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깨비 덕분에 슈퍼스타-30화 (30/189)

30. 다시 한번 대박 행진(1)

내가 만든 4곡의 노래에 본인들이 작사, 작곡한 노래가 더해지고 여기에 다른 작곡가의 노래 2곡이 더해지니 총 10곡의 곡이 모이게 되었다.

이 곡들은 바로 쓰리타임즈의 첫 정규 앨범에 실릴 주인공들이었다.

나는 프로듀서로서 다른 곡까지 꼼꼼히 체크하며 앨범의 완성도를 올리려고 했다.

그렇게 쓰리타임즈의 정규 앨범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내 앨범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였다.

원래 서둘러서 곡을 만들려는 생각은 없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그걸 주제로 곡을 만들려고 했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려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 내 앨범에 실을 곡들도 빠르게 완성되어 갔다.

총 10곡을 준비하려고 했던 계획대로 한 곡, 한 곡 차곡히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첫 곡을 만든 이후 2곡을 더 작곡하게 되었다.

빨래방 이후 내가 다음으로 작곡한 노래는, 너무 예쁜 여자를 보고 한눈에 반한 남자의 시선을 노래한 ‘예쁘다’라는 곡이다.

이 노래는 레아와의 듀엣 덕분에 생각이 난 노래이다.

레아는 원래 예쁜 얼굴이지만, 노래를 부르는 레아의 모습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그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 그냥 막연하게 ‘오늘따라 레아가 정말 예쁘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생각이 계기가 되어 노래가 만들어졌다.

누구나 살다 보면 그런 순간이 있을 것이고, 그 순간 우리는 낯선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런 감정이 진행되면 그것은 사랑으로 바뀌게 된다.

모두가 알고 있는 그런 감정을 노래하고 싶었다.

너무 행복한 순간이기 때문에 내 노래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았다.

노래는 정말 순식간에 완성되었다.

근데 재밌는 사실은 노래를 만들면서 중간에 곡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나 혼자 부를 노래로 만들었는데, 상대 여자의 시선이 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듀엣곡으로 바뀐 것이다.

어떻게 보면 레아 덕분에 만든 곡이었기 때문에 레아에게 듀엣을 부탁했다.

레아는 우연히 만난 남녀가 첫눈에 서로에게 반하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노래 가사가 무척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한 곡을 더 만들었다.

제목은 ‘sight’이란 노래이다.

이번 앨범의 주제인 시선을 제목으로 삼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타이틀곡이었다.

락 베이스의 빠른 리듬의 곡이었는데, 반주를 녹음할 때 연주하는 내가 신이 나서 정신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흥겹게 연주하며 녹음한 곡이었다.

난 이 곡을 통해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둘러싼 여러 시선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주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누구도 이러한 시선 속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이러한 나를 둘러싼 시선들은 때로는 나를 억압하고 구속하는 굴레로 작용하기도 한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런 시선들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인생은 자신의 시선으로 보고 느끼고 결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이러한 내 생각은 곧바로 적어 내려간 가사에 잘 스며든 것 같아 여러 가지로 마음에 드는 구석이 많은 곡이었다.

내가 이렇게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있을 때 어느덧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 드디어 내가 프로듀싱한 쓰리타임즈가 컴백하는 날이 되었다.

해외의 유명 프로듀서를 제치고 내가 프로듀서를 맡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완성된 곡들은 내가 봐도 괜찮았기에 나름대로 자신감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만들어진 자신감이었다.

* * *

유명 너튜버인 상철은 오늘도 여느 날처럼 방송을 시작하기 위해 카메라를 켰다.

“안녕 친구들. 너희와 항상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픈 상철이 형이야. 상하!”

상하는 너튜버 상철이 만든 재밌는 인사말이었다.

“자, 오늘은 아주 중요한 날이야. 내가 이 말만 꺼내도 몇 명의 눈치 빠른 친구들은 오늘이 어떤 날이길래 내가 중요한 날이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바로 알 거야. 맞지?”

그의 말대로 댓글 창에는 ‘쓰리타임즈님 컴백하시는 날’이란 문구가 올라왔다.

그것을 본 상철은 격하게 반기며 다시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그렇지. 역시 형의 마음을 알아주는 건 너희밖에 없어. 오늘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쓰리타임즈 컴백 날이야. 쓰리아우어 2기인 형이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너희도 잘 알지?”

