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
더 소울(The Soul) - 유적 [1]
@ 유적.
신화력과 진뇌력을 모두 사용하기 시작한 철민은 정말 괴물이었다.
건은 흑룡아를 방패, 창 그리고 대검의 형태로 바꿔가며 철민의 공격을 막았다.
물론 철민은 건을 상대로 전력을 다하진 않았다.
철민은 마치 뭔가 테스트를 하는 것처럼 신화력과 진뇌력을 적절히 조절하며 사용했다.
덕분에 건은 정신없이 철민의 공격을 막거나 피할 수밖에 없었다.
늘 반격을 염두에 두었지만 정작 반격을 할 기회는 절대 찾을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당연히 건은 지쳐갔다.
온 힘을 다해 계속 쏟아지는 철민의 공격을 버텼지만 누적된 충격은 점점 건의 정신마저 흐려지게 했다.
하지만 건은 그렇게 정신이 흐려질 때마다 이를 악물고 버텼다.
이건 건과 동화된 척준경의 자존심이었다.
절대 스스로 쓰러지진 않겠다는 그의 자존심.
그 자존심은 건을 징그러울 정도로 끈질기게 만들었다.
결국, 철민과 건의 대련은 밤을 꼬박 새우고 그 다음 날 점심 무렵까지 이어졌다.
거의 12시간을 넘어서 거의 15시간에 가까워지고 있는 대련 시간.
신화력과 진뇌력을 꺼내 든 철민은 건이 아무리 버텨도 6시간이 한계일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건은 그의 예상을 한참 뛰어넘은 상태였다.
“원래 내가 이런 걸 궁금해하는 성격이 아닌데…… 너 도대체 어떤 영혼과 맹약을 맺은 거야? 난 설마 네가 이렇게까지 버틸 줄은 몰랐다.”
철민은 진심으로 건의 끈기에 감탄하는 중이었다.
“……전…… 아직 더…… 할 수…… 있습니다.”
건은 이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이미 체력적으론 몇 번을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었지만 오로지 정신력만으로 버티고 서 있었다.
“여기서 더 무리하면 진짜 몸이 상할 수도 있다.”
“몸이 상하는 걸 걱정하며 싸울 거였으면 이렇게까지 버티지도 않았습니다.”
철민이 무슨 말을 해도 건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런 건의 의지를 읽은 철민은 작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어쩔 수 없겠군.”
짧은 한 마디.
철민이 그 말을 내뱉는 순간 건은 자신을 관통하는 하얀 섬광(閃光) 한 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번쩍!!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동안 그토록 버티던 건은 그 한 줄기의 섬광을 견디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
철민은 건이 고집스럽게 버티자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정해두었던 힘의 한계선을 풀고 단번에 건을 제압해 버렸다.
건이 다시 정신을 차린 건 대략 두 시간 후였다.
그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어느 정도 몸이 회복된 상태였다.
정신을 잃고 있을 때도 무아공의 경지에 오른 건식수련법이 계속해서 혼력을 순환시켰기 때문에 당연히 회복이 아주 빠를 수밖에 없었다.
“크윽…….”
하지만 회복이 빠르다고 해서 모든 충격이 사라진 건 결코 아니었다.
여전히 건의 몸은 정상과는 좀 거리가 있었다.
“혼력이 완전히 바닥나고 전신의 근육이 파열 직전까지 혹사당해서 근골(筋骨)에 상당한 데미지를 입은 상태…… 거기서 조금이나마 움직일 수 있는 수준까지 육체가 회복되는 데 걸린 시간이 단 두 시간…… 이거 정말 엄청나군.”
정신을 차린 건 앞에는 여전히 철민이 있었다.
“네? 그게 무슨…….”
“너 말이야. 정신을 잃기 보여준 엄청난 정신력도 놀라웠는데 정신을 잃고 나서 보여준 회복력은 날 더 놀라게 했어. 너 정말 경계의 세상을 알게 된 지 이 년도 되지 않은 거 맞아?”
철민은 연희에게 종종 건에 관한 얘기를 들었었다.
연희는 철민에게 늘 건이 상당한 재능을 지닌 소울러라고 얘기했었다.
사실 철민이 이번에 건과 대련을 하려고 했던 이유도 워낙 연희가 건의 재능을 자주 칭찬했기 때문에 그걸 직접 확인해 보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막상 직접 확인한 건의 재능은 단순히 연희에게 말로 듣던 것과는 또 달랐다.
