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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잊은사이-58화 (58/127)

#58

콘돔을 씌운 묵직한 성기가 아랫배에 들러붙어 홀로 꺼떡거렸다. 한지석은 양 무릎을 시트에 디딘 채 침대 위를 기어 올라갔다.

제 아래에 깔린 우선경을 허기진 눈빛으로 훑었다. 육욕에 가득 찬 시선이 우선경의 맨몸을 해체하듯 훑었다.

양쪽 무릎을 잡아 벌리자 가느다란 다리가 저항 없이 벌어졌다. 지석은 허벅지 사이를 가르고 들어갔다.

봉긋하게 살이 차오른 둔부를 가볍게 잡아 쥐고 미끌거리는 엉덩이골 사이로 손가락을 슬쩍 끼워 넣었다. 갈고리처럼 구부린 손가락이 그 사이를 긁었다. 선경은 시트를 움켜쥐며 낮게 탄성을 질렀다.

지석이 어깨를 숙였다. 선경의 귓가에 대고 고해 성사 하듯 조용히 속삭였다.

“말해 둘 게 있는데, 나 남자랑은 처음 해 봐.”

뜬금없는 고백에 선경이 인상을 찡그렸다.

“어쩌라는 거야. 뭐, 나는 해 봤을 거 같아?”

“아플 수도 있다는 말이야. 조금만 참아 봐.”

밑구멍은 애액이 흥건한 것과 별개로 꽉 다물려 있었다. 손가락의 침입조차 쉽게 허용해 주질 않았다. 한지석은 촘촘한 진분홍빛 주름을 손끝으로 살살 문지르며 달랬다.

으응, 간지러운 자극에 선경이 신음을 뱉었다. 구멍이 기다렸다는 듯 벌름거렸다. 이를 놓치지 않고 애액에 젖은 손가락을 쑤욱 밀어 넣었다.

“흐으.”

불시에 치고 들어오는 이물감에 선경은 머리를 시트에 비볐다. 생경한 자극은 이상하리만치 기분이 좋았다.

아프기는커녕 내내 부족하던 허전함이 비로소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선경은 침대 시트를 움켜쥐고 졸랐다.

“아으, 좋, 아. 계속해 줘.”

밑을 쑤석거리던 손가락이 하나 더 늘었다. 길쭉한 검지와 중지가 아래를 난잡하게 헤집는다.

한지석의 손은 유독 길었고, 마디 마디의 뼈가 뭉툭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그의 손이 깊숙한 곳까지 치고 들어와 예민한 내벽을 누르고 벌렸다. 끝까지 박힐 때마다 그의 손바닥이 회음과 고환을 후려쳤다.

“흣! 으응!”

꽉 다물린 내벽을 길을 내듯 쑤실 때마다 애액이 흠뻑 흘러나왔다. 침대 시트는 이미 척척하게 젖어 버린 지 오래다.

손가락이 깊게 박힐 때마다 튄 애액이 한지석의 손등을 적시고 그의 손목까지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찰팍거리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한지석은 참기 힘든 듯 입술을 짓씹었다.

“더 풀어야 할 것 같은데.”

“으응, 읏!”

“못 참겠어.”

아프면 때려.

손가락을 빼내고 황급히 귀두를 입구에 가져다 댔다. 꾸욱, 누르자 허전함에 벌름거리던 구멍이 두툼한 좆머리를 대신 집어삼켰다. 한지석은 아주 천천히, 그리고 깊숙이 성기를 밀어 넣었다. 넘쳐흐른 애액 덕분에 미끄러지듯이 그 안으로 파고들어 갔다.

“흐윽!”

차원이 다른 이물감에 선경은 뒤통수를 처박고 가쁜 숨을 삼켜야 했다. 상상하던 것보다 더 아팠다.

배 속이 꽉 차다 못해 장기가 밀려 올라가는 느낌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아랫배를 간질거렸던 성감은 사라지고 참기 힘든 통증만 남았다.

“아윽, 흐으, 아파, 빼.”

“미안.”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우선경을 지켜보던 한지석은 눈물이 맺힌 눈꼬리에 짧게 입을 맞췄다.

덜덜 떨리는 양손을 제 어깨에 대신 감았다. 사과하는 것과 동시에 힘껏 허리를 때려 박았다.

