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화 〉 두더지 잡기 (5)
* * *
“웁, 우웁...!”
커다란 손 아래로, 귀두를 밀어넣었다.
소소유의 말랑한 볼살과 입술을 부비며 스쳐가는 자지.
“우읍...?”
당황과 경악으로 가득했던 눈동자가 점점 몽롱하게 풀려가더니.
“할짝.”
이내 입술 위에 자리잡은 자지를 핥짝이는 소소유.
손을 떼자마자, 게걸스럽게 자짓살을 빨아들이는 것이 보였다.
“쪼옥, 쪼옵, 쫍...”
“옳지.”
동그란 머리통을 쓰다듬으며 천천히 자지를 흔들었다.
침과 쿠퍼액이 섞여 츠픕거리는 소리를 내고, 자지가 딱딱하게 부풀어올랐다.
“츄룹, 츄르르릅...”
“크... 냄새도 똑똑히 기억해둬.”
“네엣... 하움, 쮸웁...”
대련 때부터 이미 잔뜩 흥분했던 상태라, 소소유의 서툰 혀놀림으로도 쿠퍼액이 질질 새어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내 쪼그만 입술로 귀두를 삼키는 소소유.
작은 입에 다 들어가지도 않아서, 귀두만 베어물고 있는 게 오히려 몇 배는 더 꼴릿했다.
“흐으...”
“우붑, 쪼옵, 쪽...”
집요하게 귀두만 괴롭히는 소소유의 작은 입보지.
더 참을 이유도 없어서, 풀어헤쳐진 머리를 틀어쥐고 입속 깊숙이 자지를 꽂아넣었다.
“싼다...!”
“아긋... 커흡, 큽...!”
뷰루룻! 뷰룩!!
불알에 묵직하게 차있던 정액이 쭉쭉 빨려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한 손으론 머리채를, 한 손으론 커다란 젖탱이를 쥐고 쉼없이 이어지는 사정.
“우큽, 콜록... 케흑...”
소소유의 입가가 정액범벅이 되고.
질질 흐른 백탁액이 턱을 타고 목덜미에 닿아서야 자지를 뽑아냈다.
“쿠흡... 콜록, 콜록...”
기침할 때마다 정액이 새어나오는 천박한 얼굴.
잠시 그녀의 볼 위에 자지를 올려놓고 숨을 돌렸다.
“엉덩이에 있는 거 꺼내봐.”
“하우, 네엣... 흐으응...”
그 상태로 얼굴을 닦을 생각도 못하고.
곧장 후장에 박힌 각좆을 천천히 뽑아내는 그녀.
“오옷...”
치마가 들춰져 훤히 드러난 비부는 이미 씹물로 흥건했고.
분홍빛 꽃잎이 뻐끔대며 새카만 각좆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쯔븝, 쮸부붑... 쮸붑!
“응오옷... 호옷...”
“소 소저, 표정이 너무 음란한 것 아닙니까.”
“다, 다 뽑아낸 것이에요... 하으응...”
힘이 풀렸는지 벌름거리며 드러난 소소유의 뒷구멍.
슬쩍 손가락을 넣자 꼬옥꼬옥 베어물어오는 것이, 여전히 쫀득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좀만 더 하면 되겠네.’
나는 방에 올라가서 챙겨온 춘약과 미색령을 꺼내고, 춘약을 안쪽 구석구석 발라줬다.
암컷즙으로 질척해진 소소유의 뒷구멍.
녹진녹진하게 풀려서 박으면 분명 기분 좋을 구멍이었다.
“흐잇, 히야아앙...”
자그만 손에 팔뚝만한 각좆을 꼬옥 쥐고선 부들부들 떠는 소소유.
절정이 가시길 기다렸다가, 나긋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정액을 듬뿍 발라서 다시 집어넣어볼까?”
“흐으, 그, 그러다간 소녀의 어, 엉덩이가 못 쓰게 되는 것이에요...”
