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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죽음의 던전 알 카스턴의 무덤
“후후후!”
크래튼이 손가락으로 브이 자를 그리며 승리자의 미소를 지었다. 프리건이 그런 그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아악! 왜 때려요?"
"빈둥거리지 말고 빨리 뛰게. 놈들은 또다시 일어난다."
프리건의 말 대로였다. 턴언데드에 맞지 않은 스켈레톤들은 다시 재생하고 있었다. 크래튼의 검에 맞은 놈도 마찬가지였다. 일행들은 부리나케 뛰기 시작했다.
다다다다.
얼마나 뛰었을까? 스탐은 뒤를 돌아보았다. 일행을 한참 쫓아오던 스켈레톤들은 어느새 되돌아가고 있었다. 영문을 모르는 크래튼이 중얼거렸다.
“왜 저러는 거지?”
"놈들은 침입자들이 자신들의 영역으로 인지하고 있는 곳 밖으로 나가버리면 원래의 자리에 돌아가게 되지. 이런 종류의 장치는 다른 던전엔 흔해."
“아, 그렇구나.”
크래튼이 알겠다는 듯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상대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나니 도리어 자신에게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고 보면 뭔가 이상해.’
미심쩍었다. 비록 애를 먹긴 했지만 이런 식의 던전은 모험가들 사이에서도 가장 쉬운 함정으로 분류되었다. 그런데 드래곤의 무덤이라는 곳에 이런 수월한 게 장치되어 있다니,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이제 좀 쉬는 게 어떨까요? 우린 개미 떼에 해골 바가지들이랑 싸우고 있으니 허리가 휠 지경이에요."
라시아가 우는 소리를 냈다. 스탐은 시선도 주지 않았다. 무시해도 될 소리였다. 갈 길이 바쁜데 쉬다니, 너무 태평한 소리였다. 하지만 그녀는 스켈레톤들과 싸울 때 상당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무시 못 할 발언권을 가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일행의 의견도 마찬가지였다.
“라시아 말이 맞아요. 일단 일행을 재정비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체력이 있어야 끝까지 갈 수 있죠.”
스탐은 프리건을 바라보았다. 프리건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의 의견이 일치하니 여기서 쉬는 게 좋겠네.”
“훗, 리더는 당신이지, 내가 아니야.”
프리건의 얼굴이 붉어졌다. 스탐이 웃었다. 인간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어둠 때문에 언제부턴가 자신이 선두에 섰다. 그래서 깜빡 잊고 있었을 것이다.
스탐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변은 컴컴했지만 뱀파이어인 그에겐 전혀 장애가 되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군.’
주변에 함정이 없음을 확인한 스탐이 먼저 바닥에 앉았다. 그에 따라 일행들도 같이 앉았다. 사실 스탐이 마음만 먹고 걸어가면 일행들은 군말 없이 따라가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의견을 따른 것은 일행들의 힘을 최대한 이용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일행이 위기에 빠지는 극한의 상황까지 치달았을 때가 온다면 자신이 정체를 드러내야 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하지만 잠시 후, 스탐은 자신이 내린 결정을 후회해야만 했다.
“스탐, 물어볼 게 있네.”
“뭐지?”
“자네의 검기는 왜 검은 색이지?”
‘아차.’
스탐은 몹시 당황했다. 그는 일행과 모험을 하면서 한번도 그들 앞에서 흑마기를 쓰지 않았다. 용병으로 활동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스켈레톤들과 싸울 때 단 한번 순간적으로 구사했는데 프리건이 그 짧은 찰나에 봤나보다. 물론 계속 걸어갔다면 긴장감 때문에라도 거기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지금은 달랐다.
‘어쩌지?’
스탐이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크로프란은 아르티시앙 교의 영향력이 강하다고 들었다. 만약 자신의 정체가 들통 난다면 아무리 드래곤의 무덤이라고 해도 사생결단이 벌어질지도 몰랐다. 그때였다.
“특이체질이란 거겠죠.”
“특이체질?”
크래튼의 말에 모든 일행들이 그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프리건, 몰라요? 인간 중에선 태어날 때 수천 만분의 일 확률로 이색(異色)의 마나를 가지고 태어난대요. 왜, 600년 전 피의 기사라고 불렸던 그랜드 소드 마스터 클러우넨은 붉은색의 마나를 구사했었다고 하잖아요."
