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화 〉 색마(色?)의 스승 (3)
* * *
‘움직여!!’
그때, 나는 자지에서 날뛰는 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담소율의 금제가 아주 조금 풀려나며, 실오라기 같은 내공 한 줌이 전신을 휘감았다.
“으아아아!!!”
쿠웅! 쾅!
놈은 바닥에 대자로 널부러졌고, 나는 두 발로 땅을 딛고 섰다.
순식간에 쏠리는 객잔의 이목. 나는 신경 쓰지 않고, 양손에 잡힌 쓰레기들을 바닥에 쓰러진 쓰레기에 던졌다.
“아이고!”
“셔, 셩님...”
이빨이 반쯤 작살난 두 놈이 쓰러진 놈을 흔들었지만, 이미 죽은 듯 미동조차 없었다.
나는 손끝에 흑천묵지신공의 내기를 가득 담아 놈들에게 걸어갔다.
단단히 발기한 자지에서 내기가 들끓었다.
“사, 살려주시오!!”
“다시는 이고세 오지 않켔소히다!!”
바닥에 넙죽 엎드리는 두 놈.
그대로 대가리를 짓밟으려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요놈들로 색마를 불러낼 수 있지 않을까?’
이놈들을 다 죽이든, 살려서 보내든 색마는 결국 언젠가 내 보지들을 위협하는 놈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불러낼 수 있을 때 불러내서 죽이는 게 낫지 않을까.
덤으로... 색공도 좀 배워보고.
나는 객잔을 둘러보며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소란이 일었군요. 이 무뢰한들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나를 알아본 듯한 눈빛도 보였지만, 무시하고 두 놈의 멱살을 잡고선 2층으로 올라갔다.
백세령에게 얼른 가봐야하니 후딱 끝내야했다.
“사, 살려...”
“조용. 방원이 놈은 잘 지내느냐?”
“허, 허억... 스, 스승님의 존함을 어찌...?”
어떻게 알긴, 또 기억이 들어왔으니까 알지.
색마 방원은 지금 제자들의 수련을 위해, 호북성 근처에 터를 잡고 몰래 수행중이었다.
요놈들은 마침 방원이 나간 사이에 백세령이 호북성에 나타났다는 것을 알고 기어들어온 것이었고.
“무당선녀는 내가 점찍은 먹잇감이다. 방원이 놈의 얼굴을 봐서 한 번은 살려줄테니. 다시는 오지 말거라.”
“죄, 죄송합니다...!”
“네 사형이나 데리고 썩 꺼지거라!”
내 호통에 빠른 도게자를 시전하는 두 놈.
그때 한 놈이 조심스레 내게 물어왔다.
“시, 실례지만... 대협께선 누구신지...?”
“스, 스승님께 뭐라고 말이라도 해야 저희가 삽니다요...”
“그래, 방원이 그놈 승질머리가 더럽긴 하지.”
색마와의 관계를 뭐라 해야할까.
기억대로면 색마는 역용술과 변장술에 능하다.
온갖 잡기로 여고수들을 속여 따먹는게 주된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무슨 모습이든 상관없겠지.
“사부(??). 그리 전하거라.”
“사, 사부...?”
“그럼... 태사... 읍!”
“조용.”
나는 놈들의 손가락을 지그시 밟아주며 속삭였다.
“얘기가 나온 김에 한 번 보아야겠구나. 일주일 후, 방원이 놈에게 이 객잔에서 보자고 이르거라. 색금태양공(色?太??)의 성취를 보아야겠다. 알겠느냐?”
“예, 예!”
놈들에게서 등을 돌린 나는, 서둘러 백세령에게로 뛰어갔다.
색마의 진신 무공까지 읊어줬으니, 나를 더 의심하지는 못하겠지.
조금 뒤, 순식간에 도착한 3층 문 앞에는 향로가 널부러져 있었다.
불은 꺼졌지만, 새어나온 분홍빛 연기가 계속해서 방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큭...”
그리고 그 향기를 맡자, 자지에 가득한 내공이 미친 듯이 끓어올랐다.
가만히 있어도 느껴지는 쾌락에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나는 향로를 부숴버리고, 서둘러 방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사저! 백 사저!!”
“흐읏...”
구석진 곳에서 들려오는 야릇한 교성.
희미하게 들려오는 신음을 따라가니, 하얀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벌벌 떨고 있는 백세령이 보였다.