중간까지 들어와 있던 성기가 단번에 뿌리 끝까지 미끄러져 들어왔다. 하체가 맞붙으며 차지게 살이 들러붙는 소리가 났다

선경은 신음조차 지르지 못했다. 입술을 빠끔거리며 지석의 어깨를 긁었다. 땀이 밴 맨살에 짧은 손톱이 박혔다.

“하아.”

지석도 길게 숨을 뱉었다. 꽉꽉 물어대는 힘이 어찌나 좋은지 정신을 놓으면 금방 사정해 버릴 것만 같았다. 손가락을 넣었을 때부터 이미 이 안이 얼마나 좁을지 예상했지만, 실제로 좆을 박아 넣은 것과는 천지 차이였다.

지석은 고개를 느릿하게 젖혔다. 그 역시 오랜만에 느끼는 쾌감에 목 뒤가 저릿해졌다.

“아직도 아파?”

“흐으, 아파… 흐읏, 아, 아!”

“하아, 아파서 어떡하지? 내가 너무 미안하네.”

한지석은 하나도 미안하지 않은 목소리로 선경을 달랬다. 안쓰럽게 떨고 있는 종아리를 부드럽게 만져주며 어깨에 걸었다. 각도가 틀어지자 잠깐만 빼 달라고 애원하는 말이 무색하게 더 깊이 들어갔다. 흐으, 선경이 허리를 뒤틀며 경련하듯 몸을 떨었다.

아픔에 약간 풀이 죽은 성기를 어루만지며 허리를 천천히 움직였다. 우선경은 어깨에 매달려 울었다. 이 와중에도 떨어지지 않고 울음이 섞인 신음을 뱉었다.

그의 반응을 살피며 한지석은 조심스럽게 허릿짓했다. 젖은 속살이 부딪히며 음란한 소리가 퍼졌다.

깊숙이 찔러댈 때마다 어깨에 걸린 선경의 다리가 들썩거렸다. 방향을 조금씩 바꿔가며 삽입하는데 그러다 문득, 선경이 몸을 파르릇 떨었다.

“하앗!”

그의 발끝이 오므라들며 감탄사 같은 신음을 뱉었다.

전류에 감전된 기분이었다. 머리를 꽝 때리는 쾌감에 본인도 놀라 큰 눈을 깜박거렸다. 어깨를 감은 팔을 풀어내자 한지석의 얼굴이 보였다. 흥분이 짙게 밴 갈색 눈동자는 우선경의 반응을 세밀하게 훑고 있었다.

“여기야?”

그가 허리를 살짝 돌렸다. 같은 곳을 한 번 더 박았다. 하윽! 우선경은 또 한 번 자지러지듯 소리를 질렀다.

고통에 살짝 수그러들었던 성기에서 묽은 체액이 흘러나왔다. 다시 빳빳하게 고개를 들고 한지석의 배를 적셨다.

“후우. 알았어.”

한지석은 땀에 젖은 이마를 닦았다.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그제야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준비는 끝났으니 제대로 박아 줄 때가 왔다.

뜨겁게 달궈진 좆이 우선경이 느끼는 부분만 느릿하게 때렸다. 단단한 귀두가 도톰하게 부푼 전립선을 사정없이 짓누르고 내벽을 길게 헤집었다.

“하앗, 으, 아앗!”

거침없이 덮쳐 오는 쾌감이 우선경의 머리를 집어삼켰다.

여태껏 고통에 힘들어했던 게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한지석이 삽입할 때마다 마른벼락에 얻어맞는 것 같았다. 허억, 입에선 차마 삼키지 못한 단 숨이 터져 나왔다. 한지석은 고개를 숙여 그 숨까지 훔쳤다.

“흐응, 으읍.”

“아직도, 하, 아파? 빼 줘?”

입술을 이로 잘근 씹어 물며 선경에게 물었다.

우선경은 거세게 도리질 쳤다. 신음 섞인 소리만 정신없이 흘렸다. 빼지 마, 빼면 죽여 버릴 거야.

도련님의 거친 협박에 한지석은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어느새 길이 든 내벽은 눅진하게 풀려 알파의 좆을 무리 없이 받아먹고 있었다. 허리가 뒤로 물러날 때면 속살이 차지게 들러붙었다가 세게 처박으면 놔주지 않을 것처럼 성기를 꽉꽉 물었다. 처음인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몸의 합이 잘 맞는다.

“하아, 너무, 좋아.”

