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0화 (110/160)

그 감각에 수현은 진저리를 쳤다.

그게 줄 쾌감을 아는 만큼 또 무섭기도 했다.

“……안 돼요. 저 죽어요…….”

“안 죽어. 기분 좋게 해 줄게.”

물론, 현규의 말대로 사람은 그렇게 쉽게 죽지 않는다.

하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아주 어처구니없는 이유로도 죽을 수 있는 게 사람이었다.

예를 들어, 복상사라든가…….

“……형 너무 커서 힘들어요.”

눈을 떴을 때 본 광경을 생각하면, 아마 아래가 너무 벌어져서 이상해졌을 거라고 수현은 진심으로 걱정했다.

안에 넣었을 때도 크다고 느꼈지만 실제로 본 크기는 예상보다 훨씬 거대했다.

그게 지금 자신의 안에 들어와 있다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그러니까, 빨리 익숙해져야지. 평생 네가 쓸 건데.”

그렇게 말하며 현규가 감질나는 듯 허리를 천천히 움직이자 내벽 전체가 그게 맞물려 경련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은 그게 주는 쾌감을 기억하고, 기대에 찬 채였다.

그걸 눈치챈 듯 유두를 더듬던 현규의 손이 끝부분을 손톱으로 할퀴었다.

순간 수현이 짤막한 신음을 내뱉으며 허리를 휘었다.

“……하읏…….”

높은 신음과 함께 흐르는 떨리는 숨결에 현규는 수현의 가슴을 손으로 세게 틀어쥔 채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달콤하고, 상냥하게.

그리고 그보다 더 다정한 음성으로 달래듯 물었다.

“어떻게 해 줄까?”

“…….”

“응?”

손가락으로 감질나게 유두를 문지르며 현규가 다시 허리를 움직이자 수현이 헉 하며 숨을 들이켠다.

원하는 건 명백했다.

“……수현아?”

마치 조르듯 수현의 귓가에서 채근하는 현규의 목소리에 수현은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작게 중얼거렸다.

“……주세요…….”

“응?”

“……빨아 주세요.”

“어딜?”

“유두, 빨아 주세요.”

정확한 목적어와 동사를 구사한 구체적인 요청에 현규는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수현의 뺨에 입을 맞췄다.

“착하다.”

드디어 원하는 답을 들었는지 천천히 안에서 성기를 빼낸 현규는 그대로 수현의 몸을 돌려 안은 뒤 수현을 벽 쪽으로 밀어붙였다.

드레스 룸 안 벽에 등을 대고 앉은 수현은 더는 도망갈 곳이 없는 구석에 몰린 채였다.

숨이 막힐 듯 좁은 공간에 갇혀 다리를 벌린 채 바로 앞에서 밀어붙이는 현규를 맞이하던 수현은 순간 아차 했다.

아직 채 닫히지 않은 구멍 틈으로 현규의 정액과 자신의 애액이 뒤섞여 흘러내리고 있었다.

끈적거리는 체액이 좁은 구멍에서 밀려 나와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는 생생한 그 느낌에 서둘러 셔츠 단을 내려 그 부분을 가리려 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현규의 손이 더 빨랐다.

재빨리 수현의 손목을 잡아 누른 현규는 전신으로 수현을 감싼 채 입을 맞췄다. 그리고 느긋하게 옷 위로 가슴을 더듬어 갔다.

느긋한 애무와 이어지는 키스에 수현은 스르르 몸의 긴장을 풀었다.

형에게 이렇게 안겨 있는 건 기분 좋았다.

전신을 뒤덮은 체온과 무게감이 완벽하게 보호받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 주니까.

스킨십이 주는 정서적인 충족감과 안정감에 어설프게나마 손을 뻗어 현규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에게 매달리자 현규가 천천히 손을 뻗어 셔츠를 들어 올린다.

티셔츠의 아래쪽으로 손을 넣어 조금씩 옷을 밀어 올린 현규는 옷자락 아래로 수현의 가슴이 드러나자 허리를 숙여 유두에 입을 맞췄다.

일부러 애를 태우는 것 같은, 감질나는 현규의 애무에 수현은 나지막한 신음을 흘렸다.

허리가 저릿하며 몸속 여기저기가 울려 왔지만 아직은 부족했다.

그러니 어서 빨아 달라는 듯 수현이 가슴을 내밀자 현규가 마음에 든다는 듯 웃는다. 그러곤 곧 수현이 원하는 대로 혀로 유륜을 핥으며 그 끝을 세게 빨아들였다.

“……읏…….”

순간 억눌린 신음을 내뱉은 수현이 허리를 비틀며 현규의 머리를 끌어안자 현규가 단단해진 유두의 끝을 이를 세워 깨문다.

날카로운 그 자극에 수현의 숨이 거칠어지며 다시 아래쪽이 젖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임신이 돼도 몇 번은 됐겠다 싶을 정도인데 발정기에 들어간 몸은 만족을 몰랐다.

더불어 수치도 모르고 정도도 몰랐다.

이래서 발정기에는 위험하다고 하는 거였다.

이론으로만 들어 알고 있던 사실을 몸으로 깨우친 수현은 가슴을 빨고 있는 현규의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형, 거기…… 물어 주세요…….”

빠는 것도 좋지만 살짝 깨무는 게 더 좋았다. 그리고 혀끝으로 핥아 주는 것도 좋았던 것 같다.

별로 알고 싶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현규 덕에 자신의 섹스 취향을 하나하나 알아 가고 있었다.

