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떡협지 속 곤륜노가 되었다-78화 (78/230)

“아흐으윽...!!!”

무진이 열심히 허공에 허리를 흔들 무렵.

그 좆질을 온몸으로 받아낸 소소유가 간신히 그에게서 벗어났다.

“흐으, 흐읏...”

그의 자지에 달라붙는 보지를 힘겹게 뽑아내고, 바닥으로 쓰러지듯 뒹굴었다.

살짝 콩 박은 머리를 매만지기도 전에, 비부에서 쏟아지는 정액으로 한 번 더 절정.

그녀가 마치 절을 하는 듯한 모양새로 몸을 떨었다.

“응그읏... 오혹...”

그의 모양대로 잔뜩 벌어진 균열이 사정하듯 정액을 쏟아냈다.

끈적한 백탁액이 아랫배를 타고 내려와 풍만한 가슴골에 살짝 고이고.

“흐읏, 아응...”

주르륵 미끄러져 딱딱하게 발기한 유두 끝으로 똑똑 떨어지는 무진의 정액.

“하아, 하아...”

그것이 마치 임신한 뒤 모유를 흘리는 것 같아, 소소유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럴수록 몸에 남은 그의 흔적이 더욱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아직도 뜨거운 것이에요...’

의식을 잃었다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집요하게 박아댄단 말인가.

두 번째 사정에서부턴 그의 가슴팍에 머리를 처박고 조수를 질질 흘리는 것 밖에 하지 못했었다.

“응옷... 오옥...”

비부에서 흘러나오는 정액이 멈출 생각을 안했다.

2주간 애태운 만큼이나, 한가득 쌓여있던 무진의 욕정.

“백 ㅅ... 아니, 무진. 무진 오라버니...”

손을 뻗어 비부에 흥건한 그의 액을 묻혀 입가로 가져갔다.

쪼옵하고 빨아내자, 진하고 농후한 맛에 입안이 저릿하게 달아올랐다.

“하아, 아아으...”

그에 대한 관심과 질투를 비롯한 갖가지 감정들이 하나로 치환되어 갔다.

무진의 아이를 배고싶다는 열망.

조금 더 무진과 함께하고, 정을 나누고 싶은 욕망.

그를, 다정하게 부르고 싶은...

애정(愛情).

“흐윽... 하아...”

하지만 그는 자신의 것이 아니기에, 살짝 눈물이 고였다.

천년만년 이곳에 있을 것은 아니니까.

그에게는 기다리는 정인이 있으니까.

‘...하지만 소녀도, 기회가 있지 않냐는 것이에요...’

긍정적인 그녀는, 금방 눈물을 닦아내고 몸을 일으켰다.

허리는 아직 힘이 풀려 못 일어서지만...

아무튼, 그리 몸을 일으켜 어기적거리며 그에게 다가갔다.

“...무진 오라버니.”

깨어났을 때 갑자기 이렇게 부르면, 그가 당황하겠지.

“바보 허접 무진 오라버니...”

이렇게 부르면 조금 이상해도 받아주지 않을까.

하염없이 그의 볼을 쓸고, 이젠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살결을 매만졌다.

잠시 뒤, 무진의 자지를 깨끗이 청소해주고 나온 소소유를 홍 노야가 반겼다.

“...어찌 되었느냐.”

그녀는 의심스러웠다.

이정도 신음 소리면 사내가 사정했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계집 아이의 표정은 밝으면서도 어둡고, 슬프면서도 즐거워보여 헷갈렸다.

“잘... 되었어요.”

“...곡소리가 나지 않은 걸 보니 그런가 보구나.”

“읏... 무, 무진 오라버니도 채음보양술을 사용했던 것이에요...!”

“뭣...?!”

그녀가 직접 자신의 방중술을 집대성한 이 서책을 세상에 내놓지는 않았지만.

그것을 훔쳐 달아난 제자가 하나 있기는 했었다.

‘...후인이었나?’

기가 막힌 우연이었다.

“그런데... 호칭은 갑자기 왜 바뀐 게냐?”

“...그것은, 비밀인 것이에요.”

“클클, 알았다.”

2주간 그리 살을 맞댔으니 저리 변하는 것도 이해가 갔다.

좀만 더하면 가가니 뭐니 하며 부르지 않을까.

“그럼 매일매일 하도록...”

“아니요! 이, 이틀에 한 번인 것이에요...”

“흠... 그래.”

여기는 영양이 충분한 곳도 아니니.

계집 아이의 정을 나누는 것도 조심해야 했다.

물론 소소유는 전혀 다른 쪽으로 걱정이 되었다.

‘...매일매일이면 소녀가 쾌락에 허덕이다 죽을 것이에요.’

그 뇌가 타버리는 듯한 폭력적인 쾌락을 매일 겪는다면.

