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깨비 덕분에 슈퍼스타-31화 (31/189)

31. 다시 한번 대박 행진(2)

공개한 뮤직비디오 4편 모두가 2시간 59분 만에 1000만 뷰 달성.

너튜브 24시간 최다 조회 수 기록.

발매와 동시에 여러 음악 사이트 동시 1위 석권.

정규 앨범 선주문 100만 장 돌파.

앞서 언급한 이 모든 것들이 쓰리타임즈가 컴백함과 동시에 받아 든 성적표였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소위 말하는 ‘대박’이 터진 것이다.

쓰리타임즈의 기존 팬덤은 물론이고 일반 대중들까지 그녀들의 새로운 음악에 환호성을 보냈다.

그리고 해외에서의 반응도 심상치 않았다.

각종 해외 차트에도 그녀들의 새로운 음악이 빠르게 차트 인을 함과 동시에 가파른 순위 상승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

이런 경이적인 성과에 따라 국내 언론은 물론이고 해외 언론에서까지 쓰리타임즈의 첫 정규 앨범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세계적인 언론사인 뉴욕 타임스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이제 한국의 K―pop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모습도 꽤나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다. 그들의 세련되고 멋진 음악과 매력적인 퍼포먼스로 인해 그들의 음악이 세계인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지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다. 이런 k―pop 강세 속에 의미가 깊은 앨범이 최근 나왔으니 그것은 k―pop의 여성 파워의 대명사 쓰리타임즈의 첫 정규 앨범이다. 그녀들의 앨범은 k―pop 가수들의 정규 앨범 역시 세계 음악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 앞으로 멀지 않아 우리는, k―pop 스타들의 앨범을 모으는 것이 자랑스러운 나의 과거 추억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팬들과 대중의 관심이 쓰리타임즈의 첫 정규 앨범에 향해 있을 때, 음악인들의 시선은 의외로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들은 전문 음악인들답게 쓰리타임즈의 이번 노래들을 작곡, 편곡, 그리고 프로듀싱까지 한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 * *

대한민국 3대 기획사 중 하나인 YHS의 작업실.

그곳에는 후드를 뒤집어쓴 채 작업실 의자에 앉아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 한 사람이 모습이 보였다.

덜컥.

그때, 작업실 문이 열리며 호리호리한 몸매에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4명의 여인이 작업실 안으로 들어섰다.

의자에 앉아 있는 사내를 본 그녀들은 반가워하며 그를 향해 물었다.

“오빠, 지금 뭐 하세요?”

맏언니 지연이 대표로 그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음악에 집중한 탓에 자신의 작업실에 손님이 온 것을 몰랐던 그는, 그제야 작업실에 누군가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역시 반가워하는 얼굴로 자신의 작업실을 찾아온 4명의 여성을 반겼다.

“오, 이게 누구야? 나에게 음악적 영감을 주는 나만의 뮤즈들이 아닌가?”

자신들을 보고 뮤즈라고 부르는 그의 모습에 여자들은 환한 웃음이 터져버렸다.

“하하하, 아직도 저희가 뮤즈가 맞아요?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요즘 오빠에게 새로운 뮤즈가 생겼다는 말이 있던데…….”

“다 헛소문이야. 너희와 나 사이를 질투한 나쁜 인간들이 지어낸 새빨간 거짓말이지.”

“하하, 그래요? 오빠가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 저희는 그냥 믿을게요, 오빠.”

“그래 믿어 드리자.”

만나면 항상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그들이었다.

의문의 남자와 조화롭고 재밌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이들은 YHS의 대표 걸그룹 블랙펑크였다.

그리고 그들을 뮤즈라고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이 남자는 바로 YHS의 대표 작곡가 데이브였다.

“근데 어쩐 일이야? 너희 오늘 쉬는 날이잖아.”

그의 물음에 제이미가 대표로 나서서 대답했다.

“근처에 맛집이 있다고 해서 다 같이 먹으러 갔다 왔어요. 그리고 거기 샌드위치가 맛있어서 오빠 것도 좀 사 왔어요. 오빠도 드셔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오, 진짜? 안 그래도 배가 고프긴 했는데… 날 생각하는 너희의 마음이 전해져 너무 고맙다. 그리고 감동한 나머지 눈물까지 나려고 해.”

