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 선녀님과 제자 (5)
* * *
“...개소리 하지마라.”
“개소리라뇨.”
“네 피부처럼 시커먼 마음속에 더러운 술수를 숨겨놨겠지.”
씨발놈이? 남은 좋은 마음으로 제안을 하는데, 도끼눈으로 꼴아보니 화가 났다.
그렇다고 여기서 게이 새끼 마냥 태세 전환을 하는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백 소협. 굳이 장 소협과 싸울 필요는...”
물론 당장이라도 뜯어말리고 싶은 얼굴의 백세령을 보면 적당히 넘어갈 수 있을 거다.
“아뇨, 선녀님.”
하지만 그래서 안됐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내 것이 될 무당파에 다른 남자놈이 있는 것도 싫고, 이 대결을 통해서 얻을 만한 게 있을 것 같았다.
가령, 백세령의 도움이라던지.
아직도 좆같은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는 장가놈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저는 남자 대 남자로, 장 도사님께 대결을 신청하는 겁니다.”
예로부터 수컷끼리의 서열은 언제나 강한 자가 차지해왔다.
벼랑 끝까지 밀린 두식이도 일발역전의 기회를 노리고 싶을 터.
나는 여기에 놈이 확실히 걸려들도록 한 번 더 미끼를 내놨다.
“나는 그딴 쓸데없는 싸움을 위해, 지금까지 수련을...”
“진 자가, 이긴 자의 원을 하나 들어주도록 하죠. 어떻습니까?”
“...한 것이었지.”
“백 소협!”
“괜찮습니다, 선녀님.”
당연히 녀석과 나의 차이를 알고 있는 백세령이 막아섰지만, 나는 강경하게 밀어붙였다.
장가놈의 입가에 슬쩍 미소가 스쳐지나가는 것을 똑똑히 봤거든.
놈은 예상대로 미끼를 덥썩 물었다.
“...뭐든, 들어주는 거냐?”
“뭐... 단전을 폐한다던지, 죽으라던지, 그런 건 제외해야겠죠.”
“어딘가로 멀리 떠나보내는 것 정돈, 가능하겠군.”
“당연하죠.”
장가놈은 이제 분노에 찬 얼굴을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흥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장두식!”
“대사저, 아니... 혜령(??) 도사님. 깜둥이의 말대로 이건 남자 대 남자의 대결입니다. 빠져주시죠.”
놈이 이젠 백세령에게까지 눈알을 부라리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장두식의 반응에 어이가 없다는 얼굴을 하며 물러섰다.
“확실히 말하지만, 이걸로 네 잘못은 없애는 건 불가능해, 장두식.”
“상관없습니다. 잘못에 대한 죄는 달게 받을 터이니, 혜령 도사께서 이 대결의 공증인이 되어주십쇼.”
“좋군요. 선녀님께서 대결의 공증인이 되어준다면 저도 찬성입니다.”
이미 기호지세였다. 여기서 백세령이 대결을 파토내고, 장두식에게 벌을 주러 데려가는 건 오히려 내가 사양이었다.
결의에 찬 두 남자의 얼굴에 결국 그녀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제가 대결의 공증인이 되도록 하죠. 대신.”
말을 끊어낸 백세령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대결 전까지, 제가 직접 백 소협에게 무술을 가르치도록 하겠어요.”
“대, 혜령 도사님, 그건...!”
“또한! 이 대결은, 내공을 금하고 순수하게 육체와 기술로서 싸우는 대련이 될 거예요.”
역시나. 나는 예상대로 나를 가르쳐주겠다고 나선 백세령을 보며 마음속으로 쾌재를 내질렀다.
무려 무당파 장문인의 직전 제자가 전수해주는 무공이라니.
별 대단한 것은 없더라도, 그것만으로도 이미 그녀와 한층 더 가까워지는 기분이었다.
‘물론, 제대로 배워서 대련에서도 이겨야겠지만.’
그리고 그런 면에서 내공을 금제한 건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그녀가 말하지 않았다면 내가 직접 이야기하려 했는데.
“...헤령 도사님. 그 조건은...”
“지난 8년간, 헛되이 무공을 배운 건 아닐 거라 생각해, 장두식.”
“큭...”
8년의 시간.
