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3화▶제갈량과 불편한 동침◀
한동안 순탄했다. 어차피 하는 일도 없었고 딱히 여기저기서 불려다니는 일도 없었기에 누워있는것이 일의 전부, 물론 진영 내에 있어야 했던 터라 여흥거리는 없었다. 원래 여흥거리가 있어도 밖으로 안나오지만 자주적으로 안하는거랑 못하게 되는거랑은 갭이 크다 아무리 재미없는 게임이라도 공부한다고 다른 활동이 제약받게되면 재미없는것도 재밌을꺼같고 하고 싶어지는 것은 사람의 본능이다.
"전쟁이 끝나면 어디 놀러라도 다녀야지....."
또 기말고사 끝나면 게임만 해야지! 같은 말을 하는 김민태다. 어차피 기말고사 끝나면 그렇게 하고싶었던 게임이 하고싶어지지 않는다. 그나저나 최근에 있었던 일이라면 주유가 제갈량한테 몇번의 떠보기를 하긴 하였지만 전부 받아쳐냈다. 주유의 작업질이 시작된것이다.
'보통 상대방이 자신을 견제해서 들어온다면 그 상대방의 기분을 풀거나 자신을 낮춰서 그걸 피하려 하는데 정면으로 맞서서 이겨냈었지... 나는 절대로 못하는 거야.... 대단했지'
비록 제갈량이 자신을 싫어하지만 그의 능력만큼은 혀를 내두른다.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어도 그만한 인재는 없다는 것, 게다가 예형처럼 시도 떄도 없이 상대를 짓누르는게 아닌, 상대를 고려하여 상대에 맞춰서 대한다는것이 그를 이끌어주는 최고의 장점이다.
"민태님"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가 김민태를 부르자 깜짝 놀라서 일어나는 김민태이다. 그 누구도 여길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였다.
"엇... 제갈량"
제갈량이 왠일인지 이곳을 다 찾아왔다. 제갈량은 처음에 김민태를 보고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왜...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내가 그렇게 허튼 소리 말고 있으라 했는데...."
주어는 없지만 누가봐도 김민태 한테 하는 핀잔이다.
"어찌되었든 밖에 노숙님이 와 계십니다. 아마 주유공이 부르는 것이지요"
"에??? 왜....?"
"노숙의 말을 들어보니 당신이 고육계를 조운한테 언급하였다고 하더군요, 그것이 주유의 귀에 들어갔고 그리고 제가 주유의 감시망을 벗어난 현재, 당신은 주유의 표적이 된 상태입니다."
"헐.... 그걸 들어?? 그양반 귀가 얼마나 밝은겁니까?"
머쓱한 김민태의 중얼거림을 무시하고 말을하는 제갈량이다.
"다시한번 말합니다"
눈을 감고 고개를 숙여 한동안 생각하고 말을 한다.
"절.대.로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그 상황을 넘기세요 고육계를 눈치 채는 안목이면 그정도 언변은 가지고 있겠지요"
제갈량이 김민태를 어느정도 인정한것이기도 하지만 과대평가 한것이기도 하다. 김민태의 신선 머리통 때리는 예지능력은 그저 미래에서 넘어온 사람이라는 이점에 의한 것이다. 다른 신체적 지능적 능력은 평균, 아니 평균 이하다.
"잠깐... 팁이라도..."
이미 제갈량은 나갔다. 곧이어 제갈량을 따라가 조언을 구할 틈도없이 바로 노숙이 들어와버렸다.
"김민태님 주유님이 찾으십니다."
'아프다고 하고 가지말까?? 하지만 지금도 일어나있고 나 완전 건강해보이는데? 구라치면 더 달라붙겠지?? 하지만 가서 뭘해?? 주유랑 입씨름 하면 내가 이길리가 없는데..?'
"아 저...일이..."
아주 조용히 중얼거리다가 말을 급하게 멈춘다.
'아냐!!!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게 나인데 일이 있어서 못간다고 하면 따로 꾸미는 일이 있냐고 괜한 의심만 받을 뿐인데...?'
지금은 같은편인데 죽이기라도 하겠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는 손권세력의 이득만을 생각하며 유비를 높게 보고있는 주유한테는 통하지 않는 소리다. 미래에 방해가 될 요소가 된다면 얼마든지 처리 할 수 있다. 그것이 주유다. 슬슬 식은땀이 흐르는 김민태다. 퇴로는 없다. 그렇다고 맞설 수도 없었다. 그것이 가진것 하나 없는 능력없는 김민태의 한계인것이다.
'서러워서 살겠나 이거... 공부할껄 그랬나...'
뒤늦게 오는 후회, 지식과 교양을 쌓았더라면 하는 아쉬운 상황이지만 어차피 이 위기를 넘기고 평화가 오면 다시 공부할 마음은 없어진다. 그것이 사람이다.
'에효... 내가 뭔 공부냐.... 그래 까짓거 가자!'
"저같은 사람에게 바쁘신 와중에 무슨 볼일이 있으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가보도록 하죠"
역시 김민태는 나이를 먹어도 바뀌지 않았다. 일단 모든일은 박치기 하고 봐야 시작하지 않겠는가, 걱정만하다가 시작도 못하고 망하면 그만큼 한심한것은 없다. 김민태의 유일한 장점일것이다.
"저기... 그..."
둘이 길을 걸으며 가고 있는데 노숙이 먼저 말을 걸어온다.
"사실은 제가 주유님께 김민태님이 고육계를 언급한 일을 말해서 일어난 일입니다.... 죄송하게 되었습니다만....조심하셔야 합니다"
'죽이고 싶다!!!!!!! 이새끼..... 처음부터 말하지를 말던가....찌질이 마냥 다 일러바쳐놓고 사과하는척 하네 으아!!!!!!! 사과하는게 더 열받아'
불난집에 부채질 하는 격, 다 일러바쳐서 사람 난처하게 했으면 뻔뻔하게 대놓고 '나 일러바쳤소, 불만있소?'하는것이 차라리 낫다. 다 일러바쳐서 사람 난처하게 만들고 사과하면 당하는 사람은 무엇이 되는가, 뻔뻔하면 욕이라도 해 기분이라도 풀어보는데 사과해버리면 그 사람을 욕하기도 때리기도 애매하다. 자신을 위기로 몰아넣고 정작 몰아넣게한 사람은 그 상황을 쏙 빠져나와 도망가는것이다.
"아니... 뭐... 괜찮습니다. 오히려 저같은 사람이 주유님을 만날 기회가 생긴것이니 나쁜일은 아닙니다"
나쁜일이다. 10대일때 게임하면서 사용했던, 현재는 봉인한 조상을 넘나드는 욕을 애써 삼키는 김민태였다.
[작품후기]
아이love유: 유비 세력 자체가 손권에 빌붙는 상황이라 따로 공을 세울 수는 없을듯, 근데 뭐 유비를 오랫동안 따라다니는거 자체가 공적이라... 실제로 촉나라 세울때 간손미가 제갈량보다 직책은 높게 받았습니다.
죤슨: 김민태는 적벽대전 내에서 미미한 존재라 영향이 있을지는....
휴나공 : ㄳㄳ캄솨
사신 카이스 :여태 선작 안하고 일일이 들어와서 본겁니까.... 오히려 대단하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