좋아하는 그를 바라보며 블랙펑크의 외국인 멤버 케리가 으스대며 말했다.

“역시 오빠 생각하는 건 우리밖에 없죠? 그러니 앞으로 우리한테 잘하세요.”

“흐흐, 알았어. 좋은 곡 나오면 꼭 너희한테 제일 먼저 보여 줄 테니 걱정하지 마라.”

“호호, 역시 우리 데이브 오빠가 센스 짱이라니까. 그냥 아무렇게나 이야기해도 내가 하고 말을 찰떡같이 알아들으시네.”

때마침 배가 고팠던 데이브는 그녀들이 사 온 잠봉뵈르 샌드위치를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잠봉뵈르 샌드위치는 그가 최근에 가장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였다.

그녀들도 그걸 알고 있었기에 데이브를 위해 챙겨 온 것이다.

맛있게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 그에게 로렌이 물었다.

“근데, 뭐 하고 있으셨어요? 아까 우리 들어왔을 때 저기 저 의자에 심각한 표정으로 가만히 앉아 계셨잖아요.”

그녀의 질문에 데이브는 샌드위치를 가득 입에 넣은 채로 대답했다.

“음악 듣고 있었어.”

“무슨 음악요?”

“쓰리타임즈 정규 앨범.”

“아, 그거요? 요즘 난리 났다고 하던데… 전 아직 못 들어 봤어요.”

“그래? 그럼 같이 들어 볼까? 앞으로 음악 활동 계속하려면 반드시 들어 봐야 할 음악이야.”

로렌의 말에 데이브는 함께 듣기를 권했다.

“그래요? 근데 오빠 말 속에 담겨 있는 뉘앙스가 장난 아니네요. 방금 그 말은 정말 좋은 음악이란 뜻이 담긴 말 아니에요?”

“흐흐, 눈치는… 그래도 자세한 이야기는 일단 듣고 나서 해 보자.”

“네.”

작업실에 있던 5명의 사람은 모두 의자에 앉았다.

데이브는 블랙펑크 멤버들이 자리에 앉은 것을 확인한 후 자신이 듣고 있던 음악을 다시 재생시켰다.

그들은 그렇게 앉은 채로 ‘love me’ 두 가지 버전과 ‘real life’,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까지 모두 들었다.

블랙펑크 멤버들은 듣고 난 후 곧바로 앞다투어 소감을 말했다.

“우와, 노래 정말 좋네요. 최근에 들었던 노래 중에 이렇게 한 번 만에 귀를 파고드는 듯한 느낌을 주는 노래는 처음이에요.”

“맞아, 그리고 난 개인적으로 ‘real life’이란 노래가 너무 좋았어. 가사도 우리 얘기 같고… 그리고 훅은 또 어때? 완전 중독성이 쩌는 거 같아. 오늘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계속 생각날 거 같아.”

팀에서 메인 댄서를 맡고 있는 케리는, 자신의 포지션답게 언니들과 다른 감상평을 말했다.

“난 ‘love me’라는 노래 걸스 힙합 버전 뮤비 보고 싶어. 쓰리타임즈가 이 좋은 비트에 어떤 춤을 가미했을까 너무 궁금하네.”

음악을 듣기만 했는데, 메인 댄서인 케리의 피를 끓게 만들고 있나 보다.

지연은 말 나온 김에 뮤직비디오를 바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뮤비 바로 달릴까?”

“좋아!”

케리의 대답에 지연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쓰리타임즈의 뮤직비디오를 재생시켰다.

결국, 그들은 뮤직비디오까지 다 보고 나서야 쓰리타임즈 정규 앨범 감상을 마칠 수 있었다.

제이미는 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데이브를 향해 소감을 물었다.

“자, 쓰리타임즈의 이번 노래에 대해서 대한민국 최고의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데이브 오빠의 감상을 들어 보도록 합시다.”

“예~ 에, 좋아요.”

귀여운 그녀들의 말과 행동에 저절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는 데이브였다.

그리고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던 관계로 서둘러 멘트도 시작했다.

