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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협지 속 곤륜노가 되었다-56화 (56/230)

〈 56화 〉 두더지 잡기 (6)

* * *

달빛에 선연히 빛나는 새하얀 살결.

군청빛을 띠는 머리칼이 어깨 너머로 흐드러져 발목까지 쏟아지고.

촤아악.

“흐흥...”

김이 피어오르는 따뜻한 물이 여인의 곡선을 따라 흘러내렸다.

앞으로는 봉긋 솟은 가슴과, 아이를 품기 위해 조금 굴곡진 아랫배.

그리고 사타구니 사이의 둔덕을 타고 허벅지를 따라 흐르고.

“후우...”

뒤로는 곧게 패인 등줄기를 지나, 하얀 달처럼 부푼 엉덩이 골 사이로 흐르는 물방울.

그 살짝 옆쪽에는, 기묘한 문양의 흑색 문신이 낙인처럼 그려져 있었다.

“못된 놈.”

그의 것.

그의 물건.

그의 여자.

이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와의 정사가 생각나 아랫도리가 달큰하게 젖어왔다.

평생 사내란 것을 모르고 살던 몸인데.

가부좌를 틀어 명상한 시간이 그와 몸을 섞던 시간의 수십, 수백배는 될 텐데.

검을 들어 손이 부르트도록 수련한 시간은 또 그 시간의 수십, 수백 배일 텐데.

“스승의 몸에 이런 것이나 새기고 말이야.”

그 모든 것들보다, 무진과 함께 사랑을 나눈 시간이 더더욱 값어치있게 느껴졌다.

애욕(??)이라는 것이, 이토록 사람을 미치게 하는 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체로 기다리라고? 응큼하기 짝이 없는 놈...!”

비싸디 비싼 전신 거울 앞에서 나체로 자신의 몸을 감상하는 담소율.

방금 미역을 감은 머릿결은 비단처럼 찰랑였고.

환골탈태를 거친 육신은 잡티 하나 없이 반짝였다.

“후훗.”

이 정도면 최고급 창기조차도 한 수 접어줄 몸매 아닌가.

‘아니지. 본녀의 옥체를 감히 창기 따위와...’

하도 무진이 놈에게 외설적이고 음탕한 말만 들었더니.

머릿속이 살짝 맛이 간 모양이었다.

담소율은 내기로 젖은 머리칼을 말리고, 도포를 집어 몸에 둘렀다.

사락거리는 옷자락 위로, 딱딱하게 솟아오른 유두가 조금 부끄러웠다.

아니, 그냥 알몸에 도포만 걸친 지금 이 순간이 전부 부끄러웠다.

“혹여라도 본녀를 바람맞히기만 해봐라, 무진아. 아주 그냥 곤죽을 만들어주마.”

그리 혼잣말을 내뱉으며 침대에 올라 편히 몸을 뉘였다.

휘영청 뜬 달빛에 멍하니 시간을 죽이고 있자니.

“...그래, 바람은 안 맞히는구나.”

익숙한 그의 발걸음이 느껴졌다.

담소율은 실실 웃음이 나오는 입꼬리를 어거지로 내리누르면서.

도포의 옷자락을 꼬옥 쥐었다.

*

‘우리 사부, 귀여워 죽겠어 아주.’

오늘은 또 어떤 목소리로 울어댈까.

담소율과의 섹스는 언제나 격하고, 찐득하고, 끈질겼다.

내 체력이 체력인 것도 있지만, 애초에 그녀가 아니라면 혼자서 날 받아내지를 못했다.

‘사군자도 나중엔 넷이서 해야 할만했지.’

나는 각종 음란한 도구가 든 색마의 함을 들고 문을 두들겼다.

“태사부.”

“들어오거라.”

차분하면서도, 낭랑하게 울려퍼지는 목소리.

그러면서도 끈적한 욕망이 담긴 속삭임.

문을 열고 들어가자, 얇은 도포로 몸을 가리고 기대있는 담소율이 보였다.

어둑어둑한 방안.

야릇한 목적을 가지고 만난 두 남녀.

그녀는 왠지 모르게 어색해, 하얀 볼을 긁적이며 물었다.

“음... 그래, 세령이랑은 잘 놀았느냐.”

“예. 땀도 좀 흘리고, 숨도 거칠어지고.”

능글맞은 웃음과 함께 답하는 무진.

담소율이 콧방귀를 뀌며 받아쳤다.

“...흥. 본녀는 그런 것 신경 안 쓴다.”

“그렇습니까.”

