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쓰는 헌터사-129화 (129/200)

# 129

흰금 궁전 –2-

이건 예상 외.

뭐라고 해명을 하기도 전 악마가 부지깽이를 휘두른다.

흰금 궁전 기준 허름한 호텔 레스토랑의 주방장이라고 하나 악마는 악마. 3성 성혼의 힘이 이글대며 불타고 있었다.

텁.

그래봐야 김현이 내민 손에 간단히 막히고 말았지만.

악마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 새끼! 감히 이 바방 님의 공격을 막아?"

뭔가 단단히 오해를 하는 모양.

"쯧."

혀를 한 번 찼다.

김현의 주위에 맺혀 있던 유명흔이 불길하게 일렁이기 시작한다. 흐릿한 안개가 들불처럼 일어나더니 악마의 육체를 장악했다.

"어? 어어?"

6성 등급의 혼멸 성혼. 3성 악마 따위가 저항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악마의 몸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지옥불 부지깽이를 얌전히 바닥에 내려놓고는 공손히 서서 머리를 조아린다.

"뭐야! 이 새끼, 당장 그만두지 못해?"

도대체 누구랑 헷갈린 거야?

김현은 자신의 정보를 일부 개방했다. 다는 아니고 자신의 이름과 성혼 몇 개 정도만. 입으로 방방 뛰던 악마가 그걸 보더니 비로소 떠들던 것을 멈춘다.

"어, 그러니까...... 예리크 놈이 아닙니까?"

"놈을 찾아온 건 맞는데, 내가 그 놈은 아니지."

"억, 이런 실수를!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김현이 속박을 풀어주자 주방장 악마가 넙죽 엎드렸다. 치안 좋은 흰금 궁전이라 죽이지는 못해도, 간단한 징벌 정도는 용납하니 해코지를 할까 두려웠나 보다.

슬쩍 주위를 둘러보았다. 허름한 레스토랑이지만 손님이 꽤 있었다. 죄다 호기심 어린 눈빛을 보내는 중이다.

"잠깐 조용히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 그러믄요! 이쪽으로 오십쇼!"

악마가 데려간 곳은 주방 뒤 작은 창고. 악마가 크게 허리를 굽혔다.

"귀하신 분을 이런 누추한 곳에 모셔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예리크 그 지옥불에 구워 마땅한 놈이 귀하신 분께 무슨 죄를 저지른 건지......"

둘이 친분이 있기는 한 모양.

낮은 어조로 대답했다.

"그런 건 아니고, 내가 원하는 걸 그 자가 갖고 있다고 해서."

"허억! 그, 그것이 뭡니까? 예리크 그 놈이 꼭 토해놓도록 제가 뼈를 아주 다져놓겠습니다!"

"오해를 한 것 같은데? 난 강제로 빼앗을 생각이 없어. 대가는 치를 거야."

"아, 그, 그러십니까?"

"그래. 그래서 말인데 예리크는 지금 어디 있지? 잠수를 탔는지 보이지가 않아서. 네게 말한 암호도 겨우 알아냈어."

김현이 예리크를 어찌할 생각은 없다고 해서인지 악마는 적잖이 안심한 기색이다.

"저도 실은 모릅니다. 그 씹어 먹을 놈이 제 지옥 식칼을 훔쳐간 후로는 연락이 끊겨서...... 으, 가져가도 하필 그걸 가져가고! 아이고, 제 눈에 띄기만 하면 놈은 죽은 목숨입니다!"

"짐작 가는 곳도 없어?"

"없지는 않습니다만......"

악마가 묘하게 김현의 눈치를 살핀다. 보아 하니 정보료라도 줬으면 하는 기색이다.

줄 지옥돌도 없고, 굳이 여기서 돈을 쓰기도 싫다.

김현은 악마가 들고 설쳤던 부지깽이에 시선을 주었다. 그걸 보더니 악마가 어맛 뜨거라 하는 얼굴로 정보를 털어놓았다.

"실은 궁전 하층에서 놈이 담배를 피우는 걸 봤다는 제보가 몇 번 있었습니다."

"하층 어디?"

"그것이......"

"흠, 내가 만만해 보이나? 이거 괜히 얌전히 있었......"

"히익! 아닙니다! 통곡의 굴에 놈이 가끔 나타난답니다! 단골들이 저한테 준 정봅니다!"

"어디 있는지 알면서 왜 안 찾아갔지?"

"그야 뭐...... 통곡의 굴에 잘못 갔다간 저 같은 하급 악마는 당장 회쳐져서 한 끼 저녁거리로 팔려나갈 겁니다."

