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슬레이어-50화 (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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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블러드 오우거의 역습

“그, 그런가?”

카시안은 자신이 말에 일순간 표정이 환해지는 윈델에게 덧붙여 말했다.

“당신들이 원한다면 쉐도우 스나이퍼가 될 생각은 충분히 있다. 내게는 복수해야 될 상대가 있으니까 말이야.”

카시안은 한 엘프를 떠올리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 얼굴이 잔뜩 굳어 있는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복수에 사무쳐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윈델에겐 천만다행이었다.

“하하하. 그렇다면 다행이군 그래. 나야말로 자네만 좋다면 얼마든지 쉐도우 스나이퍼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생각이 있다네. 다들 어떤가?”

윈델이 자신의 뒤에 운집해 있는 쉐도우 스나이퍼 대원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단 한명도 그의 제안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만큼 방금 전에 보았던 카시안의 실력이 그들에게 크게 어필했기 때문일 것이다.

“자, 그럼 반대가 없는 걸로 알고 카시안을 쉐도우 스나이퍼로 받아들이겠네. 그런데 당장 자네가 우리 부대의 일원임을 증명하는 게 없군.”

윈델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카시안의 옷차림은 단색의 복장으로 통일된 쉐도우 스나이퍼들과는 너무도 차이가 났다. 같이 활동하는 데 무리가 많은 것이다. 거기까지는 그렇다 치자. 카시안은 그들의 트레이트 마크라고도 할 수 있는 무기를 지니지 않은 상태였다.

“일단 이걸 받아라. 적어도 네가 쉐도우 스나이퍼의 일원이라는 사실은 증명될 테니깐 말이다.”

윈델이 등에 메고 있던 쇠붙이를 카시안에게 내밀었다. 카시안이 물었다.

“이건 뭐지?”

“라이플 건이지. 아까 전에 봤을 텐데?”

윈델의 말에 카시안이 두 특수부대가 몬스터들을 유린할 때를 떠올려 보았다. 아마도 이 물건은 그때 터진 천둥소리의 장본인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라이플 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 카시안의 궁금증이 무엇인지를 눈치 챈 듯 윈델이 금세 덧붙여 설명해 주었다.

“라이플 건은 불의 왕국에서 만든 회심의 역작이지. 비록 소음이 엄청나기 때문에 우리와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파괴력은 화살 따위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지. 시범을 보여줄까?”

카시안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몬스터들을 상대할 때 대충 보긴 했지만, 제대로 본건 아니었다.

“저기 한 마리가 보이는군.”

윈델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곳에는 오크가 열심히 도망치고 있었다. 놈은 뱀파이어들이 자행한 대학살의 와중에서 용케도 목숨은 건진 모양이었다. 윈델은 오크에게 라이플 건을 겨누었다. 잠시 후 총성이 울려 퍼졌다.

탕!

오크가 금세 고꾸라졌다. 그리곤 일어서지 못했다.

“흐음.”

금세 카시안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실 오크와의 거리는 너무도 멀어 자신도 명중시킨다고 장담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데 놈을 단번에 쏘아 맞추다니!

“어떤가?”

“대단한 무기로군.”카시안이 짤막하게 대꾸했다. 그것은 진심이었다. 비록 소음과 반동이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저 정도의 사정거리와 화력이라면 못 맞출 것이 없어 보였다. 카시안은 주저 없이 그의 라이플 건을 받았다. 윈델이 희미한 미소를 띠며 손을 내밀었다.

“그럼 우리는 같은 배를 탄 셈이군. 잘 부탁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카시안은 흔쾌히 윈델의 손을 잡아 주었다. 그렇게 카시안은 쉐도우 스나이퍼에 입단하게 되었다.

바크가 이끄는 플로센의 잔존병력들은 시라미아를 향해 진군하고 있는 몬스터대군을 쉴 틈 없이 공격했다. 벌써 며칠간의 전투끝에 2,3만에 달하는 몬스터들이 죽어 나간 상태였다.

“공격! 공격하라! 몬스터 놈들을 단 한 놈도 살려두면 안된다!”

