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화 〉 무당(??)에서 독식(??) (2)
* * *
밖으로 나온 백세령은 왠지 모를 소외감을 느꼈다.
함께 색마를 잡으러 떠났던 이후, 스승님과 사제가 부쩍 친밀해진 것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물론, 벌써 이주간 함께 가르침을 받으며 가까워진 탓도 있지만...
여자의 감이 경종을 울리고 있었다.
저것은... 조금 결이 다른 친밀함이라고.
‘...내가 너무 적극적이지 않은 걸까.’
지금까지의 상황들로 미루어봤을 때... 무진은 상당히 적극적인 사람이었다.
사내인데도 살과 살이 맞닿는 걸 싫어하지 않고, 언제나 진한 포옹을 해오는 사람.
이젠 기쁜 일이 있으면, 포옹을 하는 것이 더 익숙해질 정도였다.
‘물론 사제에게만 그러는 거지만...’
그리고 무진과 포옹을 할 때에는, 마치 춘약에 중독되었던 그때처럼.
“무진...”
가슴과 아랫배가 지잉하고 울려왔다.
‘이상해, 정말로...’
백세령은 바보가 아니었다.
이 감정을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하지만 이 두근거림은, 혼자만 가진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그냥 사제와 사저의 관계뿐인 걸까.’
도사로서 몸가짐을 바로하라는 스승님의 말에 따라 자중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그가 멀어지는 것 같아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하아...”
고민이 깊어질수록, 애달픔만이 커져갔다.
연무장에 도착해 검을 휘둘러도 가슴이 답답했다.
저 멀리 함께 방 안에 있을 둘을 떠올리니, 심장이 옥죄어오는 듯 했다.
*
“흐앗...”
“이러니 방 안이 암캐 냄새로 가득하죠, 태사부.”
“하으, 네, 네놈이 시킨 것 아니더냐...”
찌거억... 찌걱...
“흣, 으긋...”
담소율은 비부 깊숙한 곳을 찌르는 무진의 자지에 몇 번이고 고개를 꺾었다.
각좆에 발린 춘약으로 한껏 예민해진 곳을, 박박 긁어오는 두꺼운 귀두.
몇 번 쑤시지도 않았는데, 비부에선 벌써 허연 거품이 일며 흥분한 자신을 내보이고 있었다.
“세, 세령이가 기다릴 것이다... 어서, 하거라...”
“춘약은 마음에 드십니까?”
“마음에, 하아... 들고 자시고, 못된 것만 배워서는...! 흐읏...!!”
무진의 양물이 빠져나오며 비부를 튕기자, 허리가 바짝 들리며 조수가 뿜어져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몸 안의 감각 한올 한올 통제할 수 있는 경지에 올랐거늘, 무진의 자지는 그 모든 것을 바보로 만들어버렸다.
‘본녀가 이리도 음란했던가...’
무진이라는 사내를 받아들인지 채 한 달도 안 되었는데.
비부를 설설 문지르는 그의 손가락에 애달픔이 더해갔다.
이미 자신의 몸은 그의 것이었다.
“함께 배운 것인데, 왜 제 탓을 하십니까.”
“흐아앙...!! 아흣, 크... 그만, 그만 괴롭히거라...”
첫 경험은 즉흥적이었고.
이어진 만남은 서로가 원하던 것이었다.
덜덜 떨리는 허리를 부여잡고, 담소율은 얼마전을 떠올렸다.
태사부, 밤에도 수련을 계속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시작은 그의 유혹이었다. 알고 있었다.
내심 기대하기도 했다.
처음이란 누구에게나 각별한 것이었고.
여자가 되어간다는 것은, 그 또한 참으로 각별했다.
무슨 말이더냐?
색마가 그러지 않았습니까. 색공은 자고로 실전(?戰)이 최고라고.
실전. 무진 또한 자신을 원하고 있었다.
...혜원각에는 세령이가 지낸다. 그, 보, 본녀가 아무리 소리를 참아보려한들...
더 좋은 장소가 있잖습니까.
자신을 놀리기 참 좋아하는 못된 녀석이니, 또 무슨 말을 할까 가슴이 졸여졌다.
장문인 말고는, 평소엔 출입조차 금지된 곳이.
아, 안된다. 그곳은...
커다랗고 단단한 몸으로 자신을 밀어붙이며, 엉덩이를 주무르는 손길에 저항하지 못했다.
손가락 하나쯤으로 쓰러트릴 수 있는 사내인데도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신당(??)이라니...