“일단 내 소감은 간단해. 너무 좋아. 근데 놀라운 사실이 있어. 그건 바로 이 네 곡을 만든 작곡가가 단 한 명이란 사실이야.”

그런 사실을 몰랐던 블랙펑크 멤버들은, 깜짝 놀라는 리액션을 보여 주었다.

“네? 이게 한 사람이 다 만든 거라고요? 말도 안 돼요.”

“맞아요. 이걸 어떻게 한 사람이 다 만들어요? 색깔이 이렇게 다 다르잖아요. 진짜 한 사람이 다 만들었다면 최소한 비슷한 느낌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건 그런 게 전혀 없어요.”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하는 로렌을 보며 데이브로 그 점을 지적했다.

“맞아. 내가 듣고 가장 놀란 첫 번째 이유가 바로 그거야.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넓은 작곡 스펙트럼을 가질 수 있는지 그것부터 도저히 이해가 안 돼. 아까 우리가 함께 들었던 4곡 모두 장르가 달라.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발라드곡도 있었고, 거기에 팝댄스, 걸스 힙합, 그리고 트랩 비트의 완전 제대로 된 요즘 힙합까지 다 다루고 있어. 근데 한 사람이 그 네 곡을 다 작곡했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곡 퀄리티는 또 어떠니?”

그의 물음에 지연이 때마침 끼어들며 대답했다.

“끝내줘요.”

“그래, 끝내주지. 이런 사실을 종합하면 JYK가 음악 괴물과 작업을 한 셈이 되는 거야. 그냥 일반 괴물이 아니라 전설 속에 나오는 드래곤 같은 엄청난 괴물인 거지.”

데이브의 말을 들어 보면 그가 음악적으로 쓰리타임즈의 노래를 만든 작곡가를 극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칭찬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또 놀라운 점은 이미 세상에 나왔던 음악이 아니라는 점이야. 내가 하루에 평균적으로 5시간 정도 음악을 듣는데, 이런 음악은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처음 들어 봤어. 다시 정리해서 말하면 이 노래들을 만든 괴물은 타고난 천재인 거지. 그래서 그런지 음악이 너무 신선해.”

그의 이번 말에도 블랙펑크 멤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그녀들이 듣기에도 신선한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놀란 점은 가수를 보고 쓴 거라는 사실이야. 유닛 멤버들에 딱 맞춰 곡을 만들었다는 느낌이 바로 들지. 나도 가수를 프로듀싱 하는 프로듀서로서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거 같아.”

데이브의 말을 들은 그녀들도 쓰리타임즈의 이번 앨범 작곡가가 궁금해졌다.

“외부 작곡가인가요? 기존의 JYK 음악 느낌이 별로 없어요.”

“네가 들어도 그렇지. 근데 나도 궁금해서 알아보니까 JYK 내부 작곡가가 맞단다. 거기다가 나이도 어리고.”

“진짜요?”

“응. 아마 신인이니까 이렇게 신선한 음악을 나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

“그럼 한번 만나 보고 싶어요. 어떻게 생겼을까요?”

좋은 곡을 원하는 가수답게 본능적으로 블랙펑크 멤버들은 이서준을 만나고 싶어 했다.

그런 그녀들의 모습에 데이브는 장난을 걸었다.

“어쭈, 지금 나 버리고 JYK 괴물에게 가려는 거야?”

데이브의 말에 4명의 여자 모두가 손사래를 치며 항변했다.

“아니에요. 우리가 오빠를 두고 어디로 가요?”

“맞아요. 우리에겐 오빠만 있으면 돼요.”

“정말이에요.”

데이브의 장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래? 그럼 나도 있고 그 괴물도 있는 건 어때?”

그의 말에 제이미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그러면 더 좋겠죠. 헤헤.”

* * *

요즘 나는 작곡에 빠져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곡이 너무 잘 나와 정신을 차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나는 1차 목표로 잡은 10곡을 모두 완성하게 되었다.

나는 이 사실을 김진영 형님에게 알렸고, 형님은 내가 만든 곡을 들어 보셨다.

그리고 그 결과 오늘은 내게 매우 중요한 날이 되어 버렸다.

그것은 오늘 내가 만든 곡에 대한 청음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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