하늘이 찢어질 듯한 고함과 함께 바크가 제일 먼저 몬스터들을 향해 돌진했다. 지휘관의 뒤를 덩달아 사기가 오른 수천의 크로펫 기병대가 뒤따랐다. 블러드 오우거가 나타나지 않는 한에야 엄청난 힘과 기동력, 특수부대의 지원을 고루 고루 받은 이들을 격퇴할 적들은 없어 보였다. 그야말로 무적이었다.

“쿠워어어!”

“쿠우욱!”

적의 기운을 감지한 몬스터들이 일제히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화살은 인간이나 엘프에 비하면 조잡하기 짝이 없었지만 숫자라는 단어 하나가 그것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 주고 있었다.

쉐쉐쉐쉐엑―!

수천발의 화살이 하늘을 빽빽이 메우며 뱀파이어들에게 쇄도했다. 며칠 전만 해도 이렇다 할 저항도 못해보고 일방적으로 당하다 피시한 것과는 상당히 달랐다.

푸푸푸욱!

“크어억!”

“크윽!”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무수한 화살에 병사들의 비명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수에 불과했다.

“쿠웨에에에!”

뱀파이어들이 지척까지 다가오자 대장으로 보이는 오크가 손짓했다. 그러자 앞줄의 몬스터들이 일제히 창을 들이밀었다. 하지만 난폭한 어둠의 전사들은 기병은 창에 약하다는 공식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쿠웅! 퍼버버버벅!

1전단의 기병대의 돌격 앞에 몬스터들의 진형은 폐가마냥 힘없이 허물어졌다. 그렇게 되자 상황은 전과 다를 바 없었다. 종횡무진 활약하는 뱀파이어들의 기세 앞에 몬스터들은 이렇다 할 저항도 못하고 힘없이 죽어 나갔다.

“쿠우어어!”

그때였다. 대장 오크가 특유의 괴상망측한 소리를 내며 어디 론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후방에 자리잡고 있던 몬스터들이 그를 따라 열심히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바크가 실소했다. 움직이는 꼬락서니가 꽤나 질서정연하게 보였지만 그 모양새는 아무리 좋게 보아도 도망치는걸로밖에 여겨지질 않았다.

“몬스터들이 도망친다! 어서 가서 모조리 섬멸시켜라!”

바크의 명령에 금세 공격의 비수가 그쪽을 향했다. 피와 복수에 굶주린 1전단의 전사들은 열심히 살기 위해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는 몬스터들을 향했다.

“와아아아!”

폭풍과도 같은 검은 기병대와 몬스터들간의 거리는 점점 좁혀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힘의 차이였다. 도망치고 있는 몬스터들의 수는 물경 2만을 헤아리고 있었지만 캄에덴의 최정예 1전단의 힘 앞에서는 무력하기만 했다.

푸욱! 파팍!

1전단의 병사가 휘두른 손톱에 등판을 베인 몬스터 한 마리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것을 시발점으로 도주하는 몬스터들이 끊임없이 죽어나가고 있었다. 아마도 조금만 있으면 놈들은 전멸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보게 바크!”

“?”

그때 바크의 귓가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바로 바르자드였다. 후방에 있어야 할 그가 어느새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자신의 옆까지 와있었던 것이다.

“무슨 일입니까?”

“아무래도 예감이 좋지 않네. 마치 놈들이 일부러 우리를 유인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나?”

“유인하다니요? 놈들은 그저 겁에 질려 도망가고 있는 겁니다.”

바르자드의 우려에 바크가 호탕하게 외쳤다. 몬스터들은 지능이 매우 낮다. 고블린은 그렇다 치더라도 오크는 머리에 먹고 싸고 자는 세 가지의 기본시스템만 갖춘 철저한 저능아이지 않은가? 다른 놈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들이 유인을 한다니, 가당치도 않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던 바크는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여태껏 그들이 교란작전을 펼치면서 죽여 왔던 몬스터들의 무리는 대부분이 싸우다 죽어갈지언정 도망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들은 어째서 도망치고 있는 것일까?

‘설마 블러드 오우거가 지척에 있기라도 한단 말인가?’

바크는 금세 고개를 저었다. 분명히 블러드 오우거는 몬스터 무리의 선두에 서서 시라미아를 향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은 몬스터들의 후방을 치고 있다. 몬스터들의 지휘 때문에라도 놈이 올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바크의 추측은 맞아떨어지고 말았다.

