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돌아가는 삼국지-45화 (45/255)

제 45화▶제갈량과 불편한 동침◀

'여기서 천하삼분지계같은걸 씨부리는건 선전포고랑 다를게 없으니 이건 접어두고... 뭐라고 말해줘야 주유의 비위를 맞춰주면서 나에게서 시선을 떼놓을 수 있을까'

한동안 기능을 정지하던 뇌를 다시 작동시켜보는 김민태지만 굳은 뇌에서 마땅한 생각이 나오지는 않는다.

'근데 저 질문 자체가 내가 저 질문에 답하는걸 바라고 하는 소리일꺼같지는 않은데 말이지....'

땅 하나 제대로 가지지 않은 유비의 부하인데다가 능력도 명성도 없는 김민태한테 강동을 가진 손권의 대도독 주유가 천하를 논할 이유가 없다.

'아니 막상 뭐라 대답하기도 그런게 주유놈이 먼저 다 정복하고 조조랑 맞서겠다고 말해놓은 상태에서 내가 무슨말을 꺼내? 대답할 의무가 있는거야?'

"천하에 대한건 노코멘트로 하겠습니다. 미래의 일을 사람이 어떻게 예측할 수 있겠습니까, 미래의 일은 시간이 지나면 알게되는것이지 굳이 이루어 지지도 않을것을 논해봐야 의미가 없을것같습니다."

결국엔 대답을 피했다. 겉으로 보기엔 김민태가 잘 막아낸듯해 보이지만 완전히 말려서 그냥 대답을 피하는것 뿐이다. 물론 이 본질을 주유가 모를리가 없다. 점점 얼굴에 화색이 도는 주유와 얼굴이 굳는 김민태다. 김민태가 대답을 회피하는 이유를 다 눈치챈 주유

"훗..."

기묘하게 웃으며 김민태를 바라보는 주유다.

'눈치챈건가...'

완전히 말싸움도 발리고 무능한 본질까지 들켜버렸다.

"갑자기 불러내서 미안했습니다. 김민태님 이만 돌아가 보셔도 됩니다"

더이상 말 할 가치도 느끼지 못한것인지 긴급히 마무리하는 주유다.

"아...예..."

김민태로서도 자신의 무능함을 알게해서 주유의 감시로부터 벗어나는것이 목적이였기에 의도대로라면 의도대로라고는 할 수 있지만 막상 이렇게 대놓고 무시당하는것이 썩 좋지는 못하다.

"...."

이렇게 직접적으로 무시당한적이 있었을까, 여태 다른사람의 틈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왔던 김민태기에 이 오랫만에 느끼는 모욕감은 상상이상으로 컷다.

"그럼 전 먼저 일어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들어가십시오"

김민태가 가만히 있자 기다려 줄 필요도 없다는듯 먼저 일어나서 나가는 주유였고 노숙도 주유를 따라 바로 그 장소를 나간다.

"하아.... 노린대로 성공하긴했는데..."

자신의 무능함을 주유가 알게하는것이 처음의 목표였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한듯 하지만 전혀 목표대로 되지 않았다. 완전히 김민태 자신의 능력과 본질까지 간파 당한것이다. 이럴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었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안드는건 기분나쁘게 개무시를 당한것이다. 제갈량의 김민태 견제는 김민태란 남자의 능력을 어느정도 인정하고 기본적인것은 존중해준다는것이 전제되어있는 견제다. 하지만 지금의 주유의 김민태한테의 반응은 그냥 개취급하듯 깔보는 취급이였다.

속된말로 개취급 당했다.

"이런 개...."

결국 가만히 앉아서 삭히던 화를 참지못해 욕을하며 나간 주유를 따라가보려 하지만 그순간 떠오른 제갈량의 핀잔같은 충고가 생각나서 행동을 멈춘다. 어차피 가서 면전에 대고 욕할 패기도 없었다.

'절대로 상대에게 약점을 잡힐 말은 하지마십시오. 민폐입니다.'

"존재 자체가 무시당하는 와중에도 다른사람의 말이 생각나 반응조차 못하는 나는... 대체...."

몇달뒤 마침내 황개가 움직이고 적벽대전이 시작되었다. 삼국지 소설에선 가장 큰 이벤트지만 지분이 없는 김민태기에 할일은 없었다. 그냥 불구경 하듯 관람하는것 뿐이였고, 조조의 모든 배가 불에 타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클라이막스에 돌입한것이다.

'그나저나 역시 주유는 주유인것인가... 동남풍이 이런 방법으로 가능했을줄이야...'