“아, 그렇지…….”
“스탐도 특이체질인가 보네요. 그것도 검은 색의 마나라니, 멋지군요.”
크래튼이 부럽다는 표정으로 스탐을 바라보았다. 스탐은 기회다 싶어 능청스럽게 그의 말에 맞받아주었다.
“맞아. 난 이색의 마나를 가지고 있지. 여태껏 숨기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군.”
“이야…, 특이체질이라니?”
“스탐이 정말 검은 마나의 소유자에요?”
일행들이 제각기 놀라는 얼굴로 한마디씩 했다. 프리건도 감탄하며 말했다.
“허어, 이런 인재가 용병으로 썩고 있었다니……. 아무튼 대단하네.”
그래도 은연중에 아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마도 보다 더 큰 정체를 기대했나보다. 스탐은 안도의 한숨을 돌리며 크래튼을 바라보았다.
'휘유~. 들키면 어떡하나 난감해했는데 저 멍청이가 날 살렸군.'
스탐은 쓴웃음을 지었다. 위기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이렇게 둘러댄 이상 검만 휘두른다면 정체를 들키지 않으면서 마음껏 힘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휴식을 마친 일행은 일어나 다시 걷기 시작했다. 가는 길마다 크고 작은 함정들이 일행들을 덮쳐왔다. 그러나 스탐을 위시한 일행들의 강력한 힘 앞에선 무력하기 일쑤였다.
피잉~!
어느 지점에 발을 딛는 순간 좌우측의 벽에서 화살이 쏟아져 나왔다. 갑작스러운 화살세례였지만 일행들은 전혀 당황스러운 기색이 없었다.
“매직 실드!”
류인의 외침과 함께 그 자신과 라시아의 주위에 둥그런 막이 쳐졌다. 화살들은 그것을 뚫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 검사들은 뛰어난 검술로 화살을 막아내었다.
채쟁챙챙챙!
“간단하군.”
화살 하나를 손으로 잡아 부러뜨린 스탐이 말했다. 네명 모두가 마나를 구사하는 데 익숙하다보니 이런 함정은 장난으로만 보였다. 크래튼이 하품을 했다.
"그나저나 졸리네. 하루정도는 지났을 것 같아."
"무슨 근거로 그런 소릴 하는 거야?"
"뭐, 그냥 내 직감이지."
"장난 하냐?"
얼마나 여유로운지 크래튼과 디아나가 서로 말장난을 했다. 프리건이 그런 그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조용히 해. 언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데……."
“알았어요.”
“쳇, 스켈레톤과 싸운 이후엔 별 다른 함정도 나오지 않았잖아요?”
크래튼의 말 대로였다. 긴 시간 동안 걸었지만 함정은 정말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물론 방심한다면 순식간에 죽을지 모르겠지만 일행에게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왠지 불안해. 드래곤의 무덤치고는 이때까지의 함정이 별 것 아니라는 사실이…….’
뚜벅, 뚜벅.
발걸음 소리가 던전 안에 메아리쳤다. 그 소리는 처음엔 일행의 공포심을 조성시켰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들은 여유로웠다. 오죽하면 크래튼이 던전의 조형물에 감탄할 정도일까?
"이야~! 이 갑옷 멋진데? 그 알 카스턴이라는 드래곤도 센스는 있는 가봐."
“갑옷?”
스탐이 크래튼이 가리킨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곳에는 중장갑옷이 걸려 있었다. 높이가 40킷 정도는 되어 보이는 갑옷은 무척 멋져 보였다. 그것도 한개가 아니었다. 갑옷들은 좌우 양옆에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져 있었다. 저걸 가져다 판다면 개당 몇 천 골드 정도는 나올 것이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일행들과는 달리 스탐은 예감이 안 좋았다. 던전에 있는 물건 중에서 이유 없는 물건은 없었다. 드래곤이 멋 부리는 것을 좋아한다곤 하지만 단순히 그런 이유로 저 갑옷을 세워놓을 리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갑옷은 왠지 모르게 낯익어 보였다. 어디서 봤더라? 스탐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바닥을 떠도는 해골들이 유난히 많아 보였다.
