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5화▶새출발◀
그후 정랑은 소규모의 병사들과 함께 조용히 합비로 이동했고 이를 추격하는 오군은 없었다. 합비로 돌아오고나서 적당히 있다가 다시 풍습은 허창으로 돌아가고 정랑은 성도로 돌아감으로써 전쟁의 끝을 알렸다.
'얻은거에 비해 너무 힘든 전쟁이었어, 사실 그렇게 무리하게 전쟁을 할 필요도 없었는데'
정랑은 성도로 돌아가자마자 유선에게 보고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원래라면 승전을 축하하고 공로를 치하해야했지만 정랑의 독단이었고 과정에서 없어도 될 피해가 많았다는 이유로 딱히 대우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어차피 정랑도 기대하지 않았기에 별다른 감정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문제는 본인의 그러한 노력에 비해 얻은 합비가 그에게는 너무 작게 느껴졌다.
'하지만 합비는 꼭 먹어야 할 땅이었어, 그리고 북해로 들어온 적의 공격도 이번 공격 덕분에 별다른 피해없이 막아낸거고'
방구석에 누워있던 정랑이 몸을 일으켰다. 그대로 앉아있을 여유따위는 없었다. 이번 전쟁이 끝나고 정랑이 해야할 일이 생겼다.
"진식은 사실상 너무 늙어서 은퇴수순인데다가, 원래 위연의 부장이었고 내가 그대로 이어받은거지 사실상 나를 뒤에서 보좌할 부장은 없었지 이젠 진지하게 구해봐야할때야, 지금까지 내가 해온 전쟁에서 나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어"
혼자서 모든것을 이끌어가는것은 말이 안된다. 다른 장군들은 적어도 여러명의 부장은 기본으로 가지고 있었으며 풍습은 열명이 넘는 부하를 가지고 있었기에 정랑이 전쟁전에 부탁해서 그중 한명인 장남을 빌릴 수 있었다.
'장남을... 아냐 그건 싫어, 아무리 내 말이 맞더라도 말 몇마디에 풍습을 버릴 생각을 하는녀석이 내 부장이면 내 명줄이 줄어든다.'
"오반은 이미 부하삼기엔 너무 커버렸고, 습진은 풍습이 본인이 부재중일때 본진을 맡길 정도로 총애하고있는데 절대로 안빌려줄꺼고"
정랑이 고민하는사이 장량이 와서 문을 두드리며 정랑의 허락을 기다렸다. 정랑은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정랑님"
"들어와, 그래서 뭐래?"
정랑은 장량에게 시켰던것의 결과를 물어보았고 장량은 이에 대답했다.
"동윤님이 고생했다고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인사배치는?"
"허창을 풍습님은 허창으로 돌아가셨습니다."
"합비는 누가 지키지?"
"제갈첨님이 허창에서 합비로 이동하셨습니다."
'안좋아, 제갈첨은 제갈량의 아들이라는 이름값을 전혀 못하는놈이야'
정랑은 원래의 촉의 최후를 알고있다. 제갈첨의 용병술은 그의 이름값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고, 그랬기에 정랑이 항상 제갈첨이 앞에 나와서 싸우기보다는 뒤에서 지키는쪽을 하도록 먼저 움직여왔다.
"하아..."
정랑의 마음대로 되는 일이 단 하나도 없었다. 인사배치에 따지려면 또 업에있는 동윤한테가서 토론을 한바탕 해야하고 동윤을 또 설득해낼 자신또한 없었다. 게다가 현재의 제갈첨은 아무런 흠이 없는데 무슨수로 그를 억지로 합비에서 나오게 할 수 있을까
"불편한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너무 많아서 문제다. 혹시.."
혹시나 좋은 생각이 있을까 말을 꺼내보려했지만 칼같이 저지당했다. 사실 일개병사랑 이런것을 토론하는것도 웃긴 일인테 슬프게도 정랑은 지금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바로 앞에있는 장량 말고는 없었다.
