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차에 반쯤 몸을 뉘이며 말했다.
“흠, 예인.”
“...네, 공자.”
“고, 공자라니? 부인, 그게 무슨 소리요. 그리고 이름을...”
“오늘부터 그리 하기로 했소. 내기의 작은 부산물이랄까.”
“다, 다른 내기를 한 것이오...?”
“...공자가 부군의 목숨을 살려드린, 대가...에요.”
철기 또한 알고 있었다.
무진이 자신의 목숨을 살렸다는 것을.
그는 무력하게 아내가 변해가는 것을 바라만 보았다.
청초하던 눈매는 요염하게 휘었고, 붉은 입술은 야릇한 교성을 쉼없이 뱉어냈다.
그에게 안겨드는 몸짓엔 더 이상 거부감이 없었다.
오히려 그를 안지 않으면 안된다는 듯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날이 갈수록 부인의 자태에 색기가 더해져갔다.
“츕, 츄우웁... 츄룹...”
“흐... 맛있소?”
“네에, 움, 하웁, 쪼오옵...”
눈앞에서 아내는 놈의 자지를 빨고 있었다.
입에 물고서 괴롭히는 게 아니라, 목구멍에 닿도록 꺽꺽거리며 길게 왕복하고 있었다.
“크윽... 부인...”
“우움, 츕, 츄르르릅...”
그녀는 자지에 푹 빠진 듯 자신의 목소리에 돌아보지도 않았다.
그저 저 냄새나는 것에 얼굴을 묻고 좋아하던 당과처럼 연신 빨았다.
다소곳이 귀밑머리를 넘기며 자신의 것을 물던 여인은.
팔뚝만한 자지를 게걸스럽게 탐하고 있었다.
“싼다...!”
“응... 웁, 커흑...!!”
“으으...”
“켁, 콜록, 쿠흡...!”
놈은 기침을 해대는 아내의 머리를 찍어눌렀다.
붉은 입술 사이로 희멀건 백탁액이 줄줄 흘러내렸다.
“후... 갈수록 느시오. 오래 버티지도 못하겠군.”
“츄릅, 꿀꺽... 아닙니다, 공자...”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놈의 정액을 꿀떡 삼켰다.
음미라도 하듯 눈을 감고 한참을 목울대를 움직였다.
문득 놈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향했다.
“아, 부군께서도 섰는데... 오래 저러면 아프니 가서 빼주시오.”
“무, 무슨...”
“벗으시지요, 부군.”
“그, 그만 두시오. 그만...”
아내가 강제로 바지를 벗기자 빳빳하게 선 하초가 튀어나왔다.
여전히 단단한 기둥처럼 서있는 놈의 자지와 비교되었다.
“아... 하움.”
“윽...”
“츄룹, 츄르릅...”
저번에 기절하고나선 몸이 이상하리만치 예민해졌다.
아내의 혀놀림에 얼마가지도 않아 사정감이 물밀 듯 몰려왔다.
“아, 부인, 부인... 읏...!!”
“음...”
털썩 주저앉아 여운에 몸을 떨었다.
흐릿한 시야에 비웃는 듯한 놈의 얼굴이 보였다.
아내는 입가에 정액을 머금은 채 놈을 바라봤다.
마치, 허락을 구하듯.
“밖에 뱉으시오. 입맛만 버리지, 그런 건.”
“...퉤.”
그녀는 놈의 말에 따라 마차의 창을 열고 정액을 뱉어냈다.
그러곤 자리로 돌아와, 그 맛을 지우려는 듯 놈의 자지를 입에 물곤 한참을 빨았다.
놈은 그런 그녀를 일으켜 세워 물었다.
“부군의 맛은 어떻소?”
“...비리고, 축축해요.”
“내 건?”
“너무 진해서, 뜨겁고... 머리가, 멍해지는... 맛이에요.”
“더 먹고 싶소?”
“네, 제 보지로... 먹게 해주세요 부디.”
그녀가 요염한 눈짓을 하며 놈에게 웃음을 흘렸다.
머리에 망치를 맞은 듯 충격이 가시질 않았다.
축 늘어진 몸엔 아무런 힘도 들어가질 않았다.
“상을 주겠소, 부인. 스스로 벌려보시오.”
“...네에, 공자.”
“철 대인께선 좀 돌아봐주시겠소? 뭐, 봐도 상관없고.”
그녀는 스스로 가랑이를 벌려 놈의 자지 위에 앉았다.
“아앙...”
달짝지근한 탄성과 함께 깊은 만족감이 어리는 얼굴.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보고도 표정을 숨기거나 가리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토해냈다.
“하, 하하... 예인, 예인...”
끝났다는 걸 깨달았다.
