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화 〉 색마(色?)의 스승 (6)
* * *
“...이제 내려올 일은 없겠네?”
“잘 만들어봐. 전각 하나 세워질 때마다 와서 박아줄테니까.”
“츄웁, 쮸르릅...”
“언니, 그딴 소리하지 말고 빨리 자지나 빨아. 가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해야지.”
이제 위쪽으로 올라간다는 말에, 네 여자가 순식간에 나를 덮쳤다.
사실 담소율한테 잔뜩 쏟아낸 탓에봉사 받는 편이 편하긴 했다.
‘그래도 해보고 싶은 건 하고 가네.’
나는 봉룡각의 5층 마루에 누워서, 열심히 내 몸을 가지고 노는 사군자의 살결을 즐겼다.
하지만 이제 곧 정오가 다가오고, 담소율이 오라했던 시간에 맞추어 가야할 때.
“움움, 츄릅... 쪼옥...”
“후, 이제 그만 빨아.”
“츄웁, 가지마아...”
자짓살을 앙큼하게 베어물며 나를 올려다보는 매.
반지를 빼낸 뒤론, 사군자중 그녀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말했잖아. 가끔 올테니까, 보지 잘 풀어둬.”
매의 머릿결을 쓰다듬어주고, 슬슬 일어났다.
받은지 하루만에 무복이 걸레짝이 되는 바람에 다시 받아온 단출한 검정색 무복을 챙겨입고.
담소율이 기다리고 있을 혜원각으로 향했다.
멀어지는 내 뒤로 사군자가 방방 뛰며 손을 흔드는 것이 보였다.
“바이바이, 내 예쁜 보지들아.”
나도 마주 손을 흔들어주고, 산을 올랐다.
*
“왔느냐.”
“서방님도 붙여야지, 소율아.”
콰직.
담소율이 들고 있던 조그만 붓이 내 볼을 스치고 지나가 벽에 꽂혔다.
슬쩍 뽑아보니 분명 가느다란 실로 만들어진 붓이었다.
“자중하거라, 알겠느냐?”
“...넵.”
내 손에서 빠져나가 다시 담소율의 손으로 빨려들어가는 붓.
곧바로 달려가 예의 바른 자세로 그녀의 앞에 무릎 꿇었다.
살포시 소매를 붙잡고, 고운 손으로 정갈한 글씨체를 써내려가는 담소율.
“뭡니까?”
“장두식의 파문서다.”
“...결국 파문입니까.”
“계도 기간 중에 큰 잘못을 저질렀으니, 집법각주도 어쩔 수 없었겠지. 몸이 다 나으면 산을 내려보낼 것이다.”
“아... 그, 몸은 좀 괜찮답니까?”
이젠 딱히 관심도 없는 녀석이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가슴팍이 움푹 파고들어가던 게 생각나 괜스레 물어봤다.
“내상이 심각했다만, 치유는 가능할 것이다. 대신 기혈이 뒤틀려 앞으로 제대로 무공을 쓰기는 어렵겠지.”
“...제 주먹이 그정도였습니까?”
마지막으로 종이의 아래에 자신의 이름을 정자로 새겨넣은 담소율이 붓을 내려놓았다.
“말했잖느냐. 완벽한 일격이었다고. 그리고 장두식은 마지막에 명백히 너를 죽이려 했었다. 그것을 되돌려 받았으니, 인과응보인 게지.”
그래도 무당의 제자였을텐데 생각보다 차가웠다.
담소율은 종이를 팔락팔락 휘저으며 먹을 말리더니, 둘둘 말아 끈으로 봉했다.
“고작해야 대련에서 그런 살기를 품는 녀석을 무당에 둘 수는 없다. 무진이 너도 명심하거라.”
“네, 태사부.”
“그럼 슬슬 세령이를 데리러 가자꾸나.”
그렇게 몸을 일으키다 말고, 무언가 생각난 듯 입을 여는 담소율.
“아. 새로 옷을 준비해뒀으니, 입어보거라.”
“알겠습니다.”
담소율이 가벼운 손짓으로 옆방의 문을 열어줬고, 나는 안으로 들어가 새 무복을 집어들었다.
“깔쌈하네.”
어제 받았던 것과 똑같이 생긴 새하얀 무복. 스페이드 문양도 제대로 새겨져 있었다.
천천히 옷을 갈아입는데, 상의를 입던 도중 작은 쪽지가 떨어졌다.
“음?”
펼쳐보니, 짧게 써져있는 예쁜 글씨체.
기다리고 있을게요. 우의각에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언제든 가면 보지를 벌려주겠다는 의미겠지.
그 셋을 어떻게 따먹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방문이 벌컥하고 열렸다.
“왜 이리 오래 걸리는 게야.”
“아, 태사부.”
나는 번개처럼 가슴팍에 쪽지를 숨겼고, 담소율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게 다가왔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 달뜬 감정이 섞여있었다.