"저는 일개 병사일뿐입니다. 저한테 물어보셔도 아무런 해답도 나오지 않을껍니다."
'진식한테 찾아가서 사람좀 추천해달라고 해볼까..'
"장량, 방금 돌아왔을텐데 미안하지만 한군데 더 갔다올 수 있냐?"
"말씀하십시오"
"진식한테가서 사람좀 추천해달라고 해봐"
장량은 곧바로 자리를 떠났고 하루가 다 지나기도 전에 정랑의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갈때랑은 상태가 달랐다.
"정랑님, 진식님이 추천해준 사람을 대려왔습니다."
'음, 추천만해주면 내가 가서 말해보려고 했는데 진식이 그것까지 해준건가? 하지만 그런거라기엔 너무 빠른데?'
정랑은 여기서 누가 왔는지 눈치를 챘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진식님의 추천을 받고 왔습니다. 저 진수가 촉의 대장군 정랑님을 뵙습니다."
사람을 추천하라고 했더니 아들을 보내버렸다. 평범한 아들이면 상관없지만 진식의 아들은 평범한 아들이 아니었다.
"여...여긴 무슨일로...?"
정랑은 집 구석에서 누워있다가 진수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화들짝 놀라서 몸을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삼국의 정사를 나중에 기록할 사람을 만나버렸다.
'잠깐, 진수가 정사를 기록하는건 진나라가 통일한 뒤인데 지금은 진은 커녕 위나라도 없으니 그럴일 없으려나?'
여기서도 진수가 역사를 나중에 기록하게될 가능성은 극히 적었다. 하지만 완전히 가능성이 없는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만약이라는게 있지 조심하자, 여기서 내 무식함이나 추태가 들어나면 완전 역사대대로 망신이다.'
"저희 부친께서 정랑님을 보좌하라고 간곡히 부탁받아서 왔습니다."
"잘오셨습니다. 일단은 앉으시죠"
"정랑님의 활약은 잘 들었습니다. 저희 부친께서 정랑님에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저 또한 진수님의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정랑은 부장을 구해본다는 생각이 쏙 들어갔다. 우선은 앞의 진수를 적당히 타일러서 돌려보낼 생각에 바빴다. 물론 정랑은 진식에게 진수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적이 없다.
"그래서 괜찮으시겠습니까? 저희쪽의 일은 상당히 힘듭니다."
상황이 오묘한게 진수를 안받자니 그것또한 애매했다. 진식을 은퇴시킨것도 모자라서 진식의 아들마저 거부한다면 진식을 나중에 볼 면목도 없고 어떻게 본인이 기록될지 예측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본인이 포기하게하는 방법 뿐이었고 정랑도 그것을 실천했다.
"정랑님이 상당히 무모한 작전을 즐기는것 잘 알고있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옆에서 그것을 보좌해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오지랖 필요없어!'
역효과였다. 진수는 이미 정랑의 무모함을 다 알고도 찾아온것이고, 절대로 쉽게 돌아갈 눈치도 아니었다.
'내 부장의 자리가 너무 매력적인 자리이긴하지, 일이 힘들다는것으로 떨쳐낼 상대였으면 오지도 않았을꺼야, 내가 실수했다.'
"진수님은 소문으론 초주님의 제자로써 교육을 받고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의 부장으로써 일하게되면 초주님에게 가르침을 받을 시간은 거이 없을텐데 그것은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정랑님을 따라다니는것도 배울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울거 없다고...애당초 전쟁때말곤 아무일도 안하는게 나랑 내 부하들인데...'
[작품후기]
죤슨:감사합니다.
울티오r:감사합니다.
riots:그거설마 본인...호곡ㅠㅠ
Uzhyun:지력상승 ㄷㄷ
쌍두초염몽:수정완료, 좋은지적입니다.굿굿
tkwhdghf: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