통곡의 굴.

아닌 게 아니라 흰금 궁전의 암흑가 중에서도 악명 높은 곳 중 하나였다. 온갖 강력 범죄가 일상처럼 벌어진다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좋아.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보지."

"저......"

"왜?"

"헤헤헤, 혹시 통곡의 굴에서 그 사기꾼 놈을 보면 제 지옥 식칼을 받아다 주시지 않겠습니까? 귀하신 분께 부탁드리기 송구합니다만, 나름 보답은 하겠습니다."

"뭐, 상황 봐서."

하층.

공중에 부유하는 흰금 궁전의 지하에 숨어 있는 틈새 차원이었다. 흰금 궁전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내려갈 수 있었다. 그리고 뒷골목이라는 단어에 어울리지 않게도, 그 크기가 궁전의 몇 배에 달했다.

궁전의 환락에 취해 재산을 탕진한 자들의 말로. 그나마 여기 머무는 자들은 조금 낫다. 자신의 영혼까지 판 자들은 나락으로 떨어져 영원히 릴리스의 노예가 된다.

'이 근처랬지.'

사실 김현도 흰금 궁전에는 초행이다. 차오 박사가 남긴 일기의 내용을 더듬어 찾아가야 했다.

'여기다.'

언덕 아래에 커다란 분수대가 있다. 분수대는 무지갯빛 영롱한 액체를 하늘 깊이 쏘아 올리는데, 기이하게도 액체가 하늘을 가리면 까만 그림자가 잠깐씩 드리워진다.

이 그림자야말로 하층, 특히 통곡의 굴 옆 비탄의 계곡으로 통하는 지름길.

속으로 숫자를 세다가 빠르게 몸을 날렸다.

휙!

세상이 반전되며 까맣게 변했다.

'어둡구나.'

하층 전역이 대부분 그렇다.

빛은 없다. 오로지 짙은 어둠이 내려앉아 있을 뿐. 광원이 필요한 종족들이 불을 피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어둠을 간파하는 성혼이나 보물에 의존했다.

당연했다.

하층에서 빛이란, 약탈하기 좋은 표적이 여기 있다는 신호와 다를 게 없으니까.

저벅저벅.

천천히 발을 옮겼다. 질척한 진창이 발목을 옭아맨다. 눅눅한 공기가 피부를 압박하고 옅은 비린내가 코를 자극한다.

'피 냄새......'

이상하게 향긋한, 절로 식욕이 도는 냄새다.

꿀꺽.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혈류가 빠르게 돌면서 아랫도리에 뿌듯하게 힘이 들어간다. 유명석이 곧 모든 욕망을 차단했으나 김현으로서도 생경한 경험이었다. 지구에서는 누구의 피 냄새를 맡아도 이 정도로 흥분한 적이 없었으니까.

발길이 저절로 그쪽으로 향했다. 혼멸 성혼이 그리는 이 어두운 세계의 정경에, 뭔가를 뜯어먹고 있는 마수 두 마리가 잡혔다.

"크릉!"

"크어엉!"

뱀과 개와 전갈을 섞어 놓은 듯한 모양새.

놈들은 어떤 아인종을 먹는 중이었다. 굴러다니던 머리통이 우연처럼 김현의 눈에 들어왔다.

피에 절은 얼굴. 유난히 길쭉한 귀. 창백한 피부.

'엘프구나.'

인간만큼이나 흔한 종족이다. 어째서 여기까지 굴러 떨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참한 모습을 보니 동정심이 든다.

"크아앙!"

김현의 시선을 위협으로 간주한 걸까?

마수들이 크게 도약하여 김현을 덮쳤다.

"흥."

그러나 코웃음 한 번으로 물리친다.

두 마리 모두 김현에게 지배당했다. 김현에게 달려들다 말고 엉뚱하게도 서로에 대한 적의를 불태운다. 급기야 한 바탕 혈투가 벌어지고, 마수들은 서로의 목덜미를 문 채 동시에 죽고 말았다.

그걸 묵묵히 바라보던 김현.

나뒹굴던 머리통을 보며 나직이 탄식을 토했다.

하지만 해줄 일은 없다. 이것은 흰금 궁전 하층에서는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일이니.

'가자.'

통곡의 굴은 비탄의 언덕을 내려가면 반드시 닿게 되어 있다. 주변에 신경 쓰지 않고 묵묵히 걸어간다. 괜한 시비를 피하기 위해 적당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별 꼴을 다 보게 된다.

