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깨비 덕분에 슈퍼스타-121화 (121/189)

121. 첫 콘서트(1)

음악 잘하고 연기 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의 모습으로 대중에게 알려졌던 그가, 한국대 출신답게 매우 똑똑한 모습을 예능 출연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드러내 주었고, 그와 더불어 능력자 김국종을 상대로 두 번 연속으로 이름표를 떼 내는 기적과 같은 일을 해냄으로써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되었다.

그리고 이서준이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된 계기는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예능 출연과 비슷한 시기에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이 아닌 실제 그의 인성에 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이서준의 인성에 관해 따로 언급한 사람은 지금까지 여러 명 있었지만,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는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이서준에 대해 언급한 영상은 그전과 다르게 큰 파급력을 보여 주었다.

가장 먼저 이서준의 인성에 관해 언급해 화제가 된 인물은 유명 인플루언서인 임종철이었다.

그는 이서준의 요청으로 너튜브 채널 운영에 관한 노하우를 알려 주는 자리에서 이서준과 인연을 맺었다.

그의 채널을 구독 중인 구독자들은 임종철이 이서준과 만났다는 사실을 알고는 직접 만난 이서준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매우 궁금해했다.

그래서 팬들과 실시간 의사소통을 하는 방송에서 자연스럽게 이서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그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서준을 실제로 만났던 썰을 팬들에게 풀어 버렸다.

“실제로 보니 어땠냐고? 야, 말해 뭐 하냐? 그냥 존잘이지. 너희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엘프 알지? 만약 엘프가 실제로 현실에 존재하는 종족이라면 딱 이서준처럼 생겼다고 생각하면 돼. 원래 화면에서도 잘 생기게 나오잖아. 근데 실물도 그냥 끝내줘. 보면 눈이 부실 정도라니까.”

이서준의 실물을 본 그는, 그의 외모를 찬양했다.

실제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생긴 얼굴이어서 더욱 강렬한 인상을 받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가 진짜 놀란 이유는 이서준의 외모가 아니라 다른 데 있었다.

“근데, 얘들아. 더 놀라운 점이 뭔 줄 아니?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해 보니 실물이 더 잘생겼다는 사실보다 더 놀라운 점은 서준이가 너무 착하다는 거야. 내가 토크 MSG를 단 1g도 섞지 않은 진짜 리얼 팩트로만 너희에게 말해 주면, 착해도 이 정도까지 착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어. 보통 엄청나게 잘나가는 스타면 약간 거들먹거리고 잘난 척도 조금 해 줘야 정상인데, 우리 서준이는 그냥 날 보자마자 팬이라고 하면서 먼저 살갑게 굴더라고. 진짜 예의 바른 태도로 말이야. 그래서 나도 서준이가 그냥 인간적으로 너무 매력 있더라고.”

그 영상은 개인 SNS상에서 ‘임종철의 이서준 실물 영접과 실제 인성 썰’이라는 이름으로 엄청나게 돌아다니게 되면서 많은 사람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임종철의 철 TV 채널에 이서준이 등장하는 영상들은 최단 시간 만에 300만 뷰 돌파라는 엄청난 신기록을 세우며 이서준의 인기를 실감하는 사건이 되어 버린다.

이서준의 인성에 관해 언급한 인플루언서는 임종철만이 아니었다.

유명 BJ이자 너튜버인 금희 역시 자신의 개인 방송 중에 이서준의 실제 인성에 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잘생겼냐고? 정말 태어나서 이렇게 잘생긴 사람은 처음이었어. 성격은 어떠냐고? 너무 착해. 스타라고 어깨에 힘주고 있는 거 전혀 없었어.”

그녀 역시 이서준에게 감명받은 점은 외모만이 아니었다.