뭐, 싫으시다면 말리지 않겠습니다.
머리는 안 된다 외쳤고, 그의 손길에 젖어가는 몸은 그리 해야된다고 속삭였다.
결국 밀어내지 못하고, 시선을 피한 채 소근거렸다.
거기서, 정말로... 할 것이냐?
예, 색을 배워야지요.
네, 네가 더 배울 것이 있느냐? 혹 색공을 수련할 것이라면... 색금태양공은 딱히 배울 가치가 없다. 색혼미령술은 좀 봐줄만 하지만...
아뇨.
당황해 횡설수설하는 입을 그의 손가락이 덮었다.
슬며시 문지르며 턱을 타고 목을 훑는 손길.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였다.
태사부께서 배우시는 겁니다. 색(色)을,제게서.
...뭐?
천천히 다가오는 무진의 입술 안쪽엔 묘한 빛깔을 띠는 단약이 있었다.
저것이 무엇일까.
웁...
츄웁... 츄릅, 쪼옥...
엉망진창이 되도록 입술을 빨리고 나니, 머릿속이 새빨간 열기로 질척이기 시작했다.
“아흐흣...!”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무복 위로 젖꼭지를 꼬집는 손길에 상념이 흩어져갔다.
남은 것은 귀두만을 집어넣은 채 빙글빙글 자신의 몸을 농락하고 있는 무진의 자지.
담소율이 살짝 노기를 띤 말투로 화를 냈다.
“어서, 어서 끝을 보거라... 언제까지 본녀를 희롱할 셈이야...!”
“태사부의 보지가 너무 조여서 금방 싸버리지 않습니까. 전희를 충분히 즐겨둬야지요.”
“어차피, 몇 번이고 싸지르는 놈이힉...!!”
“크... 이주간 그리 박아댔는데도 처음 그대롭니다, 태사부.”
갑작스레 밀고들어온 굵고 딱딱한 진짜 자지.
각좆따위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무진의 늠름한 양물.
화를 냈다는 것 정도는 금방 잊게 만드는 사악한 것.
“카학... 하읏...!”
“좋은 표정이십니다.”
“흐붑... 츕, 츄릅...”
입안 깊숙이 들어와 볼을 문지르는 두껍고 거친 손가락.
자신도 모르게 혀를 내밀어 핥고 있으니, 곧 무진의 팔뚝이 허리를 휘감아왔다.
도망가지 못하게 단단히 팔을 고정하고는, 있는 데로 자신을 밀어붙이는 두터운 육체.
“싸겠습니다.”
“크읏... 아, 하악...!”
뷰루룩! 뷰룻!!
자궁구에 꾸욱 귀두를 처박고, 그 힘으로 자신의 몸마저도 들어올린 채 싸지르는 짐승 같은 사정.
머릿속을 진탕시키는 것같은 찐득한 사정에 몸이 멋대로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옳지, 자궁구로 절정하는 법을 가르친 보람이 있군요.”
“아긋... 잠깐, 그만두거랏...!! 하아아앙!!”
낮고 굵게 깔리는 무진의 목소리.
망할 녀석이 그동안 요상한 색음공(色音?)이란 것까지 배워버려서는, 귓가에 울리는 음성만으로도 머리가 엉망이 되어갔다.
“어디 보자, 이쯤이었던가.”
“누, 누르지 말거라... 읏, 하, 앗...?!”
이어 아랫배를 짓누르는 두툼한 손.
그것이 비부 속의 자지와 맞닿자, 눈앞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이리도 좋아하시는 걸 보니, 표시라도 해놔야겠군요.”
“무, 무슷... 아흑...!”
퓨슈슛! 퓨슛!!
“하앗... 앗, 아앙...!”
“정말 명기십니다. 어떻게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자지를 조이십니까.”
“무지낫, 그만... 이제 그마앗...! 머리, 본녀의 머릿속이 엉망이니라... 아극...!”
허우적거리는 몸으로 겨우 그를 끌어안아, 마치 길거리의 창녀처럼 아양을 떨었다.
교접에 들어선 이후부터의 그는 절대로 멈추지 않는 충차(??)같아서.
태사부의 체면이고 위엄이고 다 벗어던지며 부탁해야 겨우 멈춰주었다.
“후... 뭐, 오늘치 수련도 해야되니.”
“하아, 하아... 이래서야, 세령이를 어떻게 보겠느냐...”
“이제 슬슬 백 사저에게 말하시지요. 이런 관계라고.”
“...싫다.”
