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읏, 에헷... 힉...”
“...가령 소저?”
“헤읏... 응, 오옷...”
내 부름에도 말없이 허리만 튕기는 그녀.
진정하라고 보지를 두드려주자 오히려 더 격하게 조수를 뿜어댄다.
보지 속에 가득 찬 정액을 마치 사정하듯 쏘아내는 이가령.
“응히잇...!!”
“...너무 심했나.”
눈을 횃까닥 뒤집고, 가랑이 사이는 정액 범벅에.
여기저기 거칠게 물고 빨아대서 온몸이 울긋불긋했다.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천박한 광경.
‘아니지, 아니야.’
적당히 몸을 닦아내주며 고개를 저었다.
가만히 놔뒀으면 독사년과 함께 나를 조질 마음이 가득하던 년 아니었나.
이쯤 해줘야 위아래를 확실히 깨달을 거다.
그렇게 미리 준비해둔 수건으로 가령의 몸을 좀 닦아준 뒤.
곧바로 가부좌를 틀어 흑천묵지신공으로 얻어낸 내공과 심법을 갈무리했다.
‘예상대로 이걸 익히고 있었구만.’
요새 따먹은 년들은 전부 무당의 제자들이라 얻을 게 없었는데, 이번엔 확실히 수확이 있었다.
바로 사천당가의 무공 중 하나인 암혈심법(暗血心法).
‘차기 가주인 당하린이 익힌 것보단 조금 떨어지긴 해도...’
충분히 쓸만한 심법 중 하나다.
독공(毒功)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심법이니까.
더불어 독에 내한 내성도 기를 수 있고.
“독이라도 찾아서 먹어야하나?”
물론 제대로된 독공을 위해선 당가에서 하는 것 마냥 독충, 독사, 독약 등으로 체내에 독을 쌓고, 그걸 기화(氣化)시켜서 다시 내공으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걸로 당하린이 나를 중독시키더라도, 어느정도 버텨낼 방편이 생긴 셈.
가볍게 암혈심법을 따라 일주천을 돌리며 앞으로의 계획을 짜냈다.
‘당하린의 진신 무공은 암혈마라신공(暗血魔羅神功)과 암혈독수(暗血毒手).’
평소엔 비도나 암기 등을 주로 사용하지만, 이게 그녀의 진짜 실력이다.
당가의 가주인 독선 당예인의 무공.
내공과 몸에 흐르는 피가 마치 독처럼 변해 상대를 한 줌 핏물로 만든다는 사천당문의 진신절기.
‘잠깐만.... 그럼 처녀혈도 시발, 그렇게 되는 건 아니겠지.’
섬뜩한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자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 그날로 자살감인데...
역시 당하린을 무사히 따먹기 위해선 귀찮은 작업이 필요할 듯 했다.
그리고 거기에 필수적인 요소가... 우리 가령 소저일테고.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소.”
“흐, 에헷...”
자기한테 말하는 줄은 아는지 반응을 보이는 그녀.
밖에서 시비를 불러 가령을 씻겨달라고 부탁했다.
“심하더구나, 욘석아.”
“태사부는 저것보다 심한 꼴을 저한테 수십번은 더 보이셨습니다.”
“읏... 그냥 나가 죽거라!”
시비가 나가자마자 히스테리를 부리는 소율.
가령의 애액으로 번들번들한 자지를 손에 쥐어주며 그녀를 달랬다.
“아무튼 태사부, 독을 좀 준비해주십쇼.”
“...독? 갑자기 무슨 헛소리더냐.”
“제자가 만독불침이라는 꿈이 생겼습니다.”
“...절대지경에 오르거라. 그러면 웬만해선 안 통한다.”
내가 짜게 식은 눈으로 째려보자, 소율이 헛기침을 하며 자지를 쓰다듬었다.
“진짜다. 환골탈태를 하면 만독은 몰라도 백독불침정도는 되느니라.”
“그거론 부족합니다.”
상대는 독의 스페셜리스트인 사천당가의 소가주.
초절정 수준의 암혈독수면 진짜 끽하다 좆되는 수가 있었다.
대결이 아니라, 은밀한 수법으로.
‘오늘 일로 나한테 더더욱 반감을 가질테니...’
미리미리 준비해둘 필요가 있었다.
이가령을 먼저 따먹은 것도 그런 이유고.
“흐음... 독이라고 해봤자 간단한 마비독이나 산공독? 그정도 밖에 없느니라.”
“그정도면 충분합니다.”
어차피 암혈심법의 효용을 시험해보려하는 거니까.
그것보다 산공독이 있다는 게 조금 놀라운데.
“가끔 우리도 간자를 색출해낼 때 쓰니라. 요새는 거진 창고행이지만.”
