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깨비 덕분에 슈퍼스타-116화 (116/189)

116. 2집 발매(4)

그들이 기다리던 회의실 안으로 두 사람이 들어왔다.

그중 한 사람은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인상 좋은 남자였고, 그 뒤에 따라 들어온 사람은 그들도 이미 잘 알고 있는 오늘의 주인공인 이서준이었다.

이서준의 실물을 처음 본 그들의 눈은 너무 놀란 나머지 휘둥그레졌다.

특히 가장 많이 놀란 사람은 유명 여자 BJ인 금희였다.

‘와아! 존잘이다. 거의 사람이 아니잖아… 완전 요정이다, 요정…….’

처음 본 이서준의 실물은 그녀의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어 버렸다.

진짜 판타지 이야기 속에 나오는 요정족이 저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등장할 때부터 그의 주변에는 어떤 아우라 같은 게 보이는 것 같았다.

분명 착각이 분명한데도 여전히 그런 느낌이 드는 이유는 이서준에게 남다른 존재감이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안녕하세요, 이서준 씨의 매니저인 조상구 실장입니다.”

“안녕하세요, 이서준입니다. 평소 여러분의 방송을 즐겨 보고 있는 팬입니다. 오늘 만나서 너무 반가워요.”

두 사람이 먼저 건네는 인사를 받는 네 사람의 표정은 이서준의 실물을 본 충격으로 인해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때, 이서준과 BJ 기용이 악수하는 장면을 옆에서 지켜본 금희는, 자신의 시야에 동시에 들어오는 두 사람의 얼굴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두 사람의 외모 비교를 자연스럽게 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결과 그녀는 다시 한번 많이 놀라게 되었다.

‘뭐, 뭐야? 우리 쪽에서 가장 잘생겼다고 하는 기용이 완전히 오징어가 됐잖아.’

우연히 해 본 외모 비교 결과는 심히 충격적이었다.

평소 기용의 잘생긴 외모 때문에 기회가 닿는다면 비밀리에 한번 교제해 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던 금화였는데, 이서준 옆에 선 그의 모습은 그냥 오징어 그 자체였다.

더군다나 이서준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움이 담긴 아름다움은 여러 차례의 성형 수술과 정기적인 시술로 외모를 가꾸고 있는 그의 얼굴을 더욱 못생겨 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저런 외모를 가진 남자를 자신의 교제 대상으로 고려했었다는 과거의 생각 때문에 스스로 자괴감까지 느껴졌다.

다른 사람도 그녀와 비슷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임종철과 나르미 역시 이서준의 실물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기용 같은 경우에는 조금 전 자신의 머릿속에 떠올랐던 생각을 그냥 삭제해 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실물이 저런 사람을 상대로 내가 외모에서 그렇게 밀리지 않을 거라 착각했다는 사실 때문에 가능하다면 당장이라도 집으로 도망치고 싶었다.

그런 네 사람의 마음도 모르는 이서준은, 그저 자신을 위해 이곳까지 방문해 준 네 사람에게 해맑게 웃으며 친근감을 표했다.

“솔직히 제가 여기 있는 네 분의 영상을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보는데요, 정말 너무 재미있어요. 그런 분들을 실제로 뵙게 되니 신기한 기분이 드네요.”

자신의 영상을 본다는 이서준의 말에 금희는 화색이 된 얼굴로 반문했다.

“정말 저희 영상 보세요?”

“그럼 당연히 보죠. 그리고 여기 계신 나르미 선배님은 가수 선배님이기도 하시잖아요. 저보다 나이도 두 살 더 많으시고요. 아, 그러고 보니 다 저보다 많으시네요. 동생이라 생각하시고 말 편하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그래도 될까요?”

“네, 물론이죠.”

이서준의 말을 듣고도 말을 편하게 놓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직 친한 사이가 아닌 이유도 있었지만, 지금 대한민국 최고 스타인 그를 향해 말을 놓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리고 그들은 이서준 때문에 다시 한번 놀랐다.

만나기 전에는 이서준이 엄청나게 인기가 높은 대스타이다 보니 직접 만나면 약간 거드름을 피우고 콧대가 높게 나올 거라고 예상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너무나 싹싹한 동생처럼 구는 그의 모습에 모두 놀라고 말았다.