나중에 유두가 붓고 아픈 건 싫지만 가슴을 애무해 주는 건 좋아한다. 유두를 핥고 빨아들일 때는 간질간질하며 애가 타는데, 그러다 가슴을 깨물리면 머릿속이 아찔해지는 게 좋다.

그 감각을 떠올리며 형의 머리를 끌어당기자 그에 화답하듯 형이 가슴 위에 이를 세웠다. 그러곤 곧 유두 끝을 세게 깨물었다.

순간 몸이 튀어 올랐다. 그리고 그와 함께 묽은 애액이 왈칵 쏟아지기 시작했다.

내벽에서 흘러내리는 정액과 함께 입구를 적시는 애액의 감촉에, 수현은 숨이 찬 듯 헐떡였다.

“형, 아래……도 넣어, 주세요.”

가슴을 빨아 주는 것도 물어 주는 것도 좋았지만 그보다는 아래쪽이 더 급하다.

젖은 구멍이 빨리 넣어 달라고 욱신거리고 있었다.

이러다 내벽이 다 헐어버리지 않을까 무서웠지만 지금은 성욕이 두려움을 이기고 있었다.

“형 거, 넣……어 주세요. 빨리…….”

아랫배가 아프다는 수현의 칭얼거림에 가슴을 빨고 있던 현규는 손을 뻗어 수현의 회음부를 더듬었다.

느긋하게, 성기 아래의 회음부를 꾹꾹 누르던 손끝이 이내 엉덩이골 사이의 구멍을 비집고 들어가 내벽을 넓히자 그 사이로 정액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 감촉에 수현은 몸서리를 쳤다.

이것도 좋았다.

“형, 거기…….”

더 만져 달라는 말을 채 다하지 못한 채 수현이 빠르게 숨을 뱉어 내자 내벽을 넓히던 현규의 손가락이 내벽을 살짝 긁어 내린다.

정확히 그 부분을 긁은 손끝에 수현은 현규의 머리를 끌어안은 채 몸부림을 쳤다.

“……좋아요. 거기, 더…….”

거친 숨을 내뱉으며 머리카락을 헤집는 수현의 손길에 응하듯 현규는 다시 한번 그 부분에 손톱을 세웠다.

그리고 일부러 세게 할퀴자 수현이 몸을 떨며 짤막한 교성을 내지른다.

연이은 자극에 예민해진 수현은 좁은 공간 안에서 발버둥 치며 현규에게 몸을 붙였다. 그러곤 곧 허리를 흔들며 몸을 비벼 대기 시작했다.

“형, 빨리 해 주세요…….”

잔뜩 달아오른 몸을 주체하지 못한 수현의 어리광에 수현의 안에서 손가락을 빼낸 현규가 고개를 들어 수현을 바라본다.

그러곤 수현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잡아끌며 작게 속삭였다.

“네가 넣어 볼래?”

좁은 드레스 룸 안에 앉아 수현의 엉덩이를 잡아 그의 위에 올린 현규는 어느새 우뚝 선 그의 성기를 가리켰다.

멍한 채 그 형태를 눈으로 확인한 수현은 잠시 후 퍼뜩 정신이 든 듯 헉하고 숨을 멈췄다.

보는 것만으로도 질릴 듯한 부피였다.

저걸 넣는 게 물리적으로 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이미 하긴 했다.

그것도 한 번도 아니라 여러 번 본인의 몸 안에 들어왔으니 들어가기는 할 거다.

하지만 자신이 그걸 할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였다.

“……형…… 못 할 것 같아요.”

저걸 넣었다간 진짜 복상사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수현이 자신 없어 하는 음성으로 작게 중얼거리자 현규가 이번에도 역시나 상쾌하게 그 말을 무시한다.

“아니, 할 수 있어. 오늘도 몇 번이나 넣어 봤잖아.”

“…….”

“응?”

뺨과 입술에 입을 맞추며 현규는 달콤하게 치근거렸다. 어서 해 달라고 애교를 부리는 듯한 그의 말투와 미소에 수현은 입술을 달싹였다.

확실히 끝낸 지 얼마 안 됐으니 가능할 거다.

그래, 할 수 있다.

두려움보다 큰 욕망에 눈을 질끈 감았다 뜬 수현은 모처럼의 모험심을 발휘해 천천히 그 위에 내려앉았다.

후들거리는 무릎에 힘을 준 채 겨우 허리를 내리는 데 얼마 걸리지 않아 입구 쪽에 선단이 닿아 왔다.

익숙한 그 감촉에 몸이 오싹해왔다.

곧 시작될 쾌감에 대한 기대로 허리가 떨려 오는 걸 간신히 참으며 본능적으로 티셔츠를 들어 올린 채 몸을 마저 내리자 굵은 선단 끝이 좁은 구멍을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나 느렸다.

겁을 먹은 채라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고 더듬거리듯 움직이고 있자 그 형태가 하나하나 생생히 느껴졌다.

그 느낌이 좋으면서도 또 어색하고 이상해 이를 꾹 악문 채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이대로는 끝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길게 심호흡하며 숨을 골랐다.

그러곤 곧 마음을 다진 뒤 무릎과 허리에서 힘을 뺐다.

형의 위로 주저앉는 순간 단숨에 몸을 꿰뚫은 성기에, 소리 없는 비명을 내지르며 숨을 멈췄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쾌감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관통하고 있었다.

머릿속까지 오싹한 그 느낌에 수현은 제대로 숨도 내쉬지 못한 채 허리를 떨며 필사적으로 현규의 목을 끌어안았다.

절대 움직이지 말라는 듯, 간절한 그 손길에 현규는 수현의 뺨에 입을 맞추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움직여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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