쿵쿵쿵쿵!

“맙소사.”

바크가 탄식했다. 두발부터 시작해 머리끝까지 대지가 울리고 있는 것이 확연히 느껴졌다. 비단 촉각 뿐만은 아니었다. 그는 똑똑히 보았다. 자신의 눈앞으로 거대한 오우거들이 단체로 뛰어오고 있는 것을 말이다. 저 많은 오우거들을 한꺼번에 동원할만한 능력을 가진 존재는 단 하나밖에 없었다.

“비, 빌어먹을!”

금세 바크가 욕지기를 내뱉었다. 설마 했는데, 정말이었다. 지축을 뒤흔들며 달려오는 놈들의 사이로 유난히 눈에 띄는 존재가 나타났다. 전신이 온통 핏빛으로 얼룩진 데다 스파이크 클럽을 양손에 두 개씩 쥔 셀리온 최강의 마물. 자신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겨다 준 놈을 바크가 기억 못할 리 없었다.

‘어떡한다.’

바크는 금세 고민에 빠졌다. 선택권은 두 가지였다. 도망치는 것과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것. 하지만 두 가지 선택 모두 실과 득이 공존하고 있었다.

도망칠 경우엔 몬스터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은 고사하고 큰 피해를 입지 않기만 해도 다행이었다. 하지만 상황을 보니 도망친다고 하더라도 사상자가 반은 나올 것 같았다.

그렇다고 맞서 싸우게 된다면 자신들이 전멸할 수도 있다. 서열1위의 자신도 함부로 덤비지 못한 블러드 오우거였다. 맞서 싸운다고 이길 수 있을까?

‘아니, 승산은 있어.’

도리질을 친 바크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군에겐 쉐도우 스나이퍼와 다크 매지션이 있다. 게다가 살아남의 5000여명의 1전단 병사들은 크로펫까지 타고 있다. 솔직히 말해 해볼만한 싸움이었다.

“부관. 어서 병사들에게 저 오우거들을 요격할 준비를!”

“네!”

바크의 명령에 부관은 금세 병사들에게 소리쳤다.

“모두 몬스터들을 집결하라!”

간단한 명령이었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었다. 병사들도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지를 알아챘을지 부관의 말에 주저 없이 모여들었다. 일국의 정예병들답게 그들은 단 몇 분 만에 바크의 앞으로 집결했다.

“바르자드님께서 먼저 놈들을 요격해 주시길 바랍니다.”

오우거의 무리들을 한참 바라보고 있던 바크가 말했다. 아직 놈들이 자신들에게 다가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그때까지 만이라도 최대한의 피해를 입혀야만 했다.

“끌끌끌, 걱정도 팔자로군. 우리도 꿔다 논 보릿자루는 아니라네.”

말을 마친 바르자드는 휘하의 다크매지션을 이끌고 오우거들을 향해 일렬로 늘어섰다.

“모두 크로펫에서 내리게.”

바르자드의 명령에 다크 매지션들이 일사분란하게 크로펫에서 내렸다. 이유는 흔들리는 크로펫 위에서는 흑마술을 제대로 쓸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다른 마법이 다 그렇지만 흑마술도 정신집중이 중요했다.

“모두 쏜즈 아머를 소환할 준비를 해라!”

흰 수염을 어루만지던 바르자드가 소리쳤다. 쏜즈 아머는 온몸이 날카로운 가시로 뒤덮인 상급의 소환수였다. 비록 전투능력도 보잘것없고 움직임도 굼떴지만 강제귀환을 당하기전에 자폭을 한다는 사실이 단점을 상쇄시키고 있었다.

자폭을 하면 온몸이 터지면서 가시가 사방에 쏟아진다. 적이 살와 뼈로 이루어진 생명체라면 타격을 안 입으래야 안 입을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소환사의 정신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지만, 지금은 쏜즈 아머만큼 저 강력한 오우거 무리들을 상대할만한 소환수가 없었다.

슈우우웅―!

잠시 후, 이계의 문을 여는 기묘한 소리가 어른거리더니 흑마술사들의 앞에서 열린 차원의 틈 사이에서 가시투성이의 검은 거인이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었다.

쿵, 쿵, 쿵!

“호오.”