그것이 놈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었고, 결국 장가놈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좋아요. 그러면 정확히 일주일 후 정오. 백 소협과 장두식의 대련을 진행하도록 하겠어요. 집법각주님께서 심판을 맡으실 겁니다.”
집법각주라. 듣기만 해도 깐깐한 년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장가놈의 얼굴이 조금 밝아지는 것이 보였다.
내가 의아한 얼굴을 하자, 백세령이 덧붙였다.
“걱정마세요, 백 소협. 집법각주님이 장두식의 스승이시긴 하지만, 편견 없이 공정한 심판을 내리실 거예요.”
“아, 그렇군요. 괜찮습니다.”
심판을 내릴 필요도 없이 잘근잘근 뭉개줄 거니까.
그렇게 대화가 끝나고, 백세령은 따로 나를 불러 무공을 가르쳐줄 시간을 정했다.
“백 소협, 일주일간 술시(저녁 9시)에 이쪽으로 제가 내려오도록 할게요.”
“알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선녀님. 저같은 걸 위해서...”
“흠흠, 백 소협께서 이왕이면 이기시길 바래서요.”
“이길 겁니다.”
자신감 넘치는 내 말투에 백세령은 살풋 미소를 짓더니, 허리춤을 살짝 들추며 답했다.
검게 칠해진 스페이드 모양의 노리개, 그 위에는 Q자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었다.
“후훗, 그리고 선물 정말 감사드려요. 항상 차고 다닐게요.”
“저야말로 기쁘게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가볼게요.”
“네. 살펴가십쇼.”
아쉬움이 남는지 머뭇거리는 발길을 뒤로 하고, 백세령이 산을 올라갔다.
‘몇 개 더 만들어둘까.’
뽀얀 살결에 새카맣게 칠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직 내 여자가 되지는 않았으니 그저 아쉬울 따름이었다.
*
“하윽, 학...! 앙...!”
다음날 저녁, 봄바람이 선선히 부는 반장실에서 나는 여느때처럼 허리를 흔들었다.
철퍽, 철퍽, 철퍽, 철퍽.
셋 중에 가장 물이 많은 란의 보지가 내 자지를 꾹꾹 조여오고, 제일 음탕한 것 같은 막내의 혓바닥이 내 뒤쪽을 간질였다.
“츄르릅, 츄웁...”
“흐... 잘 빠네, 우리 죽통이.”
“푸흐... 츄릅, 좋아?”
“그래, 존나 좋아. 란이 누님도 보지 좀 더 쪼여봐요.”
단단한 엉덩이 근육을 쭉 벌리고, 그 안으로 들어와 민감한 곳을 살살 훑어내는 말캉한 감각에 정액이 듬뿍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학, 하응, 쪼이고 있, 앙!!”
“더 쪼이라고!”
쫘악!!
“흐으읏!!”
아랫입으로 조수를 찌익찌익거리며 뿜어내는 란.
자매들 아니랄까봐 셋 모두 엉덩이를 자국이 남도록 후려갈기면, 보지를 꽉꽉 쪼이는 건 똑같았다.
나는 사정없이 란의 궁둥이를 때려가며 흥분을 끌어올렸다.
“아팟! 앙, 무진앗! 아흐윽!!”
“흐으, 싼다...!”
사정의 순간, 나는 자지를 뽑아내서 벌겋게 물든 란의 엉덩이에 올렸다.
후끈후끈한 열기와 함께 란의 등허리로 쭉쭉 싸질러지는 찐득한 백탁액.
토실토실한 엉덩이골 사이로 주르륵 흘러내린 정액을 자지로 퍼올려서, 이번엔 뒤로 돌았다.
“후으... 할짝, 할짝. 쪼오옥... 꿀꺽...”
“옳지, 전부 핥아먹어.”
“우움, 츄르릅...”
눈빛이 몽롱하게 풀린 죽통이가 혀만을 사용해 자지에 묻은 정액을 열심히 핥아먹기 시작했다.
잠시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기다리니, 어느새 자지가 반질반질해지도록 깨끗하게 훑어먹은 죽통이.
“그렇게 좋아?”
“응... 무진이 정액은 엄청 진해서, 입안에서 꿈틀거리는 것 같아...”
“하아, 하아... 내안에 싸주지...”
“그럼 란이 누님 엉덩이에 있는 것도 전부 먹어.”