쓰리아우어는 쓰리타임즈의 공식 팬덤 명칭이었다.

‘하루에 세 시간 이상 쓰리타임즈에 대해 생각하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팬덤 이름이었다.

상철은 재밌는 너튜브 방송 콘텐츠로 자신이 덕질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 주곤 했는데, 자신의 방송을 즐겨 보는 팬들이 가장 좋아해 준 방송이 바로 쓰리타임즈의 컴백 날 뮤직비디오를 보는 방송이었다.

오늘은 그것을 촬영하기로 미리 계획을 세웠었다.

사인회에 참여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미니 앨범을 사는 내용, 혹은 그녀들의 브로마이드나 굿즈를 사는 내용 등 아주 다양한 내용의 콘텐츠가 방송이 되었는데, 그래도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역시 컴백 날 뮤직비디오를 보는 영상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예전 방송과 같은 포맷으로 오늘 오후 5시에 공개되는 쓰리타임즈의 신곡 뮤비를 보면서 코멘트를 하는 그런 형식의 방송을 촬영할 생각이었다.

“오늘은 저번처럼 뮤비 댓글 1빠를 노릴 거야. 형이 지금 몇 번을 도전했지만 한 번도 성공 못 한 거 너희도 알지? 두고 봐. 오늘은 형이 제대로 보여 준다. 이 상철이 형은 한다면 하는 사람이란 걸 제대로 보여 주겠다는 그런 말이지. 오늘 댓글 1빠 가즈아!”

잠시 후 드디어 뮤직비디오 공개 시간이 되었다.

“5초, 4초, 3초, 2초, 1초, 가즈아!”

스마트폰으로 정확한 시간을 재던 상철은, 시간에 되자 엔터키를 눌렀다.

그러나 약간의 버퍼링이 발생했는지 상철이 들어갔을 때는 이미 2천 명 정도의 쓰리타임즈 팬들이 먼저 댓글을 달고 난 후였다.

그것을 본 너튜버 상철은 자신의 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감싸 쥐며 괴로워했다.

“으악! 또 렉이 걸렸어. 이게 얼마짜리 컴퓨터인데 렉이 걸려? 진심으로 짜증 난다. 젠장!”

방송의 재미를 위해 과한 리액션을 보여 주는 것이 그의 방송을 보는 재미였다.

특유의 리액션을 보여 줬으니 다음은 실제 뮤직비디오를 보며 그의 리얼한 반응을 보여 줄 차례였다.

“우리 친구들 요번 쓰리타임즈 앨범은 그동안의 미니 앨범들과 다르게 정식 앨범이야. 그래서 뮤직비디오도 타이틀곡 하나만 나오는 게 아니라 무려 4곡이나 나온다고 해.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함께 봐야 할 뮤직비디오가 총 4편이라는 이야기지. 형 말 알아듣겠어?”

JYK 홈페이지에 접속한 상철은 드디어 올라온 4편의 뮤직비디오를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그걸 보고 점점 흥분하는 그의 모습은 또 다른 재미 포인트였다.

“떠, 떴다! 떴어. 한 편도 아니고 무려 4편이나 떴어. 우와 대박! JYK가 제대로 일냈어. 어떻게 뮤직비디오를 4편이나 제작할 생각을 한 거야? 누가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분명 아주 훌륭하신 분일 거야. 스고이 스고이. 감사한다규~~.

본인의 캐릭터대로 호들갑을 떨며 드디어 오늘 올라온 뮤직비디오를 재생시켰다.

그가 처음으로 선택한 곡은 자신의 최애 멤버인 나영이 나오는 곡이었다.

“자 여러분. 형의 마음은 어쩔 수 없이 오늘도 나영 님에게 향한다. 이건 자연현상처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거야. 그러니 이해해 줘. 노래 제목은 ‘real life’네. 일단 보고 이야기하자고. 고고!”

상철은 처음부터 기존의 쓰리타임즈 곡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곡이 흘러나와 깜짝 놀랐다.

완전 다른 가수들의 노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까지 보여 준 쓰리타임즈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느낌의 곡이었다.

영상이 끝난 후 상철은 약간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자, 잠시만 여러분. 형한테 정신을 차릴 시간을 잠시만 줘. 우와 도대체 이게 뭐야?”