“헌앙하구나. 확실히... 그래, 어젯밤 이런 몸으로 본녀를...”
풀숲에서의 격한 정사를 떠올리는지, 야릇한 미소를 자아내는 담소율.
그녀의 손가락이 지분거리듯 내 뺨과 입술, 목을 타고 내려가 가슴팍을 짚었다.
그리고 갑작스레 옷속으로 쑥 들어오더니, 숨겨둔 쪽지와 함께 빠져나오는 손.
“...”
“우의각? 언제 또 꼬리를 친 게야?”
“그게, 어제 옷 치수를 잴 때...”
“...흥.”
화르륵. 쪽지가 순식간에 재도 못 남기고 사라지는 걸 보며 마른 침을 꿀떡 삼켰다.
나를 살짝 노려보더니, 팩소리가 나도록 몸을 돌리는 담소율.
한 발 내딛자, 그녀의 목소리가 바람결에 스치듯 흘러들어왔다.
“빨리 따라오거라. 늦으면... 아주 혼을 낼 것이야.”
“태, 태사부!”
부쩍 민감해진 흑천묵지신공의 내기를 통해, 나는 방금 담소율이 적어도 몇 백미터는 가뿐히 나아갔다는 걸 깨달았다.
‘...질투하는 건가?’
아까 서방님이라고 부르라할 땐 화를 내더니. 암컷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담소율.
나는 자지에 딱딱하게 피가 쏠리는 걸 느끼며 느긋하게 의각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도착한 의각. 안쪽의 사람들에게 안내를 받아 쫓아가니, 어젯밤 내내 담소율의 몸을 주물럭거렸던 방 앞에 도착했다.
드르륵하고 열리는 문. 담소율이 빼꼼하고 고개를 내밀었다.
“늦었구나.”
“...그걸 어떻게 따라잡습니까.”
“아무튼, 세령이가 지금은 너를 못 보겠다는구나.”
“아직도 아프답니까? 얼굴만 보고 돌아가도 괜찮은데...”
안쪽을 쳐다보려는 내 눈을 가로막는 담소율의 손바닥.
이딴 쓰잘데기 없는 짓에도 진심을 다하는지, 거짓말 안 보태고 안쪽이 하나도 안 보였다.
“...그럼 안부만 전해주십쇼.”
“그래. 잠깐 응접실에서 다과라도 들고 있거라.”
“예.”
달칵. 다시 문이 닫히고, 나는 응접실로 가며 백세령을 떠올렸다.
어젯밤 연신 신음을 흘려대고 음란한 향기를 풍기던 그녀.
‘진짜 나로 야한 꿈이라도 꾼 건가.’
나도 그녀를 생각하며 몇발 뽑았으니 이걸로 쌤쌤이다.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얼굴도 못 보게 하는 건 이상했다.
그녀의 성격상 고맙다고 버선발로 달려와 안아주면 안아줬지.
나는 아까부터 딱딱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자지를 슬슬 문지르며, 의각을 돌아다녔다.
*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잠시 침묵으로 채워진 방.
무진을 내보낸 담소율이 몸을 돌렸다.
“스, 스승님...”
거기엔 어제의 자신처럼, 발정난 암컷처럼 연신 몸을 비비적거리는 제자가 있었다.
다른 점이라면 자신은 무진의 자지에 사정없이 박히며 욕구를 달랬고, 제자는 힘들게 참아내고 있다는 것일까.
‘아직도 비부가 아릿하구나... 몹쓸 놈. 스승을 그리 험하게 다루다니...’
어제 처음 남자란 걸 알게 된 담소율은, 춘약에 왜 저리 여인들이 미치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춘약은 어제 분명 다 해독했거늘... 아직 약기가 남아있는 것이냐?”
“저, 저도 모르겠습니다... 백 사제만 보면, 가슴이 찡하고 울려서...”
새하얀 손이 발갛게 물들도록, 주먹을 쥐고 끙끙대며 신음을 참아내고 있는 백세령.
담소율은 그녀에게서 여인네의 비릿한 향기가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색마의 춘약에 무언가 더 있던 겐가?’
아무래도 평범한 춘약은 아닌 듯 했고, 이래서야 애지중지 키워온 제자가 자신처럼 발정난 암캐가 되어버릴 듯 했다.
담소율이 길다란 소매 밖으로 손을 꺼내며 말했다.
“가부좌를 틀거라. 본녀가 직접 내공을 불어넣어줄 테니, 약기운을 밖으로 이끌어내려무나.”
“네, 네에...”
간신히 자세를 바로잡은 백세령의 등에, 담소율의 손바닥이 닿았다.
곧 극의에 다다른 정순한 태극신공의 내기가 백세령의 자궁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리고 백세령이 그 도움을 받아 기를 일으키는 순간.
“하으읏...!?”
“...뭣?”
그녀의 눈앞이 강렬한 쾌감으로 새하얗게 물들었다.
