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떡협지 속 곤륜노가 되었다-229화 (229/230)

“...공주전하.”

“아, 조금 기다렸어요, 흑천맹주.”

“말씀을 낮추시지요.”

“비천한 노비 출신이라 들었는데, 예의를 아는군.”

혼례식이 끝난 후.

누군가 방에서 기다린다는 소식에 잠깐 찾아왔다.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농염한 향기와, 야릇한 분위기.

집무실 탁자 위에 자옥공주가 요염한 자태로 앉아있었다.

“문은 닫고 들어와, 본 공주는 소란을 즐기지 않거든.”

“예.”

달칵.

문을 닫고, 붉은 예복을 여미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적당히 떨어진 거리에서 멈춰섰다.

“더 가까이.”

“...”

“더.”

“...공주전하.”

“더.”

순식간에 그녀와 나의 거리가 줄어들었다.

“흠...”

고압적인 말투.

오만한 눈빛.

하지만 그녀에게선, 암캐의 음란하고 비릿한 내음이 물씬 풍겨왔다.

“음... 공주전...”

“가까이서 보니 더 대단하네.”

그녀의 쭉 뻗은 다리가 단숨에 내 허리를 휘감았다.

묵직하게 맞닿는 아랫배의 감촉에 공주의 눈동자가 둥글게 휘었다.

“크흠, 방금 전 혼례를 치루고 온 몸입니다만.”

“본 공주는 유부남과 즐기는 걸 선호하거든. 마침, 본 공주의 눈앞에 중원에서 가장 대단하다는 유부남이 있군.”

“...아직 예복도 안 벗었습니다.”

“그편이 훨씬 흥분을 높이지.”

역시 같은 변태다.

마누라들과의 의리와 공주의 유혹 사이에서의 줄타기.

공주의 서늘한 손이 어느새 바지춤으로 파고들어와 자지를 쥐었다.

야릇하게 휘었던 눈동자가 화등잔만하게 커졌다.

“...어머나.”

“황제 폐하께서 이런 의도로 보내신 건지요.”

“최초로 무림을 통일한 사내. 본 공주도, 폐하께서도 궁금해하셨지.”

딱딱해진 자지가 그녀의 손에 맞춰 바지 밖으로 튀어나왔다.

열띤 얼굴의 공주도 치맛자락을 걷어올렸다.

“...음란하셔라.”

“이리 맛있어보이는 양물을 맛보지 않는 건 여인의 수치지.”

“마누라들이 알면 절 죽이려 들겁니다.”

“명색이 천하제일인 아닌가? 자네가 알아서하게. 본 공주는... 하아, 일단 즐겨야겠어.”

말릴 새도 없이 그녀가 내 자지를 삼켰다.

숨막히는 교성과 야릇한 훈풍이 방안에 휘감겼다.

그날 이후, 자옥공주는 호남 흑천맹 본단 근처에 장원을 짓고 머물렀다.

*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흑천맹 본단의 건물은 오랜만에 무진과 만난 사군자의 열띤 작업으로 한층 한층 높이를 더해갔다.

각 문파와 세가에서 흑천맹으로 갈 인원을 꾸리고.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서고.

마침내 그 꼭대기에 백무진이라는 사내가 자리 잡았을 때.

“으아아앙!”

“사내 아이입니다, 맹주님.”

“오.”

무진은 첫 사내아이를 보았다.

소율과의 첫 아이.

구릿빛 피부를 가진 사내아이는, 아버지와 똑 닮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무진이 아이의 찰랑이는 생머리를 쓰다듬으며 읇조렸다.

다행히 레게는 유전이 안되었다.

“네 이름은, 무율이다. 백무율.”

“이름 짓는 게 너무 성의없는 거 아닌가, 서방님?”

“시꺼.”

“상공, 저는 좋답니다.”

혼례식 이후 무진에게 어느새 경어를 쓰고 있는 소율이었다.

아직도 어색해하면서도 무진은 소율의 이마에 입술을 맞추었다.

“수고했어, 소율.”

“네.”

소율은 남편의 따스한 입맞춤을 느끼며 속삭였다.

“둘째는 언제 가질까요?”

“...으, 응?”

“큰 언니는 욕심도 많군.”

“그러는 너도, 이제 7개월쯤 되었나?”

“...내 아이는 더 예쁜 이름으로 지을 것이다.”

옆에 선 무린의 배도 꽤나 불러있었다.

