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4화 (114/160)

“괜찮기는 한데, 더는 못 해요.”

얼마 있지도 않은 물에서 첨벙이며 수현은 슬쩍 앞으로 몸을 끌어 현규의 성기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멀어진 만큼 따라온 현규의 성기가 다시 엉덩이 사이를 쿡 찔러 왔다.

이건 진짜 위험하다는 판단에 수현은 욕조의 가장자리를 손으로 짚고 몸을 일으키려 했다.

“형, 저 진짜 일어날래요.”

“머리 먼저 감겨 줄게. 들어왔으니 씻고 나가야지.”

“……이 좁은 데서요?”

“서서.”

그래, 서면 좀 낫겠지, 라는 안이한 판단에 수현은 더듬더듬 몸을 일으키려 다리에 힘을 줬다.

하지만 역시나 바들바들 떨기만 할 뿐 선뜻 두 다리로 서지 못하는 수현의 뒤에서 욕조의 마개를 뺀 현규가 먼저 일어서 수현의 옆구리를 잡았다. 그러곤 마치 아이를 일으키듯 벌떡 수현을 일으켜 세운 뒤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고개 숙여.”

현규의 말대로 미지근한 물줄기 아래서 수현이 고개를 숙이자 현규가 손을 뻗어 머리카락을 매만지기 시작했다.

“여기, 다른 건 다 마음에 드는데 욕조가 작네. 욕실이 두 개인 집이 있던데 프리미엄 주고 사서 침실 쪽 욕실을 아예 통으로 욕조로 만들어 버릴까? 침실엔 대형 침대를 놓고.”

왜 굳이, 라는 말이 수현의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 했지만 물이 쏟아져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허리를 쿡쿡 찌르는 현규의 성기 때문에 말을 하기가 힘들었다.

지금 심기를 건드리면 저걸 또 넣을 것 같았다.

“아니면 이 건물을 통째로 사서 용도 변경해서 공동 주택으로 만들어 버릴까?”

상가 및 사무실로 건축 허가가 나오긴 했지만 잘만 하면 통으로 주거용으로 용도 변경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며 물을 끈 현규는 샴푸를 덜어 수현의 머리를 감겨 주었다.

부드럽게 두피를 문지르는 손힘에 수현은 기분 좋은 듯 눈을 꾹 감았다.

서서히 찌뿌듯한 느낌이 가셔 가고 있었다. 매끈하고 깔끔하게.

약간 근질거리던 부분들이 시원해지는 기분도 좋았지만 근육이 풀려가는 나른함은 더 좋았다.

확실히 물도 얼마 없는 욕조에 앉아 있는 것보다는 따뜻한 물을 직접 맞는 쪽이 효과가 좋았다.

일단 걸어 다닐 수는 있을 것 같은 상태에 작게 숨을 몰아쉬는데 다시 따뜻한 물이 머리 위에서 쏟아졌다.

그리고 다시 커다란 손이 두피를 마사지하듯 문지르더니, 잠시 후 물줄기가 멈춘다.

“다 됐어.”

바로 뒤에서 들려온 그 말에 수현은 재빨리 머리를 흔들어 머리카락을 털었다. 그러곤 이내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현규를 돌아봤다.

이제, 다 됐죠, 하고 묻는 그 눈빛에 현규가 작게 중얼거린다.

“예쁘네.”

푸석푸석하고 덥수룩하게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넘기자 드러난 이목구비는 제법 깔끔하고 귀여웠다.

저 집안사람들이 워낙에 화려하게 생긴 편이라 상대적으로 인상이 희미해 보여서 그렇지, 사실 수현은 열심히 까 보면 말끔하고 청순한 얼굴이었다.

그러니까, 제대로만 꾸미고 다니면.

아마 이래서 해준 형이 수현에게 유독 예쁜 옷을 입히기 위해 애를 쓴 것이리라.

확 하니 눈에 띄는 미형은 아니지만 스타일을 손보고 잘 어울리는 옷을 골라 입히면 예쁘다.

