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4화 (104/160)

하여간 내가 다 잘못했으니 엘리베이터까지만 버티게 해 달라고.

경찰에 끌려가는 사태만은 피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안은 채 오피스텔 건물 안으로 들어선 순간, 가장 먼저 보인 건 상가용 엘리베이터였다.

빌어먹을 엘리베이터. 이래서, 오피스텔이 안 되는 거다.

상가와 사무실이 있는 7층까지만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를 본 순간 건물에 불 질러 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그럼 또 다른 곳을 찾아야 하기에, 간신히 그 충동을 참아 낸 현규는 거주자용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로비를 돌아 뒤쪽으로 향했다.

멀긴 더럽게 멀다고 속으로 욕을 퍼부으며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 앞에 선 순간 목덜미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수현의 땀인지 자신의 땀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사실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집에만 도착하면 된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점점 마음이 급해져 상행 버튼을 누른 뒤 숫자판을 올려다봤다.

다행히, 엘리베이터는 지하 3층에 있었다.

그리고 곧 지하 2층, 그리고 1층…….

초조함과 동시에 아찔함이 느껴져 눈을 질끈 감는 순간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그 안으로 들어서며 다음 주 중에 다시 아파트로 돌아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면 현관이 하나뿐인 펜트하우스가 필요하다. 전용 주차장도 쓸 수 있으니 거기서는 차에서부터 마음대로 해도 된다.

아니, 아예 주택을 하나 사야겠다.

주차장이 있고, 넓은 정원이 있어 아무 데서나 마음껏 해도 상관없게. 그리고 그 김에 욕조도 크게 만들어서 아예 같이 들어가면 좋다.

침실은 하나만 만들고…….

“형…….”

“수현아…….”

일부러 필사적으로 다른 생각을 하며 도를 닦고 있는데 그새를 못 참은 수현이 허리에 다리를 감고 코알라처럼 달라붙어 왔다.

지나치게 밀접한 접촉과 과한 수현의 어리광에 현규는 탄식했다.

오늘 얘가 날 말려 죽이려나 보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무조건 엄마한테 잘못했다고 빌며 계기판을 보자 숫자판 위로 ‘17’이 떴다.

그와 함께 칭 하는 소리가 울리며 드디어 지옥 같은 엘리베이터 타임이 끝났다.

서서히 열리는 문 틈으로 땀을 줄줄 흘리며 달리듯 엘리베이터를 나온 현규는 얼마 걸리지 않아 문 앞에 도착해 도어록 위로 손끝을 갖다 댔다.

바로 그다음 순간 익숙한 기계음이 울려 왔다.

어딜 가나 흔하게 들을 수 있는 그 소리에 현규는 거침없이 문을 당겨 열었다.

이제, 거추장스러운 이성을 던져 버려도 될 시간이었다.

조거팬츠의 존재 가치는 벗기는 속도에 있었다.

현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키스를 나누며 먼저 수현의 후드티와 반소매 티셔츠를 한 번에 벗겨 낸 현규는 수현을 거의 질질 끌다시피 해 침실로 향하며 빠르게 바지와 속옷마저 끌어 내렸다.

마치 허물을 벗듯 옷을 하나씩 흘리며 침실로 들어선 현규는 아직 환한 햇살이 내리쬐는 침대 위로 조심스레 수현을 내려놓았다.

수현은 1분도 안 되는 사이 완전히 나신이 된 채였다.

예상대로 엉덩이 아래쪽이 흠뻑 젖은 채 성기에서 쿠퍼액을 흘리는 수현을 내려다보며 현규는 목이 탄 듯 입술을 달싹였다.

현기증이 나다 못해 어질어질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아래쪽이 아팠다. 언제 사정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팽팽하게 부푼 성기가 옷감에 눌려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드디어 한계에 다다라 재빨리 거추장스러운 니트 셔츠를 벗어 던졌다.

그리고 막 이너로 입은 티셔츠 밑단을 끌어 올리는데 침대 위에 누워 있던 수현이 상체를 일으킨 채 현규의 허리춤으로 손을 뻗었다.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버클에 손을 댄 수현은 익숙하지 않은 듯 어색한 손길로 버클을 풀려 했지만, 역시나 잘되지 않았다.

너무 급하고 서툴렀다.

그조차도 귀엽다는 생각에 수현의 더듬거리는 손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몇 번의 실패 끝에 수현이 드디어 버클을 풀었다. 그리고 당장이라도 터질 듯한 바지춤을 보며 부들부들 떨리는 손길로 지퍼를 내린 순간 현규의 성기가 바로 튕기듯 속옷을 비집고 나왔다.