“그럴까?”
내 물음에 눈을 번쩍이는 죽과, 당황한 듯 물어오는 란.
“주, 죽아?”
“가만히 있어, 언니. 내가 깨끗하게 해줄게.”
“흐으읏...!?”
“쮸웁, 츄우...”
언니 후장을 핥아주는 동생이라니. 얼마나 참된 가족인가.
이번엔 란을 밑에 깔고 죽통이에게 박을까 했는데, 밖에서 희미한 종소리가 울려퍼졌다.
“음?”
맑고 청아하게 울리는 9번의 종소리. 얼마 싸지르지도 못했는데 벌써 시간이었다.
나는 주섬주섬 삼베옷을 몸에 걸쳤다. 제대로 입지도 못해서, 걸친다는 표현이 맞았다.
“쮸우웁, 응? 어디가?”
“아, 당분간 선녀님한테 수련 좀 받고 올 거라서, 저녁에는 길게 못 해준다.”
“수련?”
“진짜로? 무진이 도사되는 거야?”
“에이, 그건 아니고.”
나중에는 될 생각이 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아무튼, 간다.”
“언제 오는데?”
“몰라. 그러니까 미리들 자고 있어.”
여전히 등에 남은 정액을 핥는 죽통이를 뒤로 하고, 반장실 밖으로 나왔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인영이 보였다.
하늘하늘한 순백의 도포. 그리고 허리춤에서 살랑거리는 흑빛 노리개.
나는 얼른 그쪽으로 뛰어갔다.
“선녀님!”
“아, 백 소협!”
무덤덤한 얼굴에 피어나는 미소.
나는 아직 쿠퍼액이 마르지 않은 자지가 꿈틀대는 걸 느끼며 그녀와 함께 산을 올랐다.
“남자 인부분들 숙소에 안 계셔서... 조금 헤맸어요.”
“아, 죄송합니다. 책임자분들과 이야기할 것이 좀 있어서.”
“...이야기요.”
“네.”
물음의 끝이 살짝 떨리는 걸 보니, 아무래도 란이 내뱉던 교성을 들었나 보다.
뭐 나야 나쁠 것 없었다. 우리 선녀님의 체면이 언제쯤 바닥날까 즐겁게 기다리면 되니까.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새 장가놈과의 대결을 선언했던 들판이었다.
우리 둘은 약속이라도 한 듯 천천히 거리를 벌리고, 서로 마주 보며 섰다.
“와...”
달빛에 빛나는 백세령의 자태는 선녀 그 자체였다.
백옥같은 피부가 스스로 빛을 내는 듯했다.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는 내 모습에 백세령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조그맣게 나를 불렀다.
“백 소협.”
“아, 네.”
“일주일이 길다면 길지만, 장 사제의 수행을 따라잡기에는 부족할 거예요. 그러니 최대한 속성으로,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알려드리도록 할게요. 우선...”
“잠시만요.”
실력 테스트부터 할려는지, 냅다 자세를 취하려는 그녀.
“네?”
“우선, 사제간의 예부터 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선녀님.”
“...네?”
나는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가서, 대뜸 무릎을 꿇었다.
“배, 백 소협. 무슨...?”
“이곳에선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취할 때, 아홉 번 절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건 사문에서 정식으로 제자를 받을 때나...”
“제게는 그런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선녀님. 아니, 스승님.”
“읏...”
당황한 그녀를 보며 몸을 숙이려 하자, 여린 팔뚝이 나를 붙잡았다.
“괘, 괜찮아요.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스승님.”
“하으... 그, 그것도 과해요. 그냥... 사부 정도로, 불러주세요 그럼.”
그래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지, 볼을 긁적이며 답하는 백세령.
선녀에서 사부라. 이 정도면 많이 가까워졌다. 나는 만족하며 그녀를 불렀다.
“백사부님.”
“...네, 백 소협.”
“사부님도 저를 제자라고 불러주셔야죠.”
“...백 소협. 그, 그건...”
“백사부님.”
내가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달았는지.
아니면 그녀도 이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하려는지.
백세령은 우물쭈물대면서도 나를 보며 작게 입을 열었다.
“알겠어요... 제자님.”
그렇게, 설탕을 과다복용할 것 같은 달달한 수련 시간이 이어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