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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협지 속 곤륜노가 되었다-70화 (70/230)

〈 70화 〉 추적(??) (3)

* * *

푸욱.

날붙이가 지방과 살덩이를 가르는 소리.

검에 씌인 얇은 내기에 아무런 저항 없이 뱃가죽을 파고들어가는 싸늘한 칼날.

등 뒤로 튀어나온 칼 끝에 붉은 선혈이 맺혔다.

“카흑...”

여인의 입에서 고통에 찬 비명이 흘러나왔다.

검게 죽은 피가 입가로 흐르고, 살짝 들어올려 비트는 칼날에 얼굴이 일그러진다.

“크하악... 흐으, 흐...”

하지만 그녀의 눈앞에서 여자를 찌른 사내는.

그것이 육체적 고통에 의해서 나온 것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다.

“미안, 하구나... 내가, 너를... 더 잘 돌봤어야 했는데...”

“...”

피에 젖은 여인의 손이 사내의 볼을 쓸었다.

창백한 뺨에 덧칠해진 핏자국.

허나 사내의 눈동자는 차갑기만 했다.

“두식아...”

검의 혈조를 타고 흐르는 여인의 피가 너무나도 따뜻했다.

잔뜩 피를 쏟아 차가울 여인의 손도, 볼에 닿는 곳곳이 전부 따스했다.

“두식아... 정신, 차리거라...”

“다 죽어가는 년이 말은 많구나.”

“오셨습니까, 스승님.”

푸화악!

"끄윽...!"

붉은 장포를 입은 남자의 등장에 곧바로 고개를 숙이는 사내.

거칠게 검이 뽑혀져나온 곳에서 선혈이 흘러내렸다.

여인이 상처를 즈려쥐며 소리쳤다.

“카흑...! 이놈, 양광...!!”

“본좌가 네년의 배는 살았을 것인즉.”

느긋이 여인을 향하는 남자의 시선.

그의 발이 방금 검이 뽑혀져나온 곳을 정확히 뭉개며 들어갔다.

“끅...!”

“말을 높이거라, 무당의 계집아.”

“쿨럭, 커흑...”

여인, 운휘가 거칠게 바닥을 굴렀다.

지난 며칠간, 끈질기게도 쫓은 제자의 흔적.

그것을 발견했을 때는 혹시, 제자를 구할 수 있을까 하는 희망을 품었더랬다.

‘...두식아, 어쩌다 네가...’

흐릿한 시야로 양광이 제자에게 넘기는 붉은 구슬이 보인다.

“근처에 작은 화전촌이 있더구나. 옛다.”

“감사합니다.”

휙하고 별거 아니라는 듯 던져지는 혈단 몇 알.

저것 하나하나가 원래 사람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으적, 으적.

“꿀꺽... 크으...”

“아, 아아...”

제자의 목덜미에서 붉은 힘줄이 솟아나더니.

이내 역병처럼 퍼져나가는 것이 보였다.

잠시 뒤, 숨을 고르며 자신을 쳐다보는 제자.

녀석의 뒤로 양광이 뒷짐을 쥔 채 걸어왔다.

“어떠냐. 별 것 아니지. 스승이란 것도?”

“예. 약했습니다.”

싸늘한 제자의 대답에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자신의 검무를 보고 그리 맑게 웃던 아이가, 어쩌다.

“흠... 이년을 어찌할꼬.”

“미끼로 쓰시지요.”

“미끼라.”

“여기서 확실히 추적을 끊고 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씨익, 양광의 입꼬리가 비릿하게 휘어졌다.

그러고 보니, 지난 정벌 때 자주 써먹던 방법이 있지 않았던가.

‘교주께선 서둘러 복귀나 하라고 하셨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동자궁과 제단을 잃은 앙갚음 정도는 해줘야 수지가 맞겠지.

그가 품속에 고이 모셔둔 작은 함을 꺼내었다.

“좋은 생각이구나.”

이어 달칵하고 함이 열리고. 역한 피비린내가 운휘의 코를 스쳤다.

‘...저, 저건!’

오래전 겪은 끔찍한 혈사. 그녀의 머릿속이 과거의 기억을 훑었다.

수많은 배신자들의 시체에서 튀어나왔던...

“크으, 내가 그런 수법에 당할성 싶으냐...!”

“물론이다, 계집.”

이렇게 열심히 쫓아와줬는데.

뒤쫓아 올 아해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해주는 것이 선배 된 도리 아니겠는가.

양광이 손에서 꿈틀거리는 벌레를, 운휘의 입속으로 집어넣으려 했다.

“큭, 쿨럭...”

“흐, 혀를 잘랐구나. 헌데 말이다. 본좌에게 그런 잔재주가 통하겠느냐?”

“크읏...?”