단단하게 발기한 채 이미 쿠퍼 액을 흘리고 있는 거대한 성기를 본 수현은 마른침을 삼키며 숨을 멈췄다.

출장 전날에도 수없이 만지고 비벼 댔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달랐다.

그 크기와 형태만으로도 압도되어 제정신으로 삽입은 절대 못 하겠다고 고개를 내저었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그걸 갖고 싶었다.

어서 저 큰 걸 자신의 아래에 넣고 안을 휘젓고 찔러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삽입에 대한 기억은 아예 사라졌음에도, 망상만으로도 너무 간절했다.

심줄이 튀어나오고 흉물스러운 그게 내벽을 쑤셔 대는 순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아찔해지며 아랫배가 아플 정도로 울려왔다.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아래쪽이 젖어 흥건해질 정도였다.

저점 가빠지는 호흡과 심장 고동, 그리고 욱신거리는 하반신에 본능적으로 다리를 벌렸다.

다행히 풀어 줄 필요도 없이 당장 삽입을 해도 될 정도로 젖은 구멍에 수현은 어서 넣어 달라는 듯 허리를 비틀며 신음했다.

조금의 참을성도 보이지 않는 그 모습에 현규는 재빨리 티셔츠를 벗어 던진 뒤 수현의 발목을 잡아 끌어당겼다.

이쪽 역시 이미 한계였다.

대표실부터 오피스텔까지 대충 5분.

그사이 몇 번이나 그대로 아무 데나 들어가 박아 버리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여기까지 왔다.

더는 참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 오자 현규는 망설임 없이 수현의 허리를 잡아 고정한 채 엉덩이 골로 성기를 갖다 댔다.

회음부를 지나 엉덩이 골에 닿은 선단이 젖은 구멍 입구로 조심스레 넣어진 순간 수현이 몸부림을 치며 높은 교성을 내뱉었다.

첫 발정기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겨우 삽입을 시작한 것뿐인데 이미 수현의 성기는 사정한 채였다.

“그……만, 잠깐…….”

순식간에 사정을 마친 수현은 숨을 헐떡이며 거의 울부짖듯 애원하고 있었지만 현규 역시 수현을 배려해 줄 여유가 없었다.

입구를 조금 지난 성기의 끝을 빨아들이듯 내벽이 수축하고 있었다.

성기를 세게 조여 대는 그 감각을 참지 못하고 빠르게 내벽을 쳐올린 순간 높은 비명과 함께 수현이 경련하듯 몸을 떨었다. 그러곤 가쁜 숨을 내뱉으며 몸부림을 쳤다.

“그만……. 형, 그…… 읏!”

첫 관계 때와는 달리 아주 작은 자극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수현을 바라보며 현규는 간신히 사정을 참았다.

끝까지 넣은 뒤 한 번이라도 움직이고 싶어 인상을 쓴 채 천천히, 마치 길들이듯 성기를 빼내자 수현이 가늘게 몸을 떨며 등을 휜다.

기대와 긴장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 움직임에 수현의 허리를 세게 잡은 현규는 다음 순간 거칠게 허리를 쳐올렸다.

지난번 수현의 몸 안을 여기저기 매만지며 찾아 둔, 수현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곳을 찾아 일부러 그곳을 깊이 찔러 올리자 수현의 몸이 튀어 오른다.

그리고 곧 높은 교성이 터졌다.

“시, 싫어! 그만!”

전신에 힘을 준 채 발버둥을 치는 그 모습에 현규는 수현의 허리를 잡아 강제로 몸을 끌어 내렸다.

그러곤 다시 한번 성기를 빼낸 뒤 안을 쳐올리자 수현이 이번엔 비명도 내지르지 못한 채 숨을 헐떡인다. 그와 함께 몸을 경직시킨 수현의 내벽은 잔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성기를 쥐어짜며 빨아들이는 듯한 감각에 현규 역시 더는 참지 못한 채 빠르게 한 번 더 그 부위를 찌르자 수현이 숨을 멈췄다.

더는 몸부림도 치지 않았다.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절정에 다다른 듯 숨을 멈춘 뒤 가늘게 떨고 있는 수현을 내려다보던 현규는, 이내 수현의 안에서 사정했다.

급하게 첫 사정을 마친 뒤 가쁜 숨을 몰아쉬던 현규는 그대로 움직임을 멈추곤 다정하게 입을 맞췄다.

혀로 치열을 훑으며 입천장을 누르고, 타액을 빨아들이며 깊이 입을 맞추던 사이 서서히 수현의 숨결이 잦아들었다.