두 눈에서 허탈함의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운남을 떠나온 지 고작 며칠이었다.
부부의 연을 맺은 지는 몇십 년이 지났다.
메마른 신교의 생활 한가운데 꿈처럼 느껴졌던 날들이었다.
너무 아련하고 그리워서, 중요한 날에만 잠깐씩 되새겨보는 꿈.
그것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부인, 혀를 내밀어 보시오.”
“네, 하아... 응, 츄룹, 쪼오옵...”
둘의 혀가 뱀처럼 얽혀들어갔다.
철기는 눈을 질끈 감고선, 서장에 도착할 때까지 뜨지 않았다.
*
무진이 열심히 서장으로 달려올 무렵, 혈교 본단에선 한 여인이 무릎을 꿇고있었다.
“정파 놈들이 꽤나 신중하더구나.”
“계획이 새어나간 듯 합니다, 지존.”
“흠, 자네가 완벽하다 자신하지 않았나, 지선?”
“...죄송합니다.”
“죄송할 게 아니라, 대책을 말해보시게. 본좌가 사죄한다고 살려주는 사람으로 보이나?”
지선, 사마유는 천마의 앞에 넙죽 엎드린 채 머리를 굴렸다.
당초 전쟁은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을 거라 보고 있었다.
진법을 사용해 혈교가 텅텅 비어있는, 맛있는 먹잇감으로 보이도록 놔뒀다.
천마신교의 흔적은 싸그리 지우고 혈교의 앞마당에는 함정을 깔아놨다.
발정난 들짐승처럼 달려올 정도연합군이, 그 숨을 고르기도 전에 단숨에 박살낼 계획이었다.
‘헌데 며칠 전부터 진군 속도가 느려지고, 돌다리 두드리듯 신중하게 다가오고 있다.’
정찰은 몇 배로 불었고, 그 수준 또한 높아졌다.
이 앞에 위험한 게 있다고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적진에 왔으니 신중을 기하는 것은 이해할만하다. 하지만... 너무 과해.’
빈집인 걸 알고 있고, 전력이 위라는 것도 분명했다.
그리 생각하고 있을 정도연합군은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됐다.
혈교의 남은 살점 한 조각이라도 더 집어가려 득달같이 달려와야했다.
저 위선자 놈들의 욕심이 얼마나 큰 지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아무리 천극혜검과 무림맹주의 이름값이 있다해도... 이상했다.
‘변수가, 변수가 있을 것이야...’
사마유는 이상증세의 이유를 찾던 도중, 갑작스레 사라진 한 사내를 떠올렸다.
동시에 천마의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머리는 다 굴렸는가?”
“예, 예!! 속하의 생각엔... 며칠째 보이지 않는 무당신룡이 무언가를 한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또 그놈인가...”
천마, 혁무린이 눈을 감았다.
그동안 백무진에 대해 보고받아온 것들을 떠올렸다.
무당의 신룡, 정파의 신성.
약관의 절대고수.
그리고... 색룡이라는 또다른 별호.
‘신기한 놈이다. 심지어 곤륜노라고 했던가.’
혁무린은 서역의 곤륜노들을 몇 번 접해봤다.
중요 부위를 비롯한 신체는 평범한 중원인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그놈이 이상한 것이다.
그렇게까지 여인을 탐하는 사내는 처음 보았다.
‘혹, 크기와 욕구가 비례하는 것인가...?’
혁무린은 자신의 헐렁한 가슴팍을 슬쩍 내려다보았다.
몸에 좋다고 처먹은 것들이 전부 내공으로만 갔는지, 조금... 작았다.
천마신교가 망해가던 차라 어릴적 비루하게 먹기는 했다만.
천마의 비동을 들어간 이후로는 왕후장상이 부럽지 않게 먹었었다.
허나 부족했었나 보다.
앞에 엎드린 사마유는 바닥에 짓눌린 젖탱이가 옆으로 빠져나오기까지 했는데.
확 터트려버릴까하던 혁무린이 손을 내렸다.
‘쯧...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작은 질투심을 흘려보내며 멀리까지 퍼트렸던 영기(靈氣)를 회수했다.
샅샅이 흝어본 정도연합군의 수준은 뻔했다.
자신이 가진 힘의 근원조차 모를 텐데, 절대 고수가 몇이나 오든 걱정은 없었다.
변수는 사마유가 말한 백무진의 행적일 터.
그렇게 잠깐, 손가락으로 옥좌를 두드리던 천마가 번쩍 눈을 떴다.
“사파구나. 운남으로 보낸 이장로와 사장로의 소식을 알아보거라. 지금 당장.”
사마유 또한 무언가 깨달은 듯 정신이 들었다.
확실히 사파를 거두러 간 안예인과 철기에게서의 연락이 이틀째 오지 않고 있었다.
