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화 〉 선녀와 나무꾼 (3)
* * *
“왔어요?”
“...무, 무진?”
“뭘 그렇게 놀라요.”
어깨에 한가득 바리바리 봇짐을 메고 돌아온 세령.
내가 방에 있어서 당황한게 분명한 얼굴이다.
“들어줄까요?”
“아뇨! 괜찮아요. 개, 개인적인... 물품이니까, 응.”
무거울까봐 들어주려 했더니 한사코 반대한다.
“...알았어요.”
미련없이 그녀를 놔주고, 옷장에 숨기는 것까지 빤히 바라봤다.
그제야 고개를 돌리고 나를 쳐다보는 세령.
“사, 사적인 물품이니까. 마음대로 보면 안돼요, 무진. 꼭이요!”
“네네, 알았어요.”
그럴수록 더 보고싶은데.
순수한 건지, 아니면 일부러 나를 도발하는 건지.
아니면 당황해서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는 건지.
나는 안절부절 못하는 그녀를 데려다 침대에 앉혔다.
이어 아무 말 없이 그윽하게 쳐다보자, 눈동자가 정신없이 흔들리는 세령.
“무, 뭐, ㅁ, 무, 무진?”
“오늘 소 소저랑 대련을 했는데, 세령에게 몇 가지 말해주고 싶어서요.”
“아, 아아...! 그, 그랬죠.”
그제야 조금 진정이 되는지, 맑은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대련은, 그, 어땠어요? 소유 강하죠...?”
“네, 저번엔 몸이 조금 안 좋았었나봐요. 오늘은 막상막하였어요.”
“그것도 대단한 거에요, 무진. 정말로 자랑... 읏...!”
평소처럼 손을 잡았는데, 화들짝 놀라는 세령.
눈동자가 땡글땡글 커지는 게 토끼 같아서 정말 귀여웠다.
누가 봐도 나 숨기는 거 있어요, 하는 얼굴.
“왜 그래요?”
“아, 아니에요.”
저 옷장 속에 든 게 뭘지 알아내는 것도 재밌겠지만.
‘모르는 채로 당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지금껏 내가 전부 주도해서 박아왔지 않던가.
담소율도 두세 번쯤 절정하고 나면 내게 몸을 맡긴 채로 개처럼 박히는 걸 더 좋아한다.
‘남역세곈데 어째 내가 다 주도하네.’
애초에 히로인만 골라서 내 밑에 깔리도록 취향대로 박아두긴 했지만.
가끔은 발정난 암캐마냥 달려들던 사군자가 생각나기도 했다.
“아무튼, 소 소저와 대련은 꽤나 즐거웠어요. 그리고 아마 내 예상이지만.”
“...?”
“세령도 분명 소 소저를 이길 수 있을 거에요.”
“...고마워요, 무진.”
발그레진 세령의 볼.
가볍게 입을 맞춰주고, 손을 잡은 채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고향의 이야기들을 약간의 각색을 거쳐서 말해주고.
그녀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들을 조금씩 풀어냈다.
그렇게 어둑어둑해진 방안.
잠깐 화장실을 다녀오자, 그녀가 목이 마르지 않냐며 물어왔다.
“밖에서 차, 차도 조금 사왔거든요. 섬서에는 이국의 차도 들어와서...”
“좋죠. 세령이 우려내주는 거에요?”
“네. 잠깐만 기다려요.”
준비성도 철저한 그녀.
기다리라면서 이미 다 우려낸 차를 내게 쑥 들이민다.
“마셔요. 비싼 차니까... 밤에 자, 잠이 솔솔 올 거에요.”
“큽...”
“무, 무진?”
웃음이 터져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아냈다.
찻잔 바닥에 찻잎 찌꺼기와는 전혀 다른, 미세한 흰 알갱이들이 보였다.
‘내공을 쓰니까 별 게 다 보이네.’
일반인이라면 절대 못 알아차렸을 정도의 크기.
내가 망설이는 걸로 알았는지, 안절부절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 맛이 이상해요? 안 되는데... 그, 무진이 마셔야 하는데...”
“감동해서 그래요, 감동. 잘 마실게요, 세령.”
“아, 헤헷... 옳지, 쭉, 쭉 들이켜요... 그렇지.”
너무 노골적인 거 아니에요, 세령.
이게 그, 자기 눈만 가리면 다들 안 보이는 줄 아는 어린아이를 바라보는 느낌일까.
나는 미리 우려놔서 미지근한 차를 단숨에 들이켰다.
“흠, 괜찮네요. 홍차인가?”
“네, 네. 홍차에요.”
쌉싸름한 맛. 그리고 찾아오는...
“게윽...”
씹... 약을 얼마나 탄 거야...
*
“아.”
무진의 고개가 푹하고 숙여졌다.
약이 잘 들어간 걸까.
호기심에 볼을 콕콕 찔러봐도 미동이 없는 무진.
살짝 밀치니, 그대로 침대에 대자로 엎어진다.