여전히 심장은 쿵쿵거리지만 조금이나마 안정된 호흡에 서서히 입술을 뗀 현규는 수현의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 줬다.

“괜찮아?”

첫 발정기인데 너무 성급했나, 걱정하며 그렇게 물었지만 다행히도 수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괜찮다는 의미였다.

여전히 눈동자는 몽롱하니 풀린 채였지만 최초의 흥분은 어느 정도 가신 듯, 조금 전보다는 훨씬 안정돼 보였다.

일단, 삽입하고 안쪽에 정액을 쌌으니 한 풀 기세가 꺾였을 거다.

발정기의 오메가에게 알파의 체액만큼 좋은 약은 없으니까.

호르몬의 밸런스를 깨는 억제제보다는 이쪽이 좋다.

다만 이 경우는 콘돔 없이 직접 삽입해야 하다 보니 임신 위험이 높다는 건데, 그건 나중 일이고…….

서서히 가라앉아 가는 흥분에 수현의 이마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떼어 주던 현규는 툭 불거진 이마에 입을 맞췄다.

달래주듯 가볍게, 그리고 부드럽게.

그 감촉에 수현이 기분 좋은 듯 웃자 현규 역시 잔잔한 미소를 입가에 띤 채 수현의 눈가와 이마, 그리고 귓불에 차례로 입을 맞췄다.

그러기를 잠시 어느 정도 달콤한 후희를 즐기던 현규는 지긋한 힘으로 수현의 손목을 내리눌렀다.

그러곤 성기를 빼내려 허리를 뒤로 움직였다.

애액과 정액으로 부드러운 내벽을 밀어 내며 천천히 성기를 빼는데 그 움직임에 수현이 낮은 신음을 내뱉었다.

“으응…….”

안타까운 듯, 나가지 말라고 조르는 듯 세게 성기를 조이는 내벽 탓에 살짝 인상을 쓰자 수현이 먼저 허리를 들어 올렸다.

그건 의식해서 한 행동이 아닌 본능에 의한 것이었다.

본인이 뭐를 하는지도 모른 채 성기를 압박하며 유혹하듯 허리를 흔든 수현은 입구 쪽에 걸린 선단에 높게 신음했다.

“형…… 거기…….”

일부러 느릿하게 빼고 있음에도 온몸이 예민해진 수현은 조심스러운 움직임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그건 현규도 마찬가지였다.

한 번 사정한 후인데도, 수현의 작은 신음 하나에 다시 발기가 시작됐다.

그 감각이, 수현에게도 선명하게 느껴졌다.

입구 쪽에 걸려 있던 선단의 부푼 부분이 단단해지며 구멍과 성기가 맞닿은 틈으로 흐르던 정액과 애액 역시 멈췄다.

혹시나, 설마 하는 생각에 헉, 하고 숨을 멈춘 순간 어느새 단단해진 성기가 다시 수현의 안으로 밀려들어 왔다.

“잠까, 하아……. 혀…… 거기, 안…….”

조금 전보다 빠르고 거칠게, 잔뜩 예민해진 내벽을 찔러 올리는 성기에 수현의 몸이 튀어 올랐다.

너무 깊었다.

절대 그럴 리가 없지만 아랫배까지 들어온 성기가 아주 깊은 곳을 찔러 올리는 느낌이었다.

자궁에 닿아 당장이라도 임신할 듯한 느낌에 수현은 본능적으로 아랫배를 눌렀다.

“형…… 거기, 이상해요……. 너무, 깊어서…….”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 떠오르는 대로 내뱉던 수현은 완전히 발기한 현규의 성기가 아주 깊이까지 들어온 순간 자지러지듯 몸을 뒤틀었다.

이미 충분히 커진 채 안으로 들어와 있던 현규의 성기가 부피를 더한 탓이었다.

내벽을 압박하며 눌러 대는 그 느낌에 숨이 막혔다. 그리고 아랫배가 아팠다. 쾌감이 지나쳐 고통이 되어 가고 있었다.

머릿속은 멍하고 몸 안에서는 불덩이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전신이 성감대가 된 듯 현규의 손이 닿는 곳마다 저릿거리는 데다, 이미 한 번 사정했음에도 어느새 성기는 다시 발기한 채였다.

그걸 의식도 하지 못했다.

성기를 만지고 사정하며 얻는 쾌감보다 아랫구멍 쪽에서 느끼는 쾌감의 감도가 너무 커 성기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어서 현규가 안쪽을 더 쑤셔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간절한 손길로 그의 어깨를 끌어안은 순간, 현규가 안쪽에 들어온 채 그대로 몸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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