그러나 그 모습이 너무 예쁜 모습이었기에 네 사람은 금방 이서준에게 호감을 지니게 되었다.

한쪽에서 사람들이 편하게 인사를 나누는 장면을 지켜보던 조 실장은, 인사가 어느 정도 끝나자 곧바로 나서서 모두에게 말했다.

“어려운 걸음 해 주신 여러분께 죄송한 말씀부터 드려야겠네요. 여기까지 어렵게 모셨으니 직접 모시고 다니며 회사 내부 소개도 좀 해 드리고 하면서 편하게 지내셔야 하는데, 며칠 뒤 2집 앨범 공식 발매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오늘 소화해야 할 일정이 꽤 많습니다. 그러니 양해 좀 해 주신다면 여러분과 함께 처리해야 하는 일정을 지금 바로 진행하고 싶은데 괜찮으실까요?”

조상구 실장의 정중하고 예의 있는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는 뜻을 그에게 알렸다.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이동한 그들은, 잠시 후 본사 5층 한쪽 편에 마련된 임시 방송실 앞에 도착했다.

이곳은 이서준이 온라인으로 팬들과 만나기 위해 급히 마련한 1인 방송실이었다.

이서준은 이곳에서 베테랑 1인 방송인인 이들에게 1인 방송에 관한 여러 가지 노하우를 배울 생각이었다.

“제가 온라인 팬 미팅 때 어떻게 할 건지 대략적인 일정부터 안내해 드릴게요. 그걸 듣고 아셔야 제가 준비한 것 중 부족한 부분이나 요령 같은 것을 저에게 말씀해 주시기 편하실 거 같아요. 그렇게 해도 괜찮을까요?”

“네, 괜찮습니다.”

이번에도 괜찮다는 그들의 말을 들은 이서준은, 곧이어 자신이 직접 구성한 온라인 팬 미팅 순서를 알려 줬다.

그리고 세부적 진행 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다 듣고 난 그들은, 지금 이서준에게 필요한 조언을 하나둘 하기 시작했다.

네 사람 중 가장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유명 여자 BJ 금희였다.

“일단 팬들은 이서준 씨의 얼굴을 보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클 거예요. 그러니 카메라 세팅에 신경을 써야겠죠. 제가 잠깐 봤는데, 지금 세팅은 역시 프로들이 모인 곳이라 그런지 제대로 잘된 거 같아요. 근데 서준 씨도 알아야 할 게 하나 더 있어요.”

“아, 네. 그게 뭔가요?”

“1인 방송 같은 경우에는 방송국과 달리 카메라 감독님이나 각종 스태프가 서준 씨를 직접 챙겨 주는 경우가 없어요. 그러니 서준 씨도 어느 방향에 카메라가 세팅이 되어 있는지, 그리고 지금 카메라와의 거리면 화면에는 내 모습이 어떻게 나올 건지 등에 관해서는 미리 알아 두셔야 해요. 그렇게 알고 있는 상태여야지 방송 중에 서준 씨 얼굴이 갑자기 안 나오는 등의 실수가 생기지 않을 거예요.”

금화의 조언은 들어 보니 너무 와닿는 조언이라서 이서준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을 머리에 새기도록 노력했다.

금화가 먼저 입을 연 다음부터 다른 사람들도 지금 생각나는 조언을 하나둘씩 이서준에게 전달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1인 방송에 관해서는 베테랑들이어서 그런 건지, 그들의 조언은 하나같이 주옥과 같았다.

그래서 그걸 듣고 있는 이서준은 나중에 메모까지 하는 정성을 보이며 들어야만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터넷 팬 미팅 때 연주와 노래를 할 계획이었기에 혼자서 사운드를 점검하는 방법도 간단히 배웠다.

네 사람 중 대표로 나서서 기기 조작에 관한 시범을 보인 사람은 유명 너튜버인 임종철이었다.

임종철도 인터넷 방송국에서 방송을 오래전부터 꾸준하게 해 왔는데, 이들 중 기계 조작에 가장 능통했기에 실제로 시범을 보이는 역할을 맡았다.

원하는 대로 세팅한 그는, 이전과의 차이점을 제대로 알게 해 주기 위해 이서준에게 연주를 부탁했다.