제갈량이 제사를 지내 동남풍을 불게하는것은 당연히 구라인건 알고있었다. 하지만 조조진영에서 손권진영으로 바람이 부는 북서풍이 불고있으면 화공 자체가 불가능 하기에 동남풍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계절풍의 방향을 사람이 바꾸는것은 불가능한데 어떻게 여름에 손권진영에서 조조진영으로 바람이 부는 동남풍을 낸것이였을까? 그것은 지형에 정답이 있었다.

"어찌보면 손권쪽에 행운이였던건가....아니 이걸 알고 이용한거니 운빨이 아닌 실력인거겠지"

적벽은 절벽지형이다. 절벽이 장강을 따라 쭉이어진 절벽인데, 이 절벽들 사이에 진영을 구축할 수 있는 틈이 딱 한군데 있었고 주유는 그곳에 진을 쳐 조조와 대치해왔던것이다. 그리고 그 절벽사이의 지형은 밤이되서 추워지면 물의 온도에는 변화가 없는데 절벽의 땅의 온도는 급격히 감소하기에 거기서 땅과 물간의 온도차이가 발생하고, 차가운 땅주변의 공기는 움직임이 줄어 밀도가 올라가 고기압이 되고 비교적 따뜻한 물 위의 공기는 움직임이 비교적 활발해 저기압이 된다. 그리고 공기는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이동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그 주유가 진을 진 진영 앞쪽 강부분은 땅에서부터 밀려나오는 공기로 인하여 그 지역만 동남풍이 형성되는것이였다. 주유가 이것을 이용했다는것은 이 현상을 알고있었다는 것

"주유 이 과학적인 새끼...."

열등감에 부들부들 떨며 중얼거리는 김민태였다.

"김민태 준비 다 됬어?"

"어어!!"

물론 아무리 할일없는 김민태라도 불구경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유비도 엄연히 조조에게 맞서고 있었고 주유도 이런 유비에게 일을 맡겼다.

"근데 역시 이건..."

탐탁지 못한 김민태, 유비가 명령받은것은 조조를 포위하는곳중 최후방인 화용도에서 대기했다가 도망치는 조조를 사로잡는것인데 이것이 영 좋지못하다. 물론 이는 제갈량이 유비에게 알려줄 내용이니 나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김민태다.

"유비님"

그리고 김민태의 기대에 부흥하듯 제갈량이 유비에게 이 작전의 위험함을 알린다.

"유비님, 우리가 대기할 화용도는 위험한곳입니다. 화용도는 평지이기에 매복도 불가능해 도망치는 조조군을 직접 면전에서 부딛쳐야 하며, 막심한 저항이 있을것입니다. 그리고 이 화용도는 바로 조조의 땅인 강릉 바로 앞의 땅입니다. 이곳에서 조조를 가로막는다면 강릉에서 지원병이 나와 우리를 공격할것이 틀림없는데 이러면 앞뒤로 적이 둘러 쌓여 오히려 위험한쪽은 우리입니다."

"으음... 그래서 우리가 어찌해야 하겠소? 주유의 명을 거절할 형편도 아니지 않소이까"

"네, 주유의 부탁을 거절 할 여건은 아닙니다만 우린 그저 기분만 내면 됩니다. 굳이 꼬박꼬박 시킨걸 지켜가며 할 필요는 없다는것입니다. 화룡도를 지키되, 조조가 오면 살려서 보내주면 됩니다."

"조조를 살려보내다니! 그건 무슨말입니까"

조조를 살린다는말에 놀라는 유비다.

"지금 조조를 죽이는것은 우리에게 악영향만 끼칠 뿐입니다. 지금 조조가 죽는다면 조조의 세력이 흔들려 무너질테고 우리가 노리는 천하 삼분지계는 물건너가게됩니다. 게다가 조조가 무너지면 손권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죠, 조조가 죽으면 이를 기회삼아 가장 이득보는것은 지금 조조를 제외하고 가장 세력이 잘 다듬어진 손권입니다. 우리가 세력을 구축할때까지는 조조가 살아서 천하를 지탱해줘야 합니다.

[작품후기]

죤슨: dog무시당해서 그런일은 없었음... 크흠 ㅠㅠ

아이love유 : 얕보여서 살음

티엘031: 능력도 없는데 이 난전을 살아가려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듯... 우리민태 ㅠㅠ 언젠간 자기 뜻 펼칠 날이 오지 않겠슴니까

국강산광개토호태왕: 감사

사신 카이스: 응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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