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의 의각.
삼장로가 쉬고 있는 의실로 향하던 시비 하나를 붙잡았다.
“여기가 삼장로님께서 계시는 곳이오?”
“아... 배, 백 소협. 네, 이틀 전에 깨어나셔서, 약을 가져다 드리려구요.”
그녀가 들고 있는 작은 쟁반엔 그윽한 향이 나는 탕이 올려져 있었다.
척봐도 비싸보이는 탕약.
슬쩍 시비의 손을 붙잡으며 물었다.
“내가 가져다 드려도 되겠소?”
아직 앳된 얼굴의 시비가 볼을 붉히며 답했다.
“워, 원래는 안되는데...”
“원하는 것이라도 있소?”
“핫... 그, 그러면...”
잠시 뒤, 꺅꺅대며 내 몸을 실컷 더듬고 간 시비를 뒤로 하고 삼장로의 방으로 향했다.
들어가기 전 품에서 미리 준비해둔 ‘기분 좋아지는 약(담소율 인증)’을 꺼내 탕약에 적당히 뿌렸다.
“음... 좀 많이 뿌렸나.”
약이 막 쓰기만 한 것보다는 낫겠지.
한 모금 쭉 들이키면 상당히 행복할 것이다.
아무튼, 가루가 안 보이게 잘 섞어주고 방으로 들어섰다.
“여보게. 내 아무리 환자라 하나, 기침 정도는 하고...”
“깨어나셨다고 들었습니다, 삼장로님.”
“읏... 자네는...”
내 얼굴을 보자 분한 마음이 드는지 살짝 입술을 깨무는 그녀.
천천히 다가가 침대 옆 탁상에 쟁반을 내려놓았다.
“...직접 약까지 가져다줄 정도로 우리가 친근하지는 않았던 것 같소만.”
“그땐 제가 과했습니다.”
조지겠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 걷어차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몇 주 요양할 정도로 다치게 할 마음은 없었다.
내 미안함을 느꼈는지 어쩔 수 없다는 투로 답하는 그녀.
“...아니오. 그때 백 소협은 승패가 중요했으니.”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지금은 혜진이라는 도호를 받았습니다.”
“...들었소. 장문인께서 직접 내리셨다지.”
“그렇습니다만, 그냥 백 소협이라 부르셔도 상관없습니다.”
끄응하고 신음 소리를 내며 몸을 세우는 삼장로.
그녀가 진지한 눈빛으로 물어왔다.
“장문인이 직접 도호를 내리는 것은 직전제자에 한해서요. 즉... 차기 장문인의 자리를 가질 자격이 있단 소리지. 백 소협, 그대는 어쩔 생각이오?”
생각보다 직설적으로 물어오는 그녀.
나 또한 마음에 두고 있던 그대로 답했다.
“그런 자리는 저보단 세령이 어울리지요. 저는 그저 뒤에서 보필만 할 겁니다.”
귀찮게 얼굴 내밀고 서류 작업하고 그럴 필요가 없다.
이미 지금 상태로도 충분히 무당을 좌지우지할만 하니까.
물론 거기서 끝낼 거였으면 여기에 오지도 않았을 테지만.
“...그 말, 믿겠소이다.”
“물론입니다.”
서로 아이까지 생겼는데 더 의심할게 뭐 있을까.
혜민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오늘은 조금 도움을 드릴까해서 온 겁니다.”
“...도움이요?”
“우선 탕약부터 드시지요. 이건 의각에서 직접 달인 거니 그렇게 의심스럽게 보실 필요 없습니다.”
“크흠, 그런 것이 아니오.”
자꾸만 의심을 하는 게 미안했는지 단숨에 탕약을 들이키는 혜민.
소매로 입술을 훔치는 그녀에게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오래 누워계셨으니 몸이 많이 뭉치셨을 겁니다. 제가... 안마를 조금 배웠는데, 해드려도 괜찮을까요.”
“...안마를 말이오? 내가 생각하는 그 안마...?”
“네. 이 손을 보십쇼. 고향에서 배울 때 선생님께서 감탄을 하셨던 손입니다.”
“음...”
혜민에게 울퉁불퉁하고 굵은 손을 내밀었다.
딱봐도 뭉친 곳을 꾹꾹 눌러서 잔뜩 풀어줄 것만 같은 단단한 손.
그녀의 시선에 살짝 흥미가 깃들었다.
“이미 관계를 다 아시니 말씀드리는 겁니다만. 장문인과 세령에게 자주 해줬었습니다. 둘다 저와 만난 이후로 부쩍 피부도 더 좋고, 아름다워지지 않았습니까?”
“...흠. 확실히...”
그 말에 혜민의 마음이 크게 동했다.
무릇 여인네라면 백옥같은 피부와 아름다움에 큰 가치를 두지 않겠는가.
또한 장문인과 세령이가 평소보다 더 밝고 아름다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고.
무진의 손에 안마를 받으면 어떤 기분일지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헌데...’