“사저...!”
“흐으, 흐읍... 읏, 흑...”
몽롱하게 풀린 밤하늘빛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백 사제.”
발갛게 달아오른 끈적한 목소리. 이미 춘약이 그녀를 좀먹어가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서자, 백세령의 시선이 내 고간에 꽂혔다.
“흐읍... 사, 제... 사제...”
얇은 무복 위로 딱딱하게 발기한 유두가 비쳤다.
나는 끓어오르는 본능을 접고, 그녀를 품에 안아들었다.
달짝지근한 여인의 분내가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태사부께 갑시다. 조금만 버텨요.”
“하으, 사제. 아니, 무진... 나는 괜찮으니까...”
“운기를 해요, 어서.”
“흐으, 안돼. 머리가 이상해애... 무진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아랫배가 지잉하고 울려서...”
백세령의 입술이 내 목덜미에 닿았다. 가녀린 팔이 나를 끌어안고, 말랑한 혓바닥이 살결을 훑었다.
음탕한 요부같은 혀놀림에 자지가 울컥울컥 쿠퍼액을 내뱉는 게 느껴졌다.
“우움... 츕...”
“크... 좀만 버텨요, 사저.”
나는 그대로 삼층 전각에서 뛰어내려, 무당산으로 미친 듯이 달렸다.
보법이고 뭐고, 한 줌 내공을 다리에 처박아 땅을 박찼다.
고작 춘약 따위로 백세령을 따먹기 위해 지금껏 공을 들인 게 아니었다.
“태사부!! 태사부!!!”
산의 초입부터 우렁차게 소리질렀다. 백세령은 더욱 적극적으로 내 목덜미를 핥았다.
단단하게 발기한 유두를 내 몸에 비비적거리면서, 솟구치는 흥분을 달래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소리를 질렀을까, 군청빛 안광을 빛내는 여인이 홀연히 내 앞에 서있었다.
“세령아.”
“후우, 후우, 태사부. 어서 사저를...”
“무진, 가지마요. 나를... 읏...”
담소율의 손이 빛살처럼 움직이더니, 이내 백세령이 까무룩 잠에 들었다.
“당한 지 얼마나 되었느냐.”
“모르겠습니다. 그리 오랜 시간은...”
“조금만 기다리거라.”
“예.”
담소율은 어깨에 제자를 얹고선 올 때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는 나무 등치에 몸을 기대고, 가부좌를 틀었다. 자지가 터질 것처럼 내공이 날뛰고 있었다.
“큭...”
입가로 찐득한 핏물이 흘러내리는 게 느껴졌다.
거친 물결이 몸 속 곳곳을 찢어발기며 날뛰는 듯 했다.
나는 천천히, 지금껏 배워온 태극권의 묘리를 떠올리며 내기를 다스리려 애썼다.
“후우...”
끔찍한 고통에 전신이 덜덜 떨려왔다.
그럼에도 정신줄을 붙잡고, 어떻게든 물결을 부드럽게 흘러내려 노력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었고, 곧 그 생각마저도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
“자, 장문인?”
“당장 가서 해독초를 가져오게. 춘약일세.”
“...춘약이라뇨?”
“어서!!”
담소율의 호통에 의각(??)의 인원이 다급히 달려나가고, 그녀는 제자를 침대에 눕혔다.
발갛게 달뜬 뺨, 단 숨을 내쉬는 입술. 제자의 육체가 욕정에 가득 차 음란한 향기를 흩뿌리고 있었다.
“고작 음욕 따위에 지지 말거라.”
그녀의 손끝이 빠르게 백세령의 혈도를 짚었다.
부드럽게 흐르는 담소율의 내기가 백세령의 몸으로 들어가, 전신을 좀먹고 있던 춘약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다행히 심하게 퍼지진 않았다.’
정순한 무당의 내공 덕인지, 백세령은 스스로 춘약에 버텨내고 있었다.
그저 누군가 때문에 마음 속의 흥분을 달래기 힘들었을 뿐.
담소율의 손바닥이 백세령의 아랫배를 지그시 내리눌렀다.
“카흑...!”
그와 동시에 백세령의 입가에서 분홍빛 연기가 한가득 튀어나왔다.
담소율이 가볍게 손짓하자 연기는 순식간에 불티가 되어 사라졌다.
