들어 킥을 날렸다.

퍼억!

순식간에 일이었다. 그 거대한 마갑기가 그 킥을 맞고선 바닥을 나뒹굴었다.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흉내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스탐은 뱀파이어, 그것도 보통 뱀파이어가 아니라 절정이라 불리는 배틀러의 경지에 도달한 실력자였다.

―으으으, 제기랄, 말도 안돼…….

제라딘의 입에서 욕부터 튀어나왔다. 아마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을 것이다. 발차기 한방으로 마갑기를 바닥에 눕히는 건 소드 마스터도 못하는 짓이었으니까.

"훗, 왜 그렇게 꼴사납게 나동그라져 있는 거지? 최신식 마갑기까지 탄 주제에 말이야."

스탐은 팔짱을 낀 채 제라딘에게 조소를 보내었다. 그러자 놀라고 있던 그의 목소리가 금세 분노한 목소리로 탈바꿈되었다.

―이 빌어먹을 새끼 죽여 버리겠다!

몸을 일으킨 마갑기가 스탐에게 덤벼들었다.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뛰어가는 것이 마치 한 마리의 발정난 멧돼지를 보는듯했다.

후우욱, 후우욱!

마갑기의 검이 쉴 새 없이 스탐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검이 바람소리를 내며 그를 스쳐지나갔다. 피하는 모습이 그렇게 아슬아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벌써 머리카락이 한 움큼 잘려 나가 바닥에 흩뿌려졌다.

푸우욱!

옆으로 몸을 피한 스탐이 있던 곳으로 육중한 검이 박혀들었다. 실로 간발의 차이로 피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퍼억!

“크윽.”

마갑기의 발길질을 얻어맞은 스탐이 바닥을 굴렀다. 통짜 쇳덩어리에 걷어 차였으니 고통이 엄청날 것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제라딘이 낄낄대며 소리쳤다.

―놈! 맛이 어떠냐?

“별거 아니군.”

놀랍게도 스탐은 옷을 툭툭 털며 태연하게 일어났다. 그는 쥐고 있던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그 광경을 본 제라딘이 그를 비웃었다.

―크하하! 왜 검을 뽑지 않는 거지! 벌써 포기한 거냐? 아니면 꼴에 마법이라도 쓸려고?

"마음대로 지껄여라."

제라딘의 도발에 그렇게 응수한 스탐은 오른손을 말아 쥐었다. 그리곤 오른손에 자신의 흑마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금세 짙은 흑색의 기운. 다크 오러가 뿜어져 나왔다.

"먹어라!"

타앗!

스탐은 곧바로 그 자리에서 뛰었다. 보통 인간들은 아무리 제자리에서 뛰어봤자 육체의 한계가 있다. 그러나 상상을 초월하는 뛰어난 육체를 지닌 뱀파이어는 엄청난 점프력을 가지고 있었다. 점프한 스탐은 어느새 마갑기의 앞까지 도달했다. 그는 있는 다크 오러가 응집돼 있는 주먹을 꽂아 넣었다.

퍼어억!!

엄청난 타격음이 대지를 갈랐다. 일순간. 시간이 정지된듯했다. 그동안 스탐과 제라딘은 서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스탐은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던 반면, 제라딘은 경악하고 있었다.

쿠당탕탕탕!!

마갑기가 또다시 바닥에 나뒹굴었다. 하지만 이번에 입은 타격은 아까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아까전의 공격은 지금에 비하면 장난이었다. 지금의 이 공격은 웬만한 뱀파이어들도 제대로 맞으면 황천으로 보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다크 오러의 기운이 깃든 일격이었다.

―크아아아아!

제라딘의 비명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그의 마갑기는 어느새 팔 한쪽이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스탐이 일부러 빗맞춘 것이었다. 제라딘이 소리쳤다.

―개자식! 죽여 버리겠다!

“죽여볼테면 죽여 보라고. 그 꼴로 과연 날 죽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스탐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팔이 떨어져 나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조종석 속에는 피투성이가 된 놈이 조종관을 미친 듯이 다루고 있었다. 이미 제라딘은 자신이 한 말을 실천할 능력을 상실한지가 오래졌다. 그의 마갑기는 스탐의 공격에 큰 피해를 입은 듯 움직임이 불편해 보였다. 저런 움직임이라면 지나가는 파리도 못 잡을 것이다.

―닥쳐!

하지만 놈은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스탐에게 공격을 퍼부어댔다. 스탐은 얼굴을 찌푸렸다. 거리낌 없이 어린아이의 팔다리를 자르라는 명령을 내리는 것을 보고 잔인한 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독종이기도 했다. 놈은 끝까지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다.

툭! 푸욱!

제라딘의 마갑기는 검을 역수로 든 채 스탐을 막 찔러댔다. 하지만 한 팔을 잃은 마갑기의 검은 아까전에 비해 무척이나 느려 보였다. 얼마나 느린지 스탐이 눈을 감고도 피할 정도였다.

"느려."

그렇게 한 마디 한 스탐은 한손을 뻗어 흑마탄을 쏘았다.

파팡!

흑마탄은 정확히 쥬벨딘의 어깨관절부위를 맞추었다. 난데없이 나타난 흑색의 구가 자신의 마갑기에 타격을 입히자 제라딘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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