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3화▶중원에서◀
"아니 손권 날뛰는걸 냅두고 여기를 왜와?"
"우리가 여남을 공격하는걸 미리 알지 않는이상 대처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요화가 핵심을 짚었다. 대처속도가 빨라도 너무빠르다. 여남의 북서쪽 근처에 도착해 진을 칠 뿐인데 건업에서 육손이 군사를 이끌고 여남끝의 정랑군이랑 대치를 하는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아니면 육손이 건업에 있던게 아니라 애당초 여남을 지키던것이 육손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겠네요"
"승상 육손이 여남태수를?"
"육손이 손권에 충언을 했다가 손권이 육손을 여남태수로 보내버렸다는 가정도 있고, 정 이 가정이 아니더라도 육손이라면 가능성은 있습니다. 쫒겨났거나 촉을 공격하기위해 육손이 여남으로 군사를 모으고 있었다거나 하겠죠"
정랑이 육손이 여남태수로 있을 여러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육손이 여남으로 직접와서 군사를 모을 가능성은 없다. 군사를 움직이는 양현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육손이 직접 나설 이유가 없다.
"어쩼거나 육손이 쫒겨났던, 자선해서 왔던 상관없습니다. 지금 문제는 우리의 공격을 막으러 상대방이 군을 이끌고 나왔다는거죠, 저희는 이제막 진을 쳐서 적의 공격에 대비할 어떠한 것도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수비를 해도 수비가 보통 얻는 지리적 이점이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면...?"
"칼을 뽑으세요, 전면전 뿐입니다."
정랑이 오랫만에 칼을 뽑았다. 얼마만일까? 장안성에 침입해서 칼 한자루로 적진을 헤집으며 무쌍을 찍던때가 어제같았으나, 시간은 그것을 무시할정도로 빠르게 지났고 주변환경또한 변했다.
"그래도 일단 말이나 걸어보죠, 육손이 바로 공격해올리가 없습니다."
군사적 판단은 김민태가 내려주고 그것만 따르던 과거의 정랑이랑은 달랐다. 이젠 군사적 판단도 정랑 스스로 해야만 한다.
"진형은요?"
"따로 우리끼리 정해놓은 진법이 없으니, 일단 가장 무난한 원진으로 합시다."
"마방진으로 하라!"
"둥둥..두두둥...둥.."
원형으로 군을 배치해 군을 모으고 평야에서 사방에서 올 적군을 대비한 진법, 원진
"적이 일단 멈췄습니다"
"그래도 그냥 달려들어 공격할 생각은 아닌듯합니다."
일단은 육손의 움직임이 멈췄다.
"둥둥둥둥둥"
그러나 대화와 타협의 여지는 없었다. 정랑의 예상이랑은 다르게 육손의 공격은 너무 과감했다. 그대로 북소리와 함께 앞부분이 뾰족해 돌파에 용이한 추행진으로 달려드는 육손군.
"어떻게 하죠?"
"싸워야죠, 그거뿐입니다. 다행이 적군이 생각보다 많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충분히 상대할만합니다."
꺼낸 칼을 움켜잡았다. 얼마만에 서로를 베는 난전이였던가? 전면전은 피하자는 김민태의 방침에 의해 장안전때 말고는 이렇게 전면전을 한적이 없었다.
'추행진은 가운대 병사대열을 사각형으로하고 양옆을 갈고리모양으로 해 가운데가 공격받으면 바로 양옆의 병사들이 둘러싸버리는 구행진으로 카운터치는게 좋은데 이제와서 진형을 바꾸기는 무리겠지, 그래도 원진이 그렇게 추행진을 상대하기 나쁜진은 아냐'
상성상 원진이 밀리지는 않을것이다. 원형으로 촘촘히 병력이 배치되면 아무리 돌파목적인 추행진이라해도 뚫기 쉽지않다. 그리고 어차피 전면전이고 이미 양쪽의 병사가 맞붙었다. 작전이고 진형이고 따질필요는 더이상 없었다. 그저 서로 죽고 죽이는, 그것뿐이다.
