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5화▶무너진 솥발◀
정랑은 그냥 적당할때 상용으로 들어가서 수성을 도왔고 한달간 전쟁이 지속되었지만 손쉽게 적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 그렇게 오의 공격은 간단하게 저지당했고 오는 얼마 안가서 무리라고 판단했는지 퇴각했다.
"대장군 정랑, 지금 폐하를 뵙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소 장군!"
그리고 뒤이어서 정랑은 성도에 돌아왔고 그대로 유선을 만났다. 정랑은 그제서야 전쟁이 끝났다는것을 깨달았다.
"폐하의 지지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촉은 없었을껍니다"
"..."
주변 대신들은 모두 말없이 정랑을 바라볼 뿐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정랑이 조용히 허창으로 이동할때까지도 정랑이 뭘하는지 몰랐을것이다.
"그렇다면 정랑님의 승전에..."
"폐하, 저보다는 긴 전쟁에 지친 병사들에게 포상을 주는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휴식이 필요합니다."
지금 정랑의 말은 상당히 건방졌다. 황제의 말 중간에 끼어든것은 둘째문제고 황제에게 뭔가를 지시하는 말은 조심히 해야했다.
"하하! 그러도록 하지"
"그럼이만..."
하지만 정랑도 이렇게 건방진말을 할 정도로 급하게 그 자리를 나와야했던 이유가 있다.
"이런기분이었구나..."
황제를 만나서 뭔가를 하는것이 정말 귀찮다는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랑편이 한명도 없는 그곳에서 유선 혼자만 본인의 공로를 치켜세우는것이 정말로 불편했다. 그전의 패전때 죽이려고 달려들던 사람들이 쥐죽은듯 가만히 본인을 지켜보는것은 상당히 섬뜩했다.
"에이씨 기분만 잡쳤네"
다시한번 아까의 분위기를 떠올리다가 소름이 돋아 몸을 한번 떨었다.
"정랑님!"
"그래 장량, 알아보고왔어?"
"...예"
장량의 목소리가 미묘하게 쳐진것이 좋지않은 결과가 있었다는것을 알려주는 듯 했다.
"...진짜냐"
"예, 주변에 살던 사람들한테 전부 물어본결과 이미 죽었다고 합니다."
"그녀석이 죽었다고..."
예측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측만 할때랑 그 예측이 현실이 될때는 느낌부터가 남다르다.
"역시 억지로라도 대려왔어야 했어"
"그러면 목이 잘렸을껍니다"
"그래 그래서 내가 안대려온거였지, 그런데 이런말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주를 대려왔어도 같은 방법으로 조민이 죽고 한주는 살 수 있었지 않을까?"
"딱히..."
"알아! 안다고"
한주가 돌아왔어도 한주는 정랑과는 다르다. 그 무모한 전쟁을 모두의 반대를 무시하고 주도했으며 형주에서 군을 나누는것도 한주가 했다. 정보병의 훈련미숙을 핑계로하기엔 한주의 실수는 너무 크다. 유선이 살릴려고해도 한주만은 다른 대신들이 죽이려고 물어 뜯었을것이다.
"수고했어 장량, 다음에 내가 부를때까지 쉬었다와 다른 병사들한테도 말해주고"
"예!"
장량은 정랑과는 달리 이곳이 원래 살던 세계고 이곳에 가족이 있다. 그렇기에 정랑은 이때 집에 잠시 보내주는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가족이라...하하"
정랑도 처음의 패기넘치던 시절은 이미 떠나있었다. 60넘도록 연애한번 못한 김민태를 놀렸지만 본인도 똑같은 전철을 밟고있다는것이 본인도 웃겼다.
"내가 나이가 어떻게되더라..."
김민태랑 만났을때 20대 중반이었다. 그러나 이미 수십년이 지났다. 적어도 40대 중반은 넘었고 그의 닳은 손바닥이 그 세월을 설명한다.
"오랫만에 집이나 가볼까..."
그의 집엔 아무도 없었다. 원래 아무도 없었지만 한달간 다른곳을 돌아다니다 돌아와서 그런지 더욱 한산했다.
"오늘따라 많이 춥네..."
한여름의 밤이 유난이 그날만 유난히 추웠다.
[작품후기]
노린건 아닌데 이번화를 절묘하게 이날에 쓰게되네요
tkwhdghf:감사합니다.
Machinenj:아직 모르죠 어리니까 아모른직다
울티오r: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