이럴 때 보면 오히려 담소율이 더 어리광을 부리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철없는 스승 덕에 세령이 일찍 철든 것일지도.

무진이 자연스럽게 윗도리를 벗고는, 함을 들고 그녀에게로 걸어갔다.

‘...언제 봐도, 괴물 같은 몸이구나.’

저것이 또 자신을 덮친다는 생각에 숨이 가빠왔다.

하지만 담소율은 간신히 흥분을 억누르고, 차분히 그를 불렀다.

“...무진아.”

“예, 태사부.”

“오늘은... 그런 것들, 쓰지 말자꾸나.”

“흠, 평소엔 좋아하시지 않았습니까.”

“이잇... 아무튼!”

네놈이 허구한 날 그런 것들을 본녀의 몸에 써재끼니 그런 것 아니더냐!

라는 말은 속으로 삼켰다.

부끄럽기도 하거니와, 솔직히 말해 자신도 즐기고 있었으니까.

‘춘약이... 괜히 춘약이 아니더구나.’

무진의 아랫도리에 있는 짐승 같은 놈이, 곱절로 잘 느껴지니 말이다.

어찌되었든 오늘은 그런 변태같고 금수같은 교접은 사절이었다.

간질간질하고, 몽실몽실한 밤을 보내고 싶었다.

“뭐, 태사부께서 원하신다면야.”

순순히 함을 구석에 두고, 새카만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무진.

그 안에 담긴 색정적인 욕망을 받아내며 나긋이 읊조렸다.

“이리 오거라.”

“...예.”

무진이 천천히 침대에 올라, 두꺼운 손으로 담소율의 몸을 쓸어갔다.

꼼지락거리는 앙증맞은 발가락. 탄력있는 종아리와 허벅지.

말랑한 뱃살과, 도포 자락 위로 봉긋 솟아오른 작은 유두.

선명한 쇄골에 코를 묻어 깊이 들이마셨다.

“향긋한 냄새가 납니다, 태사부.”

“씻었으니 향긋한 냄새가 나지, 바보 녀석아.”

다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살짝 붉어진 볼이 부끄러워 보이기도, 촉촉한 눈동자가 슬퍼보이기도 했다.

“낮에 제자가 골려서 삐지셨습니까.”

“본녀가 코찔찔이 애새낀줄 아느냐.”

“저번에 제발 멈춰달라고 울면서 애원하실 땐 애처럼 우시긴 했습니다.”

“이, 이 썩을 놈이!”

찰싹! 하고 가슴팍을 내려치려다 멈칫한 담소율.

슬슬 아물어가기 시작한 긴 상처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많아진 잔상처들도.

손가락을 뻗어 매만지니, 간지러운 듯 웃음을 흘리는 무진.

“...본녀를, 품에 안아줘서 고맙구나.”

“술 드셨습니까.”

“이놈이 정말...”

“저도 저 같은 변태놈을 거둬주셔서 감사합니다, 태사부.”

사실 알고 받아들인 거긴 하지만, 굳이 그런 것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그러니 항상 본녀에게 더 잘하란 말이다. 알겠느냐.”

“알겠습니다.”

“그럼... 웁, 츄우, 우움...”

이젠 그만 말하라는 듯 거칠게 덮쳐오는 무진의 입술.

순식간에 안을 파고든 그의 혀가 입속을 마구 휘젓기 시작했다.

“츄룹, 하아... 하, 우읏...”

숨이 차올라도 아랑곳않고, 질척하게 타액을 넘겨주며 빨아들이는 게걸스러운 입맞춤.

그럼에도 이미 몸은 그에게 반응해, 사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푸흐... 이놈, 누가 스승의 말을 그리 무례하게 끊어내느냐.”

“소율의 눈빛이 이젠 못 참겠다는 것 같아서.”

“읏...”

언제 또 자신이 그런 눈빛을 했단 말인가.

항상 거짓부렁만 일삼는 못된 놈.

손을 뻗어 무진의 단단한 몸을 쓸어내리며, 한 명의 여인이 되어 속삭였다.

“무진아, 오늘은 상냥하게 해줄 수 있느냐.”

“어떻게 말입니까.”

두터운 손가락으로 입술을 매만지는 무진.

당장이라도 한 움큼 베어물고 싶은 것을 참아냈다.

“저런 약 같은 것도, 외설적인 말도 없이. 그저 사랑한다고, 이름을 불러주면서.”

“...”

“온전한 정신으로 너를 느끼게 해다오.”

생각해보면 그녀와 맨정신으로 했던 때가 없었던 것 같다.

