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5화 (65/160)

“그?”

“시…….”

“시?”

싫다고 해야 하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니, 싫은 건 아니니까 싫다고 말할 수 없었다.

“……싫은 건, 아닌데요…….”

좀 천천히, 그리고 서로 대화를 나눈 후에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라는 제안을 하려는 순간 형이 눈을 맞춘 채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 준다. 그러곤 잔뜩 열기에 들뜬 얼굴로 작게 속삭였다.

“그럼, 닥쳐.”

* * *

“잠깐, 잠깐, 침대로…….”

라는 수현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불도저처럼 수현을 밀어붙인 현규는 계속해서 키스를 하며 수현의 피부 같은 후드 티를 벗겨 내고 있었다.

마법이라도 부린 듯 순식간에 사라진 티셔츠에 놀랄 새도 없이 상의에 이어 바지와 속옷까지 사라졌다는 사실에 기함하던 것도 잠시, 등에 닿은 푹신한 소파 천의 감촉에 수현은 일단 침실로 갈 것을 요청했다.

“형, 여기 창문…… 응, 커요…….”

이 집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거실 창이 커서였는데 지금은 그 창이 문제가 되고 있었다. 특히나 커튼이 활짝 열린 채라는 사실이 더욱 방해가 되었다.

아무리 맞은편은 일반 오피스 건물이고 점심시간이라 이쪽을 볼 사람은 없다지만 자꾸 그쪽이 신경 쓰였다.

“저기, 그…… 커튼이라도…… 쳐 주세요.”

달아오른 몸을 주체하지 못해 연신 거친 숨을 내뱉으며 부탁했지만 형의 답은 한결같았다.

“괜찮아.”

“누가 봐요.”

“보라고 하는 거야.”

형 설마 노출증도 있냐고, 그건 곤란하다고 수현이 말을 내뱉으려는 찰나 현규의 두 손이 엉덩이를 세게 쥐었다.

그 힘에 헉 하니 숨을 토해 낸 수현이 몸을 휘자 허벅지 위로 현규의 사타구니가 닿았다.

그 적나라한 감촉에 수현은 순간 숨을 삼켰다.

허벅지 위로 현규의 발기한 성기가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서였다. 그리고 동시에 저걸 넣으면 난 오늘 죽는다는 걸, 예감한 탓이기도 했다.

“형…… 너무 커요…….”

겁에 잔뜩 질려 건넨 말에 형이 쓰게 웃는다.

“넌 말을 할 때 좀 필터링을 거치는 게 좋겠어.”

“하지만, 진짜 큰데요……. 이거 넣으면 저 오늘 못 일어나요.”

수현의 극히 현실적인 평에 현규는 잠시 얘를 어쩌면 좋으냐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본인은 나름 위험 상태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한 말이겠지만 그게 더 본인의 상황을 안 좋게 만들고 있다는 걸, 수현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넣을 생각 없던 사람도 넣고 싶게 하는 그 발언에 잠시 마음이 흔들리긴 했지만 이내 충동을 다스린 현규는 다정하게 수현은 달랬다.

“……삽입은 안 해. 넣으면 시간 안에 못 끝낼 테니까.”

넣으면 몇 시간을 하시려고요?

넣는다는 말보다 더 섬뜩한 그 발언에 수현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순간 바로 현규가 수현의 손을 벨트 위로 가져갔다.

알아서 네가 벗기라는 뜻이라는 걸 잘 알아들은 수현은 서툰 손길로 더듬거리며 벨트를 풀고, 바지의 호크를 풀었다.

그러곤 천천히 지퍼를 내리자 그 위로 이미 단단히 선 성기가 튀어나오는 광경을 보곤 마른침을 삼켰다.

꼭 한 번 사이즈를 재 보고 싶긴 했던 터라 어서 속옷까지 내려 직접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 반, 그 실체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반이었다.