“내가 업로드한 너튜브 영상에서 본 것처럼 사실 이서준이 나를 보자고 한 이유는 온라인 팬 미팅 때 자기 팬들과 소통을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거든. 스태프 단 한 명의 도움 없이 온전히 자기 힘으로 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에 우릴 부른 거였어. 실제 만나니 어찌나 열심히 배우든지…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예쁘더라고. 그래서 더 열심히 도와주고 싶었고. 그리고 더 대박인 썰 하나 풀어 줄까?”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팬들은 궁금한 마음에 열심히 채팅을 쳤다.

순간 엄청나게 폭주하는 채팅창을 보며 기분이 좋아진 금희는, 드디어 귀중한 썰을 풀기 시작했다.

“온라인 팬 미팅 준비를 도와주는 일을 다 마치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서준이가 우릴 잡는 거야. 오늘 정말 고마웠다고 하면서 시간 되면 나중에 식사 대접을 꼭 하고 싶다고 말이야. 나야 무조건 좋았지.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이서준과 밥을 먹어 보겠어?”

마치 그때의 설렜던 마음이 되살아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금희였다.

“그래서 며칠 뒤 이서준을 만났어. 그리고 서준이가 안내하는 식당으로 따라갔는데, 이게 웬일이야? 엄청나게 좋은 식당으로 갈 줄 알았는데, 회사 근처 골목에 있는 약간 허름해 보이는 작은 삼겹살집으로 우리를 데리고 들어가더라고. 난 가게를 보자마자 이런 생각이 순간적으로 떠올랐어. 혹시 우리를 디스하려고 일부러 이런 가게에 온 건가? 뭐 이런 생각을 순간 했었지.”

말하다 보니 목이 탔는지 앞에 놓인 아이스 커피를 빨리 한 모금 마신 후 말을 이어 갔다.

“근데 아니더라. 사장님이랑 완전 친하더라. 그건 진짜 자주 왔다는 뜻이잖아. 단골 가게가 맞았던 거야. 사장님이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를 안쪽 방으로 안내하더라고. 서준이한테 나중에 설명을 들으니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가게가 바로 여기래. 그 얘기를 듣고 다시 가게를 둘러보니 슈퍼스타 이서준도 우리처럼 삼겹살에 소주 한잔 좋아하는 평범한 20대 후반의 남자더라고. 그때부터 서준이가 편해지더라. 그리고 자꾸 말도 놓으라고 해서 말도 놓았어. 또 고기도 자기가 직접 다 구워서 우리 앞에 놓아 주는 거 있지…….”

그녀는 예상외로 소탈하고 친근했던 인간 이서준의 매력을 자신의 팬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을 들은 팬은 각종 커뮤니티에 그녀가 했던 이야기를 퍼뜨리기 시작했고, 그녀가 이서준에 관해 이야기하는 장면도 영상으로 만들어져 사람들에게 퍼졌다.

그리고 이것은 임종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서준의 평판을 올리는 데 크게 일조하게 된다.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금희와 임종철처럼 유명한 사람들이 말하는 이서준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유명하지 않은 방송국 직원들 이야기도 계속해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드라마 촬영장에서 같이 일했던 스태프들의 증언과 함께 촬영했던 엑스트라 배우들의 증언도 이서준의 인성이 정말 좋다는 사실을 알려 주는 좋은 예가 되기도 하였다.

‘전 미라클에 출연했던 단역 배우입니다. 주연 배우인 이서준 씨와 함께 촬영하면서 감동을 받은 사연이 있어 이렇게 글로 남기려고 합니다. 촬영이 한창이던 그때, 액션을 연기하던 배우가 팔을 다치는 일이 발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사고로 인해 촬영이 계속 지체될 수밖에 없었는데, 세트장이 외지에 있는 상황이라 식사하기가 무척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금방 촬영을 마치고 철수하면 식사를 할 예정이었는데 어쩔 수 없이 굶으며 촬영 재개를 기다리는 상황이었지요. 그때, 이서준 씨가 저희에게로 다가오더군요. 그리고 그의 손에는 언제 구했는지 대량의 햄버거가 잔뜩 들려져 있었습니다. 촬영이 지체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자기 매니저를 시켜 사 온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햄버거를 나눠 주며 조금 전 촬영할 때 단역 배우들의 연기가 무척 좋았다며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주연 배우인 그가 이렇게 신경을 써 주는 모습에 항상 촬영장에서 주눅이 들어 지내는 저희가 제대로 대접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주연 배우인데도 함께 고생하는 저희를 항상 잊지 않고 챙겨 줬던 그의 모습에 감동받았던 일을 이렇게 적어 보았습니다.’