"으아아아!"
김민태와 정랑은 확실히 달랐다. 전쟁때마다 시체사이에 숨어서 누워있던 김민태랑 달리 정랑은 난전중에서도 제 한몸 지킬 힘은 충분히 가지고있다. 오른손에 꽉진 칼 한자루를 피로 적시며 적을 닥치는대로 베어넘긴다.
'이게 육손군이 맞는건가...?'
하지만 그러면서도 의문이 드는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정랑의 생각보다 적의 공격이 과감해도 너무 과감했다. 상대병력이 정랑군보다 딱히 많아보이지도 않는데도 이렇게 대놓고 달려드는것이 과연 육손이 할만한 짓인가 의문이 들었다 적의 공격이 생각보다 너무 투박했다.
"밀어붙여라! 원진에 침투한 적군을 단 한명도 못도망가게 하라!"
이미 난장판이라 정랑의 말은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겠지만 일단은 기분이라도 내보았다. 그리고 육손군이 후퇴한다고 그것을 막을 능력또한 없다.
"둥둥둥둥...둥둥"
그러나 정랑 개인의 칼질이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던 걸까? 엎치락 뒤치락 하다가 결국은 정랑쪽이 미세하게 우세해졌고 육손도 더이상 싸우는건 손해뿐이라고 판단했는지 북소리와 함께 군을 후퇴시켰다.
"일단은 우리쪽이 이긴걸까요?"
"우리가 상대한것이 육손이 맞는겁니까?"
"예...?"
"건업에서 지원을 못받았다고 가정하더라도 병력도 너무 적고 전쟁중에 왠만한 이름있는 장군을 한번도 본적이 없었습니다. 추행진으로 과감하게 달려든것에 비해 적군의 공격이 너무 약했습니다."
"네..."
담담하게 대답하는 요화를 보면 마치 그래서 어쩌라고 하고 묻는듯 했다.
"이거 어쩌면 오나라의 내분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심한걸지도 모릅니다"
"왜죠?"
"아까도 말했지만 육손이 이곳에 있다는것 그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있습니다. 촉에 첩자가 있지 않는한, 낙양에서 바로 여남으로 온 우리를 건업에서 여남으로와서 우리를 공격하는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는것은 육손은 처음부터 여남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그리고 만약 육손이 군을 모으기 위해 여남으로 온것이라면 이렇게 어이없을정도로 적은 병력으로 이런 약해빠진 공격을 할리가 없습니다. 지금 일어난 일이 이치에 맞으려면, 여남을 지키던것이 육손이고 병력과 인력배치또한 여남에 제대로 안이루어져 있어야 이치에 맞죠"
"일부러 이런 공격을 해서 우리를 방심시키다가 본대로 공격을 할수도..."
"마지막으로, 만약 본대가 따로있었고 이번의 공격이 미끼였다면 따로있던 본대는 우리군이랑 육손군이랑 싸우던 방금전에 육손군을 도와서 기습했어야 했습니다. 최적의 타이밍이 방금전이였는데 방금전 오군의 기습이 따로 있었습니까?"
"아뇨..."
"그렇다는건은 방금 육손군이 여남의 본대라는겁니다. 다른 부대가 없다는거죠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없는 병력을 다 긁어모은뒤 공격한 회심의 일격이였을껍니다."
[작품후기]
Greatspirits01 :ㅋㅋㅋㅋㅋㅋㅋㅋ 명복까지...
쇼크어펜드:과연 어떨지
죤슨:이걸?
...(-1)...:정랑을 믿어줘영...
KGH782:ㄳㄳ
sdpfg:육항 아직 너무 어림
tkwhdghf:ㄳㄳ
Uzhyun:빨갛게 펑펑 터질듯
하스칼:아모른직다
비숍울티오R: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