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8
더 소울(The Soul) - 그 후……. [1]
@ 그 후…….
건은 전능강기를 조금 변형시켰다.
지금까지의 전능강기가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과 같은 모습으로 아담의 블러디 아이언을 사정없이 구겼다면 변형된 전능강기는 마치 두꺼운 쇠사슬처럼 변하며 블러디 아이언을 꽁꽁 묶었다.
당연히 아담은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하고 건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다.
건은 아주 간단하게 행동했다.
어차피 미국과 유럽의 소울러들은 모두 건을 혼마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건도 그들의 예상에 맞춰서 마치 혼마처럼 행동해주었다.
대신…… 평범한 혼마가 아닌 최소 종말의 괴수 급은 되는 그런 혼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휘이잉!
콰과과광!
건은 자신이 끌고 다니는 블러디 아이언을 마음대로 휘둘러서 S-알파의 요원들을 하나씩 날려버리는 중이었다.
건의 공격은 특별할 게 하나도 없는 너무나도 간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S-알파의 소울러들은 단 한 명도 그 공격을 막지 못했다.
건의 입장에선 그저 전능강기를 이용해 제압한 블러디 아이언을 사정없이 휘두르는 것뿐이었지만 S-알파의 소울러들에겐 자신들의 명령권자인 아담이 타고 있는 블러디 아이언이 제멋대로 날아와 자신들과 충돌하는 것이었다.
이 공격을 막으려면 결국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블러디 아이언을 박살 내야 한다는 뜻이었는데 그걸 막상 실행에 옮기기엔 많은 망설임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 망설임은 결국 치명적인 피해로 바뀌었다.
그들이 잠깐 망설이던 사이 건은 블러디 아이언을 휘둘러 네 명의 S-알파 요원들이 타고 있던 소울 머신을 완전히 박살 냈다.
이렇게 되자 아담 다음의 명령권자라고 할 수 있는 콜리는 어쩔 수 없이 하고 싶지 않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미 블러디 아이언에 탑승하고 있던 아담은 정신을 잃고 있어 통신에도 반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는 자신이 결정을 내리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블러디 아이언을 파괴하라! 다시 명령한다. 블러디 아이언을 파괴하라!]
너무나도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여기서 더 망설이다간 진짜 모두가 끝장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파괴 명령을 내려야 했다.
마찬가지로 망설이고 있던 S-알파의 요원들은 콜리의 명령이 떨어지자 그때야 망설임을 털고 곧장 블러디 아이언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드드드드드드!
S-알파의 요원들이 타고 있는 소울 머신에 장착된 각종 화기가 모두 블러디 아이언을 향해 공격을 쏟아냈다.
그러자 건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블러디 아이언을 감싸고 있던 전능강기를 회수했다.
이미 블러디 아이언의 외부 장갑은 완전히 일그러진 상태였고 그 안에 타고 있던 아담도 정신을 완전히 잃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쏟아지는 이 공격을 절대 막을 수 없었다.
콰과과과과과과광!
폭발하는 블러디 아이언.
아담은 자신의 부하인 S-알파 요원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천천히 바닥에 쓰러졌다.
아직 완전히 파괴된 것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블러디 아이언은 거의 고철수준으로 변했고 그 안에 탑승하고 있던 아담은 절대 회복할 수 없는 너무나 큰 데미지를 입었다.
더 치명적인 것은 건이 블러디 아이언에게 공격이 쏟아진 그 순간 ‘치우조화광(蚩尤造化光)’을 사용해 아담의 정신을 회복시켰다는 점이었다.
아담은 뒤늦게 공격을 멈추라고 소리 질렀지만, 그 순간 이미 공격들은 모조리 블러디 아이언에 적중되었다.
자신이 데리고 있는 개들에게 마구 물어뜯긴 주인.
지금의 아담이 딱 그런 상황이었다.
당연히 아담이 입은 정신적 충격은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컸다.
“끄으…….”
아담은 매우 억울한 표정으로 뭔가를 얘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건은 이제 아담에게 볼일은 끝났다는 표정으로 전능강기를 망치 모양으로 바꾼 뒤 그대로 블러디 아이언을 내리쳤다.