오랜 시간 동안 팬으로 지내 왔기에 쓰리타임즈의 곡에 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그였다.

그런 그답게 이번 앨범 수록곡의 변화에 더욱 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완전히 색이 달라. 곡 정말 죽인다. 그리고 쓰리타임즈 얘들도 완전 대박이야. 이런 노래도 이렇게 잘했어? 채연의 랩 도대체 뭐야? 그리고 우리 나영찡은 노래를 왜 이렇게 끈적거리며 불러? 완전 미친다, 정말. 이게 정말 리얼이야. 그지?”

첫 곡의 놀라움은 자연스럽게 다음 곡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자, 바로 다음 뮤비 봅시다. 어떤 노래가 나올지 궁금해 미칠 거 같네. 자 다음 곡도 고고!”

이번에 그가 클릭한 노래는 댄스팀이 부른 곡으로 제목은 ‘Love me’라는 곡이었다.

뮤비의 시작부터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강한 춤에 보고 있던 상철의 눈이 저절로 커져 버렸다.

강한 비트에 맞춰 세 명의 멤버들은 멋진 춤 공연을 보여 주는 듯한 격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그것을 본 상철은 이번에도 역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와, 이게 뭐야? 도대체 이번 앨범은 무슨 생각으로 만든 거야? 우리 얘들이 다 왜 이래? 미쳐 버릴 정도로 멋있다. 그냥 오진다 오져!”

상철은 그 기세 그대로 나머지 두 곡도 연속으로 재생시켰다.

보컬팀이 부른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듣자마자 좋았고, 마지막으로 들은 ‘Love me’는 앞서 들었던 ‘Love me’의 팝댄스풍 편곡이 빛나는 단체 곡이었다.

뮤직비디오 4편을 다 보고 난 후 상철은 마이크에 대고 이런 멘트를 던졌다.

“와, 내가 제법 오랜 시간 동안 쓰리타임즈 팬이지만, 이번 앨범 진심 대박인 거 같아. 모두 다 타이틀곡으로 들고나와도 될 만큼 좋은 노래들이야. 그런 곡들도 가득 찬 이번 정규 앨범은 또 얼마나 좋을까? 형은 미리 주문해 뒀어. 그리고 내 방송을 보는 친구들한테도 선물할 테니 기대해도 좋아.”

방송은 그렇게 끝이 났다.

카메라가 꺼진 후 상철은 함께 일하는 스텝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야, 이번 앨범 대박이다, 그지?”

“그렇네. 노래가 좋아서 그런지 오늘 네 리액션도 제법 좋았어. 좋은 영상 나올 거 같아.”

“그래? 다행이네.”

오늘 촬영분이 좋았다는 친구이자 피디의 말에 상철의 얼굴에도 미소가 피어났다.

그리고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친구에게 말했다.

“그동안 쓰리타임즈 앨범이 조금 식상한 맛이 있었거든. 변화를 준다고 해도 아무래도 예전보다는 신선한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최근 다른 그룹들도 좋은 곡을 많이 발표했잖아. ‘블랙펑크’는 완전 세계적으로 놀고, ‘오 나의 소녀들’도 내는 곡마다 엄청나게 호평을 받고 말이야. 거기다가 같은 회사 워너비 걸즈도 포텐 터지면서 상대적으로 쓰리타임즈는 이제 저무는 해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완전 오판이었어.”

그의 말을 들은 친구는 쓰리타임즈 앨범의 성공 요인을 다른 곳에서 찾았다.

“그게 바로 JYK의 힘이 아닐까? 회사가 크고 잘하니까 이런 게 가능하겠지. 괜히 현재 우리나라 1등 회사가 된 건 아니잖아?”

그의 말에 상철도 동의했다.

“그것도 맞는 말이야. 워너비 걸즈도 대박 났잖아. 거기에 쓰리타임즈까지 연속으로 대박 나면 그건 회사의 힘이라고 봐야 해. 이래서 요즘 애들이 JYK의 공개 오디션에 목을 매는구나. 이해가 가는 행동들이야.”

“그렇지. JYK는 회사발이 센 곳이야. 그러니 그 회사 연습생으로 들어가는 게 성공할 확률이 높지.”

두 사람은 새삼 JYK라는 연예 기획사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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