지금까지 철민이 경계의 세상에서 살아오면서 보지도, 듣지도 못해본 수준의 재능.
철민은 지금 굉장히 놀라고 있는 중이었다.
“제가…… 재능이 있나요?”
건은 조심스럽게 철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능이 있느냐고? 당연히 있지. 물론 재능이 곧 성장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넌 재능이 있다.”
철민은 굳이 건이 재능이 있단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재능을 알게 되면 자만하게 되어 오히려 성장하지 못하게 되기도 했지만 적어도 철민이 볼 때 건은 그런 성격은 아닌 것 같았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근데 정말 너 도대체 어떤 영혼과 맹약을 맺은 거야? 아무리 봐도 최소 사 등급 이상인 거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네가 그 정도 되는 영혼과 맹약을 맺을 수 있었던 거지? 이쪽 세상에는 아는 사람도 전혀 없었다며?”
“……저와 맹약을 맺은 영혼은 바로 고려시대에 대무신이라 불렸던 척준경입니다. 그런데 사실 저도 그가 왜 저와 맹약을 맺었는지 그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철민과 연희에겐 이런 정보를 숨길 생각이 없었던 건이었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자신과 맹약을 맺은 영혼이 누군지 얘길 했다.
“허어!”
척준경이란 이름이 나오자 철민은 굉장히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대무신 척준경…… 그래서 네가 그토록 버틸 수 있었던 것이구나.”
철민은 이제야 이해가 건의 무지막지한 정신력이 이해가 되었다.
“사장님도 알고 있는 영혼인가요?”
“당연히 알고 있지. 삼 등급의 초월급 영혼인 척준경. 적어도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영혼 중 무력으로만 따지면 척준경의 영혼을 능가할 영혼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그렇기에 많은 소울러들이 척준경의 영혼주(靈魂珠)를 찾아 헤맸었는데…… 설마 이제 갓 소울러가 된 네가 그와 맹약을 맺고 있을 줄은 몰랐다.”
철민은 건이 맹약을 맺고 소울러가 된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철민은 건이 맹약을 맺은 영혼이 기껏해야 9~8등급 정도의 영혼일 것으로 생각했었다.
설마 건이 무려 3등급의 영혼과 맹약을 맺고 있을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몇 가지 우연이 겹쳐서 하게 된 맹약입니다. 거기에 진짜 왜 척준경이 저와 같은 초짜 소울러와의 맹약을 허락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건도 이제는 소울러와 영혼의 맹약이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고 또 그 과정에서 어떤 걸 주의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걸 알고 나니 더욱 왜 척준경 같은 대단한 영혼이 자신과 맹약을 맺은 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맹약은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그런 운도 결국 너의 실력이다. 어찌 됐건 넌 카드게임과 비교하면 시작부터 조커(Joker)를 얻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조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겠지. 아무리 조커를 들고 있어도 제대로 활용을 못 하거나 조커를 제외한 다른 패들이 엉망이 된다면 조커를 들고 있는 게 아무 의미가 없어질 거다.”
“알겠습니다.”
건은 철민의 조언을 경청하며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철민은 그런 건을 가만히 바라보며 문득 건이 연희가 말했던 것 이상으로 흥미로운 녀석이란 생각을 했다.
‘가지고 있는 재능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것은 저 녀석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열의(熱意)다. 보통 저 정도 재능을 지닌 녀석들은 자신의 능력을 믿고 자만하는 게 대부분이거늘…….’
철민은 오늘 정말 여러 번 놀라는 중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한 가지 하고 싶은 일도 생겨났다.
“잘 알아들은 것 같군. 좋아, 일단 몸부터 더 회복해라. 절대 포기하지 않는 끈기만큼 중요한 게 자신의 몸 상태를 늘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핑계만큼 어리석고 무책임한 핑계는 없다.”
“그럼 대련은 끝난 건가요?”
“왜? 끝내고 싶어?”
“아, 아뇨. 끝내고 싶지 않습니다.”
건은 이번 대련을 통해 정말 많은 걸 얻을 수 있었다.
흑룡아를 사용하는 방법부터 혼력을 이용하는 방법까지 전투와 관련된 거의 모든 능력이 향상된 느낌이었다.