첫 경험도 그랬고, 색마와의 사건 이후로는 더더욱.

“알겠습니다, 태사부.”

“쓰읍.”

“...소율.”

“그래.”

행복해 보이는 그녀의 표정.

그대로 다시 입술을 덮고, 도포 위로 올라온 유두를 살그머니 간질였다.

유륜을 손톱을 살살 긁어내듯 돌리고.

단단히 선 유두를 톡톡 튕겨냈다.

“후움... 웃, 츄웁...”

약 없이도 이미 민감할 대로 민감해진 담소율의 나신.

타액으로 질척해진 입술을 떼어내고, 입맞춤과 함께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흐읏... 읏, 그래... 하앙...”

“츄웁, 쪽...”

옷과 함께 유두를 베어물자, 야릇한 탄성을 터트리는 그녀.

눈으로 그녀의 반응을 살피며, 천천히 아랫도리를 감싼 도포를 걷어냈다.

“아읏... 하, 흣...”

이어 커다란 손바닥으로 비부를 길게 쓸어내리자 소율이 허리를 비틀었다.

잔뜩 흥분한 듯 손바닥에 비벼지는 공알과.

안쪽까지 녹진하게 풀어진 것이 느껴질 정도로 흥건한 애액.

평소라면 이쯤 되서 아주 그냥 보지에 홍수가 났다고 놀렸을 테지만...

‘부탁도 있으니.’

느긋이 젖은 음모와 함께 비부를 간질이며 그녀의 흥분을 돋궜다.

입구를 긁어댈 때마다, 마찬가지로 내 가슴팍을 고양이처럼 할퀴어대는 담소율.

“더 해달라는 거지, 소율?”

“아, 아닛... 그런, 하응, 읏...!”

빨딱 선 유두를 꼬집고 비틀자 입술을 짓씹는 그녀.

그렇게 전신을 애무하길 몇십 분, 애달픈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읏, 하아.. 아주, 능숙하구나... 이 색마놈... 대체, 언제까지잇... 응, 하윽...”

“소율도 내 이름을 불러줘야지.”

몽롱한 머릿속. 온갖 민감한 곳을 괴롭혀대며 속삭이는 무진의 목소리.

아랫배가 미친 듯이 울려오는 것을 느끼며.

담소율이 그의 이름을 토해냈다.

“...무진아. 무진...”

“왜, 소율.”

“으, 흐읏...”

몸이 고장난 것처럼 통제가 되질 않았다.

아랫도리와 비부 깊숙한 곳의 욱신거림은 이제 미칠 지경이었고.

내심 약 때문에 치녀처럼 그를 탐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혹시, 몰래 춘약이라도 쓴 것은... 아읏...’

전혀 아니었다.

춘약을 썼을 때의 그 미약한 불쾌감과, 폭력적인 쾌락은 없었다.

그가 자신을 몸을 부드럽게 매만지며 쌓아올린 열락이.

이제 꽃봉오리가 되어 터지기 직전인 것이었다.

“무진, 무진아... 이제...”

“후...”

뜻이 통했는지, 말하기도 전에 이미 바지를 벗어낸 무진.

아프도록 딱딱하게 발기해선, 끝에 투명한 액체를 줄줄 흘리는 것이 보였다.

‘짐승 녀석이, 본녀의 부탁에 잘도 참아주었구나.’

그가 얼마나 오래 참았는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젠 그 결실을 맺을 때.

“소율.”

“...왜 그러느냐.”

“직접 넣어달라고 부탁해줘.”

“뭐, 뭣...?”

살짝 두려웠다. 이렇게까지 애가 타있는 무진이.

얼마나 무자비하게 자신을 범할지.

그래도 이쯤하면, 충분히 그가 자신을 생각해주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부끄러움을 꾸욱 누르고 치녀처럼 다리를 벌리며 속삭였다.

“...무, 무진아. 네 늠름한 물건을... 본녀의 보, 보지에 넣어다오.”

“푸흐흐.”

“왜, 왜 웃느냐!”

기껏 용기를 내어 말했거늘.

능글맞게 웃어대는 무진.

삐진 마음이 들기도 전에, 그의 물건이 입구를 짓누르는 것이 느껴졌다.

본능적으로 숨을 참는 나약한 몸뚱아리.

“기특해서. 나를 위해 그런 천박한 말도 해주고.”

“으읏... 괘씸한 놈.”

“그럼 오늘은 상냥하게 하기로 했으니까...”

“하읏...!”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비부를 파고드는 무진의 두꺼운 귀두.

정신이 날아갈 것만 같은 쾌락을 참아내며, 그의 목덜미를 애타게 끌어안았다.

