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깨비 덕분에 슈퍼스타-45화 (45/189)

45. 뮤직비디오 촬영(3)

마침 홍대 앞 공원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의문의 사람들이 무슨 공연 같은 것을 준비하는 모습에 호기심이 생겨 구경했다.

그들은 무슨 촬영을 준비하는 듯 보였는데, 그걸 본 구경꾼들은 기다리다 보면 연예인을 실제도 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마음속에 생겼다.

“어, 쓰리타임즈다.”

“세상에, 워너비 걸즈도 있어.”

“이야, 도대체 무슨 촬영을 하기에…….”

구경하던 사람들은 그녀들의 등장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유명 연예인을 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지만, 이건 유명해도 너무 유명한 대세 걸그룹 두 팀이 이곳에 나타났기 때문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거물급 연예인의 출연으로 인해 공원에는 사람들이 더 모이기 시작했다.

구경하던 사람들은 지금 이곳에서 촬영하고 있는 것이 누군가의 뮤직비디오 촬영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듣기만 해도 신나는 음악이 연신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고, 음악에 맞춰 예쁜 연예인들이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구경하던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와 더불어 바삐 발걸음을 옮기던 사람들의 발도 멈추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갑자기 들려오기 시작하는 기타 소리.

마치 자신들이 유명 가수의 공연장에 와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신이 나는 기타 연주였다.

“우와, 너무 좋아.”

어느새 함께 모여 구경하던 대학생 무리는 들려오는 기타 선율에 맞춰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떤 이는 이 장면을 놓치기 싫었는지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장면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담기 시작했다.

기타로 연주하는 노래가 여기 모여 있는 사람들도 알만한 ‘놀자’와 ‘love me’를 연주해서 그런지 더욱 신이 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어떤 노래의 전주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분명 모르는 노래인데, 듣고 있으니 저절로 몸을 들썩이게 될 정도로 멋진 전주로 시작되는 노래였다.

거기다가 무대 위에 있던 의문의 남자가 진짜 리얼로 이 자리에서 연주하는 전자 기타 소리가 더해지자 구경하던 사람들 역시 자신들도 모르게 음악에 점점 빠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마이크를 통해 울려 퍼지기 시작하는 남자의 목소리.

라이브로 노래하는 남자의 목소리는 노래와 너무 잘 어울리는 독특한 음색의 목소리였다.

남자의 노래는 기교 없이 담백하게 불렀는데, 그래서 그런지 남자가 부르고 있는 노래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잘 들렸다.

노래가 고조될수록 남자의 목소리도 더욱 열정적으로 변하였고, 후렴 부분에서는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정도의 폭발적인 고음까지 터져 나오며 듣는 사람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려 버렸다.

“까아악!”

갑자기 어떤 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에 와 관람하는 열성 팬처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여 있던 사람 중 누구도 그런 반응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지 않았다.

자신은 용기가 없어 못 한 거지 마음 같아서는 자신들도 저 사람처럼 소리를 지르고 싶은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제법 많은 사람들이 마치 콘서트장에 온 관객처럼 즐겁게 들려오는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 드디어 노래가 끝나 버렸고, 노래를 즐기던 사람들은 아쉬움이 감도는 여운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때, 촬영 스텝으로 보이는 사람이 사람들에게 다가와 이런 말을 하였다.

“저는 오늘 이곳에서 뮤직비디오를 찍고 있는 촬영팀의 조연출입니다. 지금 이곳에서 노래를 부른 가수는 이번에 JYK에서 데뷔하는 신인 가수입니다. 제가 이곳에 온 이유는 여러분께 부탁드릴 내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어느새 조연출의 말에 관심을 보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저희는 여러분들이 음악을 즐기며 노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습니다. 제가 가수에게 한 곡 더 연주해 달라고 할 테니, 저기 촬영 중인 곳으로 함께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촬영 장면을 뮤직비디오에 사용할 예정이므로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제 뒤에 준비 중인 촬영 스텝에게로 가서 촬영 동의서를 작성해 주셔야 참가가 가능합니다.”

서류를 작성하란 말에 사람들은 선뜻 나서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참여해 주시는 분들은 해당 가수의 뮤직비디오에 여러분의 모습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안내해 드리면, 참여해 주시는 분들에 한해서 JYK에서 준비한 백화점 상품권 10만 원짜리를 고마운 마음을 담아 드리겠습니다. 혹시 생각 있으신 분들은 여기 제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스텝들에게 가셔서 안내에 따라 주십시오.”

그의 말이 끝나고 잠시 뒤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참가자를 기다리던 스텝들 앞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잠시 고민도 해 보지만, 즐거운 공연을 가까이서 한 번 더 볼 수 있고, 거기에다 10만 원짜리 상품권까지 받게 되니 안 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열띤 참여 속에 이진섭 감독이 머릿속에 그렸던 그림을 실제 현장에서 실현하게 되었다.

* * *

“조 실장, 어서 와.”

JYK 본사 회의실에서 조상구 실장을 기다리던 김진영은, 그가 나타나자 매우 반가워하며 인사를 건넸다.

“서준이는 뭐 해?”

“많이 지친 상태라 쉬라고 했습니다. 아마 지금쯤 세상 모르게 잠들어 있을 겁니다.”

“후후, 체력을 보존하는 데 잘 자는 것보다 중요한 거는 없지. 서준이가 아티스트로 일하는 건 처음이니까 조 실장이 잘 좀 챙겨 줘. 내가 왜 자기에게 서준이를 부탁했는지 그 이유는 잘 알지?”

“…네, 잘 알고 있습니다.”

이서준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두 사람은 곧바로 일 얘기를 시작했다.