어떻게 보면 흰 도화지 같은 녀석이라 열심히 그리고 색칠하며 신경을 쓰면, 그만큼 정직하게 결과를 보여 주는 타입이었다. 그걸 잘 알지만 신경 쓸 일은 없을 거다.

수현의 옷은 앞으로도 영원히 후드 티와 조거팬츠면 된다. 겨울에는 거기다 패딩 하나 추가하면 끝이다.

예쁜 얼굴은 자신만 보면 된다. 침실이나 욕실에서.

“……이제 샤워해야지.”

머리를 감아 예뻐졌으니 이젠 몸을 닦아 내야 한다고 현규가 다시 샤워기를 틀려 하자 수현이 신기하다는 듯 중얼거린다.

“형, 진짜 엄마 같아요.”

잘 나가다 나온 그 말에 현규는 일부러 세게 물을 틀었다.

수현이 눈치 없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겪을 때마다 열받는다.

갑자기 터진 현규의 심술에 고개를 들고 있다 얼결에 물 따귀를 맞은 수현은 손으로 눈가를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이번 건, 새엄마 같았어요.”

딱 동화에 나오는, 이라며 수현은 환하게 웃어 보였다.

철딱서니 없이.

조금의 악의도 없이 짜증을 유발하는 수현의 남다른 재주에 현규 역시 눈을 가늘게 접으며 웃어 보였다.

어디 계속 지껄여 보라는 듯.

그러곤 바로 수현의 뒤로 바싹 다가선다.

“엄마는 이런 짓 안 하는데?”

이래도 엄마 소리를 할 거냐, 라는 듯 허리 위를 찌르는 성기에 수현은 움찔하며 몸을 굳혔다.

아무 말 없길래 가라앉았나 했는데 아니었다. 오히려 더 단단해진 느낌이었다.

새엄마가 이러면 진짜 큰일 난다.

하지만 지금은 새엄마가 아니라도 큰일 날 것 같아 수현이 설마 하는 눈길로 현규를 바라보자 현규가 수현의 툭 튀어나온 이마를 손끝으로 튕긴다.

“매번 말하지만 난 너랑 결혼을 한 거지 널 입양한 게 아냐.”

딱 하는 소리에 수현은 살짝 아픈 듯 인상을 쓰며 이마를 비볐다.

현규도 입양은 싫다지만, 수현도 2살 많은 부친은 사양하고 싶다.

무엇보다…….

“아빠랑 이러면 진짜 큰일 나죠.”

아무리 피 안 섞인 가족이라도 해도 가족은 가족이라 말도 안 된다고 수현은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그 반응에 현규는 수현의 그런 확고한 도덕성은 아주 마음에 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족끼리는 할 짓이 아니지.”

그러니까 해준 형이 아니라 날 선택한 건 아주 잘한 일이라고 현규는 만족해했다. 하지만 그걸 말로 하면 없어 보일 것 같아 굳이 말로는 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샤워볼을 손에 든 채 그 위에 샤워젤을 듬뿍 뿌릴 뿐이었다. 그러곤 곧 풍성하게 거품을 내 수현의 몸 구석구석을 닦기 시작했다.

목을 시작으로 어깨와 가슴, 그리고 옆구리를 부드럽게 볼로 문지른 뒤 막 아래를 닦으려 손을 내리던 현규는 시야에 잡힌 통통한 엉덩이를 보곤 움직임을 멈췄다.

다른 부분에는 살집이 없는 녀석이 유독 엉덩이는 토실토실하다. 맛있는 호빵 두 개가 딱 붙어 있는 것 같은 먹음직스러운 형태에 뚫어져라 그 부분을 보고 있는데 수현이 뭔가 생각난 듯 고개를 들더니 말을 건넨다.

“저기, 형.”

“응?”

“제가 방금 생각났는데요…….”

말을 걸기 어려운 듯 질질 말을 끄는 수현의 태도에도, 엉덩이에 혼이 빠진 현규는 듣는 둥 마는 둥 무심히 되물었다.