“보통은 이 정도에서 끝내고 싶어하는데 진짜 네 녀석 끈기는 대단하구나.”
“아닙니다. 그저 더 배우고 싶은 마음에…….”
“그래? 더 배우고 싶다고?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나와 대련하자. 물론 대련의 강도는 이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거다. 아, 이렇게 얘기한다고 오해는 하지 마라. 난 너에게 스승과 같은 존재가 될 생각은 절대 없다. 그저 내 카페에 일하는 직원에게 가볍게 가르침을 주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말 그래 주실 수 있나요?”
생각지도 못했던 철민의 제의에 건은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연희도 이런 식으로 나에게 배웠다.”
“감사합니다!”
마치 복권에 당첨이라도 된 것 같이 기뻐하는 표정을 지으며 큰 소리로 대답하는 건.
건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제의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연희도 처음엔 딱 너처럼 좋아했었지…….”
그런 건을 보며 철민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네? 뭐라고 하셨어요?”
“네 오른팔에 있는 그 재미있는 힘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가능성을 지녔다. 그걸 명심해라.”
철민의 얘길 제대로 듣지 못한 건이 철민을 바라보며 물어보았지만, 철민은 전혀 엉뚱한 대답을 해주었다.
“네, 알겠습니다.”
건은 앞으로 있을 철민과의 대련에서 자신이 얼마나 힘겨워할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연희가 그랬듯이 건 역시 철민에게 가르침을 계속 받을 수 있다는 사실만 생각하고 있었다.
* * * *
건이 철민과 대련을 끝내고 올라와 카페에 있던 연희에게 앞으로 철민과 계속 대련을 하기로 했다고 얘기했을 때 연희는 더도 말고 딱 한마디 말만 했었다.
“그 웃음…… 오래가지 못할 거야.”
그리고 건이 이 말의 완전히 이해하기까지는 겨우 이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콰과광!
건은 황급히 들고 있던 대검(大劍) 형태의 흑룡아를 눕히며 철민의 주먹을 막았지만, 철민의 주먹에 실린 신화력의 힘은 건을 대검과 함께 사정없이 수련장 벽에 처박아버렸다.
“커억!”
순간 건은 숨이 턱 막히면서 전신의 뼈가 모두 박살 나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실제로 뼈가 박살 나진 않았다.
이미 건은 혼력이 몸을 자연스럽게 감싸는 경지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혼력이 완전히 바닥나지 않는 이상 어느 정도의 수준까진 몸을 보호할 수 있었다.
어쨌든 건은 이 한 방만으로도 상당한 충격을 입은 상태였지만 더 결정적인 건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파지지직!
벽에 처박힌 건을 향해 쏟아지는 한 줄기의 뇌전.
철민이 진뇌력의 기운을 마치 창처럼 만들어 건에게 던진 것이었다.
‘젠장!’
건은 이번 공격까지 제대로 맞으면 오늘 대련은 여기서 끝난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흑룡아를 다시 한 번 방패 형태로 바꾸며 최대한 빨리 흑룡아(방패)에 무쌍투기를 주입했다.
쩌저저저저저정!
무쌍투기가 주입된 흑룡아(방패)는 철민이 던진 한 줄기의 뇌전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크으.”
물론 방패를 단단히 받치고 있던 건의 양손은 방패를 타고 전해지는 충격에 덜덜 떨렸지만 그래도 이 정도라면 꽤 준수한 방어였다.
분명 건은 철민과 대련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건의 몰골을 보면 이게 과연 대련인지 의문이 들었다.
건의 몸 여기저기 생긴 상처에선 피가 흘러나와 옷 대부분을 붉게 물들게 했고 이미 건이 통혼을 통해 척준경으로부터 받은 혼력은 거의 바닥나 있었다.
거기에 양팔은 움직이는 게 용할 정도로 큰 충격을 입은 상태였고 왼쪽 복부엔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관통상(貫通傷)을 입은 상태였다.
단순히 대련하며 입은 부상들이라고 하기엔 너무 심각한 상처들이었다.
더 충격적인 건 아직 대련이 끝난 것도 아니란 사실이었다.
‘젠장, 결국 오늘도 네 시간을 못 버티는 건가?’
이 상황에서도 건은 네 시간을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사실에 더 신경을 쓰고 있었다.
이미 일주일 전에 있었던 대련에서 겨우 세 시간만 버티고 쓰러졌던 건이었다.