입속으로 거칠게 손을 쑤셔넣어 그녀의 혀를 쥐는 양광.

그의 손에서 붉은 혈기가 맴돌자, 운휘의 잘린 혀에서 쏟아지던 핏줄기가 거짓말처럼 멈춰섰다.

‘내, 내 몸에 흐르는 피를 직접...!’

타인의 기나 혈액을 자신의 뜻대로 다루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양광의 경지와 약해질 대로 약해진 운휘의 육체가 그것을 가능케 했다.

“아, 아아...!! 아아아!!!”

이내 그녀의 입속으로 꿈틀거리며 사라지는 검붉은색의 벌레.

운휘의 몸이 거칠게 비틀리더니, 이내 피거품을 물며 정신을 잃었다.

“생사혈고(?死血?)이니라. 무당의 계집들이 이 벌레 덕을 톡톡히 봤지.”

“들은 적 있습니다. 절대 배신하지 않을 거라 여겨진 사람들에게서 튀어나왔다고...”

“그래. 본좌의 피를 먹여 키운 놈이니, 이년의 생사는 이제 본좌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할짝. 양광이 손에 묻은 운휘의 피를 핥았다.

정순한 생기가 가득 담긴, 계집의 향긋한 피맛.

입술을 축인 양광이 몸을 돌렸다.

“아마 이년을 찾으러 추적대가 더 올 것이다. 오랜만에 피맛을 더 봐야겠구나.”

“예.”

“전부 죽어나가봐야 정신을 차리겠지. 어리석은 것들.”

꼼꼼히 흔적을 지워가며 이동하는 대신, 둘은 운휘를 들쳐업고 화전촌으로 향했다.

싸늘한 침묵이 감도는 마을.

혈단을 만들기에는 너무 늙거나 어린 아이들의 시체가 널부러져 있었다.

“대충 거기 앉혀두거라.”

“예.”

그 사이로, 정신을 잃은 운휘가 놓여졌다.

마치 그녀가 죽인 것처럼, 피묻은 칼을 손에 쥐여둔 채로.

*

“흠... 그러니까, 사천쪽으로 갔다는 말씀이시군요.”

“맞소, 백 소협. 여기 감숙을 거쳐, 사천쪽으로 향했다고 바로 어제까지 전서구가 날아왔었소.”

“어제 저녁인 것이에요?”

“맞소이다, 소 소저.”

내가 기억하기로 혈교는 저어기 신강 아래, 서장이라 불리는 곳에 있다.

넓디 넓은 그곳에 몰래 뿌리를 내리고 커가다가.

‘신강으로 올라가서 천마를 족치고, 그대로 중원을 관통하는 게 첫 번째 혈사지.’

물론 이때 혈교의 위치도 파악 못하고, 막아내기에 급급한다.

그리고 나중에 이어지는 혈교의 두 번째 침략이 후반부 주요 스토리고.

‘주인공 자리를 내가 먹었으니 내가 처리를 해야될 텐데...’

우선 혈옥신마 앙천화는 여자다.

어떻게 비벼볼 수준만 되면 자지로 어떻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남들 다 떡치고 자지 빨고 사는 와중에 20여년이 넘게 혼자 무공 수련만 하던 여자니까.

사실 원작에서도 그녀는 애정에 결핍된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결국 그녀를 죽였지만...

‘나는 일단 살려봐야지.’

신품 떡볶이 보지는 절대 못 참는다.

아무튼 그렇게 되면 제일 위협적인 건 역시 양광이다.

거진 200년을 처묵은 늙은 노괴.

지금 나와 소소유, 걸견이 쫓고 있는 쇼타충 새끼.

아직은 무리긴 한데, 추적만 하는 거니 이번은 괜찮겠지.

“그러니 우리는 바로 사천으로 갈 것이오. 백 소협... 듣고 있소?”

“아, 예, 예.”

지도를 보는 내 손등을 끈적하게 문질러대는 걸견.

살짝 소름이 돋았다.

‘아니, 못 생긴 건 아닌데...’

거지년이라 그런지. 솔직히 냄새가 좀 난다.

씻겨두면 딱 사군자 수준으로 적당히 따먹을만한 정도.

그런데 그때, 걸견의 손등을 찰싹 내리치는 소소유.

“집중하시라는 것이에요, 걸견님!”

“아이고... 미안하오, 소 소저. 흠흠, 아무튼 사천에 도착해서 정보를 받고. 추적을 이어나가도록 하겠소이다.”

“알겠다는 것이에요.”

“...알겠습니다.”

맹주의 손녀라 그런지 소소유의 일침에 찍소리 못하는 걸견.

나는 소소유에게 슬쩍 미소를 지어주고 몸을 일으켰다.

“어디 가는 것이에요?”