“아!”
슽마은 이제야 떠올렸다. 저 갑옷이 무엇인지를! 그는 일행들에게 다급히 소리쳤다.
“당장 뛰어!”
"무슨 일인가, 스탐."
“갑자기 뛰라니?”
뜬금없는 외침에 일행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잠시 후, 그들의 안색이 새파래졌다.
구구구―
“저건 또 뭐야?”
일행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히 사람도 들어있지 않을 텐데 갑옷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갑옷 속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버닝 아머…….”
스탐이 이를 악물었다. 보통 던전을 지키는 움직이는 갑옷을 가리켜 리빙 아머라고 한다. 버닝 아머는 리빙 아머와 같은 종류지만, 아주 극소수만이 던전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만큼 강력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 버닝 아머가 수십 기나 있다니?’
스탐은 아연실색했다. 자신이 아는 바대로라면 제아무리 날고 기는 소드 마스터도 이정도 버닝 아머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일단은 도망치는 게 상책이었다.
“이대로 있다간 모두 개죽음이라고! 어서 뛰어!"
"아, 알았어."
스탐의 계속된 외침에 그제서야 일행들은 죽어라 뛰기 시작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이들 버닝 아머들이 발동되는 시간이 늦어 도망갈 시간은 충분했다는 점이다.
"조심해! 버닝아머들은 한번 문 목표물은 절대 놓치지 않으니깐!"
"히익!"
그 말에 일행들이 기겁을 했다. 아마 그들은 버닝 아머도 스켈레톤들처럼 영역 밖으로 가면 쫓아오지 않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나보다. 리빙 아머나 버닝 아머는 그 던전에 있는 최후의 병기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래서 그들은 완전히 파괴당하지 않는 이상 끝까지 침입자를 쫓아간다.
‘그러고 보니 버닝 아머가 있다는 소리는, 목적지가 멀지 않다는 소리인 것 같은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제아무리 드래곤이라도 이것을 만드는 데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그러니 조금만 더 가면 일행들이 원하는 드래곤 하트가 보일 것이다. 물론 그것은 이놈들을 처치하고 나서겠지만.
“맙소사! 이건 또 뭐야?”
선두로 달리고 있던 크래튼이 놀라 소리쳤다. 갈림길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경우였다면 갈림길이 나와도 별 문제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버닝 아머들에게 쫓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무턱대고 뛰었다간 무슨 일을 당할지 몰랐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버닝 아머들과의 거리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조용히 두 길을 번갈아 보던 스탐은 일행들을 돌아보면서 말했다.
"나머지 일행들은 모두 왼쪽 길로 가라. 난 오른쪽 길로 가겠다."
"무, 무슨 소린가!?"
프리건이 놀라 소리쳤다. 일행들도 깜짝 놀라는 빛이 역력했다. 다급한 상황이었지만 그들은 스탐이 한 말이 무엇을 뜻하는 건지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까 말했다시피 버닝 아머는 본체가 완전히 박살날 때까지 목표물을 쫓아온다. 장담하는 데 우리들은 절대 놈을 이길 수 없어. 그러니 일행 전체가 죽는 것보단 개인이 죽는 게 더 낫겠지.”
비록 그들에게 정체를 숨기고 있다곤 하지만 스탐의 말은 진심이었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일행을 버리고 혼자 도망칠 수 있었다. 하지만 잠시 동안이나마 같이 지낸 일행들을 버리고 도망친다는 것은 자신의 자존심이 용납 못했다. 물론 버닝 아머들을 물리칠 수도 있을 거라는 그 특유의 자신감도 한몫했지만.
"아무래 그래도 당신을 버리고 갈 수는 없어요!"
라시아가 애처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들에게 꾸물거릴 시간마저도 주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결국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프리건은 스탐의 손을 잡으며 침통한 얼굴로 말했다.
"자네, 반드시 살아야만 하네."
"물론이지. 나는 블랙스톰이라 불리는 최강의 용병이다. 훗, 살아 돌아오면 추가금이나 붙이는 게 좋을걸."
긴박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탐은 오히려 농담까지 하는 여유를 선보였다. 프리건이 피식 웃었다.