시체를 뜯어먹는 것은 예사. 칼날 채찍을 휘두르며 악마를 고문하는 인간이 보였다. 뚱땡이 엘프가 연회를 벌이며 마수와 악마가 싸우는 것을 구경한다. 드워프가 지옥돌을 쌓아놓고 드래곤 노예를 악마와 접붙이는가 하면, 타락한 천사가 깔깔대며 웃다가 김현에게 추파를 날렸다.

"어머, 강한 흡혈귀네! 놀다 가! 내 피도 좀 빨아주고!"

슬쩍 보니 한쪽 눈이 없고 귀 하나는 잘려 보청기를 달았다. 관심 없다는 듯 고개를 돌리자 천사가 뒤에서 욕설을 퍼부었다.

통곡의 굴에 도착.

비탄의 언덕과는 또다른 분위기. 공기가 무겁디무겁게 침잠되어 있다. 그리고 굴 전체에 매캐한 냄새가 감돈다.

담배, 실은 극도로 강한 마약.

돌아다니는 이들 모두 눈이 게게이 풀렸다. 어떤 자들은 멍한 상태로 배꼽을 맞추고 있었다. 성애 행위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서로의 몸을 난도질하여 내장을 섞는 중이었다.

그런 그들의 얼굴에 얼핏 고통과 쾌감이 교차하며 나타났다. 극도의 피학적이자 가학적 쾌락을 느끼는 것.

이것만큼은 김현도 조금 비위가 상했다.

리아 테일러의 얼굴이 생각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씁쓸히 고개를 돌려, 통곡의 굴 가장 깊은 곳을 주시한다.

[한 대 피우지.]

시커먼 어둠이 은밀하게 다가와 속삭인다.

내미는 담배 한 개비.

녹색 꺼끌꺼끌한 담뱃잎으로 감싼, 죽음을 부르는 마약.

이걸 거부하면 즉시 추방당한다. 김현이 담배를 받아들자 음침한 웃음이 사방에서 울렸다. 아울러 땅 밑에서 검은 불꽃 한 줄기가 너울너울 올라온다.

불을 붙였다.

한 모금 길게 빨아들인다.

'으윽.'

속으로 신음을 간신히 삼키는 김현.

마시는 순간 정신이 아찔했다. 온 몸이 쾌락의 파도에 잠겨 일엽편주가 되어 흔들린다. 약 기운이 심장을, 피를, 근육을, 내장을, 뇌를 점령했다.

세상이 멀어지는 기분.

오롯이 나 홀로 존재하는 것 같다.

그리하여 손 안의 장난감으로 변한 세상을 쥐고 흔드는 듯하다.

위이잉.

울리는 이명.

유명석이 쉬지 않고 진동을 토해내고 있었다.

쿵쿵쿵.

거기에 맞서는 혈정.

종족의 괴리가, 혼종의 특질이 마약을 모조리 분쇄했다. 아득해지던 정신이 비로소 제 자리를 찾는다.

김현은 머리를 흔들며 길게 한숨을 토했다.

"엄청난데."

"오호."

"뭐야, 초짜인 줄 알았더니 꾼이었잖아."

"젠장. 한 몫 잡나 했더니......"

김현을 주시하던 자들이 흩어진다.

통곡의 굴에 서식하는 약쟁이들.

이른바 신고식에서 해롱거리는 자들을 잡아다 해체해서 파는 게 이들의 주요 수익원이었다. 김현은 한 줄기 서늘한 기운이 등허리를 훑는 것을 느꼈다.

'일행들이랑 왔으면 큰일 났겠네.'

차오 박사의 일기에서 비슷한 내용을 읽어서 혼자 온 거지, 털레털레 걸어왔으면 된통 당했겠다.

가장 깊은 곳에 들어오자 통곡의 굴이 죄다 보인다.

산 정상에서 인근 계곡이 모두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

샅샅이 살피다가 구석에 자리를 펴고 누워 있는 예리크를 발견했다.

어떻게 알았냐고?

워낙에 특징적인 모습을 한 악마거든.

선인장을 닮았다. 팔 다리나 이목구비는 당연히 없다. 대신 길쭉한 촉수 여섯 쌍을 가지고 있었다. 또, 머리라고 할 만한 윗부분에 풀잎 왕관을 쓰고 다녔다.

사실은 이 풀잎 왕관이야말로 예리크의 본체. 선인장은 에리크가 기생하는 하급 마수였다.

"이봐, 예리크."

"으음, 누구......"

"일어나."

건드리진 않고 혼력만 툭툭 밀어 친다.

선인장이 크게 움찔하더니 전신에서 가시를 뽑았다. 가시 끝이 저마다 벌어지면서 기괴한 냄새가 풍긴다.

