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9화 (109/160)

이런 게 발정기였다.

“형…… 주세요.”

갈증이 일어 마른침을 삼키는데 저도 모르게 열에 들뜬 목소리가 튀어 나갔다.

마치 애원하듯, 애절하게.

그 소리에 안쪽까지 성기를 밀어 넣은 현규가 잠에서 깬 수현을 반가운 듯 바라보며 되묻는다.

“깼어?”

“……네…….”

“이제 정신이 들어?”

잠에서 깼냐는 게 아닌, 이성이 돌아온 거냐고 묻는 그 질문에 수현은 차마 답하지 못했다.

정신이 든 건지 안 든 건지는 모르겠다. 머릿속이 여전히 희미해 제대로 된 생각이라는 걸 할 수 없었다.

지금 자신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한 가지뿐이었다.

“……해 주세요…….”

“……응?”

숨을 헐떡이느라 드문드문 끊어지는 음성에 현규가 다시 한번 되묻자 좁은 드레스 룸의 구석에 다리를 활짝 벌리고 누운 수현이 작게 중얼거린다.

“움직……여, 주세요…….”

“응?”

“형 ……로 박아, 주세요.”

감질나는지 조르듯 엉덩이를 흔들며 성기를 조여 대는 수현의 웅얼거림에 현규는 일부러 짓궂게 웃었다.

“뭘로?”

“…….”

“응?”

기분 좋은 듯 눈매를 휜 채 현규가 살짝 허리를 뺀 순간, 수현은 소리 없는 비명을 삼켰다.

아주 작은 자극 하나만으로도 몸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뇌가 사라지고 온몸이 성감대가 되어버린 기분이었다.

머릿속이 온통 한 가지 생각으로만 가득 차 이상해질 것 같았다.

아니, 이미 이상해진 것 같았다.

“……형, 자지로 박아 주세요.”

옷자락을 세게 쥔 채 평생 해 본 적 없던 음담패설을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현규의 눈동자 위로 광기가 서렸다.

그와 거의 동시에 더 들어올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성기가 그보다 깊이 박혀 왔다.

내벽의 가장 안쪽을 찔러 올리며 내벽을 밀어 내는 성기에 수현은 짤막한 비명을 내질렀다.

조금 전과는 또 다른, 아래쪽이 타들어 갈 것 같은 느낌에 본능적으로 아랫배를 눌렀다.

내벽과 함께 아랫배가 잔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엉덩이 쪽으로 애액이 흘러 내벽이 흠뻑 젖은 채였다.

“하아, 하…….”

내벽이 너무 예민해져 있었다.

자신의 성기 역시 의식하지도 못하는 새 발기한 채라 옷자락을 세게 쥔 채 숨을 고르던 사이 안쪽 깊이 박혔던 성기가 아주 느리게 빠져나갔다.

찔러 올릴 때와는 또 다른 오싹한 그 느낌에 또 한 번 몸을 떨며 엉덩이에 힘을 주자 반쯤 빠져나갔던 성기가 느릿하게 안쪽으로 밀려왔다.

마치 내벽을 길들이려는 듯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느리게.

형태가 선명하게 느껴질 정도로 생생한 감촉에 숨을 멈추고 있는데 성기의 기둥이 그 부분을 눌렀다.

문지르듯 가볍게 그 위를 스쳐 가는 성기에 수현은 몸에 힘을 준 채 허리를 들었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형…… 거기 찔러, 주세요. 안에……”

“어딜?”

“……거기…….”

가쁘게 숨을 몰아쉬던 수현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거기’라는 단어만 반복했다. 또다시 이성이 사라지고 있는 듯한 그 반응에 위에서 수현을 내려다보던 현규는 수현의 양 발목을 잡아 든 채 성기를 빼냈다.

그러곤 물었다.

“여기?”

일부러 약간의 간극을 두고 선단의 가장 불거진 부분으로 바로 ‘거기’를 찔러 올린 순간, 수현은 허리를 비틀며 비명을 삼켰다.

온몸의 신경들이 하나씩 터져 나가는 듯 아찔한 감각에 전신을 긴장시킨 채 숨을 멈췄다. 그러곤 그대로 잠시 굳어 있던 사이, 멈춰 있던 성기가 다시 빠르게 들어와 그 부분을 쳐올렸다.

집요하게, 정확히 수현이 가장 느끼는 부분을 자극하며 비벼 대는 느낌에 수현의 몸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 부분을 스칠 때마다 가슴이 터질 듯 숨이 차오르고 아래쪽은 타들어 가는 듯 뜨거웠다.

뇌수까지 녹아버린 듯한 감각에 수현은 현규의 움직임에 맞춰 빠르게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더는 뭔가를 생각하는 것도 버거워져 현규에게 완전히 자신을 맡긴 채 맥없이 흔들리던 중 거의 끝까지 빠져나갔던 페니스가 다시 안쪽 깊이 박혀 왔다.

뿌리 끝까지 밀어 넣는 듯 깊은 삽입에 바닥에 손톱을 세운 수현은 몸을 경직시킨 채 비명을 내질렀다.

그와 거의 동시에 발기했던 성기에서 묽은 정액이 흘렀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분명 사정했음에도 아랫배 안쪽이 경련하며 내벽 역시 잘게 진동하듯 현규의 성기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건 이상한 느낌이었다.

