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돌아가는 삼국지-252화 (252/255)

제 252화▶건업공략, 그리고 또다른 시작◀

"음...?"

돌격명령을 내린 직후, 고수가 북을 채 치기도 전에 먼저 움직인쪽은 건업쪽이었다.

"끼이익...."

건업의 성문이 힘없이 열렸고 그곳에서 나온것은 한 어린아이였다.

"항복합니다."

그 어린아이의 말과 동시에 누구인지 정랑과 모든 촉나라 장군들이 알 수 있었다.

"오의 황제...?"

"손량이라고 합니다."

오나라의 황제가 저항한번 하지 못하고 성문을 열어서 항복했다. 그리고 풍습이 먼저 나서서 궁금했던것을 물어봤다.

"오의 황제여, 내전중이라고 들었다만 성 안이 이상하게 조용한데, 설명해줄 수 있겠소?"

"내전중에 촉에서 대규모의 병사들이 건업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손준쪽은 도망쳤고, 제갈각은 제게 항전하겠다고 했으나, 제가 거절했습니다."

손량의 말을 들은 오반이 중얼거렸다.

"끝났군"

그렇게 동맹관계일때부터 계속 촉을 괴롭히던 오는 허무하게 무너졌다. 그리고 끝까지 오군 오현에서 양현이 저항했지만 황제가 항복한 상황에 오나라 병사들이 싸울 힘이 있을리가 없었고, 이내 정랑의 공격에 성문이 박살나고 양현은 붙잡혀서 정랑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

"..."

정랑은 김민태를 따라서 양현의 집 앞까지는 가본적이 있었지만 들어간것은 김민태 혼자였고, 이번이 첫 대면이었다. 정랑이 최대한 목소리를 깔고 말투도 바꿔서 최대한 근엄하게 말을 꺼냈다.

"할말은 있는가"

"촉은 패자를 묶어놓고 놀리는 취향이라도 있냐능?"

"...풀어라"

"예? 하지만 장군!"

"어차피 도망칠리도 없고 덤벼들어도 내 몸엔 상처하나 낼 수 없다."

정랑은 양현이 직접 전쟁에서 칼을 휘둘렀다는 말을 들어본적이 없었다. 싸움엔 자신이 없다는 증거이기에 양현이 덤벼도 이겨낼 자신이 있었다.

"예..."

"후우... 후우... 이제 조금 살꺼같다능"

"널 죽이기전에 너에게 듣고싶은 말이 있어서 부른거니, 컨셉질은 그만둬"

"...그래서"

정랑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이 완전히 변했다. 그 자리에 거대한 몸으로 주저앉아서 말을 이어갔다.

'김민태님 말이 맞았구나'

예전에 들을 말을 기억해내서 양현의 가면을 벗겨낼 수 있었다.

"무슨말이 듣고싶은건데? 너는 이겼고 나는 졌어, 그거면 충분한거 아냐?"

"이긴건 아니지 사실상 나도 너랑의 수싸움에서 이긴적은 없었으니까"

정랑도 그렇고 김민태도 그렇고 양현을 상대로 이긴적은 사실상 없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겸손한척하긴... 그래서 어쩌라고? 축하라도 해줄까?"

"어떻게 김민태님의 계책도 그렇고 내 계책도 그렇게 쉽게 간파해서 받아쳐낸거냐?"

"고작 그런 질문이었나... 간단하지, 흐름을 타는거야"

"흐름?"

"시대의 흐름 말하는거지, 예를 하나 들어줄까? 저번에 너가 오나라 내부로 진입했을때 있지?"

"합비를 얻어낼때 이야기인가"

"촉은 그때 위를 잡은지 얼마 안지났던 때였어, 그럼 아직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 혼란할 수 밖에 없고, 그러면 많은 병사들이 그 위나라의 땅을 안정화하는데 투자될수밖에 없으니 오나라에 들어온 병사들은 숫자가 적을 수 밖에 없는거야 간단한 이야기지?"

'내가 일부러 허수아비까지 세워가며 첫번째진을 크게 지어서 혼란을 준것은 바로 간파당하고 시작했던거였냐...'

정랑은 양현과 대등하게 본인이 맞섰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방금 양현의 말을 듣고 그 생각은 산산조각 났다.

'부처님 손바닥위였다는건가'

"그럼 처음부터 내가있던곳으로 공격해왔으면 그때 나를 잡았던거 아닌가? 아니면 합비에라도 지원을 보냈으면 막을 수 있었을것 아닌가?"