“자, 자는 거죠... 무진?”
곧 고롱고롱 숨소리가 들려오고, 그제야 안심한 세령이 욕탕으로 들어갔다.
사락사락 흘러내리는 새하얀 무복.
여지껏 그 어떤 사내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뽀얀 나신이 드러났다.
소유보다 조금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스승님보다는 확실히 커다란 젖가슴.
‘저, 젖가슴 사이에 양물을 끼우는 삽화도 있던데... 으으으...’
그런 걸 하면 무진이 좋아할까.
양물을 빨아주면 좋아할까.
아니면 손으로 꼭꼭 문질러주는 걸 좋아할까.
“하으...”
상상만으로도 아랫도리가 달큰하게 젖어왔다.
세령은 서둘러 몸에 물을 끼얹고, 포목점에서 사온 향유를 몸 구석구석 펴발랐다.
평소에 그냥 씻기만 하던 머리카락에도 기름을 바르고.
분홍빛 입술엔 붉은색 연지를 덧칠했다.
“으읏... 이, 이런 게 속곳...?”
그리고 마지막으로, 포목점에서 사온 속곳을 껴입었다.
도대체 무슨 재질로 만든 건지, 입었는데도 안쪽이 훤히 보이는 얇디 얇은 속곳.
“흣... 까쓸까슬해...”
도저히 무당의 도사로는 보이지 않는, 야한 옷차림.
결국 여기까지 왔다.
무진을 위해서,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해져서.
오늘, 그에게 여인으로서 소중한 것을 주기로 결심했다.
마지막 다짐을 마친 세령이 욕탕을 나섰다.
“꺅...!”
나서자마자 보이는, 무복을 뚫어버릴 듯 불룩 솟아오른 무진의 사타구니.
방안의 공기도 무언가, 뜨거운 것으로 가득했다.
자신이 탄 것은 춘약이 아니라 분명 평범한 수면제인데...
자, 여기 이 노르스름한 것이 일반적인 수면제. 그리고 옆에 하얀 것은... 수면제긴 한데, 이성을 재우는 수면제요. 반대로 말해서, 본능을 불러 일으키는 약이지.
본능을...?
그렇소. 우리끼리는 다른 말로... 금수(??)라고도 하지.
문득 생각난 포목점 주인과의 대화.
사람을 짐승으로 만들어버린다는 약.
서둘러 확인한 옷장에는, 노란 약만이 남아있었다.
"이, 이게 어찌된... 읏?!"
“흐...”
뜨거운 김이 느껴지는 숨결이 목덜미를 스치고.
쿡. 단단하고 두꺼운 무언가가 등을 짓눌렀다.
엉덩이부터 허리 중간까지 느껴지는, 살이 데일 것 같은 온도.
“무, 무진...?”
엉덩이 골 사이를 비비적거리는 무언가와, 어깨를 핥아내는 혓바닥.
“스읍, 후우... 피부에 뭘 바른 거에요, 세령. 살결이 너무 부드러운데.”
다행이다. 무진은 아직 정상...
“꺅! 무, 무진...!”
“하아... 하아...”
우악스럽게 손목을 쥐고, 질질 끌고가 자신을 침대에 던져버리는 무진.
조심스레 고개를 돌리자 흡사 짐승처럼 눈을 빛내는 그가 보였다.
“흐... 이 가리나마나 한 속곳은 뭐에요, 날 위해 입은 거에요?”
“아읏... 아, 아파요 무진...”
까슬까슬한 속곳 위로 유두를 거칠게 잡아비트는 무진의 손가락.
그런 손가락 틈새로, 훤히 드러난 그의 자지가 보였다.
두꺼운 검붉은색과, 두툼한 귀두의 분홍빛이 뇌리에 자연스럽게 새겨졌다.
그리고 이만큼이나 떨어져 있는데도 풍겨오는 진한 사내의 냄새.
“하윽...”
“나한테 뭘 먹인 건진 모르겠지만, 이런 걸 먹이면...”
툭. 그 두껍고 커다란 것이 아랫배를 꾸우욱 짓눌렀다.
“참기가 힘들잖아요, 세령.”
“무, 무진...”
그녀로서는.
이제 그의 자비에 기대는 수 밖에 없었다.
포목점에서 준비해온 온갖 것들은...
저 자지만도 못할 게 분명했다.
분명, 저것에 처박히는 순간 짐승처럼 비명을 지르며 그에게 안기겠지.
‘그래도, 그러고 싶어. 더 이상... 빼앗기고 싶지 않아.’
세령이 손을 뻗어 무진의 가슴을 조심스레 쓸어내렸다.
입술을 깨물고, 잔뜩 기대하는 눈으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무진... 저, 전부 나한테 풀어내요. 오늘, 그렇게 결심했으니까...”
“결심으로, 흐으... 되겠어요? 오늘은 세령도 짐승이 되는 거에요. 자...”
퐁. 어느새 그의 손에 들려있는 약병.
