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소울(THE SOUL)-174화 (173/175)

# 174

더 소울(The Soul) - 암흑마신 [2]

암흑마조는 아주 빠르게 건을 향해 날아왔다.

건은 한눈에 이 공격은 어차피 피해 봤자 계속 자신을 따라 날아올 공격이란 것을 알았기 때문에 굳이 피하진 않았다.

콰과과과과과과과광!

피하지 않은 결과 암흑마조는 건의 몸에 부딪히며 폭발했다. 당연히 폭발력은 상당히 강력했다.

하지만 이 정도 폭발력으론 건의 전능천의를 뚫을 수 없었다.

그런데 암흑마조는 단순히 상대방의 몸에 부딪혀 폭발만 하는 기술이 아니었다.

츠리리리리릿!

놀랍게도 암흑마조는 폭발과 함께 사라진 게 아니라 폭발을 하며 몸을 변형시켜 끈끈한 액체가 되어 건의 몸에 달라붙었다.

건의 오른팔을 휘감은 검은색 암흑마기.

그것은 어지간해선 떨어질 것 같지가 않아 보였다.

그런데 암흑마조 공격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건이 아무 생각 없이 암흑마조 공격을 그냥 맞아주자 암흑마신은 이때가 기회라는 듯이 계속 암흑마조를 날렸다.

꽈과광, 꽈과과과과광!

덕분에 건의 몸에는 다섯 마리의 암흑마조가 더 와서 충돌했다.

그리고 그놈들은 모두 검은색의 끈끈한 액체가 되어 건의 몸에 달라붙었다.

츠리릿, 츠리리리릿!

결국, 건은 온몸에 검은색 액체를 뒤집어쓰게 되었다.

검은색 끈끈이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점점 크기가 커지며 건의 몸 전체를 휘감으려고 했다.

사실 그것은 암흑마신이 만든 암흑마기의 정수(精髓)였다.

암흑마조는 겉으로 보면 그냥 단순한 공격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이 암흑마기의 정수를 상대방에게 달라붙게 하려고 만들어진 것이었다.

보통은 하나의 정수만 달라붙게 해도 상대방의 순식간에 증식해 상대방의 몸 전체를 휘감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암흑마신은 건의 실력을 어느 정도는 인정했기 때문에 확실히 하기 위해 여섯 마리의 암흑마조를 날린 것이었다.

암흑마기의 정수, 그것의 성질은 단 하나.

바로 상대방을 휘감은 후 상대방의 몸에 암흑마기를 주입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암흑마기가 주입되면 그땐 모든 게 끝났다.

몸속으로 주입된 암흑마기는 상대방의 영혼을 자연스럽게 오염시켰고 그렇게 되면 암흑마신이 그 오염된 영혼을 자신의 권능으로 거두기만 하면 끝이었다.

즉, 영혼과 육체 모든 게 암흑마신의 것이 된다는 뜻이었다.

당연히 건의 몸을 휘감은 암흑마기의 정수는 평소랑 똑같이 증식을 통해 건의 몸을 휘감고 그 뒤에 암흑마기를 건의 몸속으로 주입하려고 했다.

‘이거 생각보다 너무 쉽게 끝나겠군.’

암흑마신은 암흑마기의 정수가 건의 몸을 완전히 휘감아버리는 것을 보고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그의 생각일 뿐이었다.

츠츠츠츳!

번쩍!!

그것은 빛이었다.

단순한 빛이 아니라 세상의 그 어떤 것이라도 회복시킬 수 있는 강력한 창생(蒼生)의 힘을 지닌 빛이었다.

암흑마기의 정수가 휘감았던 건의 몸 전체에서 그 빛이 터져 나오는 순간 암흑마기의 정수는 순식간에 소멸하였다.

전능조화광(全能造化光).

창생의 힘을 가득 담고 있던 그것은 당연히 암흑마기와는 상극이었다.

건의 몸에서 폭사 된 전능조화광은 암흑마기의 정수만 소멸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사방으로 뻗어 나가며 데스나이트들과 그들이 의지하는 다크필드에도 영향을 미쳤다.

콰아아아아아!

대략 100여마리의 데스나이트가 소멸하고 다크필드 역시 마구 균열이 생기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쯤되자 당연히 암흑마신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크윽…… 네놈이 그렇게 기고만장했던 건 바로 이것 때문이었구나!”

암흑마신은 전능조화광이 건이 건방을 떨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했다.