“괜찮아, 내 좆에 맞춰서 딱 좋은 구멍이 되어가는 거니까.”
“과, 과연... 할짝, 그런 것이었군요...”
콧가에 얹힌 자지를 낼름낼름 핥아대며 답하는 소소유.
히로인들의 구멍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게 바로 떡협지니까.
개발하면 개발할수록 더더욱 음란한 암컷구멍이 되어갈 뿐.
사군자의 뒷구멍으로 질리게 해보면서 알아낸 사실이다.
“자, 그럼... 명령을 조금 손보도록 하지.”
“며, 명령?”
내일이나 모레쯤이면 조사단 일을 해야되니까.
그런 일에서까지 전력을 깎아먹을 수는 없지.
딸랑.
“언제나처럼 지금의 일은 잊고, 당분간은 각좆으로 자위만 하고. 뒷구멍에 안 넣어두고 다녀도 된다.”
“네, 네엣...”
착실하게 새 명령을 소소유의 영혼에 새겨넣고.
탁자에 있던 수건으로 자지와 그녀의 얼굴을 닦아냈다.
“한숨 푹 자두시죠, 소 소저.”
“흥, 얼른 가기나 하라는 것이에요.”
“아, 이거.”
“흐으... 이런 걸 놓고 가려고 했다니! 얼른 주는 것이에요.”
내 손에서 탁하고 채간 수건을 그대로 코에 묻는 소소유.
“쓰웁, 후우... 하아아...”
수건에 잔뜩 묻은 정액 냄새에 바보같이 헤롱헤롱한 얼굴.
순조롭게 암퇘지가 되어가는 소소유를 뒤로하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아, 무진.”
“잠깐 갔다올 데가 있어요, 세령.”
“...이번엔 같이 가도 되는 거죠?”
“그럼요.”
그렇게 의실을 나가려는데, 마침 안쪽으로 들어오고 있는 담소율과 소서화.
“어딜 가는 게냐?”
“잠깐 저잣거리에 좀 다녀올까 합니다, 태사부.”
“하핫, 청춘이구나, 청춘.”
소서화는 웃으며 우리를 바라보았고, 담소율은 묘한 표정으로 나를 흘겼다.
그리고 그 표정을 보며 젖가슴을 내 팔뚝에 밀착하는 백세령.
“다녀올게요, 스승님.”
“그...래. 내일부터 바빠질 터이니, 조심히 갔다와라.”
“섬서엔 볼거리가 많으니, 재밌게 놀다오렴.”
“예, 그럼.”
옆을 스쳐지나가는 무진의 모습에, 담소율은 그저 입술을 깨물었다.
‘오늘 밤 잊지말라고 전음이라도 보내야 하는 겐가...?’
그건 더 추했다. 추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다.
그래도 어찌하랴, 가슴이 자꾸만 꿈틀대는 것을.
“다 늙어서 무슨 추태냐, 소율아.”
“...뭐라?”
갑자기 소서화 이년까지 자신을 긁어대다니.
화라도 내려는 찰나.
“울지 말거라.”
“...읏.”
살짝 찍어내보니 눈가에 한줄기 눈물방울이 맺혀있었다.
다급히 고개를 돌려 눈물을 닦아냈다.
“한 잔 할테냐.”
“...됐다. 대낮부터 무슨. 소유나 보러가자.”
“...그래.”
성큼성큼 앞서나가는 담소율.
소서화는 사랑의 열병을 앓는 친우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
“무진, 이곳엔 왜...?”
“조사대 일을 맡게 되면 여러 일들이 벌어질 거에요, 세령.”
“그렇겠죠.”
“비무나 대련말고, 진짜 피가튀는 실전을 겪어본 적 있나요 세령?”
“...아뇨.”
그렇겠지.
아직 그녀가 강호에 출두하기에는 몇 달이라는 시간이 남았었으니.
봉룡지회가 끝나고, 주인공과 가까워지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그녀의 강호행이 시작된다.