알고 나면 다시는 형하고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망설이며 입맛만 다시고 있는데 형이 다시 세게 엉덩이를 쥔다.

빨리 안 움직이냐는 타박과 같은 그 손길에 짤막한 신음을 흘리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속옷까지 끌어 내리자 우람한 성기가 손에 잡혀 왔다.

첫날밤의 기억이 없어진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런 걸 넣었으니 충격으로 기억에서 지울 만도 하다. 이게 사람의 몸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신비다.

하지만 그런 공포감과는 무관하게 몸은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적나라한 그 형태와 촉감에 심장 소리가 더욱 요란해지며 아랫배 안에서 묵직한 열기가 가라앉아 가고 있었다.

그게 너무 낯설고 불편했다.

발기한 성기뿐 아니라 엉덩이 안쪽이 근질거리며 욱신거리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이었다.

기억이 없음에도 어서 거길 찔러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순간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형의 재킷을 벗기고 있었다.

“빨리 해 줘요, 형.”

더는 버티기 힘들다는 생각에 형의 재킷을 벗기며 몸을 비비적대자 형이 귓불을 물며 작게 속삭인다.

“걱정 마.”

하지 말래도 할 거니까, 라는 나지막한 속삭임과 동시에 마치 아래서 쳐올리는 듯 몸을 밀어붙이는 힘에 높은 비명이 터졌다.

한 손으로 자신의 성기와 형의 성기를 동시에 쥔 채 전신으로 자신의 몸을 밀어 올리는 듯한 힘과 그 감촉에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좁은 공간 안에서 꼼짝도 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흔들리는 몸을 지탱하려, 간신히 형의 어깨를 끌어안으려는 순간 다시 한번 세게 올려 치는 힘에 먼저 사정을 하고 말았다.

본인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정에 겨우 숨을 몰아쉬며 몸을 떨고 있는데 아직 단단한 채인 형이 못마땅한 듯 살짝 인상을 쓴다.

“역시 빠르네. 뭐, 상관없나……?”

이건 중요한 게 아니니까, 라는 말투에 그럼 뭐가 중요한데요, 라고 묻고 싶었지만 그걸 물을 힘도 없었다.

탈진한 듯 힘이 빠져 소파 위에 축 늘어져 있는데 조금 더운 듯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몸을 일으킨 형이 귀찮은지 셔츠를 벗어 던졌다.

그사이에도 성기는 여전히 꼿꼿하게 선 채였다.

형, 그거 안 거추장스러우세요? 라는 의문과 함께 보통 저 정도로 발기하면 아프지 않나, 라는 아주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숨을 몰아쉬는데 어느새 상반신을 모두 드러낸 형이 그대로 자신의 몸을 돌린다.

“……왜요?”

좁은 소파 위에서 엎드린 자세에 설마 하며 묻는 순간 그 답 대신 성기 끝이 엉덩이에 닿아 왔다.

이미 쿠퍼액을 줄줄 흘리고 있는 성기가 엉덩이골 사이에 닿는 감촉에 허리와 무릎이 떨려 오기 시작했다.

후들거리며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몸에 겨우 두 손으로 소파를 짚은 채 버티는 사이 엉덩이골 사이에 닿은 성기가 서서히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느긋하게, 마치 애를 태우는 듯 엉덩이 구멍 앞을 지분대던 성기는 다시 골 사이를 비벼 대고 있었다.

생생한 그 감촉에 머릿속이 아찔해져 허리에 힘을 준 순간 엉덩이골 사이를 지난 성기가 회음부를 세게 찔러 왔다.

“아, 윽!”

마치 삽입을 하듯 허벅지 사이를 찌른 채 회음부를 문질러 대던 성기가 자신의 성기 아래를 스침과 동시에 자지러지는 듯한 신음이 터졌다.

막 사정한 성기가 다시 발기하며 아랫배에 피가 몰리고 있었다.

뜨겁고, 무겁고 아팠다.