전능조화광이야말로 건이 가진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기고만장이라…… 미안하지만, 기고만장이란 단어보다는 무신경이란 단어가 더 알맞을 것 같은데?”

애초에 건은 처음부터 암흑마신을 자신의 호적수로 생각하질 않았다.

그렇기에 건의 말처럼 기고만장이란 단어보다는 무신경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렸다.

신경을 쓰지 않는 상대.

암흑마신은 건에게 그런 상대였다.

“끝까지 기고만장하는구나!!”

건이 이렇게 나오자 암흑마신은 진심으로 분노했다.

암흑마신으로 다시 태어난 암흑제국을 세웠을 때 그는 세상에 모든 존재가 자신의 발밑에 있다고 믿었다.

경계에서 이름을 날린다는 그랜드마스터들도 절대 자신의 상대가 될 수 없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렇게 당당히 암흑제국의 탄생을 선포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내가 네놈의 몸뚱이를 가지고 싶어 조심히 다뤄줬더니 네놈이 아주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는구나. 좋다. 이제부턴 그 몸뚱이를 포기하고 네놈에게 암흑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주마!”

분노한 암흑마신은 곧장 일본대륙 전체에 퍼트려놓았던 암흑마기를 모조리 자신에게로 끌어당겼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

순식간에 넓게 흩어져있던 모든 암흑마기가 암흑마신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암흑마기는 곧 암흑마신이었다.

암흑마신은 그걸 평소엔 대부분 일본, 아니 암흑제국 전체에 퍼트리고 있었지만, 만약 그걸 다시 자신의 몸으로 회수한다면 그 자체로 암흑마신은 전혀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건은 그런 암흑마신 쪽으로 손을 들어 올렸다.

상대방이 힘을 다 모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은 만화영화에서나 나오는 장면이었다.

번쩍!!

파아아아아아앗!

건은 다시 한 번 전능조화광을 사용했다.

이번엔 전능조화광을 오른손 바닥으로 집중시켜 더욱 강력한 한 줄기의 빛을 쏘아냈다.

꽈르릉, 쩌저저저저저저저저저저저정!

그런데 놀랍게도 암흑마신은 전능조화광을 막아냈다.

정확히는 그가 끌어모으고 있는 암흑마기가 자연스럽게 두꺼운 장막을 만들어 전능조화광을 막은 것이었다.

치이이이이이익!

물론 전능조화광은 특유의 성질 덕분에 암흑마기의 장막을 뚫고 들어갔지만, 워낙 암흑마기의 장막이 두껍고 농도가 짙었기 때문에 그걸 꿰뚫고 안으로 파고들진 못했다.

‘호오, 상극의 힘을 압도적인 물량공세로 막는다……. 좋은 대처군.’

암흑마기의 상극이라 할 수 있는 전능조화광을 막기 위해 암흑마신이 선택한 방법은 매우 간단했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질적 차이를 양으로 극복하는 방법.

이것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현명한 대처일지 몰랐다.

특히 암흑마신은 일본의 영혼석을 집어삼키며 절대 마르지 않는 암흑마기의 샘을 얻은 상태였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암흑마기를 소모해도 전혀 무리가 되지 않았다.

“크아아아아아아!”

불과 1분도 되지 않아 암흑제국 전체에 흩어놓았던 모든 암흑마기를 회수한 암흑마신은 몸속에서 넘쳐흐르는 미증유의 거력(巨力)을 느끼며 괴성을 내질렀다.

암흑마신이 힘을 얻자 자연스럽게 망가졌던 다크필드도 원래대로 회복되고 전능군에게 밀리던 데스나이트들도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전능군과 데스나이트들.

하지만 건과 암흑마신은 사실 그 싸움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나의 힘이다!”

콰르르릉! 번쩍!

암흑마신의 말과 함께 완벽히 검게 변한 하늘에서 검은색 벼락이 건을 향해 내리꽂아 졌다.

콰과과과광!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암흑뇌전(暗黑雷電)이 마치 소나기가 내리는 것처럼 마구 쏟아졌고 그것들은 모조리 건을 향했다.

그렇게 시커먼 뇌전이 건에게 집중되자 건이 서 있던 곳에선 계속해서 폭발이 일어났다.

꽈과광, 꽈과과과광!

그것은 마치 융단폭격 같았다.