"후후후. 돈이야 크로프란이 파산하지 않는다면야 얼마든지 주겠네. 아무튼 반드시 살아남게!"
그 말을 끝으로 프리건은 일행을 이끌고 왼쪽 갈림길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의 윤곽은 어느새 어둠 속에 파묻혀 사라졌다. 스탐은 그제서야 고개를 뒤로 돌렸다. 버닝 아머들은 이미 자신의 지척까지 다가와 있었다.
스르렁.
"자, 어서 와라. 드래곤의 장난감들이여!"
애검 디스트로이어를 빼든 스탐이 결연한 표정으로 외쳤다. 그러자 마치 그 말에 응하기라고 한 듯, 버닝 아머들이 스탐에게 덤벼들었다.
"으랏차차!"
기합성을 토해낸 스탐이 흑마기를 주입한 검으로 버닝 아머한기를 베었다. 놈의 한 팔이 떨어져 나갔다.
“자자, 어서 덤벼!”
스탐이 호기롭게 외쳤다. 그는 버닝 아머를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버닝 아머는 결국 마갑기와 같은 골렘 계열이다. 그리고 자신은 마갑기를 해치운 경험이 있었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숫자 차이가 분명했지만 그가 위치한 부근의 길목은 상당히 좁았다. 승산이 없는 건 아니었다.
까가강!
버닝 아머 한기가 방패를 들어 스탐의 일격을 막아내었다. 하지만 그것은 페인트였다. 놈이 방패를 든 사이 깊숙이 파고든 스탐은 검을 쥐지 않은 손에 다크 오러를 집약시켰다.
“이거나 먹어!”
그리곤 옆구리에 강력한 일격을 날렸다. 제아무리 버닝아머라곤 해도 배틀러가 발휘하는 공격에 정통으로 노출되었다. 타격이 없을 리가 없었다. 예상대로였다. 놈의 옆구리에는 굵다란 구멍이 하나 뚫려 있었다. 그러나 완파되지는 않았다.
“역시 맷집 하나는 대단하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탐은 여전히 여유로웠다. 그는 버닝 아머의 반격을 피하면서도 뚫린 구멍을 곁눈질하며 무언가를 찾았다.
성과가 있었다. 스탐은 씨익 웃으며 버닝 아머가 뚫린 구멍사이로 손을 뻗어 흑마탄을 한방 쏘았다.
퍼엉!
뭔가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그와 동시에 다크 오러를 정통으로 맞고도 멀쩡했던 버닝 아머가 힘없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갑옷 사이에서 끊임없이 내뿜던 화염도 사라졌다. 그것은 언제부턴가 녹슨 갑옷으로 변해 있었다.
쿠웅!
“좋았어!”
스탐이 환호성을 질렀다. 예상대로였다. 골렘 계열은 마갑기를 제외하면 모두 핵이라는 게 있었다. 그것은 그들이 가진 생명의 원천 그 자체였다. 스탐은 바로 핵을 터뜨린 것이다.
"다음!"
금세 버닝 아머 하나를 처치한 스탐이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면서 그는 검집에 애검을 집어넣었다. 비록 몇 년 동안 계속 검을 써왔지만 아직 검을 배우기 시작한지 10년도 지나지 않았다. 그보다는 100여년을 연마 해온 투술이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더 적합할 것이다.
“흐아아압!”
퍼퍼퍽!! 퍼퍽!!
거침없이 덤벼드는 버닝 아머에게 스탐의 권격이 작렬했다. 수십 번을 갈겼을까. 집중적으로 얻어맞은 놈 하나가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핵에 충격을 입은 것이다.
“얼마든지 덤벼보라고!”
스탐은 버닝 아머들에게 손을 까닥거리는 여유까지 보였다. 그럴 만도 했다. 그는 이미 놈들을 어떻게 하면 처치할 수 있는 가에 대해 완전히 감을 잡았다. 버닝 아머의 핵은 신체의 정 중앙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보통 인간들은 부술 엄두도 못했다. 소드 마스터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스탐은 달랐다. 그는 배틀러였다. 다크 오러를 머금은 배틀러의 강력한 권각은 외부에 타격을 입히는 것만으로도 내부의 핵에 피해를 줄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