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3화▶건업공략, 그리고 또다른 시작◀
"연회를 한다고? 언제?"
연회를 한다는 말을 듣고 놀란 정랑이 설명해준 장량에게 물었다.
"내일 하신답니다."
"어디서?"
"건업에서요"
"으... 귀찮게..."
마침내 삼국이 통일되었다. 손준의 잔당이 있기는하지만 너무 작은 세력인데다가 저 변방으로 떠밀려갔기에 사실상의 통일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했다.
"누구누구 참석하는데?"
"황제폐하부터 거이 모든 사람들이 참석합니다."
"귀찮은데... 안갈수가 없겠네 그럼"
"예"
"알았어... 참석하면 될꺼 아니냐 근데 폐하는 언제 오셨다냐?"
"...저번주에 통일한 이후로 건업에 직접 오셨습니다."
황제가 온지도 모르는 정랑의 말에 살짝 당황한 장량이었지만 익숙한 일이었기에 대답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귀찮게 증말... 맛있는거 안나오기만해봐..."
정랑이 연회에 도착했고 곧이어 수많은 촉의 문관, 무관들이 자리를 찾았고 연회가 시작되었다.
"삐리리리리~"
신나는 음악소리와 함께 시작된 연회, 각자 술과 음식을 먹으려 자리가 한창 무르익었을때였다.
"반란이다!!"
"반란이야!!!"
밖에서 들려오는 병사들의 반란을 알리는 소리가 상황을 알렸다.
'뭐라고? 누가 반란을?"
정랑은 양현을 죽였다. 그리고 손준과 그 일당은 저 멀리로 도망쳤기에 남은 사람들은 황제를 따라 순순히 항복한 사람들 뿐이었기에 생각하기 힘들었다.
"폐하!"
곧이어 한 병사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 소리쳤다.
"오반과 황호가 항복한 제갈각과 손을잡고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뭐라고!"
"도망치셔야합니다!"
"수비대는 뭘 하고 있나!"
정랑이 화나서 수비대한테 소리쳤다. 보통 경비체계가 제대로 이루어져 있으면 이렇게 급하게 도망쳐야할 상황은 생기지 않았을것이고 잘하면 반란이 일어나기도 전에 제압되었을 확률이 컸다.
"그게... 제대로 된 병력배치도 안된 상황이라서...."
"뭐라고? 그게 말이 되냐? 황제폐하가 건업에 계신데 건업에 병력이 제대로 배치가 안되어있다니!"
황제가 있는데 병력배치도 제대로 안되어있고 경비가 이렇게 허술하다는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일어났다. 그러자 범인이 나와서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면목이 없네"
풍습이었다.
"아니 대체 관리를..."
정랑이 화나서 풍습에게 삿대질을하며 화를 내려고했지만 그럴수 없었다 저번에 양현에게 들은 말이 떠올랐다.
["정치를 완전히 놔버린다고? 너 그게 무슨 말인지 알기나해?"
"..."
"....곧 알게될꺼야, 정치쪽에 손을 놓으면 어떤일이 발생하는지 말야"]
사실 정랑이 정상적인 대장군이었다면 건업의 관리또한 정랑의 몫이었을것이다. 그러나 정랑은 보통이 아니었다. 전쟁때를 제외하면 어떠한 권한도 휘두르지 않았으며 모든일을 아랫사람이나 다른사람들에게 떠넘겼다.
'원래라면 내가 할 일이었고 내가 사실상 귀찮아서 떠넘긴거니, 책임을 묻는다면 내가..'
정랑은 삿대질하던 손가락을 내리고 풍습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나중에 말하도록하고, 지금 우리는 이곳을 최대한 빠르게 빠져나가야해, 풍습, 여기 탈출로가 몇군데있지?"
"이방엔 정면에 큰문 하나랑 뒤에 작은문 두개가 있소"
"정면은 안되, 대규모의 병사들이 이곳에 오려면 당연히 대문으로 들어오겠지, 작은문으로..."
정랑이 작전을 설명하기가 무섭게 대문이 열렸고 반란군이 들이닥쳤다.
"와아아아!"
"으악!"
대문쪽에 있던 사람들은 저항도 못하고 반란군에 죽어나갔다.