선경이 뭉그러진 발음으로 중얼거렸다. 이제는 통각이 무뎌지고 그가 찔러대는 모든 곳이 자극으로 되돌아왔다.

가장 깊은 곳까지 들어오면 배 속이 뚫릴까 덜컥 겁이 나다가도, 전신에 퍼지는 짜릿함에 두피까지 쭈뼛 곤두섰다.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쾌락이 무서울 정도였다.

탁, 탁, 탁, 빨라지는 속도에 선경은 지석의 머리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가 목덜미를 씹어 물며 맹렬히 허리를 흔들었다. 굵은 성기가 배 속을 드나드는 감각은 꼭 몽둥이로 얻어맞는 것 같았다. 저릿한 성감에 온몸이 땀에 절었다. 미끌거리는 몸을 맞대고 정신없이 살을 섞었다.

“아아!”

수위를 높이던 쾌감이 정수리를 찍고 터져나갔다. 성기 끝에선 희뿌연 정액이 튀어 올랐다. 같은 순간, 깊은 곳을 때려 박은 한지석도 선경의 몸 안에 사정하고 있었다.

안팎으로 뜨거운 정액이 흠뻑 쏟아졌다. 한지석은 우선경의 몸을 끌어안은 채 한참을 머물렀다.

사정을 끝낸 성기는 여전히 형태가 온전했고, 안을 가득히 채우고 있었다. 그가 느리게 허릿짓하자 정액으로 가득 찬 콘돔 끝이 배 속을 묵직하게 흔들었다.

우선경은 겨우 누워 숨만 돌리고 있었다. 두 차례 사정을 하고 나니 몸이 축 늘어졌다. 격한 운동을 한 것처럼 숨이 차오르고 납작한 가슴이 들썩거렸다. 그때, 한지석은 깊숙이 박아 넣었던 성기를 빼내고 무릎을 세워 앉았다.

그 역시 온통 땀에 절어 있었다. 푹 젖은 머리를 뒤로 넘기며 나른하게 한숨을 내쉬는 모습은 힘들기보다는 개운해 보였다.

혈기 왕성한 알파는 힘이 남아도는지 그다지 지친 기색이 아니었다. 그는 누워 있는 선경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괜찮아?”

“응.”

다행이네, 중얼거린 지석은 콘돔을 벗겨내고 능숙하게 매듭을 묶었다. 정액으로 찰랑거리는 주머니를 휴지통에 정확히 던져 넣었다.

한지석은 구석으로 밀려나 있던 새 콘돔을 집어 들었다.

당연하다는 듯 포장을 찢고, 아직도 힘이 들어가 있는 좆에 둘둘 옷을 입힌다. 그것을 지켜보던 선경이 힘 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거, 원래 그렇게 잘 안 죽어?”

“…글쎄, 남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준비를 끝낸 지석은 그 말을 듣고도 눈썹만 까딱거렸다. 못 들은 척 늘어져 있던 선경을 끌어당기더니 그의 두 다리를 제 허리에 억지로 걸어둔다.

선경은 발목을 교차하며 땀에 젖어 미끌거리는 허리 위에 매미처럼 매달렸다. 몸은 고됐지만 한지석과 붙어 있는 이 순간을 잠시도 허투루 보내기 싫었다.

밀접하게 하체가 맞붙었다. 단단하게 곧추선 성기가 느릿하게 엉덩이 사이를 비빈다.

오메가가 흘려대는 애액과 요도에서 새어 나오는 체액이 합쳐져 온통 미끌거리고 끈적끈적했다. 사이를 오갈 때마다 찌걱거리는 적나라한 마찰음이 들렸다.

“우선경, 내가 분명히 말했지.”

한지석은 예고도 없이 구멍에 좆을 푹 쑤셔 박았다. 눅진하게 풀린 내벽은 뿌리까지 들어오는 그의 삽입을 저항 없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여전히 벅찬 건 마찬가지였다.

배 속이 가득 들어차는 느낌에 선경은 숨을 들이켜며 그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당장 눈앞이 아득해 한지석이 뭐라 하는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하으, 천천, 히. 지금 너무, 깊, 아악.”

“나, 진짜, 하아, 안 봐줄 거야.”

지석은 고개를 숙여 말랑한 귓불을 씹어 물었다. 그의 짐승 같은 숨소리와 어쩐지 분해하는 목소리가 귓바퀴를 타고 흘러들었다.

“절대 안 놔줘, 울고, 빌, 어도 소용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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