“이전과 어떻게 다른지 서준 씨께서 직접 들어 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사운드 체크하게 여기 있는 악기로 연주 한번 해 보실까요?”

“아, 그러면 기타를 쳐 볼까요?”

“네, 좋습니다.”

임종철의 말에 따라 악기를 연주하기 위해 이서준은 미리 방송실에 갖다 둔 기타를 들었다.

그리고 기타를 든 이서준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 ♩♩♪♩ ♪♪

그의 손이 움직임에 따라 방송실을 가득 메우는 음표의 물결들.

그의 간단한 연주를 실제로 들은 금희는 이번에도 많이 놀라고 말았다.

‘어머, 뭐야? ……이게 진짜 가수의 연주구나…….’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면서 진짜 다양한 사람을 만났었고, 그리고 그중에는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도 무척 많았었다.

그들의 연주를 많이 들은 그녀는 사실 기타를 듣는 것에 그다지 새로움을 느낄 것이 없었다.

그러나 이서준의 기타 연주는 이전에 들은 기타 연주 소리와 완전히 달랐다.

소리부터 모든 것이 다르다고 느껴졌다.

악기에 대해 잘 모르는 비전문가의 입장이라 정확한 설명은 어려웠지만, 분명한 사실은 아무튼 다른 사람들의 기타 소리와 크게 다르다는 거였고 더 좋다는 사실이었다.

어느새 도움을 주러 온 사람에서 팬의 모습이 되어 버린 금희는 자신도 모르게 노래를 불러 달라는 다소 황당한 요청을 건넸다.

사실 가수는 목을 아껴야 하기 때문에 그냥 아무 때나 노래를 부르진 않았다.

그리고 역으로 생각해 보면 그런 부탁을 하는 사람은 무척 매너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서준은 이번에도 달랐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히트곡 ‘빨래방’을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와! 대박……”

노래의 첫 소절을 들었을 뿐인데 온몸에 소름이 올라오는 기분을 느꼈다.

그냥 일반인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과 분명히 달랐다.

신기한 것은 별로 힘을 줘서 부르는 것 같지도 않은데, 이서준의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고막을 바로 때리는 것처럼 선명하게 들려왔다.

두 소절 정도를 부른 이서준은 드디어 노래를 멈추고 임종철을 바라보며 물었다.

“소리 괜찮아요? 더 부를까요?”

그의 말을 들은 임종철은, 마치 마법에 구속된 사람이 지금 풀려난 것처럼 황망하게 대답했다.

“아, 아, 됐습니다. 충분해요.”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금희는, 이서준의 노래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혼자 중얼거렸다.

“…가수란 이런 사람이구나…….”

가수의 노래가 일반인들과 어떻게 다른지 제대로 느낀 날이었다.

* * *

쇼케이스 날이 밝았다.

나는 오전부터 준비를 서둘렀다.

아침에 일어나서 곧바로 샵에서 머리를 다듬었다.

그리고 도착한 쇼케이스장.

나는 무대 리허설부터 진행했다.

연기한다고 무대에 서지 못했으니 정말 오랜만에 정식으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거였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보다 조금 더 떨리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리허설을 마치고 대기실에 와서 무대 의상을 입었다.

은비가 세심하게 준비한 덕분에 제법 괜찮은 의상이 나왔기에 나는 기분 좋게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다.

무대 의상까지 다 갈아입고 최종적으로 헤어를 다듬고 있을 때 밖에서 상황을 점검하던 실장님이 대기실로 들어왔다.

“어때, 기분 괜찮아?”

실장님의 물음에 나는 작게 웃으며 대답했다.

“오랜만에 노래하려니까 평소보다 떨리네요. 기분 좋은 떨림이니 걱정하지는 마세요.”

“그래? 후후, 너 베테랑 가수처럼 말하네. 아직 노래한 기간으로 봐서는 신인이 분명한데 말이야.”

작게 웃으시던 실장님은 내 어깨를 토닥거리며 밖에서 일어난 소식 하나를 내게 전했다.

“서버 터졌어.”

“네? 그게 무슨 소리세요?”

“말 그대로 서버가 터졌다고. 지금 네 컴백 쇼케이스를 보기 위해 접속한 사람이 너무 많은 모양이야.”

“진짜요?”

서버가 터졌다는 안 좋은 소식을 들은 나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실장님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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