자지에 미친 바보가 될 것이 분명했다.

*

“...오늘도 수고했다, 세령아.”

“네, 스승님.”

“...밥은 먹었느냐.”

“...”

답을 하지 않는 제자.

담소율이 답답한 가슴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뭐라도 먹거라. 그래야... 돌아왔을 때, 웃으며 반기지 않겠느냐.”

“...그이는, 하아... 흡...”

금세 눈가에 물기를 보이며 잰걸음으로 사라지는 제자.

자신이야 사랑하는 것들이 떠나는 것을 수도 없이 봐왔고.

또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자의 과업으로, 그 죽음을 견디며 살아왔다.

‘...그리 여렸구나, 네가.’

허나 제자는 달랐다.

녀석이 무너져가는 것이 실시간으로 보였다.

잃어본 것이 많지 않은 제자는.

빠르게 망가져갔다.

갈수록 피골이 상접하고, 검을 쥔 손에 힘이 없어 파르르 떨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자신에게서 무공을 배우는 것에는 오히려 병적으로 매달렸다.

“하아...”

복수를 위함일까.

제자의 성취는 나날이 늘어갔지만, 제자의 육신은 나날이 죽어가고 있었다.

아마 밤마다 몰래 자신이 진기를 보충해주지 않았더라면.

울다 지쳐 잠든 세령이를 보듬어주지 않았더라면.

‘...아니다.’

끔찍한 생각은 지워냈다.

많은 이를 잃었어도, 무진만큼 특별한 이를 잃은 것은 처음이라.

담소율 자신의 가슴도 갈가리 찢겨져 남아나질 않았다.

세령이마저 잘못된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하아..."

꼬륵...

그때 조용한 연무장에 울리는 배꼽시계.

“읏... 본녀부터 밥이나 먹어야겠구나.”

사실 자신도 끼니를 거른지 3일째다.

장로들과 다른 제자들이 하도 먹으라는 통에 드문드문 먹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체할 거 같아 조금씩이었다.

그렇게 지친 몸을 이끌고 혜원각에 도착하자.

기다렸다는 듯 모습을 드러내는 인영.

“오셨습니까.”

“...운휘.”

“안 드셨으면, 같이 드시지요.”

그녀가 들고온 밥상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었다.

“...그래.”

담소율이 찬찬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천에서의 사건 이후 몰라보게 달라진 자신의 사매, 운휘.

‘절대에 발을 들였지.’

두식이가 사라진 이후 갈팡질팡하던 기도가 정돈된 것이 확연하게 느껴졌다.

올곧고 또 바른, 정순하고 깨끗한 기운.

다만 안타까운 것은.

“후룹... 흠, 간이 잘됐군요.”

오른 소매가 텅 비어버린 사매의 모습.

그나마 무인의 감각 덕분에 왼손으로도 잘 해내고 있지만, 보기엔 안쓰러웠다.

“제 보기엔 장문인의 모습이 더 안쓰럽습니다. 어서 진지나 드세요.”

“아... 크흠, 알겠다.”

얼굴에 다 쓰여있던 걸까.

담소율은 멋쩍은 웃음과 함께 한 숟갈 밥을 떴다.

“세령이... 밥 좀 먹이도록 하게나. 도통 본녀의 말은 듣지를 않아.”

“장문인의 말이 아니면 누구 말을 듣는답니까, 고년이.”

“...쯧.”

한동안 침묵 속에서 이어진 식사.

후식으로 맑은 차 한 잔을 마시는 와중, 운휘가 넌지시 입을 열었다.

“...살아있을 겁니다, 그놈.”

“...왜 그리 생각하나?”

“반쯤 정신을 잃은 채 보았던 그 거대한 묵빛의 용. 그만한 힘을 지닌 녀석이... 겨우 절벽에서 떨어진 걸로 죽을 리가 없잖습니까.”

위로나, 달래려 하는 말치고는 진중했고.

눈빛 또한 진지했다.

하지만 그 만령곡이 아니던가.

사실 원래는 평범한 절벽이었다고 전해지지만.

‘옛 시절에, 전쟁 직후 생긴 수만의 포로를 전부 떨어트려 죽였다고 했었나.’

그 뒤 그 끔찍한 시체에서 나온 사기로 뒤덮여 죽음의 절벽이 되었다고 하는 만령곡.

하도 그 기운이 강해 나라에서 직접 제령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위로는 되었네.”

“담 사저.”

갑자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운휘.

그녀 또한 옛 이름을 불러내었다.

“...목 사매.”

목미려. 운휘의 본명.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운휘가 먼저 운을 떼었다.

“그 녀석을 좋아하시지 않았습니까.”

“...”

이제 와서 숨길 것도 없었다.

제자 따위가 아니라,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이고.