정신마저 혼미해질 정도의 감각에 온몸에 힘을 준 채 버티자 자리 사이의 성기가 다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삽입만 안 했을 뿐이지, 그건 명백한 섹스였다.

빠르게 아래쪽에서 위를 쳐올리는 성기의 감촉이 너무 생생해 그걸 진짜 엉덩이에 넣어 줬으면 하는 바람과 동시에 그게 안으로 들어오면 너무 좋아서 미쳐 버리지 않을까 하는 공포가 공존하고 있었다.

그 정도로 좋았다.

삽입을 하지 않아도 너무 좋았다.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형, 조금만 천천히…….”

해 주세요, 라는 말이 차마 다 나가지 못한 채 형의 손에 잡힌 허리가 절로 흔들렸다.

마치 더 해 달라는 듯, 형의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흔들며 연신 신음을 내뱉던 사이 뒤에서 빠르게 움직이던 형이 한순간 아주 깊이 찔러넣고는 다음 순간 움직임을 멈췄다.

그 순간 소파 위로 정액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그건 자신의 것이었다.

조금 전보다 많이 묽어진 끈적하고 비릿한 액체를 토해 내곤 힘겹게 숨을 골랐다.

연이은 사정에 온몸에서 진이 빠진 채였다. 그리고 숨이 가빴다.

뭘 한 것 같지도 않은데 차오르는 숨에 헉헉거리며 겨우 호흡을 안정시키는데 자신의 몸을 돌린 형이 침착하게 바로 자신의 가슴 위에 사정했다.

일부러 바로 유두 위로 쏟아 낸 뒤 그 부근을 문질러 대는 손길에 몸이 떨렸다.

가슴은 거의 만지지 않았지만 이미 전신이 예민해진 채였다. 지금은 어딜 만져도 남아 있는 몸의 열기에 몸부림을 칠 수밖에 없었다.

“형…… 힘들어요…….”

“괜찮아. 익숙해지면 체력도 붙을 거야.”

운동이든 섹스든 할수록 체력이 붙는 거라며 이마에 입을 맞춰 준 형을 보고 과연 그럴까, 라고 의심하고 있는데 가슴 위로 뭔가 이상한 감촉이 느껴졌다.

방금 사정했던 성기가 다시 커지고 있었다.

그 광경에 잠시 잠들어 있던 공포가 다시 깨어나기 시작했다.

이건 많이 아니다.

오후에도 나가야 하는데 이대로는 일을 못 한다.

죽을 거다.

“이젠 진짜 못해요, 형…….”

이러다 진짜 큰일난다고 최선을 다해 형을 설득하려 했지만 형은 상쾌하게 그 말을 무시했다.

“괜찮아. 할 수 있어.”

“전, 못 해요……. 더 나올 것도 없어요.”

“괜찮아. 내가 많아.”

“그…….”

그게 무슨 소리냐는 말을 다 할 틈도 없이 어느새 완전히 각도와 부피를 회복한 성기의 선단이 유두 위를 스쳤다.

끈적거리는 성기의 끝이 유두 위를 지그시 누르는 감촉에 다시 허리가 떨려 왔다.

진짜 힘들어 쓰러질 것 같은데 유두 끝을 누르는 뜨겁고 끈적이는 느낌에 저도 모르게 손으로 가슴을 가리려 했지만 그보다 형이 더 빨랐다.

양손을 위로 내리누른 채 기분 좋은 듯 웃은 형은 성기 끝으로 유두를 쓰다듬고 있었다.

쿠퍼액이 흘러 번들거리는 선단과 기둥이 단단하게 선 유두 끝을 스치자, 짤막한 비명이 터졌다.

“그만!”

강렬한 자극에 그만해 달라고 하며 몸부림을 쳤지만 형은 역시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기본적인 완력의 차이도 크지만 위에서 내리눌러 오는 힘을 어쩔 수 없었다.

“형…… 이상해요. 거기 싫어요,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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