이것도 강력한 마약.

이미 대비를 하고 있던 참이다. 모든 공기를 차단한 까닭에 전달되진 않았다. 대신 징계하는 의미로 혼멸 성혼을 강하게 후려쳤다.

"커억!"

풀잎 왕관이 파르르 떤다. 선인장이 못 박힌 듯 정지한 걸 보면 제법 타격을 받은 모양.

"뉘, 뉘신지?"

"암상인 예리크, 맞지?"

"맞소만......"

예리크가 몸을 일으켜 촉수를 흔든다. 촉수가 바닷속 해초처럼 흔들리는 게 매우 요망해 보인다.

"사고 싶은 게 있어서 왔다."

"뭔데 그러쇼?"

"무법성 열쇠."

"오호라......"

예리크의 촉수가 교활하게 흔들렸다.

"그건 좀 비싼데."

"얼마면 돼?"

"으흐흐, 아주 듣기 좋은 소리야. 아주 듣기 좋아......"

촉수가 배배 꼬이더니 짝! 하고 손뼉 치듯 두 개를 마주친다.

"이렇게 하지. 지옥돌도 좋긴 한데 내가 큰 거래를 하나 맡았어. 그걸 대신 처리해주면 무법성 열쇠 한 벌을 맞춰주지."

"그게 뭔데?"

"마왕 성혼!"

이놈 보게?

김현이 빤히 쳐다보자 예리크가 변명하듯 읊조렸다.

"내가 왜 여기 쳐박혀 있겠어? 이게 다 그놈의 마왕 성혼 때문이야! 마왕 성혼만 있으면 이 생활을 청산해도 된다고!"

"후, 좋다. 진마의 관이면 충분하겠지?"

진마의 관, 즉 6성 등급.

예리크가 열렬히 촉수를 마주쳤다.

"암, 암! 그 정도면 충분하지! 으흐흐! 대신 열쇠는 최상급으로 맞춰줄게!"

"그래. 최상급 아니면 쓴맛을 볼 줄 알아라."

"나도 눈치는 있어! 그럼 언제든 가져오라고! 난 여기 있을 테니."

어차피 김현은 6성 등급이고 6성 악마를 사냥하는 것은 어렵지가 않다. 동료들의 영육 개변 재료로 쓸 6성 외계종도 곧잘 사냥했고.

어려운 것은 마왕 성혼이어야 한다는 점. 혈왕이나 혼왕처럼 최상급 성혼이어서 조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리크와 헤어져 호텔로 돌아왔다.

뜻밖의 일이 벌어져 있었다. 일행을 악마 경비병들이 둘러싸고 무기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무슨 일입니까?"

"현아!"

일행이 김현을 어미 새 기다리던 새끼 새처럼 쳐다본다.

악마들이 김현에게 창을 돌렸다.

"그쪽이 이 상인들의 우두머리인가?"

"그렇습니다만."

"순순히 족쇄를 차라. 지엄하신 릴리스 님의 명에 거역하는 자, 영원토록 나락에서 고통받을지니."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래?

한스와 김애경을 한 번씩 본다. 둘 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이다.

이럴 때를 대비해 챙겨온 게 있지.

김현은 두 손을 펼쳐 보이고는 성혼만 이용해 주머니에서 둘둘 말린 두루마리를 꺼냈다.

블러드 공작의 소개장.

릴리스와는 우호적인 관계이니 여기서 도움이 될 것이다.

"잠깐, 이것 좀 봐주시겠습니까?"

"뭔가?"

소개장을 툭 날렸다. 나비처럼 날아오는 소개장을 악마들이 심각한 얼굴을 하고는 받는다. 내용을 확인한 후, 악마들이 고개를 한 번씩 끄덕였다.

"맞아."

"확인됐군."

"잡아!"

흰금 궁전의 경비병이면 블러드 공작의 이름 정도는 알 텐데 어째 반응이 이상하다. 긴장하는 눈빛을 하면서도 김현을 둘러싸고 철퇴와 도끼창 등 흉흉한 지옥 무기를 겨눈다.

김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불법적인 일을 하지도 않았고 소개장까지 보여줬는데......

'아!'

섬광처럼 어떤 사실이 머리를 스쳤다.

릴리스의 성벽.

혹은 취미.

릴리스는 전 차원계의 다양한 종족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 그렇게 수집한 종족과 밤을 불태우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듣기로는 지금까지 수집한 애첩만 100만 종에 달한다던가.

"빌어먹을."

저절로 욕설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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