언젠가 서로의 결실을 배고 싶었던 지아비였다.

“아니, 사랑했었다. 지금도... 물론.”

“...저도 남편이 죽었을 때, 그리고 혜아가 죽었을 때 한참을 곡기를 끊고 울었었죠.”

“...그래, 그랬었지.”

“왜 아내를, 어미를 먼저 두고 가냐고.”

그녀의 동기들과 제자, 아직 살아있던 사숙들도 함께 울음을 터트렸었다.

“그렇게 죽을 것처럼 울었는데, 아직까지도 살았구요.”

“...”

“그리고 또, 이번에도 죽을 줄 알았는데... 살았습니다.”

“...아니된다.”

“제가 무슨 말을 할 줄 알고요?”

담소율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갔다.

영민한 그녀는 사매의 말뜻을 단숨에 헤아렸다.

운휘 또한 희미한 미소와 함께 그녀의 생각에 확신을 더했다.

“제가 가겠습니다. 여벌로 받은 목숨. 빚은 갚고 떠나야지요.”

“불가(不可). 절대로 안돼, 목 사매.”

담소율의 말끝이 잘게 떨렸다.

눈앞이 눈물로 흐릿해지는 것을, 입술을 깨물어 참아냈다.

그런 그녀에게 손을 뻗어 대신 눈물을 훔쳐내주는 운휘.

“제가 이제 와서 좌수검을 익히겠습니까. 뭘 하겠습니까.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 둘에, 늙은이 하나의 목숨을 바꾼다면... 응당 해야할 일이지요.”

“...절대로, 안돼. 미려.”

간다하여 달라질 것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높은 확률로 변하는 게 없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면 자신은, 아무것도 못한 채 또 사랑하는 이를 잃는 것이다.

담소율이 자리를 박차며 일어섰다.

“허튼 짓을 하면 그 자리서 다리를 분질러 버릴 것이야! 알겠는가, 이장로?”

“담 사저.”

“대답하시게!!”

그녀의 노호성에도 차분히 수건으로 입을 닦고 일어서는 운휘.

“다 드셨으면 이만 일어나 보겠습니다.”

“목미려!!”

성난 목소리에도 운휘는 아무렇지 않게 포권을 취했다.

깊이 고개를 숙였다.

존경하는 장문인이자, 경외하던 무인이자, 사랑하는 사저에게.

‘내가 꼭 구해내겠소, 소율 언니.’

결국 뜻을 꺾지 못했음을 알아챈 담소율이 손을 뻗었지만.

“아...”

휘잉.

나풀거리는 편지 한 장과 함께 운휘의 모습이 사라졌다.

*

"흑, 으흑... 흐어엉..."

흐릿한 달빛 아래, 한 여인이 바위 위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자신의 마음속 깊이, 몸속 깊이 흔적을 남기고 간 주제에.

그를 추억할 물건은 많지않았다.

그나마 손에 쥐고 있는, 이 흑단빛 노리개가 전부.

"무진, 무지인... 흐읍, 흐엉..."

세령은 그것을 가슴 깊이 품고선 한참을 울었다.

그에게 무술을 가르쳐주며 밟고 누웠던 풀밭은 여전히 초록빛이었고.

함께 앉아 담소를 나누었던 이 바위도 언제나 그렇듯 그 자리에 있었다.

달라진 것은 그저 사람 하나.

"흐윽, 흐으... 하아..."

그저 사람 하나일뿐인데, 세상이 무너진 듯 가슴이 아려왔다.

당장이라도 그의 흔적이 남은 그곳으로 가고 싶은데.

'...스승님.'

제자에게 보이기 싫어 몰래 눈물을 훔치던 스승이 생각나 차마 발을 뗄 수 없었다.

그렇게 약해진 몸이 으슬함을 느껴 그만 일어나려는 때.

근처에서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졌다.

"음...? 거기 누구죠?"

검의 손잡이를 쥐고, 한껏 경계심을 일으키자 순순히 모습을 드러내는 인영.

그의 얼굴이 익숙했다.

"주군을 뵙습니다."

"...일호?"

눈앞의 남자는 분명 혈동자 중 한명인 일호였다.

무진이 직접 이름을 지어준...

"아...?"

그 순간 세령의 머릿속에 번개가 내리쳤다.

미색령으로 잡아둔 그들의 혼은 오직 무진의 명에만 따른다.

그가 자신의 내기를 사용해 그들을 제압한 것이므로.

'무진이 정말 죽었다면... 내게 순종적일 리가 없어...!'

그녀의 눈가에서 눈물과 함께 미소가 지어졌다.

세령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무진이, 살아...있나요?"

"만령곡에서 기운이 끊어져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저희가 그대로인 것으로 보아..."

"흡..."

털썩 주저앉아 흐느끼는 세령.

이전과는 달리,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슬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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