“아직도 이 제자를 혼자 쓰시고 싶으신 겝니까?”
다리로는 그의 허리를, 팔로는 그의 목을 휘감아 끌어안았다.
딱 달라붙어 한 방울의 정도 새어나가지 않게.
여운을 즐기며 속삭였다.
“그래. 언젠가는, 그리 되겠지만...”
“욕심도 많으십니다.”
“오랫동안 버리기만 해왔으니, 이젠 채우고 싶으니라.”
사랑하는 사내의 것이 안을 채우고, 그의 정이 비부를 물들이는 감각은 무(?)의 깨달음과도 비견될만 했다.
욕(?)을 버리고, 망(?)을 버리고.
오로지 무(?)를 바라보며 살아온 인생.
지금껏 순결을 지켜온 것은 오로지 이 때와, 무진을 위해서였으리라.
담소율은 헐떡이는 숨을 진정시키며 나긋이 말을 이었다.
“이제 가자꾸나. 세령이가 기다리겠다.”
“창문이나 열어두고 가시죠. 방안에 비릿한 암캐 냄새가 가득하덥니다.”
“...못된 놈.”
*
“오래 기다렸느냐?”
“아뇨, 괜찮습니다.”
“그래, 그럼 슬슬 시작하자꾸나.”
백세령과 나는 담소율의 말에 따라, 평평한 바위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이어 그녀는 태극신공을, 나는 흑천묵지신공을 운기하기 시작했다.
‘전신을 부드럽게, 꼼꼼히 기로 닦아내듯이.’
대주천과 소주천. 쉽게 말해 크게 한 번, 작게 한 번 기를 전신에 돌리는 것이다.
이때 자연지기를 받아들여 토납법으로 단전에 기를 쌓고, 그것이 쌓이고 쌓여 내공이라는 것이 된다.
‘그게 일반적인 운기법이고.’
흑천묵지신공의 운기는 조금 달랐다.
자연적인 것이 아닌, 아주아주 인공적인 행위가 필요하다.
남녀간의 정사.
그때 흑천묵지신공을 일으키면 저절로 운기를 하게 되고, 내공이 점차적으로 증진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좋은 점.’
담소율과의 교접 이후 내공의 흐름이 눈에 띄게 빨라진 이유가 있었다.
흑천묵지신공은, 교접을 한 상대방의 기의 흐름을 모방한다.
즉 나는 운령자 담소율, 절대 고수의 운기법을 나도 모르는 새에 습득한 것이다.
겨우 일류 수준인 애진 누님과, 일반인보다 조금 나은 사군자의 흐름과는 비교가 불가능한.
‘진짜배기 고수의 운기법.’
나는 극성(?成)에 이르는 태극신공을 운용하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던 것이다.
“확실히... 말이 안되는 재능과 몸뚱아리구나, 백무진.”
지난 2주간 서로의 몸을 탐구하면서, 담소율과 내 몸뚱아리를 구석구석 알아본 결과로 알게된 것들.
그녀에게는 어쩔 수 없이, 고향에서 배운 심법이라며 흑천묵지신공을 반쯤 털어놨었다.
“감히... 본녀의 흐름을 따라해내다니. 잘 보거라, 세령아. 언젠가 네가 닿아야할 흐름이다.”
“...네, 스승님.”
나는 칠흑의 내기가 전신을 휘감는 것을 느끼며, 내 경지를 어림짐작했다.
솔직히 나한테 절정이나 초절정의 구분은 무의미했다.
내공의 양은 많은 여자를 안을 수록 늘어날 거고, 기의 흐름은 절대 고수의 그것과 똑같았다.
그렇다면 내가 바라고 나아가야할 경지는 딱 하나.
담소율과 같은지고(?高)의 경지.
절대지경(?之?)
‘작가가 뭐라고 썼었더라.’
원작의 주인공이 이 경지에 도달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아마 이런 설명이었던 것 같다.
의(?)가 하늘에 닿고, 기(?)가 땅을 덮으며, 나 자신이 곧 세계(世?)가 된다.
대충 무슨 의미인지는 감이 온다.
흔히 사람 또한 하나의 세계라 하지 않던가.
즉,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라는...
‘시발, 무슨 개소리야 진짜.’
사실 하나도 모르겠다.
떡칠 생각만 가득한데, 그런 고민을 언제 하고 앉아있어.
슬슬 상념에서 빠져나오자, 담소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되었다. 이젠 무림인의 태가 좀 나는구나. 오늘부턴 정식으로 너에게 무당의 무공을 전수하마, 백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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