“...혹시 통하십니까?”
“본녀에게? 독선이 직접 하독하는 거면 몰라도, 싸구려 양산형 독은 어림도 없느니라.”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진짜 내공까지 못 쓰고 나약해진 소율을 따먹으면 색다른 자극일 거 같은데.
그런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소율이 이마에 딱밤을 날렸다.
“아야.”
“무슨 생각하는지 다 보이느니라. 지금도 가끔씩 몰래 점혈 걸어놓고 범하는 녀석이.”
“크흠...”
“그때마다 본녀가 얼마나... 놀랬는지.”
얼굴이 발게진 걸 보니 즐기는 게 분명했지만.
그녀를 위해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장문인의 취향이 아무것도 못한 채 사내에게 깔려서 죽도록 범해지는 종류의 것이란 걸 알면.
자기도 해달라고 득달같이 달려들 변태년들이 너무 많으니까.
“정말 놀라셨는지, 확인을 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잠ㄲ... 웁!”
시비 하나를 더 불러 창고에서 독을 가져달라 전하고.
잠깐 소율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백 대협, 이 부단주님을 어떻게 할까요...?”
“하아, 하아... 후, 안으로 들이세요.”
문이 열리고, 낑낑대며 잠든 이가령을 업고 들어오는 시비.
알몸으로 질척하게 얽혀든 나와 소율을 보더니 다급히 고개를 돌리는 것이 보였다.
“그만 나가보거라. 뒤에 너도.”
“네, 네엣...!”
“실례했습니닷...!”
마침 독을 가져온 시비도 함께 온 듯 했다.
“읏차.”
커다란 의자에 이가령을 눕혀두고, 소율과 나는 반라인 채로 탁자에 앉았다.
내게 있어선 그 무엇 하나 가리지 않는 그녀.
쭉 뻗은 다리부터 잘록한 허리, 탐스럽게 솟은 젖가슴까지.
슬쩍 뒤로 다가가 꼬옥 껴안았다.
“살이 조금 찌신 것 같습니다.”
“...뭐라?!”
“여기요.”
“미, 미친놈이...!!!”
살짝 튀어나온 아랫배를 꼬집자 화들짝 놀라는 소율.
결국 등짝에 몇 대 처맞고 나서야 그녀가 진정했다.
“한 번만 더 살이 쪘느니 뭐라느니 하면, 경을 칠게야.”
“크흠... 장난이잖습니까.”
“닥치고 어서 심법이나 해보거라. 정말 독선의 신공인지 궁금하구나.”
“정확히는, 열화판인 암혈심법입니다.”
준비한 독은 예상대로 하얀 가루 형태의 마비독과 산공독.
둘다 평범한 양산형이라 그리 효과가 강하진 않았다.
‘그래도 절정에서 초절정 초입정도는 가볍게 무력화 시키겠지.’
그 당가의 제품이니까.
아무튼, 손바닥에 살짝 생채기를 내고 마비독을 뿌렸다.
“음...”
“움직여보거라.”
그새 약효가 퍼지는지 팔뚝 부근까지 감각이 사라지는 느낌.
소율에게 신호를 보내고 암혈심법을 일으켰다.
“흡.”
“호오...?”
먹잇감을 찾은 듯 독기를 향해 달려드는 암혈심법의 내기.
조금씩, 조금씩 팔뚝까지 퍼져있던 아릿한 기운이 밀어내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끝에 다다라선 말끔히 사라지는 독기.
“확실히, 독선과 비슷한 기운이구나. 그런데 이건... 독을 몰아내는 게 아니라...”
“독을... 잡아먹는군요, 심법이.”
“허어, 그랬구만. 그래서... 독기를 자유자재로...”
영특한 그녀답게 단박에 이해한 모습.
사천당가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암혈심법은 독을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흡수해 아예 기로 치환시키는 방식이었다.
‘독을 기로 바꾸는 건 원작으로 알고는 있었는데, 이런 방식이었구만.’
암혈의 뜻이, 말 그대로 검은 피.
독을 사용하는 거였다니.
‘그럼... 이것도 되는 거 아닌가?’
이미 암혈심법으로 순환된 내기에 마비독의 기운이 깃들은 것이 느껴졌다.
그럼 이걸 그대로 손으로 내보내면 당가의 장법인 독사장(毒蛇掌)이 되는 거고.
흑천묵지신공의 칠흑강기처럼 팔에 두르면...
“무진이, 네녀석...?”
“이게 암혈독수군요.”
칠흑강기보단 못하지만, 거뭇거뭇하게 물든 팔.
소율의 탄성을 들으며 말했다.
“잠깐 손 좀 줘보십쇼.”