이 사내에 대한 소문이 문제였다.
이 여자 저 여자 가리지 않고 범한다는 저급한 추문.
‘설마, 장로인 본인까지 건드리지는...’
괜한 억측일지도 몰랐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쏟을 소중한 정을, 왜 자신 같은 여자에게 낭비하겠나.
결국 혜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옷은, 입고 해도 괜찮겠소?”
“당연합니다. 심호흡 하시고, 편히 몸을 누우시지요.”
“알겠소.”
혜민의 마음 속에 왠지 모를 열띤 감정이 들었다.
힘이 부족한 남성 경락사는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이성에게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
괜스레 가슴이 두근거렸다.
“다리부터 하겠습니다.”
“...부탁드리오.”
나는 완전히 무방비해진 혜민을 보며 슬쩍 미소지었다.
미리 준비해둔 춘약을 섞은 기름을 꺼내 손에 듬뿍 뿌리고, 그녀의 발을 쥐었다.
발의 아치 부분을 지그시 누르자 곧바로 반응이 오는 그녀.
“흣...”
“아프면 말씀하시지요.”
“...아, 알았소.”
그렇게 이어진 조용한 안마 타임.
발가락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주무르고, 꼼꼼히 기름을 펴발랐다.
“후우... 핫, 응...”
“아프십니까?”
“아, 아니오... 으응! 흡... 괘, 괜찮소...”
“천천히 올라갈테니, 민감한 곳은 아니라고 말씀해주십시오.”
점점 짙어지는 신음 소리.
이제 시작인데, 벌써부터 볼이 발갛게 달아오른 것이 보였다.
‘하긴 안팎으로 춘약이 덕지덕지 발려지고 있으니.’
쭉 들이킨 탕약의 춘약은 이미 몸을 덥히고 있을 거고.
바깥에서 이어지는 자극은 그녀를 점점 흥분으로 이끌고 있다.
“아으읏... 하윽...”
발을 들어 종아리의 알 부분을 깊게 누르자 터져나오는 탄성.
저도 모르게 도망치려는 발을 꽉 붙들고, 허벅지까지 손아귀로 꾸욱 짓누르며 내려갔다.
“하으으응...!!”
허리를 비틀며 교성에 가까운 신음을 터트리는 그녀.
“흠흠...”
“미. 미안하오... 뭉쳐있는 곳이, 흐읏, 흐... 많은 듯, 해서...”
“이해합니다.”
아무렇지 않다는 듯 혜민을 달래주고, 그대로 안마를 이어갔다.
흐트러진 옷을 가려줄 이불은 이미 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
허벅지 안쪽을 엄지로 깊숙이 파고들어갔다.
“읏, 아으응...! 자, 잠깐...!”
“네.”
비부와 다리의 사이, 그 움푹 들어간 경계에서 멈춘 손.
혜민의 달뜬 시선이 그쪽을 향했다.
“그... 이, 이불을...”
“땀이 많이 나시는데, 이대로 하는 게 덜 더우실 겁니다.”
“...”
잠시 고민하더니, 슬그머니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거부하지도 않고 그저 내 말에 따르는 모습을 보니 충분히 무르익었다 싶었다.
‘슬슬 깊게 가볼까.’
나는 그대로 손을 내려 치골 부분을 부드럽게 짓눌렀다.
“응으읏...!”
고개를 홱 돌리곤 부르르 떠는 혜민.
엄지 옆 사타구니 부분의 옷감이, 살결에 착 달라붙어 젖어든 것이 보였다.
보지 만지듯 어루만져주자 점점 짙어지는 색감.
“하아, 하아...”
“반대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그 아무렇지도 않은 말에, 혜민의 가슴이 쿵쾅거리며 뛰었다.
주체할 수 없이 헐떡이는 숨, 거친 손이 짓누를 때마다 밀려오는 아찔함.
‘뭔가, 이상해...’
하지만 차마, 그만하라는 말을 뱉을 수 없었다.
“아윽, 흐으읏... 하으, 하아...”
“잘 참으셨습니다. 조금 아팠을 텐데, 역시 삼장로님이십니다.”
그렇게 또 반대편에서 짓누르는 손길에 숨을 헐떡이며 가버리고 말았다.
옆에서 잘했다 말해주는, 굵직한 사내의 목소리가 몽롱하게 귓가로 감겨왔다.
‘...이런 기분이 든 적이, 언제였지.’
나른하게 풀리는 몸과 정신, 붕 떠올라 구름 위를 노니는 듯한 저릿한 자극.
오랫동안 잠들어있던 육체가 무언가를 갈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혜민의 시선에 우뚝 솟은 무언가가 보였다.
“왜 그러십니까?”
“아, 아니오...”
사내의 고간 사이에 불룩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것은 분명...
‘어찌 저리 크단 말인가.’
정신없이 뛰는 머릿속을 정리하기도 전에, 사내의 말이 들려왔다.
“이제 등을 해드리겠습니다.”