“응?”

“아직도 제대로 인사를 못 했더라고요.”

“……응?”

갑자기 웬 인사, 라며 현규는 드디어 고개를 들고 수현의 뒤통수를 바라봤다. 의아해하는 그 눈빛에 앞을 바라보고 있던 수현이 뒤를 돌아보며 해맑게 웃는다.

“보고 싶었어요, 형.”

발정기 중에 돌아와, 제대로 인사를 못 했다는 천진한 수현의 인사말에 현규는 더 이상 참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지금 안 넣으면 바보다.

“수현아.”

“네?”

“넣을게.”

“……네?”

일단 난 통보했다고 자신을 정당화한 순간 현규는 망설임 없이 수현의 허리를 잡아끌었다. 그러곤 바로 그 안에 성기를 찔러 넣었다.

전희도 없이, 순식간에 뿌리 끝까지 박혀 온 성기에 수현은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숨을 멈췄다.

샤워 잘하다 횡액을 당한 상황이었다. 황당함과 경악스러움에, 수현은 천천히 현규를 돌아봤다.

그러곤 자꾸 이럴 거냐는 원망과 사람이냐는 비난이 담긴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자, 현규가 전혀 안 미안해하는 얼굴로 수현의 눈가에 입을 맞춘다.

“예쁘…… 아니, 안이 잘 풀려 있네.”

“……저 힘들어요, 형.”

“응. 그러니까 빨리 끝내 줄게.”

말이 안 통한다.

지금 현규는 쓸데없이 들떠 있었고 과하게 기분이 좋았다.

평소 형이 나랑 대화할 때 말이 안 통해서 속이 터진다고 했는데, 그때 기분이 이랬던 걸까?

현규의 모습 위로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 수현이 뜬금없는 자아 성찰에 빠져들었다.

앞으로는 현규 형이 이상한 말을 해도 몰라도 아는 척, 일단 들어 주는 척이라도 해야겠다고 반성하는 사이 수현의 허리를 감아 안은 현규는 천천히 허리를 뒤로 뺐다.

들어올 때와는 달리 느리게 내벽을 빠져나가는 성기에 수현은 눈을 질끈 감았다.

슬슬 몸이 달아오르고 있었다.

아래쪽으로 피가 몰리며 성기는 단단해지고, 뒤쪽에서는 애액이 흐르기 시작했다.

어느새 흥건해진 구멍에서 귀두가 걸릴 정도로 성기를 빼낸 현규는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싫다고 하면서도 수현의 안쪽은 잔뜩 젖은 채 어서 들어오라는 듯 꿈틀거리고 있었다.

더는 참을 수 없는지 안달하며 성기를 빨아들이는 내벽에 현규는 어깨를 가늘게 떨며 간신히 서 있는 수현의 뒤에서 어깨를 끌어안은 채 그대로 다시 성기를 찔러 넣었다.

정확히 예민한 부분을 스친 성기가 내벽 깊이 박혀 온 순간 짤막한 비명과 함께 수현의 정액이 벽면으로 튀었다.

지나치게 빠른 사정에 현규는 아쉬운 듯 혀를 찼다.

“벌써 싸면 안 되지.”

처음부터 느꼈지만 수현의 사정은 빨랐다. 조금 과장하면 조루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 빨랐다.

다른 사람보다 조금 늦은 편인 자신과 맞추기 힘들었다.

뭐, 이미 안으로 느끼고 있으니 사실 별 상관 없지만…….

“거기를, 형이…… 찌르니까…….”

가장 예민한 부분을 자극당해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며 수현은 숨을 헐떡였다.

사정을 했음에도 몸의 열기는 전혀 식지 않았다.

오히려 사정 후 내벽이 더욱 격렬히 경련하며 현규의 성기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에 조바심이 났다.

몸이 잔뜩 달아올라 미칠 것 같았다.

“형…… 뒤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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