쏜즈 아머들을 본 바크가 감탄사를 토해냈다. 300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오면서 별의별 것을 다 보아온 그이지만 눈앞의 저 소환수는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자, 이제 모두 뒤로 물러서게!”

모두가 쏜즈 아머를 하나 씩 소환한 것을 확인한 바르자드가 그렇게 외쳤다. 그러자 흑마술사들이 일제히 크로펫을 타고 뒤로 물러났다. 몰려오는 오우거들의 진격속도로 보아 놈들은 머지않아 쏜즈 아머와 부딪힐 것이다.

우르르르르!

침묵과 소음이 섞여있는 긴장된 시간이 섬광처럼 지나갔다.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던 오우거들이 쏜즈 아머와 부딪히기 일보직전이었다.

“부딪힌다!”

한 병사가 무의식중에 내뱉은 외침이 신호탄이었을까. 맹렬히 달려오던 오우거들은 자신의 눈앞을 버티고 서있는 쏜즈 아머에게 스파이크 클럽을 휘둘렀다.

쿠쾅쾅! 쿠쾅 쿠아앙!

어마어마한 타격음과 폭발음이 동시에 일어났다. 스파이크 클럽을 정통으로 맞은 일부 쏜즈 아머들은 가시 세례를 터뜨리며 강제귀환을 당했다. 그래도 대부분은 가시로 뒤덮인 자신의 몸뚱아리를 오우거에게 들이대었다. 쏜즈 아머는 발밑을 제외하면 온통 가시였기 때문에 만약 오우거들이 스파이크 클럽이 아닌 맨주먹으로 싸웠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쿠어어억!”

“크오오오!”

오우거들 몇 마리의 입에서 비명성이 터져 나왔다. 자신의 돌격속도를 이기지 못해 맨몸으로 쏜즈 아머의 가시에 찔린 것이다. 아무리 단단한 육체를 가진 오우거라도 살로 이루어진 생명체는 어쩔 수 없었나보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쏜즈 아머들을 부수고 있는 존재가 있었다.

“크흐흐! 이 하찮은 놈들!”

블러드 오우거가 고함을 지으며 두 개의 스파이크 클럽을 휘둘렀다.

퍼퍼펑! 푸푸푹!

스파이크 클럽에 맞은 쏜즈 아머가 자폭하면서 터져 나온 가시세례가 온몸에 박혀들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블러드 오우거에겐 단순한 자극제에 불과했다. 그는 눈썹하나 껌뻑하지 않고 온몸에 힘을 주었다 뺐다. 그러자 몸에 붙어있던 가시들이 저절로 빠져 바닥에 흩뿌려졌다.

“크크크, 뱀파이어 놈들! 이까짓 장난이 이 몸에게 먹힐 것 같으냐!”

드래곤 피어(Dragon fear)와도 같은 괴성을 지른 블러드 오우거가 두 자루의 스파이크 클럽을 크게 치켜들며 쏜즈 아머들을 닥치는 대로 쳐부수기 시작했다. 벌써 대여섯 마리의 오우거들가 죽어 있었고 상당수의 오우거들도 몸을 절고 있었지만 그에겐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못한 것 같았다.

“크으윽!”

“으읍.”

쏜즈 아머가 자폭할 때마다 흑마술사들이 한명씩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며 고통스러워했다. 과연 쏜즈 아머를 소환한 것에 대한 후유증은 엄청났다. 괜히 금기시되는 소환수가 아니었다.

“모두들 정신 차려라! 그 정도 충격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바르자드가 따끔한 충고를 했다. 하지만 그도 내심 불안해하고 있었다. 상황으로 볼 때 쏜즈 아머들은 몇 분 이내로 전멸할 것이다.

쾅! 퍼퍼펑!

오우거들과 쏜즈 아머들이 밀고 당기는 육박전을 펼친 지 얼마나 되었을까? 마지막 쏜즈 아머가 스파이크 클럽에 얻어맞고 오우거와 동반자폭을 함으로써 쏜즈 아머들은 전멸했다. 물론 그들의 활약으로 오우거들은 상당한 피해를 입은 상태였다. 그렇다고 아군이 완전히 유리해진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건재한 블러드 오우거를 보고 있자면 패색이 더 짙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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