“으긋... 앙, 아응...”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나신이, 그의 것이 들어오는 감각을 선명하게 그려냈다.

“읏, 아아... 흣...”

“옳지. 길게 심호흡하면서, 아래쪽에 감각을 집중해봐.”

“알겠, 느니라... 아, 하앗...”

꼭 다물린 비부가 억지로 넓혀지고 있었다.

평소처럼 단숨에 꿰뚫는 거친 삽입이 아닌.

귀두의 모양과, 살덩이의 뜨거움, 그리고 그것이 파고드는 감각까지.

“크, 하악... 흐긋...!”

그의 것이 점점 자신의 안으로 들어올수록.

활짝 벌어진 비부에서 바보처럼 조수를 뿌려댔다.

푸슛, 푸슈슛...

“아흐읏...! 이거, 이건 이상... 흣!”

“이렇게 잘 느낄줄은 몰랐는데. 거의 다 들어갔어, 소율.”

거짓말. 거짓말이다.

검붉은 색의, 단단한 살덩이는 이제야 반이 들어왔다.

그럼에도 이미 꽉찬 듯한 느낌.

애가 타 미칠 지경이었다.

“흐아아... 아읏, 그냥... 그냥 평소처럼 집어넣거라, 나쁜 녀석앗... 하윽!”

“상냥하게 해달라며?”

“되었다. 됐으니까, 어서...”

춘약이 없다고 괜찮을 리가 없었다.

무진의 자지에, 무진의 손길에 이미 음란하게 변해버린 몸이었다.

울먹이는 입술에 그의 입술이 덮였다.

부드럽게 휘젓는 혀에 눈앞이 암전되어갔다.

“사랑해, 소율.”

“우웁... 움, 츄웁...”

서로의 타액을 얼마나 삼켰을까, 쓰러지듯 침대에 머리를 기대었다.

살짝 내린 시선 아래로 이제 완전히 안쪽을 파고든 그의 자지가 보였다.

정신없이 빨리는 와중에 어느새 자신을 완전히 꿰뚫은 무진의 것.

자궁구와 입을 맞추고 비비적대는 귀두에 허리가 비틀렸다.

“읏, 아앗... 하아앙...”

“후... 엄청 좋아, 소율의 안쪽.”

“하으... 낯부끄러운 말을, 잘도...”

“솔직히 나도 엄청 흥분되니까. 어떻게든 참아볼게.”

느긋이 자신의 골반을 부여잡고, 밀어내듯 자지를 뽑아내는 무진.

굵은 귀두갓이 질벽을 긁어내는 것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앗... 히긋, 아으읏...”

“크으... 진짜 엄청 달라붙는 거 알아?”

“모, 모른다. 본녀가, 어찌 아느냐, 이, 아긋...!”

약점을 깊숙하게 훑고 지나가는 단단한 물건.

순간 시야가 새카맣게 물들 정도로 강렬한 쾌락이 뇌리를 덮쳤다.

“여기였지. 소율의 약점. 반응이 생생하니 알기 쉽네.”

“머, 멈추거라. 무진, 무진앗... 흐으읏, 아학...!”

그곳만을 느긋이, 깊숙이 긁어내는 무진.

저항하고 싶어도 이미 주먹 하나 제대로 쥘 수 없는 몸뚱아리는, 그저 쾌락에 발버둥칠 뿐이었다.

“제발, 제발... 흐그읏...! 무진, 하아앙!”

그의 것이 스칠 때마다 고장난 것처럼 조수를 내뿜는 비부.

도망칠 수도 없이 단단히 붙잡힌 몸.

“가앗, 또... 제발, 멈추거랏... 무진, 큭!!”

그렇게 고개를 휘젓고, 그에게 애원하길 얼마나 지났을까.

흐릿한 시야 위로 무진의 옅은 웃음이 보였다.

“흐읏...”

축 늘어진 자신을 그대로 들어올려 꼬옥 품에 안는 무진.

음탕한 손놀림으로 엉덩이를 주무르며, 다정하게 속삭여준다.

“어떤 일이 있어도 소율은 내 거니까. 앞으론 걱정하지 말아줘.”

이렇게 사람을 미치도록 괴롭혀놓고 하는 말이 저거라니.

목이 쉬어 따끔거릴 정도로 내지른 신음 때문에, 그저 목덜미를 꼬옥 끌어안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사랑해.”

“으긋... 아...”

질벽을 세차게 때리는 그의 사정에, 그나마 붙잡고 있던 정신이 멀어져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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