‘하지만 이미 뒤틀렸어.’
정식으로 스승인 담소율에게 인사를 올리고.
의와 협을 꿈꾸며 강호행에 나갈 일은 아마 없을 거다.
나는 텅텅 빈 동자궁을 지나가며 말을 이었다.
“조사대 일을 하다보면 분명, 혈교의 잔당들과 맞닥트릴 수도 있겠죠.”
나와 세령을 느꼈는지 저 안쪽에서부터 느껴지는 기척.
“그러니 미리 겪어둘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우리에겐 마침 딱 좋은 실전 상대가 있죠.”
“오셨습니까, 주군.”
절도 있는 자세로 한쪽 무릎을 꿇는 여덟의 혈동자.
녀석들은 나와 세령의 실전 상대로 아주 적절할 것이다.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무진. 저도 할게요.”
“좋은 마음가짐이에요, 세령. 우선은... 시켜뒀던 건 다 처리했나?”
내 물음에 앞으로 나서는 녀석, 혈동자 일호.
귀찮아서 일호부터 팔호로 이름을 통일시켜놨다.
“동자궁은 싹 비워뒀고, 저희 일을 돕던 거지 년들도 구속해놨습니다.”
“무, 무진...?”
“괜찮아요, 세령. 섬서에 몰래 숨어든 혈교의 세작들이 있는 곳은?”
“여기 있습니다.”
일호가 건넨 얇은 서책 하나.
펼쳐보니 대략 십여 곳의 세력이 혈교의 세작이라 쓰여있었다.
이중 직접적으로 혈교의 인물이 건너온 곳은 세 군데 정도.
나머지는 자기들이 혈교의 끄나풀인줄도 모를 것이다.
“이, 이렇게나 많이...”
“양광은.”
“이 쪽지만을 남겨둔 채 모습을 감춘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일호가 꺼내든 붉은색 쪽지.
그것을 펼치자 안쪽엔 이렇게 쓰여있었다.
멸(?)
화르륵.
“앗, 따가.”
특수한 처리라도 했는지, 읽자마자 불타버린 쪽지.
나는 손에 호호 바람을 불며 말했다.
“너희는 이미 버려졌겠군.”
“그런 것 같습니다. 아마 근시일 내로 동자궁과 제단을 묻으러 혈교의 사람들이 올 겁니다.”
“나머지 간자들은?”
“아마... 상황을 지켜볼 듯 싶습니다.”
하나 들켰다고 냅다 전부 버리는 건 손해가 크긴하겠지.
다른 곳도 아니고, 정파무림의 중심인 섬서인데.
“그래, 아무튼 그 이후의 일은 저번에 지시했던 데로 하고. 오늘은 다른 용무가 있다.”
“하명하십시오.”
“별 건 없고. 대련이나 좀 하자.”
*
혈동자들과 함께 지하의 제단으로 내려왔다.
역시 여기서 숙식과 무공 수련까지 겸업했는지, 꽤나 커다란 공동.
“일호 나와봐.”
“예.”
“우선은 먼저 해볼게요, 세령.”
“알았어요, 무진.”
미색령으로 어디까지 통제가 되나, 그 한계를 알아볼 시간이었다.
나는 방울을 흔들며 영혼에 명령을 새겼다.
치명상은 피하고, 본신의 실력을 8할 정도 발휘하는 것으로.
‘먼저 혈혈동자공의 무공을 조금 봐둘까, 아니면 그냥 해볼까.’
잠시 고민해보다 고개를 저었다.
지금부터 만나는 혈교의 적들은 모두 처음 보는 무공을 쓸 텐데.
조금이라도 안전한 환경에서 그런 상황을 미리 겪어두는 게 나을 듯 싶었다.
“좋아, 일호. 세령이 신호하면 대련 시작이다.”
“존명.”
“부탁해요, 세령.”
“네.”
일호와 내가 각자의 기수식을 잡고, 세령이 낮은 목소리로 시작을 고했다.