워낙 거리가 멀기도 하거니와, 그 둘의 실력으로 별 탈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사마유가 머리를 처박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고했다.
“지존이시여, 실은 두 분에게서의 연락이 이틀째 미뤄지고 있사옵... 꺼흑...”
“버러지 같은 년. 본좌가 분명 확실히 하라하지 않았더냐.”
“끄, 꺼헉... 살려, 살려주십시오...”
손발이 제멋대로 웅크러들며 몸이 찌부러지고 있었다.
마치 혈교의 혈단을 만들 듯, 육신이 압축되어가고 있었다.
“제발, 카흑, 자비를...!!”
“후... 쓸모없는 년.”
“감사, 감사합니다.”
사마유가 천마의 자비에 감사를 구했다.
왼쪽 어깨가 이상한 각도로 뒤틀리기는 했지만.
억눌린 숨을 토해낸 그녀가 이마를 바닥에 쿵쿵 찧었다.
“반드시 대책을 마련하겠사옵니다!!”
“되었다. 삼장로와 팔장로를 운남으로 보내라. 무당신룡을 추적해!”
“존명!!”
사마유가 다급히 전각을 빠져나가고, 혁무린이 옥좌에서 일어섰다.
백무진, 그놈을 떠올리자 가슴속에서 간질간질거리며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네놈이 본좌의 앞에 설 자로구나.”
그런 예감이 들었다.
그녀의 예감은 빗나간 적이 없었다.
얼마 후, 천마신교가 점령한 혈교 본단에서 은밀하게 두 인영이 빠져나갔다.
둘 중 안예인의 얼굴이 조금 엿보이는 여인이 입을 열었다.
“우리 언니, 괜찮겠죠?”
“두 분이 좀 따로 놀기는 해도, 사군이시잖니? 철 대인은 유일한 남자 사군이시고. 괜찮을 게야.”
동행한 여인의 말에 안예인의 동생, 안려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천마신교의 팔장로 중 사군(四君)의 칭호를 받은 자들은 모두 절대에 이른 강자들이다.
그것도 중원무림의 허약한 것들이 아닌, 마교의 심처에서 뼈와 살을 깎으며 탄생한 투귀들.
그 사이에 애정이 자라난 것도 놀라웠지만, 그 애정을 힘으로 삼아 사군에 오른 형부는 더욱 놀라웠다.
안려인이 담담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생각보다 사파련에 남은 힘이 있었나보네요.”
“뭐... 곧죽어도 중원의 반을 차지하던 세력이었으니까 말이야.”
련주라는 구심점이 사라지자 와해된 조잡한 조직이지만.
세월이 쌓아온 힘을 얕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존께선 저희가 사파를 정리하는 것까지 바라실까요?”
“아니, 이미 일이 틀어진 이상 정도연합군을 정리하고 단숨에 쓸어버리는 것이 나아. 우리는 무당신룡을 추적하는 것에 집중하자.”
“네.”
마교의 삼장로, 유미연이 그 말과 함께 속도를 올렸다.
운남까지는 거리가 좀 되니 슬슬 달려야 할 때였다.
정도연합군은 서장의 경계를 넘어와 꽤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그녀들의 잠행 실력을 보초 서는 연합군의 무사가 알아차릴 리 없었다.
무사히 연합군을 지나친 둘은 서장의 경계에 다다라 잠시 멈춰섰다.
“여기서부턴 말을 타자꾸나.”
“네, 유 장로님.”
안려인과 유미연은 널찍하게 닦인 관도를 타고 말을 달렸다.
지존처럼 광대무비한 내공과 힘을 가지지 않는 이상에야, 말을 타는 것이 나았다.
“이랴!”
말 두 마리가 관도를 타고 힘차게 나아갔다.
한참을 나아가던 둘에게 저 멀리서 묵직한 소음이 들려왔다.
투레질 소리와, 바퀴 소리.
그리고 희미한 사람의 비명소리?
“유 장로님.”
“그래, 나도 들었다.”
상인들도, 표국들도 서장으로 가는 것은 자제하는 추세였다.
혈교가 망하고, 정도연합군이 살벌한 기세를 흩뿌리며 서장으로 가는데 누가 따라가겠나.
이내 마차는 점점 가까워졌고, 마부와 둘의 눈빛이 스쳤다.
‘무림맹!’
마부는 척봐도 기운이 정갈한 여무사였다.
지금 상황에 서장으로 미친 듯이 말을 모는 정파의 무사라.
저 안에 든 것이 무엇이든 그대로 도착하는 것보다는 나았다.
“털어보자꾸나.”
“하핫, 네!”
말 두 마리가 순식간에 방향을 바꿔 마차를 향해 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