단순한 사정감과는 전혀 달랐다.

아랫배에서 무겁고 뜨거운 덩어리가 뭉쳐 일렁이듯 전신으로 스멀거리며 퍼져 나가는, 너무나 생소한 감각이었다.

의식이 아득해지며 계속해서 이어지는 쾌감의 파도에 몸을 가누기도 버거울 지경이었다.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못한 채 간신히 숨을 가다듬고 있는데, 다시 한번 안쪽이 찔려 왔다.

이번에도 역시 가차 없는 현규의 움직임에 수현은 자지러질 듯 교성을 내지르며 몸부림을 쳤다.

더는 발기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필요가 없었다. 뒤쪽에서 느껴지는 자극이 너무 커 사정하지 않고도 절정에 다다른 채였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뒤덮어 오는 그 감각이 너무 무서웠다.

자신의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닌 듯 제어할 수 없고 사고가 마비돼 머리가 이상해지는 기분이었다.

그건 마약보다도 더 질이 나쁜 쾌락이었다.

“형, 그만…….”

끝나지 않는 성감에 더는 버티지 못한 수현은 현규의 성기가 빠져나간 순간 바닥을 손으로 짚었다.

그러곤 그대로 바닥을 기어 도망치려 했지만 그보다 현규가 빨랐다.

원래 그다지 빠르지 않은 수현이 엉금엉금 움직이는 모습에 현규는 재빨리 수현의 허리를 잡아끌었다.

바로 앞에서 통통한 엉덩이를 들어 올린 채 엎드린 외설적인 자세에 현규는 망설임 없이 그 자세로 성기를 찔러 넣었다.

후배위라 조금 전과는 다른 의미로 깊은 결합에 수현은 후들거리는 팔과 다리에 간신히 힘을 주고 버텼다.

그사이 후두둑 묽은 액체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정액이 아니었다. 맑은 체액이었다. 발기하지도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도 이런 액체가 나왔던 것 같은데 그게 뭐였을까, 고민할 틈도 없이 바로 현규가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뒤에서 울려 오는 질척거리는 소음과 좁은 내벽을 찢듯이 쑤셔 대는 성기의 움직임에 머릿속이 아찔해졌다.

앉았을 때보다는 깊지 않지만 대신 그 부위에 가장 잘 닿는 자세였다.

가볍게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가장 예민한 부분을 누르며 지나는 성기에 절정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게 버거웠다.

정신도, 몸도 점점 이상해지는 기분이었다.

“형…… 힘들어요…….”

어째서인지 바닥에 널린 옷들을 손으로 세게 쥔 채 그렇게 애원했지만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거칠어지는 움직임 탓에 아래에서 느껴지는 쾌감 역시 지독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그걸 더는 견딜 수 없었다.

어서 이 감각들이 모두 끝났으면 하는 바람만으로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움직임이 멈췄다.

드디어 끝난 건가, 안도하면서도 뭔가 아쉽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뒤를 돌아보는데 허리를 잡고 있던 손이 어깨를 잡아 일으켰다.

그 힘에 끌려 허리를 펴자 순식간에 빠져나간 성기가 다시 박혀 왔다.

그 순간 바로 안쪽 깊은 곳에 정액이 쏟아졌다.

그 감촉이 너무 생생했다.

교성도 신음도 내뱉지 못해 그대로 숨을 멈춘 채 어깨를 끌어안은 형의 팔에 기대자 바로 뒤에서 사정을 마친 형이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피가 날 정도로, 세게.

통증이 느껴질 정도였지만 지금은 그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

숨이 차올라 가슴이 아팠다.

폐가 눌린 기분이었다.

그리고 허리가 무너질 것 같았다.

지금 자신의 몸을 지탱하는 건 현규 형의 팔과 삽입된 성기뿐이었다.

자신의 몸에는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은 채였다.

“형…… 그만……할래요…….”

숨을 헐떡이며 이 이상은 못 한다고 애원했지만 불행히도 그 말은 통하지 않았다.

“괜찮아. 더 할 수 있어.”

조금도 안 괜찮은데요, 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 말을 하기도 전에 현규의 손이 셔츠 안으로 들어와 가슴을 지분거리기 시작했다.

이미 단단하게 선 유두 끝을 손가락으로 희롱하듯 빙빙 돌리다, 세게 비트는 그 손길에 나지막한 신음이 터졌다.

“싫……어요, 형, 거기…….”

이미 현규에게 당했던 경험이 있기에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수현은 간절하게 부탁했다.

지나치게 느끼는 것 자체도 싫지만, 그 이후에 오는 후유증이 더 싫었다.

그러니 가슴은 만지지 말아 달라고 하려 했지만 알 바 아니라는 듯 또 한 번 가슴을 할퀴는 손톱에 수현은 본능적으로 몸을 경직시켰다.

그와 함께 수축한 내벽에 방금 사정을 마친 현규의 성기가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몸 안에서 실시간으로 발기해가는 그 느낌에 수현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저…… 더는, 못 해요…….”

“괜찮아. 내가 다 할 테니 넌 아무것도 안 해도 돼.”

그렇게 말하는 중에도 몸 안에 있는 것은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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