“소피 좀 보고 오겠습니다. 겸사겸사 불 피울 장작도 좀 갖고 오고.”

“같이 가는 것이에요.”

“같이 소피 보실 겁니까?”

나야 환영인데.

“아? 아! 이 변태 허접! 호, 혼자 갔다오라는 것이에요...!”

“소 소저가 잘못 들은...”

“시끄러워요!”

하여튼 땡깡이 일상이다.

걸견만 아니면 개처럼 따먹는건데.

그렇게 잠시 걸견과 소소유를 놔두고 산속 조금 깊은 곳까지 걸어갔다.

“주군.”

“그래. 팔호까지 전부 나온 거야?”

“칠호와 팔호는 섬서 쪽에 두었습니다. 그쪽 소식을 듣기 위해서요. 오라 그럴까요.”

“아냐. 잘했어.”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 사이로 일호에게 쪽지를 건넸다.

“적어둔 것들이 그곳에 있는지만 확인해둬. 봉인되어 있다면 잘 봉인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존명.”

미색령의 섭혼술이 상당히 좋긴 하지만.

굳이 얘네들한테 영약을 보여줄 이유는 없었다.

물론 나야 소율과 세령, 소소유의 노력으로 내공이 쭉쭉 늘어나고는 있는데...

‘다른 셋은 다르지.’

소율은 몰라도 세령과 소소유는 나중에 발목 잡히지 않으려면 미리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맞았다.

자고로 무림인에게 최고의 선물은 영약이 아닐까.

“아, 그리고 거기 사람 찾는 거 하나는, 찾으면 한 명 계속 붙여둬서 감시해. 없어도 나타날 때까지 감시하고.”

“존명.”

“그래, 가봐.”

무림일통의 주인공, 주서진.

놈은 무당 근처의 녹림 산채에 잡혀있다가 담소율이 구해준다.

‘소율이 직접 세령을 데리고 산채를 토벌하다가 발견했지, 아마.’

그것도 시발 강간 직전에 발견한다.

설정상 미소년이니 뭐...

그때 녀석의 자지를 본 담소율이 재능의 편린을 맛보곤 제자로 거두고.

그게 봉룡지회 4달 전의 일이다.

‘지금이 대략 그쯤이니까... 잘하면.’

녀석의 처우를 아직 정해두진 않았다.

그냥 어디 마을에 돈 쥐어주고 영영 잊고 사는 게 제일 낫지 않을까 생각해두긴 했다만.

“후...”

그렇게 자지를 털고 돌아가려는데, 거지년이 바로 옆에 서있었다.

과연 은신잠행술의 달인이라더니.

상념에 빠져서 알아채는 것이 늦었다.

“무, 무슨 일이십니까.”

“츄릅, 소피를 꽤 멀리도 보러오시오, 백 소협.”

아랫도리를 훑는 끈적한 걸견의 시선.

그녀가 해진 옷을 설설 풀어내는 것이 보였다.

생각보다 피부는 하얬다.

“방금 누구와 이야기 나누는 것을 들었는데...”

“...”

“우리끼리의 비밀이 생긴 것으로 간주해도 되겠소?”

“...비밀이요.”

“그렇소. 그리 중한 것도 아니니, 부탁 한 가지만 들어주면 깔끔히 잊겠소이다.”

딱히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은 부탁이었다.

내 대답은 듣지도 않고 다가와 바지를 훌렁 내리는 걸견.

거지도 보지는 보지라고, 꽤나 피가 쏠린 자지가 보였다.

“하아...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크기...!”

“대신, 저도 조건이...”

“아까부터 풍겨대던 이 자지 냄새 때문에, 얼마나 애가 탔는지 아시오?”

코가 좋으면 그걸 좋은데 써야지, 왜...

“하움... 츄르르릅...”

“큭...”

거지년의 입보지는, 생각보다 대단했다.

수많은 자지를 빨아본 듯 익숙한 혀놀림.

크기 때문에 조금 당황한 듯 싶더니, 이내 능숙하게 내 정액을 강탈해갔다.

“츄릅, 후움... 고맙소. 이토록 진하고 농후한 정액 내음이라니. 머릿속이 맑아지는구려.”

“...그렇군요.”

“나는 코가 하도 예민해서, 이렇게 진한 냄새가 아니면 온갖 냄새가 섞여들어와 머리가 아프오.”

이런 설정은 알고 싶지 않았어요, 야발.

“소 소저가 기다리겠군. 얼른 돌아갑시다.”

“...예.”

“교접은 몰라도, 자주 좀 부탁드리겠소.”

이게 직업정신이란 걸까.

다른 년들 같았으면 벌써 가랑이부터 벌리고 보지를 들이밀었을 텐데.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소유가 기다리고 있을 야영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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