"풍습! 유선님을 부탁한다!"
"정랑, 자네는!"
"빨리!"
"아..알겠네, 폐하! 이리로.."
풍습은 유선의 말대로 뒤에 작은문중 하나를 골라서 도망쳤다.
"이게 업보인가"
정랑은 칼을 빼들었다. 물론 일반적인 칼은 아니었다. 연회에 칼을 가지고 하는것도 이상해서 정랑이 원래 쓰던칼은 두고 나왔고, 지금 정랑이 꺼내든 칼은 김민태가 정랑에게준 두동각난 그 검이었다.
'이걸 칼로써 사용하게 될 날이 올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이미 날은 예전에 닳았고 두동각나서 찌르는것도 불가능한, 칼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의 칼이었다.
"흐아아아!"
그래도 정랑은 할 수 밖에 없었다. 자기가 할일을 남에게 떠넘기지만 않았더라면 이렇게 허술하게 병사를 배치하지도 않았을것이다. 동윤의 말을 들어서 촉의 내실을 단단하게 다지고 오를 공략했더라면 반란같은것은 절대로 일어날 일이 없었을것이다. 이런 생각들로 머리가 가득차서 어떻게든 본인이 해결하지 못하면 견딜수가 없었다.
'그렇구나... 애초에 내 방식은 애초에 글러먹었어, 다른일은 모두 남에게 떠넘기는 방식은 그 떠넘겨 받은 사람이 유능할때는 티가 나지 않지만, 무능한 사람이 그 일을 받게되면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는 방식이었어'
정랑은 정치권을 완전히 포기했다. 그럼 다른사람중에서 정치권에 실세로 떠오르는사람이 생길것이고 누군가는 촉의 내정을 맡게된다. 그 사람이 청렴하며 유능하게 일처리를 잘한다면 여태까지의 촉나라처럼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부패했거나 무능하면 정랑은 정치권에 눈을 돌렸기에나라가 망할때까지도 속부터 나라가 썩어들어가고 있다는것을 눈치챌 수가 없다. 부패한 나라는 충치와 같아서 속부터 썩어서 마지막에 표면에 들어나기에 정치에 눈을 돌린 정랑이 이를 눈치챌쯤 되면 이미 돌이킬 수 없다.
"죽어!! 죽어!!!!"
동윤이 유능해서 그런 일은 없었지만 동윤 혼자서 촉 내부의 모든 부분을 관리할 수 있는것은 아니기에 동윤과 정랑이 내외정을 관리하며 고분분투할때 촉은 내부에서 썩고 있었다.
"허억...허억..."
반쪽짜리 칼을 들고 사방으로 휘두르며 병사들이 본인에게 접근하는것을 막았다. 그러나 그것도 결국 체력적으로 한계가 와버렸다.
"지난번엔 제가 한방 먹었습니다."
"..."
익숙한 얼굴, 정랑은 바로 누군지 기억해낼 수 있었다. 잊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문앙"
"기억해주시니 영광입니다."
"후우...어떻게 너를 잊니 내가"
"그럼 한수 부탁드립니다."
"허억...허억... 반쪽짜리 칼을 쓰는 지친사람을 공격하는것은 비겁하단 생각 안들어?"
정랑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최대한 시간을 끌어봤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더이상 말로 어찌해볼 생각은 하지마십시오"
"...두번은 안속는다 이거냐"
"갑니다!"
문앙이 바로 파고들어 칼을 내리찍었다. 정랑은 그에 대응해 급하게 칼을 올려서 막았다.
"콰직!"
"으악!!!!..."
녹슬어서 제 기능을 잃은 두동각난 칼이 두동각이 나버렸다. 그래도 칼의 괘적은 미묘하게 틀어져서 즉사는 피했지만 오른쪽 어깨가 완전히 날라가버렸다.
"허억...허억..."
정랑이 무릎을 꿇었다. 칼은 더이상 휘두른다고 표현하기도 민망할정도로 작아서 제 기능을 잃었기에 문앙에 대항할 수단이 없었다.
"잘가시게"
'이게 내 최후인가'
[작품후기]
아디소그 :예 드디어 끝납니다. 오늘 끝까지 달릴려고요 지금 안하면 다음주에 끝나욧!
울티오r: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