“가겠습니다, 주군.”
“흐읍!”
내기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양팔이 칠흑빛 별무리에 휩싸인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일반적인 기(?)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형태.
‘강기(??)인가?’
초절정의 상징인 강기(??).
나선파륜권을 깨우친 것이 아마 계기가 아니었을까.
‘뭐든 좋아.’
강해진다는 것은 즐거운 것이었다.
나는 그대로 태극과 파둔을 칠흑강기(????)에 담아 회전시켰다.
‘정면.’
소리소문없이 다가와 수도를 내려치는 일호.
놈의 손 전체가 새빨간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역시, 수공(手?)이 기본인가.’
여기저기서 끌어모은 놈들을 통일시키려면 몸뚱아리를 쓰는 게 제일 낫긴 하지.
짧은 상념 사이 어느새 지척에 도달한 선혈빛 수도.
“후웁.”
충분히 피해낼 수 있었지만, 우선은 가볍게 주먹을 맞대었다.
“크흑!”
칠흑강기에 불꽃이 튀고, 녀석의 선혈빛 강기가 깨어져나감과 동시에.
반대쪽 손으로 가슴을 찔러들어온다.
“어딜.”
그마저도 간단히 막아내자, 이번엔 다리로 하단을 노리는 일호.
슬쩍 발을 들어 피해주고, 약간의 가속을 더한 주먹을 내질렀다.
터엉!
“끄윽...”
일호가 무릎을 반쯤 꿇은 채, 내 주먹을 양손으로 힘겹게 받아냈다.
아무런 흥분도, 열기도 없는 밋밋한 대련.
몇 합 나눠보진 않았지만, 이대로는 혼자 연무장에서 주먹질 하는 것과 다를 게 없었다.
‘차라리 장두식과 싸웠을 때가 더 긴장되고 힘들었지.’
나는 미색령을 흔들어 제한을 걷어냈다.
“10할로. 날 죽일 생각으로 싸워라, 일호.”
“예, 주군.”
“무진!”
“날 믿어요, 세령.”
단호한 대답에 그녀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저 다시금 자세를 잡는 나와 일호의 사이로, 시작이라는 말을 어렵게 내뱉을 뿐.
“...시작.”
파앙!
“큽...!”
본능적으로 고개를 비틀었다.
그럼에도 피싯, 하고 볼에 그어진 실선.
이상하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래, 이거지.”
양팔에 담긴 나선파륜의 회전을 끌어올렸다.
녀석을 죽일 생각으로.
일호 또한 눈에서 새빨간 귀화를 흩뿌리며 나를 노려보았다.
“뒤져.”
달려든 일호의 가슴팍이 내 주먹을 스쳐지나갔다.
톱니바퀴에 썰린 듯 갈가리 찢겨나가는 무복.
그 대가로 내 품에 파고든 녀석이 심장을 향해 손을 내질렀다.
‘피해?’
아니다. 조그만 체구의 일호는, 예상을 상회하는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피하느니, 충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슴팍에 내기를 집중하며 오히려 일호에게로 붙었다.
콰드득!
“크힛!”
녀석의 손가락이 우그러지는 느낌이 생생했다.
하지만 그런 부상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
귀기를 흘려내며 다시 한 번 팔을 휘두르는 일호.
부러진 손에서 터져나온 핏물이 얽히고 설켜.
마치 짐승의 손톱처럼 변하는 것이 보였다.
“크아아!”
본능이 경종을 울렸다. 저게 혈동자의 진정한 힘이라고.
다급히 손을 놀려, 녀석의 할퀴기를 옆쪽으로 흘려냈다.
콰가가가각!!
“씹...”
지하의 연무장 끝까지 깊은 상흔을 내며 날아가는 섬뜩한 기파.
이어지는 녀석의 공세를 태극으로 흘려내고 반격하며, 자꾸만 거칠어지는 숨을 골라냈다.
‘아직, 아직이다...!’