그때 입었던 부상은 보통 사람이라면 거의 몇 달은 치료를 해야 회복될 부상들이었다.
하지만 건은 일주일 만에 대부분의 부상을 회복하고 다시 대련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게 건이 익히고 있는 건식수련법과 그는 모르고 있는 철민의 안배 덕분이었지만 어쨌든 건은 이젠 확실하게 일주일 전에 왜 연희가 자신에게 그런 말을 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정말 철민과의 대련은 말만 대련이지 사실은 생사(生死)를 논하는 것 같은 살벌한 전투였다.
덕분에 건은 그 누구도 빠질 수 없던 한국대학교의 1학년 체육대회의 나머지 일정도 모두 빠진 상태였다.
빠지고 싶어서 빠진 게 아니라 마침 건이 참여하기로 한 야구와 계주 시합이 모두 대련을 한 다음 날이라 아예 학교에 가지 못해서 빠진 것이었다.
아무리 대단한 회복력을 지닌 건이라고 해도 철민과 대련을 하고 나면 거의 이틀 정도는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했다.
그런 이유로 학교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축구 경기에서 영어영문학과의 영웅이 되었던 건은 졸지에 야구와 계주 경기에 아예 참여하지 않으면서 영어영문학과의 역적(逆賊)이 되어 버렸다.
애초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정작 건은 학교에서 영웅이 되든지 역적이 되든지 별 관심이 없었다.
지금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철민과의 대련에서 최대한 오랜 시간 동안 버티는 것이었다.
어쨌든 건은 이렇게 힘겹게 철민이 던진 뇌전의 창을 막으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그가 한숨을 돌리는 그 순간이 그에게 가장 치명적인 순간이 되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 건의 앞에 모습을 나타낸 철민.
그는 정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조금 전 간신히 방패로 뇌전의 창을 막아낸 건을 향해 강력한 신화권(神火拳)을 날렸다.
화르륵, 꽈과광!
이걸로 끝이었다.
아무리 건이 노력해도 이번 공격은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
결국, 건은 그 한 방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건의 몸은 마지막 한 방으로 더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철민은 전혀 개의치 않은 표정이었다.
그는 대신 쓰러진 건을 가볍게 어깨에 들쳐멘 후 지하수련장의 결계를 다시 작동시켜 경계를 사라지게 하였다.
그리곤 지하수련장을 나와 1층으로 올라왔다.
1층에는 연희가 이미 만만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연희는 만신창이가 되어 있던 건을 건네받아 빠르게 응급처치를 하고 영혼의 조각으로 작동하는 소울러 전용 치료 캡슐에 건을 눕힌 후 캡슐을 작동시켰다.
이 캡슐은 상당히 고가의 장비였고 이걸 작동시키는데 들어가는 영혼의 조각도 꽤 비쌌지만, 철민은 이런 부분에선 돈을 전혀 아끼지 않았다.
“사장님, 아무리 이 녀석이 강골(强骨)이라고 해도 좀 심하신 거 같아요. 저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잖아요?”
“괜찮아. 이 녀석이 버틸 수 있는 수준만큼만 굴리고 있는 거니까 걱정하지 마.”
“어휴, 사장님도 참…….”
연희는 못 말린단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진짜 제대로 된 철은 원래 두들기면 두들길수록 강해지는 법이야. 이 녀석은 내가 본 그 어떤 철보다 뛰어난 철이야. 그러니까 두들기는 것도 제대로 두들겨야지.”
철민은 건의 재능을 누구보다 인정하고 있었다.
“뭐, 사장님이 그렇다면 그게 맞는 것이겠죠.”
연희는 철민을 믿었다. 적어도 그녀가 아는 철민은 절대 허언을 할 인물이 아니었다.
“아, 그나저나 사장님. 지금 천리안(千里眼)에서 긴급 정보가 하나 날아왔어요.”
“긴급정보? 몇 급 정보인데?”
“일 급이에요.”
“호오, 일 급이라고? 어디에 혼마라도 나타난 거야?”
“혼마보다 더 대박인 거 같아요. 아직 확실히 확인된 정보가 아니라 일 급이고 후에 특급으로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네요.”
“혼마보다 더 대박이라고? 설마…….”
“네, 맞아요. ‘유적’으로 예상되는 곳이 발견되었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