꽈광, 콰지지지직!
이미 고철수준으로 변해 있던 블러디 아이언은 이 한 방으로 완벽하게 끝장났다.
아담은 자신의 부하들에게 물어뜯긴 이후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에 압살당했다.
이렇게 아담에게 복수를 끝낸 건은 이제 남은 잔챙이들을 정리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땅바닥에서 추가로 200의 치우철병이 더 솟아올랐다.
미국과 유럽의 소울러들은 그 모습을 보며 경악했다.
지금도 힘겨웠는데…… 거기에 추가로 200의 치우철병이 더 나타나자 그들은 심각하게 도주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물론 건도 도망가는 놈들까지 모조리 응징할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건은 가장 큰 복수는 이미 끝낸 상태였다.
아무리 척준경, 광개토대제 그리고 치우천왕이 건과 하나로 합일 되며 건의 심력(心力)이 인간들의 기준과는 완벽히 달라졌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독하게 복수를 할 정도로 변하진 않았다.
대신 건은 계속 저항하는 이들은 철저히 망가트릴 생각이었다.
굳이 목숨을 빼앗진 않는다고 해도 최소한 그들이 더 이상 경계를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만들어 버렸다.
유럽에서 목에 힘을 좀 주고 다니던 소울마스터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실 그들의 실력은 아이언마스터 아담과 아주 조금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블러디 아이언에 탑승한 아담도 건에게 제대로 저항 한 번을 못해보고 박살이 났는데 유럽의 소울마스터들이 건을 상대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건은 너무나도 쉽게 그들을 무너트렸다.
블러디 아이언을 종잇장처럼 구겨버린 전능강기가 이번에도 위력을 발휘했다.
건은 간단하게(?) 소울마스터들의 뼈마디들 모조리 꺾어버렸다.
아무리 소울마스터라고 해도 전신의 뼈들이 조각조각 박살나면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힘의 차이가 너무나 극명하다 보니 건의 입장에선 소울마스터를 상대하나 그들 밑에 있는 소울러들을 상대하나 다를 게 전혀 없었다.
결국 유럽 쪽의 소울마스터들은 도주 명령을 내렸다.
건을 도저히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마제급 이상의 혼마로 규정짓고 모두 흩어져서 도망가라고 명령했다.
전멸하는 것보다 그게 훨씬 나을 것으로 판단이 들었기 때문에 내린 굴욕적인 명령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명령을 내린 유럽이 미국 쪽보단 훨씬 나은 상황이었다.
아이언마스터 아담을 자신들 손으로 제거하고 거기에 두 번째 명령권자라 할 수 있는 콜리마저 건에게 제일 먼저 당해 쓰러져버렸기 때문에 그들은 상황에 맞춰 대처할 능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생각을 할 수 있는 머리를 잃어버린 그들이었기 때문에 모든 상황 판단이 느려질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결국 전멸로 이어졌다.
건은 도주하는 유럽의 소울러들은 모두 놔두고 대신 남아 있는 미국의 소울러들을 모조리 쓸어버렸다.
유럽 쪽 소울러들이 모두 도망간 상황이었기 때문에 미국의 소울러들은 너무 쉽게 쓰러졌다.
건은 그렇게 미국의 소울러들을 모두 다시는 경계에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망가트린 후 직접 그들을 경계 밖으로 던져 버렸다.
또한, 건은 미국의 소울러들이 남긴 각종 장비를 모조리 치우의 보고에 쓸어담았다.
미국이 신의 흔적에 가져온 수많은 장비는 현재 미국의 영혼과학으로 만들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물건들이었다.
돈을 주고도 구하기 힘든 물건들이었기 때문에 건은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챙겼다.
물론 유럽 쪽 소울러들이 놓고 간 것들도 같이 챙기긴 했지만 아무래도 그들이 남기고 간 장비들의 수준은 미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졌다.
모든 일을 끝 건은 다시 치우의 보고(S룸)로 통하는 입구를 열었다.