이렇게 유명한 사람부터 평범한 사람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그의 모습에 대중은 다시 한번 크게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성큼 다가온 그의 첫 콘서트 소식도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서울에 있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그의 첫 콘서트는 무려 4만 명이 넘는 공연장이었다.

무려 4만 2천 장의 콘서트 티켓이 판매될 예정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티켓팅 시작 1분 만에 모두 매진이 되어 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현재 그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가수 중 한 명이란 사실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서준을 사랑하는 팬의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그의 콘서트에서 이서준의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한 큰 기대감이 생기는 아주 커다란 이벤트였다.

* * *

꺄아악.

이서준의 사진이 대형 전광판에 보이자마자 콘서트장을 가득 메운 4만 2천 명의 대관중이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중에는 이서준의 데뷔 초창기부터 팬 활동을 열심히 해 왔던 ‘서준사랑’의 모습도 보였다.

“까아악, 오빠!”

벅차오르는 감정 때문에 정신을 잃어버릴 것처럼 보이는 그녀 옆에는 보이그룹 ‘샤크’의 팬이었다가 이서준의 실물을 보고 바로 이서준의 팬이 되어 버린 ‘주니사랑’의 모습도 보였다.

두 사람은 개인적으로 오래된 친구 사이였기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친구를 챙겨 주는 우정을 열광의 도가니로 변한 콘서트장에서도 보여 주고 있었다.

“야, 아직 콘서트 시작도 안 했어. 초보 팬처럼 초반 러쉬하고 중요할 때 뻗어 버릴 거야? 정신 차려, 이것아!”

친구의 날카로운 지적에 너무 감격해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서준사랑’도 몸과 마음을 가다듬게 되었다.

“아, 미안. 우리 오빠 얼굴만 봐도 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네. 물 좀 먹자. 정신 차리게.”

그녀는 친구가 건네주는 물을 조금 마신 후 정신을 차리기 위해 심호흡을 했다.

이서준을 콘서트장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순간이라 자신도 모르게 오버 페이스를 한 것이다.

앞으로 3시간이 넘도록 진행될 콘서트를 즐기기 위해서는 지금은 정신을 차릴 필요가 분명 있었다.

그러나 그런 다짐도 이서준이 실제로 나타나자 모두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꺄아아아악.

팬들 앞에 갑자기 나타난 이서준은 콘서트장을 가득 메운 팬의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싱글벙글 웃으며 손까지 흔들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콘서트장을 가득 메운 수많은 팬은 다시 한번 스카이돔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질렀다.

손을 흔들며 어디론가 걸어가는 이서준.

잠시 후 그는 무대 한가운데 이미 세팅되어 있던 드럼 앞에 앉았다.

가지고 놀 장난감을 본 개구쟁이와 같은 표정을 지은 그는, 천천히 드럼 의자에 앉아 스틱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관객들을 향해 싱긋 웃어 보이고는 격렬하게 드럼을 치기 시작했다.

♩쿵쿵 챙 두그두그 둥 쿵 챙♪

듣자마자 심장을 마구 뛰게 만드는 멋진 드럼 비트에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드럼을 치던 그는 발바닥으로 루프 스테이션 버튼을 눌렀다.

그 모습에 관객들은 그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를 조금씩 알아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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