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떡협지 속 곤륜노가 되었다-181화 (181/230)

“한동안 시끌시끌하겠지만, 결국 조용해질 게다.”

“그런가요, 누님.”

“그럼, 절대지경의 고수가 셋이나 있는 무당에 누가 감히 뭐라 하겠어.”

모두가 급히 각자의 인원들을 끌고 떠나간 자리.

한적한 침묵 속에 산을 오르며 소서화와 이야기를 나눴다.

“명실상부한 구파일방의 선두겠네.”

“뭐, 소림도 곧이지 않겠습니까.”

“흠, 청하 그 아이도 이번에 깨달음이 있다면 벽을 넘을 수 있겠지.”

나랑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날텐데.

청하야 말로 진짜 재능충 아닐까.

다만 외팔이 된 것은 조금 안타깝긴 했다.

나 때문에 그리 된 거기도 하고.

혜원각에 다다르자 양반은 못 되는지 청하가 황색 가사를 입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소서화에게 합장하고 나를 보며 살갑게 웃었다.

“오셨구려, 백 시주. 인사나 하려 기다리고 있었소.”

“더 있다 가시지, 벌써 가시려는 겁니까.”

“소림은 이번에 빈승 혼자 온 터라 큰 피해는 없지만, 곧 파란이 찾아올지도 모르니 어서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겠지요.”

“알겠습니다. 목숨값은 이번 것으로 깨끗이 청산하지요.”

“빈승의 생각엔 또 빚을 져버린 것 같습니다만.”

역시, 스님이라 그런가 꽤나 양심있는 발언을 하는 청하.

저 자비 가득한 미소에 마주 웃어보였다.

“그리 생각하시면 나중에 한 번 찾아가겠습니다.”

“얼마든지요. 그럼.”

청하가 손을 가운데로 모으며 내게 인사했다.

외팔로도 마치 두손으로 합장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살펴가십쇼.”

“소림은 걱정이 없겠구나.”

그렇게 그녀를 보내고 소서화와 함께 혜원각으로 들어섰다.

익숙하게 꼭대기층으로 올라가 문을 열었다.

“아쿠! 아쿠!”

“...소율?”

“...흠흠, 왔느냐.”

“다 봤는데 뭔...”

아직 눈도 다 안 보일 애기들한테 뭘 하고 있는 건지.

갑자기 무게를 잡는 소율의 뒤로 세령과 소유가 냉큼 아기를 안고 내게 달려왔다.

“무령이가 참 착해요, 무진. 울지도 않고 조용히 잠만 자네요.”

“홍이는 아주 시끄러워 죽겠다는 것이에요!”

“빼애애앵!”

“아앗, 엄마가 욕해서 미안한 것이에요 홍이!”

“욘석아, 그렇게 안아서 되겠느냐. 이 할미에게 맡겨보거라.”

증손녀의 울음에 소서화가 함박 웃음을 지으며 홍이를 안아들었다.

그렇게 소유와 소서화가 홍이를 안고 사라지고, 나는 소율과 세령을 데리고 널찍한 의자에 앉았다.

세령의 말대로 무령이는 코하고 잠만 자고 있었다.

‘쓰읍... 원래 홍이처럼 존나 울어야되는 거 아닌가?’

결혼은커녕 연애는 꿈도 못꿨던 내가 무슨 육아책을 봤겠는가.

그냥 인터넷과 티비에서 본 걸로 어림짐작만 할뿐이었다.

나는 무령이의 오똑한 코를 콕콕 찔러보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물었다.

“맞아, 근데 뭐... 출생신고같은 건 안해도 됩니까?”

“관아에 한 번 가보긴 해야지. 호북성주와는 막역하니 별 문제는 없을 게다. 헌데, 성씨는 어쩔 것이냐?”

“성이요? 당연히... 아.”

“세령인 몰라도, 소유 쪽은 서화가 어쩌려는지 모르겠구나.”

소율의 물음에 눈을 동그랗게 굴렸다.

‘여기 남역이지?’

세령은 어차피 나와 같은 백(白)씨지만.

소유는 당연히 달랐다.

고로 남역세계인 이곳에선 아내의 성씨를 따라 ‘소홍’이 되는 것.

하지만 내 대답은 정해져있었다.

“당연히 백씨지.”

“...뭐, 네놈 맘대로 하거라.”

어차피 서화 누님도 내 여잔데.

그렇게 잠깐 사소하고 정다운 이야기를 하다보니 무령이가 꼼지락대기 시작했다.

그러다 울기까지 시작해 어르고 달래도 계속 울더니, 세령의 품에 안겨서야 조용해지는 녀석.

“딸내미가 벌써부터 아빠 차별하네...”

“딱딱하기만 한 네놈 몸뚱아리보다야 보드라운 어미 품이 낫지 않겠느냐?”

“스승님, 배고파서 그런 거에요.”