아무런 거부감도 없이, 그저 그의 명령에 따라 몸을 돌렸다.
그리고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족히 큰 사내가, 자신의 위에 올라탔다.
‘으읏... 무슨...’
잠깐의 상상만으로, 비부가 달큰하게 젖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오랫동안 사내를 멀리해왔다고는 하나, 이렇게까지...
“하으으응...!!”
“계속하겠습니다.”
“그, 그... 아읏, 그리, 하세요...”
등허리를 가로지르는 우악스런 손길에 또 한 번 가벼운 여운을 맞이하는 몸.
흡사 교성과도 같은 신음이 자꾸만 터져나왔다.
“아앙...! 하으읏...!!”
그렇게. 그의 손짓 하나하나에 허리를 비틀기를 얼마나 했을까.
축 늘어진 귓가로 달콤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혜민 사저.”
“무, 무슨...”
“실은 말입니다. 여기, 이런 곳을 위한 안마도 있습니다.”
“흐긋...!?”
갑작스레 비부를 짓누르는 두꺼운 손가락.
젖어든 옷과 속곳 위로, 그 우악스러움과 단단함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안돼, 안돼...’
주제하지 못하고 치솟는 기대감을 억누르려, 그를 밀어내려했다.
“다, 당장 ㄱ...”
“그만두라구요? 지금 이곳의 일은 아무도 모를 겁니다.”
“허, 허나... 자네는... 흐앗?!”
그리고 그보다 더.
훨씬 두껍고, 단단하고, 뜨거운 것이 맞닿았다.
길거리의 창녀처럼 푹 젖어든 비부를 길게 긁어내는 사내의 양물.
귓가로 그의 속삭임이 나긋하게 파고들어왔다.
“안쪽 구석구석, 전부 풀어드리겠습니다.”
“하, 아으... 그, 그런 것은...”
“혜민 사저는 그저, 눈을 꼭 감고, 제가 드리는 안마를 받기만 하시면 됩니다.”
이것은 부탁이었지만, 강요나 다름이 없었다.
이토록 달아오른 여인의 육체에, 저리도 무지막지한 것을 긁어대면.
“우리만의... 비, 비밀이오...”
“물론입니다.”
본능처럼 허리를 들고, 사내의 것을 받아들였다.
“하아악... 허읍...”
“소리가 새어나가면 안되니, 불편하더라도 참으시길.”
자신의 몸을 주물럭대던 손이 결국은 입을 굳게 틀어막고는.
눅진하게 젖은 비부가 사내의 것에 활짝 벌어지는 것이 적나라하게 다가왔다.
“으급... 큽...!!”
“크... 옳지, 전부 느끼시지요. 좁다란 보지가 제 자지에 형편없이 벌어지는 걸.”
그 뒤로 이어진 것은, 그저 쾌락뿐이었다.
“큭! 아급...! 흡...!”
파앙! 파앙! 파앙!
자궁 끝까지 찔러들어오는 크고 굵은 자지.
도망칠 수 없게 숨이 막히도록 짓눌러오는 단단하고도 육중한 사내의 육체.
이미 그의 손에 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진 나신이.
질벽을 짓뭉개고 긁어오는 단단한 자지와 툭 튀어나온 귀두를 선명히 그려냈다.
“으긋... 커흡, 배, 백 소협... 아긋...!!”
“크으...”
이불을 팡팡 차대며 교성을 삼키길 오래.
끝이 다가오는지 그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져갔다.
아까보다도 더욱 굵고 단단해진 그의 양물이 질 구석구석을 긁어댔다.
마치 자신의 것이라는 표식을 남기듯, 도망치지 못하게 전신이 짓눌리고.
거부할 수 없는 명령이 들려왔다.
“쌀테니, 전부 받아.”
“아흐읍...!!”
안쪽을 거칠게 쑤셔들어오는 그의 자지에서, 뜨거운 정이 쏟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눈이 뒤집히고, 숨이 막혀 헐떡임에도 멈추지 않고 쏘아지는 사내의 정액.
항거할 수 없는 쾌락에 머릿속이 짙게 물들어갔다.
‘아, 아아...’
단 한 번의 정사로.
말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게 범해졌다.
‘이래서, 이건... 버틸 수가...’
어째서, 그 고고하고도 강인하던 담소율이라는 무인이.
이 사내에게 몸과 마음을 다 줘버렸는지.
어떻게 그런 천박한 복장을 하고 사내에게 아양을 떠는지.
“좋은 암캐가 될 소질을 가지셨소, 혜민 사저.”
“아, 하으...”
덜덜 허리를 떨면서 애액만 질질 싸지르는 꼴이 된 채로.
저런 말을 들으면.
이 사내를 거스를 수 없었다.
“밤은 기니까. 질펀하게 즐겨봅시다.”
“아, 안대... 안돼는... 으극!!”
미약한 저항마저도 분쇄당한 그녀.
그날, 삼장로는 질내사정 세 번을 받고 실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