“...허튼 짓을 하기만 해보거라.”
슬쩍 내밀어지는 소율의 가느다란 손가락.
조심스레 손을 맞잡자, 그녀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졌다.
“이건...”
“어떠십니까?”
“독선, 그 녀석의 수법과 비슷하구나... 손끝이 마비되었어.”
다시 손을 떼어내자, 곧 팔에서 거뭇함이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더불어 암혈심법을 타고 흐르던 마비독의 기운도 완전히 증발했다.
“독기가 사라지면 평범하게 돌아오는군요.”
“그래. 그래서 암혈마라신공이 무서운 것이지. 내기 그 자체가 독이니.”
“...무섭군요, 그건.”
“그러니 독선 앞에선 숨기거라. 사랑하는 이가 독에 당해서 죽는 건 보기 싫으니 말이다.”
반라의 몸이 으슬으슬했는지 내게 앵겨오는 소율.
산이라 여름이어도 저녁엔 꽤 쌀쌀해서, 그녀와 체온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
“음, 으음...”
“깨셨소, 이 소저.”
“엣, 히이익...”
나를 보자마자 잔뜩 움츠러드는 그녀.
차분히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점점 긴장이 풀리는 것이 보였다.
“거칠게 한 것은 죄송합니다. 그래도 잘 즐기신 것 같아 마음이 놓이는군요.”
“아으... 그, 이, 이제 돌아가겠습니다...”
“물론이죠.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아직 몸이 나른한지 천천히 일어서는 가령.
비틀거리는 것을 허리를 감싸안아 지탱했다.
“괘, 괜찮... 아, 제 옷이...”
“의복이 너무 심하게 더러워져서요. 임시로 무당의 무복을 입혀드렸습니다.”
“...그, 그렇군요.”
화악 붉어지는 가령의 얼굴.
옷이 정액과 애액으로 푹 젖도록 박힌 기억이 떠올랐나.
슬쩍 엉덩이를 주무르며 그녀를 이끌었다.
“가시죠.”
“읏, 아으... 네에...”
엉덩이를 쥐어짜는 내 손을 차마 밀어내지는 못하고.
그만하라는 듯 꼬옥 쥐어가며 걸어가는 그녀.
곧 당하린과 가령의 숙소에 도착했다.
“...가령아.”
“어, 언니...”
“나와계셨습니까. 산이라 밤바람이 찬데요.”
“당장 그 손 안 치워요?”
실눈 사이로 녹색 안광을 흩뿌리는 당하린.
나는 오히려 대담하게 허리 위로 손을 올려 이가령의 젖가슴을 우악스럽게 쥐어짰다.
“아읏...!”
“이, 미친 놈이...!”
“이 부단주께서 단주 대신, 대가를 치루신 겁니다.”
내 턱끝에서 멈춘 당하린의 수도.
이번엔 명백히 동요한 표정이 보였다.
“...대, 가?”
이제는 슬슬 독사를 올가미에 옭아맬 때.
차가우면서도 느긋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때 안에 있던 시비가... 단주님의 욕설을 들은 모양입니다. 무려 무당의 장문인께 창기니, 계집이니. 이야기를 들은 장로분들께서 길길이 날뛰는 것을, 이 부단주께서 간신히 말리셨지요. 안 그렇습니까?”
“네, 네에? 그런... 아흑!!”
“가령아!”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이가령의 젖꼭지를 거칠게 비틀었다.
반나절 동안 열심히 개발해둔 덕에 잔뜩 민감해진 부위.
“하아, 하읏, 응...”
이가령의 숨이 거칠게 내쉬어졌다.
“부단주님?”
“...마, 맞아요, 언니. 제가... 대신, 대신... 했어요.”
“...가령아 너 무슨, 무슨 짓을... 당한 거야?”
“그, 그건...”
“쉿. 여기까지만 말하셔도 됩니다.”
그 말과 함께 이가령을 놔주었다.
비틀거리는 몸으로 당하린에게 안기는 그녀.
“언니, 언니...”
“괜찮아요, 가령. 그보다 당신,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궁금하면 부단주께 직접 물어보세요, 그럼.”
“백무진!!”
미련 없이 뒤돌아 가는 나를 부르는 그녀.
차분한 목소리에서 증오와 분노가 뚝뚝 묻어났다.
“...당신, 뼛속 깊이 후회하게 만들어주지.”
“존댓말은 집어치우셨습니까?”
“닥쳐...!”
저 표독스런 얼굴이 자지에 푹푹 쑤셔져서 녹아내리는 게, 언제가 될지.
나는 나지막이 한 마디를 남기며 숙소를 벗어났다.
“아참. 내일도 대가를 받으러 찾아올테니, 어디 가지 말고 계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