“허어, 이제 본녀의 편은 하나도 없구나 아주.”

“내가 있잖아.”

“네놈은 편이 너무 많잖느냐.”

소율이 어깨를 퍽치며 나를 흘겼다.

“아구, 배고파요.”

세령이 조심스럽게 가슴을 드러내 무령이에게 젖을 물렸다.

쫍쫍거리면서 열심히 빠는 모습을 보니 레게 머리의 누군가가 생각나 살짝 부끄러워졌다.

“꺼윽.”

“아이구, 우리 무령이. 트름했어요.”

무령이의 등을 토닥거리곤 이내 품에 안아 살살 몸을 흔들어주는 세령.

좋은 엄마가 될 거란 건 확실해 보였다.

조금 뒤 소유와 소서화까지 방으로 다시 돌아와 이야기를 나누며 밤을 지샜다.

*

“...후우, 후... 큭...”

“천하의 천극혜검도 혈기는 힘든가 봅니다.”

“네놈 신공이 이상한 게다... 아으...”

깊은 밤.

아기와 엄마 둘까지 전부 재우고 소율과 함께 연공실로 내려왔다.

진혈옥으로 되살아난 그녀의 몸에는 태극신공말고도 새로운 기운이 자리잡고 있었다.

심지어 자궁의 단전도 아닌, 중단전이라고도 불리는 심장에.

사실 소율이 혈기를 지니게 될 거라는 건 예상했지만.

심장에 자리잡아 또 하나의 위험요소가 되어버린 건 좋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신기하구나. 이제와서 이렇게 새로운 걸 익히게 될 줄은 몰랐는데.”

소율의 등에 손을 얹고 함께 혈기를 순환시키며 운공을 도왔다.

몇 번이고 해본 일이라 손에 익었는지, 금방 소율의 상태가 안정되어갔다.

“하아, 하아...”

얼마간 내가 알려준 혈옥신마공의 구결대로 혈기를 일주천시킨 소율이 숨을 뱉어냈다.

양의신공(兩儀神功)을 이미 대성했던 그녀는 혈옥신마공도 다행히 배울 수 있었다.

나 또한 혈옥신마공으로 혈기를 다스린 뒤 천천히 등에서 손을 떼내었다.

‘확실히 대단한 신공이긴 해.’

진혈옥에 담겨있던 앙천화의 모든 것.

흑천묵지신공은 그 안에 담겨있던 혈교 교주의 신공마저 훔쳐냈다.

하지만 이미 우주를 몸에 담아 한계치가 사라진 몸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바닷물에 바가지 좀 퍼나른다고 달라질 건 없으니까.

“후우... 음?”

그렇게 기운을 안정시키고 있으려니, 내 품속으로 꼼지락거리며 따스한 체온이 느껴졌다.

“소율?”

군청색빛 눈동자를 게슴츠레하게 뜨고는 나를 바라보는 그녀.

그 눈빛에 담긴 의사는 명확했지만, 나는 살짝 한 번 튕겼다.

“다 알면서, 뭘 도망가려고 하느냐.”

어느새 옷속으로 들어와 가슴팍을 쓸어내는 손길.

혈기가 한바퀴 돌았던 몸은 평소보다 체온이 높아 닿는 곳마다 불길이 이는 듯 했다.

“...오늘 죽다 살아났잖아.”

“그래서인지 더 너를 원하느니라. 언제... 그리 될 줄 모르니까.”

“크흠...”

이내 그녀가 나를 밀어내 우리는 바닥에 함께 쓰러졌다.

딱딱한 연공실 바닥 위에 내가 눕고, 그 위에 소율이 요염한 자태로 앉아 미소를 지어냈다.

곧 그녀가 손짓으로 연공실 안의 불을 모두 꺼버리곤, 내 귓가에 속삭였다.

“싫느냐?”

“원하시는데로 하시지요, 태사부님.”

“오냐.”

냉큼 대답하고선 훌렁 옷을 벗어던지는 그녀.

갑갑했는지 옅은 탄성이 터져나왔다.

“벗는 게 더 편해보이십니다.”

“덥느니라. 그리고 네놈이 하도 벗겨대니 이리 된 게지. 책임을 지거라.”

이내 내 옷마저 벗겨내고선, 소율이 그 위에 쓰러지듯 누웠다.

내 살결보다 배는 뜨거운 젖가슴이 맞닿아 쿵쿵대는 심장 소리가 울리는 듯 했다.

“흐응, 참으로 짐승같은 녀석. 이리 빼고 저리 빼더니, 요녀석은 이렇게 됐잖느냐.”

이상하게 나도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소율에게서 풍기는 향기가 너무 야릇해서 그런 건지.

내게 짓는 미소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런 건지.

아니면, 탐스럽게 부푼 가슴이 내 욕정을 부추긴 건지.

빳빳해진 자지 위로 소율이 천천히 몸을 비벼댔다.