암흑뇌전의 융단폭격…… 암흑마신은 정말 이젠 건의 육체를 가지겠단 생각을 완전히 버리고 아예 건을 몸을 분자단위로 조각내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암흑마신의 공격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는 암흑뇌전이 계속해서 건이 서 있던 곳에 마구 떨어지고 있는 그 상황에서 또 하나를 추가했다.

그것은 바로 데스나이트와는 또 다른 죽음의 군단을 소환하는 것이었다.

이번엔 데스나이트처럼 그렇게 많은 숫자를 소환하지 않았다.

단 한 마리.

하지만 가장 데스나이트들을 비교도 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놈을 소환했다.

캬오오오오오오!

드드드드드드드득!

암흑마기가 요동치며 허공에 커다란 검은색 구멍을 만들었고 그 구멍에서 거대한 한 마리의 용이 기어나왔다.

이것은 암흑마신의 진정한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암흑마룡(暗黑魔龍)이었다.

암흑마룡은 흔히 얘기하는 신수(神獸)들과 비슷한 존재였다.

단지 놈은 신수처럼 신성한 힘을 통해 각성한 게 아니라 암흑마기를 통해 각성한 마수(魔獸), 아니 초마수(超魔獸)였다.

놈의 힘은 암흑왕들보다 강했다.

암흑마신이 놈을 소환한 이유는 건의 전능군에게 밀리고 있는 데스나이트들을 도와 전능군을 쓸어버리기 위해서였다.

그는 완벽한 승리를 원했기에 건이 소환한 전능군도 모조리 쓸어버려야 만족할 수 있었다.

하늘에선 미친 듯이 암흑뇌전이 쏟아지고 소환된 암흑마룡은 괴성을 내지르며 자신의 존재감을 사방에 알렸다.

대충 여기까지만 해도 암흑마신의 강력함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암흑마신은 만족하지 못한다는 표정으로 또다시 암흑마기를 양손에 집중시켰다.

“철저히 아예 먼지조차 남지 않게 소멸시켜주마!”

그 말과 함께 암흑마신은 남아 있던 모든 암흑마기를 하나로 뭉쳐 하늘 위에 아주 커다란 에너지 덩어리를 만들었다.

그것은 검은 별이었다.

‘암흑멸성(暗黑滅星)’.

이것은 암흑마신이 가진 기술 중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

워낙 위력이 강력했기 때문에 이걸 건에게 떨어트리면 어쩜 주변에 있던 데스나이트는 물론이고 어쩌면 방금 소환한 암흑마룡도 소멸할 수 있었다.

아니, 그런 걸 넘어서 어쩜 일본 대륙에 커다란 균열이 생기고 그 충격으로 후지산이 폭발할지도 몰랐다.

그럼에도 암흑마신이 굳이 암흑멸성을 꺼내 든 이유는 이 한방으로 모든 걸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암흑멸성이라면 분명 건을 완벽하게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만큼 암흑멸성의 위력은 강력했다.

“이걸로 끝이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

어마어마한 암흑마기가 뭉쳐져 만들어진 검은색 별, 암흑멸성이 지금도 여전히 뇌전이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있던 건이 서 있던 장소로 낙하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유성(流星)처럼 길게 꼬리를 남기며 떨어졌는데 암흑마신은 이제 남은 것은 천지를 뒤흔들 폭발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그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일어났다.

뇌전들이 쏟아지고 있던 그곳.

그곳에서 황금색 섬광이 터져 나왔고 동시에 그쪽으로 쏟아지던 뇌전들이 모조리 보이지 않는 절대적인 힘에 의해 사방으로 튕겨지며 흩어졌다.

파지지지지직!

그렇게 뇌전들이 튕긴 그 순간 황금빛 광휘로 온몸을 휘감고 있는 건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의 등에는 황금색 날개가 솟아올라 있었고 그의 손에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대검(大劍)이 잡혀 있었다.

전능천익(全能天翼)과 전능아(全能牙)였다.

그리고 건이 날아오른 그 순간 건이 서 있던 곳에서 거대한 붉은색 새가 튀어나와 날카로운 발톱으로 곧장 암흑마룡의 목덜미를 낚아채버렸다.

그것은 한 마리의 신조(神鳥)였다.

그냥 신조가 아니라 타오르는 화염을 온몸에 두르고 있는 염화신조(炎火神鳥) 백이었다.

건이 날아오르고 백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암흑마신은 암흑멸성 한 방이면 모든 게 정리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더욱 암흑멸성에 자신의 힘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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