뒤이어 백세령은 자궁이 잔뜩 조여오는 느낌과 함께, 푹 젖어있던 비부로 또 한 번 조수를 내뿜었다.
“으긋! 학! 하아앙...!!”
열락에 찬 신음을 뱉어내는 백세령. 담소율은 다급히 공력을 불어넣던 것을 회수했다.
하지만 백세령은 한참을 더 절정하듯 몸을 비틀었고, 곧힘이 풀린 듯 쓰러지려는 그녀를 담소율이 두 손으로 끌어안았다.
“흣, 흐읏... 스, 스승님... 아흣...”
“세령아, 괜찮...”
“죄, 죄송해요... 흣...”
“세...”
백세령은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는 듯, 담소율의 소맷자락을 붙잡고 눈을 질끈 감았다.
자신의 옷자락에 얼굴을 묻은 제자의 아랫도리에서톡 쏘는 냄새가 풍겨오기 시작했다.
“흐으으... 흣, 앙...”
백세령은 부끄럽고도 간절한 목소리로 스승에게 속삭였다.
“흑, 으흣... 배, 백 사제에게 말하시면, 안돼요... 꼭이에요...”
“...내가 얼른 데리고 사라지마.”
“네... 으응, 읏...”
완전히 힘이 풀린 듯, 조금의 제어도 하지 못하고 전부 쏟아내는 제자.
애액의 비릿한 향기도 더욱 진해진 것을 보니, 아무래도 춘약의 효과가 상당히 독한 듯 했다.
“...아이일 때도 이불에 실례 한 번을 안 하더니만. 다 커가지고...”
“스승님!!”
“...알았다.”
담소율은 격하게 쏟아낸 제자의 머리칼을 어루만지며 생각했다.
방금 세령이의 자궁, 그러니까 단전 속에는 이질적인 것이 있었다.
‘상대의 공력을 이용하는 춘약같은데... 어처구니가 없는 약이로다.’
강호에 수많은 기인이사(?人??)들과 신병이기(?兵??)가 있다지만, 이 춘약은 담소율로서도 놀라운 것이었다.
이래서야 색마의 손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있을 리가 없잖은가.
‘그리고... 하으...’
더더욱 무진과 함께 색마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 후가 아니라, 지금 당장.
“우선 내공을 금(?)해두마. 해독초는 상시 복용하고. 알겠지?”
“네, 스승님... 죄송해요, 몹쓸 꼴을 보여...”
“아니. 자책하지 말거라. 무진이와 내가 방법을 찾아보마.”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백세령.
담소율은 창문을 열어 방안의 공기를 내보내고, 의각의 인원을 시켜 새 옷과 이부자리를 준비시켰다.
“...이건 더는 못 입겠구나.”
“...네.”
백세령은 얼굴이 화끈해지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푹 숙였다.
‘...어쩜 좋아.’
도포는 그나마 멀쩡했지만, 무복은 회생이 불가능할 지경이었다.
사타구니 부분이 죄다 축축하게 물들어 있었고, 비릿한 내음이 다시 방안을 가득 메웠다.
휑한 아랫도리에 백세령이 몸을 떨었다.
“뜨신 물도 받아왔으니, 일단 좀 씻거라.”
“네...”
백세령은 쪼그려 앉아 달아오른 비부와 사타구니를 씻어냈고, 담소율에게 수건을 받아 꼼꼼히 닦아냈다.
그러는 동안, 스승과 제자 사이엔 찰팍거리는 물소리와 야릇한 침묵만이 감돌았다.
“다했느냐.”
“예.”
담소율은 잔뜩 움츠러든 제자의 나신에 점혈을 하고, 조용히 옷 입는 것을 도와주었다.
“이러니 어릴 적 생각이 나는구나. 보지에 털도 안 났을 때가.”
“...가끔은 제가 잘못된 스승을 모시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만큼 참된 스승이 어딨느냐.”
제자가 좋아하는 남자의 됨됨이도 알아봐주고.
그리고 알아본 바, 무진은 좋은 남자였다. 특히 아랫도리가.
담소율은 당장이라도 무진의 천박함과 늠름한 자지에 대해 설파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제자의 즐거움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몸간수 잘 하거라. 다녀오마.”
“...네. 조심하세요, 스승님.”
“본녀가?”
“...그렇죠. 후훗, 그럼 백 사제나 잘 돌봐주세요.”
“그래.”
마주 웃어주는 제자를 뒤로 하고, 담소율이 방을 빠져나왔다.
그녀는 제자에게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곳까지 걸어나와, 입을 틀어막았다.
“우윽... 크학...”
담소율의 입가에서 분홍빛 연기가 흩어졌다.
“...대단한 춘약이구나. 감히 본녀까지 집어삼키려 하다니.”
그녀의 말투엔 오만함과 동시에, 달뜬 흥분이 섞여있었다.
담소율은 무진을 찾기 위해 서둘러 발을 놀렸다.
허벅지가 스칠 때마다, 비부가 촉촉이 젖어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