건이 미국과 유럽의 소울러들을 쓸어버리고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삼십 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S룸의 시간으로 따지면 다섯 시간이 흘렀을 테니 혹시라도 철민이나 연희가 깨어났을지도 몰랐다,
* * * *
“그러니까 이곳이 네 능력으로 만들어낸 공간이라는 거야?”
S룸으로 돌아온 건은 여전히 정신을 잃고 있는 연희와 그녀 옆에서 정신을 차리고 몸을 회복하고 있는 철민을 만날 수 있었다.
철민은 이미 백에게 충분히 설명을 들은 후였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건의 등장에도 그다지 놀라지 않았었다.
“그 능력은 이곳에서 얻은 것이고?”
“네.”
건은 철민에게 자신이 이곳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1등급 영혼보물을 자신이 취했다고 알려주었다.
물론 그게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철민 역시도 그걸 궁금해하진 않았다.
“대단해. 이젠 나도 감히 올려다보기도 힘든 경지까지 올라간 거 같은데?”
철민은 건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감탄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건이 대단한 소울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긴 했었지만 이렇게나 빨리 그렇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말 너무나도 빠르고 또한 너무나도 대단했다.
“운이 좋았을 뿐이에요.”
“아니다. 내가 전에도 얘기했지만, 운도 결국 자신의 실력이다. 더욱이 그 운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운이 좋아 기연을 얻을 순 있지만, 그 기연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운과는 별개의 일이었다.
“혼자 힘만으로 여기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사장님과 누나가 아니었으면 절대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하하하, 그건 당연한 거지! 그러니까 앞으로 잘 좀 부탁할게.”
철민은 호탕하게 웃으며 얘기했다.
그는 진심으로 건의 성장을 기뻐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누난 괜찮겠죠?”
건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연희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녀석들도 이곳이 한국이란 점 때문에 진짜 심하게 손을 쓰진 못했다. 아마 몇 시간 안에 정신을 차리고 일어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 근데…… 너 삼국연합 쪽은 어떻게 할 생각이야?”
“흐음…… 아무래도 그냥 놔두긴 좀 그렇겠죠?”
“손을 쓰지 않았으면 상관없겠지만, 미국과 유럽 연합을 이렇게 박살 내버린 상황에선 조금 다르게 대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차피 신의 흔적이 서서히 닫히기 시작했다면 삼국연합을 적당히 천본 안에서 구르게 해서 외부에서 보기엔 마치 그들이 일 등급 영혼보물을 가져간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철민은 건에게 모든 상황을 들은 상태였다. 그렇기에 어떻게 해야 건에게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는 중이었다.
“호오, 나쁘지 않은 생각이네요.”
“어차피 삼국연합이 천본의 중심에 간다고 해서 누가 일 등급 영혼보물을 가져갔는지 알진 못하겠지만…… 네가 나서서 아예 그들이 천본의 중심에 가보지도 못하게 만들면 더 확실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겠죠. 그들로선 구경도 하지 못한 일 등급 영혼보물을 자신들이 가져간 걸로 될 테니 더욱 억울하겠네요.”
“그게 핵심이지. 난 그동안 여기서 몸을 좀 더 회복하고 있을게. 내 도움은 필요 없지?”
철민은 이미 건이 자신의 도움 같은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정도의 경지에 올랐다는 걸 알고 있었다.
“쉬고 계세요. 시간 될 때마다 틈틈이 들릴게요.”
“그래, 잘 처리해라.”
철민과의 대화를 끝낸 건은 다시 출구를 만들어 치우의 보고 밖으로 나왔다.
계획은 아주 간단했다.
삼국연합을 적당히 천본의 중심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괴롭히면서 동시에 자신의 능력으로 신의 흔적이 닫히는 속도를 최대한 빨리 끌어당길 생각이었다.
물론 아무리 끌어당겨도 최소 보름 정도는 걸리겠지만, 그 보름 동안 삼국연합의 발을 묶어 놓으면 무조건 그들이 일 등급 영혼보물을 가져간 걸로 보일 게 분명했다.
어차피 그들이 아니라고 변명해봤자 다른 사람들은 절대 그 말을 믿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