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4화▶무너진 솥발◀
"늦지는 않았겠지?"
정랑은 쉬지도 않고 상용성으로 달려갔다. 어느새 해는지고 밤이 되었지만 너무 급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앞으로 가면 상용성이 보일껍니다"
"알았어"
정랑도 그정도는 알고있지만 일단 장량이 옆에서 말하는걸 받아준다. 그리고 행군을 멈췄다.
"대충 상황을 지켜보자"
근처가 산이라서 숨는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대로 근처 산에 숨어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공성중인듯 합니다."
"오군의 숫자가 상당히 많아, 영안에도 많은 숫자의 병사들이 있는데... 오의 병력이 이렇게 많았나? 어떻게 생각하냐?"
"전 정랑님의 명령에 따를뿐입니다."
"여태까지 잘만 말해놓곤...."
"..."
'모르는건 귀신같이 자기일 아니래, 대체 어디서 이런놈을 대려온거지?'
이럴때만 침묵을 지키는 장량의 대답을 바랬지만 역시 대답은 하지않았고 결국 정랑은 스스로 생각해보기로 한다.
'오나라가 이번에 단단히 마음을 먹은거같은데? 완전히 방치된 방릉을 무시하고 지나갈정도로 바쁘게 움직이는걸 생각해본다면'
예전에 만난 오군은 절대로 이렇게 허술하지 않았다. 기본적인 조사만 했다면 방릉의 상황을 알고 바로 공격했을텐데 이번 오군은 그러지 못했다.
'다른수가 있는건가...? 하지만 영안의 그 대군과 지금 상용을 공격하는 병사들을 끌어모으는거만해도 힘들었을텐데 또 다른데 어디를 노려? 북해를 공격할꺼면 상용에 왔을 병사들을 북해로 보냈어야지'
"으으으아아아아아!"
본인이 숨어있다는것조차 망각한 정랑이 답답함에 소리를 질렀다. 순간적으로 속은 후련해졌으나 이내 다시 숨죽여 몸을 숨긴다.
'적어도 이런걸 상의할 누군가가 내 옆에 한명이라도 있었더라면...'
"정랑님 저희가 발각되면 저희가 위험합니다"
"알겠어"
'한주녀석이라도... 아니 그놈은 이미 끝났나...'
본인이 괜찮다고 했지만 그 몰골은 절대로 정상은 아니었다. 이 혼란한 시대에 낡은 버려진 집안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밥을 얻어먹는것도 한계가 있다.
'추위를 못견디고 죽거나 굶어죽을꺼야 그대로 두면, 대려올수도 없었고 억지로 대려오면 잡혀서 죽을테니 별수 없지 살아있길 바란다.'
"여기서 우리가 내려가서 오군을 공격한다면... 그건무린가..."
성안에서 정랑이 공격하면 그것을 호응해줘야 하는데 방릉을 버리고 성안에 박힌 염우가 성밖으로 나와서 호응한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잘못하면 성문을 적에게 열어준 결과가 될것이다.
"적당히 뒤로 돌아서 성안으로 들어가는게 최선인가..."
"준비시킬까요?"
"아니 아마 지금 성안으로 들어가는건 무리일꺼야, 걸리면 끝장이야 잠시 공성이 멈췄을때 그때 움직인다."
"예!"
그리고 한동안 대치는 계속 되었다. 정랑은 오군이 잠시 물러나기만 기다릴뿐이고 공성은 계속되었다.
"음..."
덕분에 우연이지만 정랑은 오군의 공격패턴과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정랑은 무엇인가를 깨달았다.
"오군이 이렇게 형편없었나?"
"왜죠?"
"예전엔 뭔가 압도적인 포스가 있었거든?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도 할 수 없었고 예리하게 움직이며 파고드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그런게 없어, 그냥 몸에 시한폭탄이라도 달린것처럼 급하단말야"
오군이 영안을 공격할때부터 정랑이 쭉 느껴온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제서야 알꺼같아"
그리고 마침내 정랑이 왜 그러한 기분이 드는지 깨달았다.
"이것이 강한나라의 입장에서 보는 약한나라의 공격인거야, 이렇게 형편없을줄이야"
전쟁이 길어질수록 국력이 약한 나라가 불리하다. 그래서 약한쪽이 계속 전쟁을 먼저 시작하고 무리한 작전을 많이 내는데 정랑은 항상 약한 촉나라에 있어서 강한나라의 입장에서 약한나라의 공격을 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오나라가 이렇게 무리하는 이유를 몰라서 해매고 있었다.
"그래 여태까지의 촉의 공격이 위나 오에선 이렇게 보였겠지, 어떻게 이렇게 약해보일수가!"
그리고 촉이 이제 더 국력이 쎄다고 생각하고 오의 움직임을 생각해보면 모든것이 이해가 된다.
"당연히 정상적인 상황이면 얻기쉬운 북해쪽을 노리는것이 맞아, 하지만 양현은 지금이 아니면 촉을 잡을 기회가 더이상 없다고 판단한거야, 그래서 북해보다는 서촉으로 들어오려고 발악을 하는거지, 나름 그에게 방릉을 두고 상용성을 바로 공격하는것도 그에겐 엄청 강수를 둔거야"
"아..."
"하하하하! 정말 웃기지? 안그래? 여태 엄청나게 강하다고 생각한 상대가 고작 이정도였다니! 김민태님과 한주의 노력은 다 뭐였던거야?"
그동안의 두려움은 뭐였던걸까? 한주가 미쳐버릴정도로 예리했던 양현의 지략은 뭐였던걸까? 정랑은 그동안 본인의 주변인물들의 노력이 전부 부정당하는 광경을 보고 말았다. 그들의 한참위에서 내려다보며 농락하던 양현의 공격은 형편없었다.
"정랑님..."
"하하하하하!!!"
정랑은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정랑은 눈물도 멈출 수 없었다. 무엇을 위해 본인의 주변인물들이 죽어간것일까, 김민태와 한주의 그 노력들을 짖밟은 양현이 사실은 고작 이정도였다는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의 노력은 사실은 단순한 국력차이에 눌려서 뭉개진것이다. 지금은 생존한지도 알 수 없는 한주는 아직도 본인이 양현의 천재적인 지략에의해 꼼짝도 못한줄 알것이다.
"지략은 무슨! 어떻게 움직일지 뻔히보이는데 대처를 못하는게 이상하지!!"
정랑은 세력이 작은 나라의 움직임은 한정되어 있어서 예측하기 쉽다는걸 깨달았다. 정랑이 촉이 오보다 세력이 더 크다는것을 깨달은 뒤에 바로 오의 움직임을 읽을 수 있었다. 같은방법으로 양현은 여태까지 촉의 공격을 읽어서 괴롭혔을것이다. 젊은나이에 오의 대표로 떠오르고 그 자리를 유지하는 양현은 훌륭한 정치인은 될 수 있어도 천재적인 지략가는 아니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정랑님, 더이상 소란을 부리시면 적에게 발각될 위험이 있습니다."
"..."
[작품후기]
Machinenj 죤슨:그게 뭐죠? 크리...뭐요?
tkwhdghf:감사합니다.
죤슨:이걸 설마?
Uzhyun:인물이 없긴하죠
울티오r:감사합니다.
쇼크어펜드:배신해봐야 뭘하겠습니까 애당초 가족이 촉에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