“무리하지마.”

“네놈이나 눈 뒤집고 달려들지 말거라.”

“...자제할게.”

처음 했던 그날처럼 나 꼴린다고 했다간 진짜 큰일이 날지도 모르니까.

지금은 그저, 소율이 살아서 나와 함께 다시 밤을 지새울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

“응... 어찌, 조금 커진 것 같지 않더냐.”

“혈옥 덕인가. 진짜 그런 것 같은데...”

젖가슴 안쪽으로 난 흉터를 매만지자 소율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것에 대해선 서로가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결국 이 상처는 내가 낸 것이고, 입으로 꺼내봤자 둘다 상처만 받을테니까.

“츄릅, 츕...”

“아... 읏, 앙...”

단지 애정을 담아 입술을 맞추고, 혀로 가볍게 흉터를 쓸어내렸다.

한껏 민감해졌는지 딱딱해진 유두를 내 얼굴에 부비며 거친 숨을 내쉬는 소율.

서둘러 서로의 남은 옷가지를 벗어버리고, 그녀가 내 위에 앉았다.

“대체 왜이리 뜨거운 게냐, 응? 변태 녀석.”

“흐... 그렇게 끝에 문질문질하지마.”

“아핫, 오늘은 본녀의 시간이 아니더냐. 콱, 심장이라도 아프면 어쩌게.”

“하아... 어디 마음껏 괴롭혀 보시죠.”

그저 그녀의 몸만 열심히 주무르며 애무를 받아냈다.

흉측하게 핏줄이 돋은 자지를 야릇한 표정으로 괴롭히는 그녀.

“츕, 츄릅... 응... 얼른 본녀의 안쪽에 넣고 싶으냐.”

소율의 손짓과 입술에 자지가 껄떡대며 쿠퍼액을 연신 뱉어댔다.

그마저도 맛있다는 듯 관능적으로 움직이는 새빨간 혀가 전부 핥아먹었다.

“우급, 커흡... 츄부붑...”

그러곤 거품이 일 때까지 목구멍으로 귀두를 꼭꼭 조여대는 소율.

질척해진 타액이 자지를 뒤덮어 음란한 냄새를 풍겨냈다.

“후우... 아하핫, 평소엔 당하기만 하다가 괴롭히니 참으로 재밌구나, 무진아.”

“하아, 하아... 큭...”

“흐응, 그래... 우리 상공을 너무 괴롭히면 안되겠지.”

이내 천천히 허리를 들어올려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보지를 귀두에 맞추는 그녀.

쯔걱, 하는 소리와 함께 소율의 입술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아... 아읏, 하악...”

“천천히 해, 읏...”

크게 벌어진 균열이 꽈악 조여오며 자지를 물어갔다.

단번에 집어삼키지 않고, 애액으로 조금씩 기둥을 적셔가며 능숙하게 자지를 받아들이는 소율.

내가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만큼, 그녀 또한 나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하으윽...”

“크...”

이미 속까지 눅진하게 젖어든 육벽이 자지를 빈틈없이 끌어안았다.

“무진아, 움... 츄릅, 츕...”

촉촉하게 젖어든 붉은 입술 또한 나와 마주 입술을 포갰다.

격한 몸놀림은 없었다.

그저 서로에게 한 치의 틈도 없이 달라붙어 살결과 체온을 즐겼다.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응, 핫... 앙, 하읏...”

이미 애액이 한가득 흘러내려 바닥에서 질퍽한 물소리가 났다.

나도, 그녀도 곧 파정이 가까워옴을 깨닫곤 조금씩 속도를 냈다.

“하아, 응! 무진아, 어서, 어서...”

“슬슬, 소율...”

당장이라도 그녀를 들고 미친 듯이 허리를 흔들고 싶었다.

그만큼이나 강렬한 욕정이 일었지만, 참고 소율을 그저 끌어안았다.

허리를 붙잡아 내리누르고, 나는 처올리며 한계까지 육벽을 짓눌렀다.

“큭...!”

“하아읏... 응...!”

불알이 한껏 수축하며 정을 토해냈다.

자궁구 깊숙이 귀두를 밀어붙이며, 사랑하는 이의 안쪽 가득 정액을 채워넣었다.

멈추지 않고 자꾸 쏟아져나와 그녀의 질벽 곳곳을 물들였다.

“아아, 읏... 언제, 까지... 하악...”

오랫동안 길들인 데로, 질내사정과 함께 계속해서 절정을 맞이하는 소율.

파르르 떠는 가냘픈 나신을 껴안고 귓가에 연신 속삭였다.

“소율, 사랑해. 사랑해, 소율...”

“본녀도... 많이 사랑하느니라, 무진아.”

그날, 어둠으로 가득 찬 방안에서 더는 못 버틴 그녀가 흐느끼며 애원할 때까지 몸을 섞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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