“뮤직비디오 나온 거는 가지고 왔어?”

“네, 직접 스튜디오에서 완성되길 기다리다가 완료되자마자 곧바로 챙겨 왔습니다.”

김진영은 완성된 뮤직비디오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회의실에서 조상구 실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 데뷔하는 이서준은 김진영의 생각에 큰 복덩어리 같은 존재였다.

그런 복덩어리를 다른 사람들 손에만 맡겨둘 수 없기에 대표인 자신이 가능한 한도 내에서 직접 챙기려 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내가 서준이 뮤직비디오를 처음으로 보는 사람이 되는구나. 나름 의미가 있네. 후후, 그럼, 한번 봐 볼까?”

김진영은 큰 기대감을 안고 완성된 뮤직비디오를 보기 시작했다.

뮤직비디오가 시작되자 잘생긴 이서준의 얼굴이 처음부터 등장했다.

“우후, 역시 화면발이 장난 아니네. 실물보다 화면에서 훨씬 더 잘생겨 보여. 이런 거 보면 서준이에게 연기를 시켜야 하는지가 고민돼.”

조상구는 그런 김진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생각해도 화면에 나오는 이서준은 정말 실제보다 더욱 잘생기게 나오고 있었다.

이런 특징은 연기자에게 가장 중요한 장점이 될 부분이기도 했다.

곧이어 뮤직비디오 속에서 쓰리타임즈와 워너비 걸즈의 모습이 등장했다.

여러 가지 복장으로 등장하는 그녀들의 모습에 김진영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봤다.

요즘 회사의 성장을 이루어 내는 일등공신과 같은 그녀들이기에, 대표인 그는 그런 그녀들의 모습만 봐도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시작된 노래.

김진영은 참지 못하고 다시 한번 신음을 내뱉으며 감탄했다.

“와우, 노래가 정말… 서준이 창법을 우리 회사 연습생들이 다 배웠으면 좋겠어. 이렇게 자연스럽게 부르는 게 얼마나 매력적인지 서준이를 보면 바로 알 수 있잖아.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서 억지로 연기하는 목소리는 절대 이런 목소리와 창법을 가진 가수한테 이기질 못해. 이게 진짜거든.”

이서준의 노래 실력 때문에 정신이 잠시 옆으로 새긴 했지만, 김진영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뮤직비디오에 집중했다.

이서준의 노래에 자유를 얻은 출연자 전원이 흥겹게 춤을 추는 장면은 정말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그걸 보고 있는 김진영의 얼굴에도 만족감이 담긴 흐뭇한 미소가 생겨났다.

그리고 뮤직비디오 마지막 부분에 그가 기다리던 장면이 드디어 나오기 시작했다.

“드디어 화제가 된 부분이 나오기 시작하네.”

그는 더욱 집중해서 뮤직비디오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이서준의 노래가 절정에 다다르자 그냥 길을 걷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음악에 이끌려 노래를 부르는 이서준에게로 달려왔다.

그리고 이미 춤을 추고 있던 쓰리타임즈와 워너비 걸즈와 함께 어울리는 즐겁게 춤을 추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그렇게 모두가 이서준의 음악 하나로 자유롭게 즐기는 모습을 끝으로 뮤직비디오는 끝났다.

뮤직비디오를 다 보고 난 후, 김진영은 약간의 여운 때문에 잠시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잠시 후 정신을 조금 차린 그가 처음으로 내뱉은 말은 뮤직비디오 감독을 맡은 이진섭에 대한 찬사였다.

“진섭이 이 친구는… 내가 진짜 장담하는데, 지금보다 더 대단한 작품을 많이 찍을 거야. 지금은 독립 영화계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만 이름이 나 있지만, 이 친구가 제대로 데뷔하잖아, 그럼 금방 대박 작품 나올 거야. 내가 장담해.”

김진영은 자신의 옆에 앉아 있는 조상구 실장에게 이진섭 감독의 성공을 호언장담했다.

자기가 조금 흥분했음을 깨달은 김진영은, 잠시 숨을 고르고 난 후 다시 입을 열었다.

“벌써 팬클럽이 만들어졌다고 하던데, 맞아?”

“네, 서준이의 팬클럽이 비공식적으로 만들어진 상황입니다. 최근에 여러 가지 일들이 겹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거 같습니다.”

“앨범이 정식 발매가 되기도 전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우리 회사에서도 경이적인 일이야…….”

이서준의 정식 앨범 발매는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그러나 정식 데뷔 전에 경사스러운 일이 여러 가지가 생기게 되었다.

그런 까닭에 벌써 팬클럽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서준이 대중에게 제대로 소개된 것은 ‘캐릭터 세상’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작곡가로 출연하면서부터였다.

그의 외모와 천재적인 작곡 실력으로 관심을 받은 그는, 전에 올린 커버곡으로 유명세를 더 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 결정적인 사건 하나가 더해지게 되니, 그것은 당시 뮤비 촬영장 근처에서 구경하던 일반인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이서준의 홍대 앞 뮤직비디오 촬영 장면을 개인 SNS에 올리면서 생겼다.

이 영상은 급속도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쓰리타임즈와 워너비 걸즈가 등장하는 것에 우선 놀라게 되고, 그다음은 구경하던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놀라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화면을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고 놀라게 되었다.

영상이 유명해짐에 따라 이서준에 관한 관심도 더해지게 되고, 여기에 성공적인 데뷔를 위한 JYK의 회사 차원의 홍보가 더해지게 되니, 이서준은 데뷔도 하기 전에 이미 유명세를 겪고 있었다.

이것은 그의 성공을 보장하는 청신호였기 때문에 김진영의 얼굴은 더욱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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