흥분이 머리를 잠식하고, 짜릿한 전율이 전신을 채워갔다.
전신에 그어지는 길다란 혈선도.
순간순간 목덜미와 심장을 노리는 날카로운 공격도.
피륙이 튀기며 뼈마디가 울리는 이 순간이.
전부 즐거웠다.
“크아아아!!”
일부러 나선파륜에 부딪히며 팔에 상처를 내고.
흘러나온 피가 넘쳐날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일호의 강기.
그것이 어느새 팔 전체를 뒤덮자, 일호의 분위기가 일변했다.
치덕치덕 목덜미를 타고 올라온 핏줄기가 녀석을 잠식하는 듯 보였다.
“무진!”
그 위험성을 깨달았는지 내게 소리치는 세령.
하지만 나는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오히려 한층 더 내기를 끌어올렸다.
“그래, 와라!!”
“크허허헝!”
숫제 짐승 마냥 포효를 내지르는 일호.
공중으로 떠오른 녀석의 등 뒤에, 마귀의 형상이 보이는 듯 했다.
나 또한, 나선파륜의 회전을 극으로 끌어올리며 한 발 앞으로 내딛었다.
‘정면에서 쳐부순다.’
이미 할 수 있는 걸 하기 위해서 피 튀기는 실전을 겪어보려는 게 아니었다.
어떻게든 더 나아가기 위해서지.
‘조금 더, 빠르게!!’
회오치리고 있는 칠흑강기를 더욱 압축하고, 빠르게.
하지만 그 패도적인 흐름은, 태극을 통해 오롯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점집중.
“크허헝!!”
“흐아아아!!”
짐승의 피묻은 발톱이 사방천지를 할퀴며 쏟아지고.
양손에서 휘몰아치던 흑색의 묵룡이 짐승의 손발을 찢으며 승천했다.
혈혈동자공(血血?子?)
낭아혈조(?血?)
무진류(???)
나선파륜권(????)
묵룡승천(????)
“끄아아아아악!!”
양팔을 뒤덮은 선혈빛 강기가 깨어지며, 흡사 포탄처럼 날아가는 일호.
바닥을 구르고도 모자라, 여기저기 튕기며 벽에 처박혔다.
“꺼흑... 쿨럭...”
“허억, 헉...”
양팔이 미친 듯이 떨려왔다.
제어할 수 있는 회전이 한계를 넘는 순간.
마치 폭풍처럼 나아간 칠흑색의 강기.
“흐...”
눈앞의 초토화된 광경을 보고있자니, 만족스러움이 피어올랐다.
아침처럼 이리저리 힘이 새어나간 것이 아닌.
용이 승천하듯 거친 곡선을 그리며 나아간 흔적들.
“무진!”
“하아, 하아... 세령.”
“미쳤어요 정말!”
눈가에 물기를 비치며 다가온 세령.
화를 내는 그녀를 달래주며, 기절한 일호를 수습시켰다.
그 뒤로는 아까 전의 감각을 되새기며, 세령의 대련을 관찰했다.
미숙한 강기로도 두 명의 혈동자까지는 무리 없이 상대해내는 모습.
“역시, 대단해요 세령.”
“무진도...요.”
아직 화가 덜 풀렸는지, 다가온 나를 뾰로통하게 노려본다.
“오늘은 이만하고 돌아가요.”
“가면 꼭 의실부터 가요. 알았죠?”
“네.”
혈동자들에겐 미리 일러둔 데로 잠시 몸을 피해있으라 전해두고.
세령과 함께 무림맹으로 돌아와 치료를 받았다.
“하암... 피곤해요, 무진.”
“일찍 자둬요. 내일부턴 험한 일을 할 것 같으니.”
몇 시간 내내 이어졌던 대련이 꽤나 피곤했는지.
돌아온 침소에서 금방 잠에 든 세령.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슬며시 일어났다.
“발정난 태사부를 따먹으러 가볼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