“장문인, 여기 해독초입니다!”
“어서 빻아서 먹이게.”
“예!”
열이 내린 백세령의 입가에 약물이 부어지는 것까지 바라본 담소율이 서둘러 의각을 빠져나왔다.
또 다른 제자도 위험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어찌 내 금제를 풀어낸 것인지... 서둘러야 한다.’
담소율의 발끝이 땅을 박찼다. 채 하루도 안됐지만, 무진 또한 자신의 제자였다.
다른 것을 떠나 그 녀석이 다치면 세령이가 슬퍼할 것이 눈에 선했다.
*
‘진정됐나...’
더 이상 아픔이 느껴지진 않았다.
다행히 오늘 낮의 깨달음 덕일까, 흑천묵지신공의 내기는 금방 내 통제에 따라주었다.
부드럽고 편안하게 내 몸을 순환하며, 어머니의 손길처럼 상처난 몸을 어루만졌다.
나는 그에 멈추지 않고, 차분히 내 몸을 관조했다.
‘총 다섯 곳.’
내기의 흐름이 억눌린 곳이 있었다.
그곳엔 군청빛 내기가 똬리를 틀고 흐름을 막아내고 있었다.
아마도 담소율이 내 육체에 건 금제.
건방지게 보지 주제에 수컷의 육체에 무언가를 남기다니.
내 몸에 여자가 남길 수 있는 것은 이빨 자국과 손톱 자국 뿐이다.
‘부숴라.’
칠흑색의 내기가 거칠게 달려나가 군청빛 내기를 휘감았다.
그것은 둥글게 회전하며 나를 거스르려 하지 않았지만, 고작 개울물이 바닷물을 이겨낼 수는 없는 법.
거대한 칠흑이 군청을 삼키며 억눌린 흐름을 뚫어내었다.
순간 짜릿한 해방감과 함께, 눈이 번쩍 뜨여졌다.
“...태사부?”
“...내가 가르칠 것이 있나 모르겠구나.”
담소율이 드물게 놀란 목소리로 답했다.
무림에선 경지란 강함의 척도이다. 수많은 천재들이 시간과 노력으로 쌓아온 것이기에, 모두가 굳게 믿어왔다.
하지만, 그들마저도 훌쩍 뛰어넘는 자들이 있어왔고.
담소율 또한 그런 자들 중 한 명이었다. 절대 고수의 경지는 그런 것이었다.
‘...실로 놀랍구나.’
허나 눈앞의 사내는 그러한 척도조차 뛰어넘었다.
‘내가 소서화의 금제를 스스로 풀 수 있는가?’
같은 절대지경의 고수, 무림맹주 소서화. 당연하게도 고개가 저어졌다.
일류가 일류에게 점혈을 걸어도 스스로 풀어내기는 요원한 일일진데.
제대로 배우지도 않은 자가 중원무림의 최강을 자부하는 자신의 금제를 스스로 풀어냈다.
가히 하늘이 내린 무재.
담소율, 그녀가 찾아온 사내가 바로 앞에 있었다.
“백 사저는, 어떻게 됐습니까?”
“세령이는 괜찮다. 곧바로 약기를 빼내고 해독초를 먹였으니.”
“하아, 다행입니다.”
“...그래, 다행이지.”
아까 불태웠던 춘약을 실수로 들이마셨던 걸까, 담소율의 아랫배가 쿵쿵하고 울려댔다.
마침, 눈앞의 사내는 헐거벗고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무진에게로 다가갔다.
“...태사부?”
“춥지 않느냐? 본녀가 친히 몸을 덥혀주마.”
담소율의 백색 도포가 흙바닥으로 내려앉았다.
그제야 무진은 자신의 옷이 갈기갈기 찢겨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춘약의 영향 탓인지 자지는 아플 정도로 발기해있었고.
무진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태사부.”
“혹, 스승의 호의를 거절하는 건...”
“제가 아직 배울 것이 있습니다.”
“...무어냐?”
무진이 한걸음 크게 다가가, 쿠퍼액으로 흥건한 귀두를 담소율의 새하얀 무복 위에 문질렀다.
끈적한 회색 자국이 그녀의 옷에 짙게 남았다.
“제자가 아직, 춘약을 해독하는 법을 모릅니다.”
“그래... 이 스승이, 후훗... 도와주마.”
달빛에 요염한 미소가 걸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