세령은 저것이 몰래 꿍쳐둔 춘약인 것을 단박에 눈치챘다.
“무, 무진 그건 춘ㅇ... 읏...”
쪼르르륵.
곧게 서있는 무진의 기둥에 투명한 춘약이 한가득 뿌려졌다.
어찌나 크고 두꺼운지, 힘줄과 핏줄을 타고 느긋이 흘러내린다.
이어서 진하게 풍겨오는 그 향기와.
춘약에 반응하듯 꿈틀대는 그의 자지.
“후우...”
텅 비어버린 약병이 바닥을 구르고.
그의 손가락이 자지를 가리켰다.
“빨아.”
"흣..."
그의 명령에 가슴과 아랫배가 쿵쿵거리며 두방망이질 치기 시작했다.
천천히 무릎을 꿇어, 투명한 액을 흘려내는 그의 귀두에 길게 입을 맞추었다.
“쪼옥...”
“흐... 세령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봐요.”
입가를 타고 흘러들어오는 춘약과, 그의 체액.
머릿속과 얼굴에 달큰하게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쪼옥, 쪽, 쪼옵...”
시작은 가볍게.
귀두에 입을 맞추고, 그의 자지즙과 춘약을 핥아냈다.
‘나도, 나도 조금만 내려놓는 거야...’
그를 이렇게 만든 책임을 져야지.
세령은 삽화에서 봤던 것들을 떠올리며, 무진의 자지를 빨아대기 시작했다.
“츄릅... 할짝, 할짝...”
“크... 애태우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네요, 세령. 불알도 주물러줄래요?”
“읏... 아, 알았어요...”
무진의 적나라한 요구.
살며시 손을 들어, 큼지막한 그의 고환을 주물렀다.
말랑말랑하면서도 단단하고, 따끈하게 손에 감겨오는 감촉.
‘생각보다... 괜찮은데...’
겨울에 손을 쥐고 있으면 따뜻하지 않을까.
실없는 생각과 함께 세령의 입술이 귀두를 베어물었다.
“하움... 쪼옵, 츄루룹...”
“흐, 음탕한 소리나 내기는.”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두꺼운 손바닥.
사내에게 쓰다듬어지는 것이 이리도 행복할 줄이야.
'하아, 무진...'
귀두 중앙의 요도를 혀로 찌르고, 비비며 한껏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큿... 세령, 읏...”
안달내는 듯한 무진의 목소리.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진 세령의 입술이, 이젠 목구멍 끝까지 무진의 자지를 깊게 삼켰다.
“아큭... 후웁, 쮸웁...”
“옳지, 이빨 세우지 말고. 목구멍을 열어요.”
본능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그의 명령.
정성스럽게 불알과 기둥을 매만지면서, 목구멍을 크게 열어냈다.
“큽...!”
좁다란 목구멍을 파고들어오는 두꺼운 귀두.
짙은 자지 냄새가 콧가를 파고들어와 뇌리를 찌르고.
눈물이 찔끔 새어나왔다.
“후... 입보지에 한 발 쌀거니까, 그대로 더 삼켜.”
“흐읏... 우움, 으급...”
빼지 못하도록 뒤통수를 짓누르는 무진의 손.
그렇게 하지 않아도 그의 자지를 뱉어낼 일은 없을 텐데.
‘전부 나한테 쏟아내줘요, 무진...’
입이 무진의 것으로 가득 찼으니.
힘없는 팔로 그의 허리를 휘감아, 자지를 더욱깊게 집어넣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크... 세령, 더는 못 참겠어요...!”
“으읍... 커흡...!”
목구멍을 깊숙이 파고들어오는 자지와.
얼굴을 스치는 그의 수북한 음모.
눈을 꼬옥 감고, 울컥울컥 쏟아지는 무진의 정액을 받아냈다.
“읏, 크흐... 세령, 세령...!”
뱃속을 범하는 듯 끊임없이 쏘아지는 그의 애액.
자신이 걱정됐는지 짓누르는 손은 멀어졌지만, 조금 더 버티며 그의 사랑을 삼켜냈다.
“아윽... 또, 또 나와요...”
“우급, 쿠흑...”
과한 춘약 때문일까.
쉴 새 없이 조이는 자신의 입보지에, 여분의 정액을 토해내는 무진.
‘무진, 무진... 전부...’
얼마나 지났을까.
스스로 자지를 빼내기 힘들 정도로 이어진 사정.
무진이 조심스레 자신의 목덜미를 잡아 자지를 뽑아냈다.
목구멍 안쪽부터 질척하게 딸려나오는 단단함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푸흐... 켈록, 켈록...”
“흐... 아직 처녀인 주제에, 이런 얼굴은 너무하잖아요 세령.”
야릇한 미소를 지은 그가 가져온 거울.
그곳엔 며칠 전 보았던 동자궁의 여인네들처럼.
입가엔 새하얀 타액을 흘리고.
야릇하게 풀린 눈동자를 지닌 자신이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