"합비는 내 지원을 거부했어, 본인들끼리 충분히 막을 수 있다더라고, 아무래도 나한테 지원을 받으면 나랑 엮이는 그림이 그려지고 손가 사람들의 눈밖에 날테니 그게 싫었던거겠지, 그리고 남의나라 중앙에 들어올정도로 독기를 품은 병사들을 둘러싸거나 가로막는다면 역으로 반격을 당했을꺼야, 그래서 뒤에서 추격하며 건업에서 짤라먹으려고 했는데..."

'내가 다시 왔던길을 돌아서 나갈꺼란 생각은 못했겠지, 풍습이 합비에 나와서 도수를타고 건업쪽으로 오고있었으니 당연히 나도 건업근처로 가서 풍습을 기다릴것이라 생각했을꺼야'

"시대의 흐름을 읽어서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으로는 내가 풍습을 믿지 않을꺼란 생각은 못했나보지?"

"...그 어떤 훌륭한 방법이나 제도도 찾아보면 얼마던지 헛점을 찾을 수 있어"

"...설명해줘서 고맙다. 자, 그럼이제..."

"잠깐"

정랑이 망나니에게 양현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는 순간, 양현이 급하게 끼어들었다.

"왜그러지? 죽는게 두려운가?"

"나도 질문이 있어, 설명해줄 수 있나?"

"그럴 이유를 못찾겠는데 난"

"...부탁이야"

정랑이 최대한 근엄한 목소리로 말을 하고는 있지만 사실 속으로는 매우 화나있었다. 김민태를 죽음으로 몰고간것도 사실상 양현이었고 한주를 미쳐버리게 만든것도 사실상 지금 정랑 눈앞에 있는 양현 혼자서 했는데 좋게 보일리가 없었다 죽일 필요가 없었던 양현을 억지로 죽이는 이 상황을 만든것도 정랑이었다.

"그래서, 뭐가 궁금한데?"

그래서 정랑이 굳이 죽일 필요없는 양현을 묶어서 지금 상황을 만들었다.

"왜 풍습을 믿지 않은거지? 아니... 조금더 큰 단위로 봐서, 왜 매번 혼자서 병사들을 끌고 다닌거지? 군권을 가지고있는것을 보면, 정치권을 어느정도 장악하기는 했다는것일텐데, 그러면 그룹 하나 정도는 생겨야 맞는거고 그러면 혼자서 전쟁을 하고 다닐리가 없어 난 지금까지도 그것을 이해할 수 없어, 설명해줘"

"푸하하하!"

정랑이 처음으로 웃음이 터졌다. 그 완벽해 보이던 양현도 본인을 완벽하게 분석해내지는 못했다는것이 기뻤다.

"그게 너랑 나의 차이었지, 너는 군권을 얻기위해 정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을꺼고 처음엔 정치쪽에서도 군사쪽에서도 모든 권한은 다 가졌었지, 하지만 그러면 안되지, 한 나라의 모든것을 한 사람이 쥐게된다면 그외의 모든 사람들이나 황제의 친족들의 견제를 받을 수 밖에 없는거야"

"...그래서 넌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한거지? 정치권에 힘이 없으면 병사를 움직일수는 없어 하지만 전쟁을 하려면 병사를 움직일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해"

"한쪽을 완전히 포기하면 되는거야"

정랑이 내놓은 해답은 아니었다. 김민태가 타의로 정치권을 포기했었을뿐이고 정랑은 그 방식을 따라했을뿐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모든것이 정랑 본인의 생각인것으로 하기로 했다.

"포기한다고...?"

"정치쪽은 완전히 놔버리고 군사에만 집중하는거지, 그러면 정치쪽에 누군가는 최고의 자리에 서게되고 권력은 분산되어 누구처럼 둘다 차지하다가 집중공격을 받을일이 없지"

"풉... 푸하하하!"

정랑이 신나서 설명했다. 그러나 우쭐하고 싶었던 정랑의 예상과는 달리 양현은 웃음을 터트렸고 정랑은 당황했다.

"뭐지..? 뭐가 그리 우습나?"

"내가 이런놈에게 졌다는것이 우습지 달리 뭐가 있겠어?"

"뭐라고?"

"정치를 완전히 놔버린다고? 너 그게 무슨 말인지 알기나해?"

"..."

"....곧 알게될꺼야, 정치쪽에 손을 놓으면 어떤일이 발생하는지 말야"

"곧...?"

"뭘 꾸물거려! 빨리 죽여!"

[작품후기]

아로새기듯:원래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쌍두초염몽: 거기서 거기긴 하지만요 크흠

tkwhdghf:감사합니다.

울티오r: 감사합니다

Uzhyun:원래 맛난거있으면 쓰까서 노나묵어야 하는거 아입니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