매일매일 한시도 안 거르고 몸을 섞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무린이 짓고싶은 데로 해.”

“알겠다, 서방님.”

한때 천마였던 여인은, 어머니가 되어가며 매일매일 새로운 기쁨을 맛보고 있었다.

그녀는 배를 쓰다듬을 때마다, 그 안에 잠든 생명을 느꼈다.

무진은 그 손 위에 자신의 큰 손을 겹치며 물었다.

“근데 뭐로 짓게?”

“음... 모른다.”

“이제 그만하고 좀 나가거라. 본녀는 상공과 단둘이 있고 싶으니.”

“...흥. 알았다.”

소율은 귀여운 막내를 바라보며 웃음지었다.

상공이 아니었다면 감정을 죽인 채, 교를 위해 살아가는 마귀가 됐을지도 모르는 아이다.

틱틱대면서도 그 내면엔 순수한 소녀가 숨어있었다.

“나가서 소유랑 세령이 좀 봐줘. 한창 수련중일 테니까.”

“대신 오늘밤은 본좌랑 같이 있는 것이다, 서방님.”

그 말에 무진이 손가락을 하나씩 접었다.

“어디 보자... 그제 하린, 어제 소유랑 있었으니까, 오늘은 서현이 차롄데?”

“첩이랑 본좌랑 비교가 되는가.”

“에이, 그러면 안되지.”

“흥, 그러면 본좌도 싫다.”

뻔뻔한 서방님의 대답에 무린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가 맹주 위(位)에 오르고 나서 꼭대기층에선 교성이 끊일 날이 없었다.

어느날은 홀로, 어느날은 두명.

어느날은 셋, 넷.

심할땐 당하린이나 주서현, 연화란, 비연까지 합세해 무진과 뒹굴었다.

처음으로 여덟명이 함께 그와 지냈던 삼일밤낮은, 잊지못할 음탕한 추억이었다.

“그러지말구, 도와줘. 알았지?”

벌떡 일어선 서방님이 다가와 허리를 휘감았다.

“아, 안된다. 큰 언니가 방금...”

“잠깐 나가지 뭐. 소율, 괜찮지?”

“금방 하고오세요, 상공.”

“봐봐.”

“읏, 아... 크, 큰 언니잇...”

밖으로 끌려나간 무린은 부른 배 대신에 쫀득한 뒷구멍으로 서방님의 정을 받아냈다.

그녀는 땀에 젖은 얼굴을 남편의 가슴에 문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갔다.

“누나앗!! 그건 내꺼야!!”

“에베베벱, 잡아보시던가!”

넓은 공터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호남 흑천맹 본단에서 조금 떨어진, 백(白)씨 가(家)의 장원.

구릿빛이 건강해보이는 사내 아이가, 새하얀 피부의 여자 아이를 열심히 쫓았다.

“무율아, 그렇게 느려서 이 누나를 언제쯤 잡아볼래!”

“아잇... 누나 그거 아빠가 준 거란 말이야!!”

“언니, 그만 좀 해. 무율이 또 울려고 한다.”

“아, 아니야! 내가 언제!”

하늘처럼 커다란 아빠가 준 선물.

비행기라고 이름 붙여준 나무장난감을 만두 머리를 한 여자아이가 생머리 여자아이의 손에서 낚아챘다.

“야, 백홍! 누가 맘대로 언니꺼 가져가래!”

“내꺼라고!!”

“좀있으면 어머니들 오실 거야. 아버지랑.”

“...칫.”

이곳, 백씨 장원의 맏이.

백무령이 동생의 나긋나긋한 대답에 입술을 삐죽였다.

둘은 놀랍도록 어머니를 닮았고, 닮지 않았다.

생긴 건 각자의 어미를 똑 닮았지만, 성격은 정반대였다.

무령은 소유를, 홍이는 세령을 닮았다.

“가서 씻고 옷좀 갈아입어. 무율아, 자. 아버지가 주신 건데 잘 간직해야지.”

“응, 고, 고마워 작은 누나.”

“가서 희린이 보고도 옷 갈아입으라 그래.”

“응!”

무율이 무뚝뚝한 막내여동생을 떠올리며 장원 안으로 들어갔다.

곧 한 무리의 여인들이 장원에 도착했다.

아이를 낳았다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미색이 고운 부인들이었다.

그녀들 모두가 한 사내를 남편으로 두고있었다.

“엄마아아앗!!”

“...무율아, 대체 왜 말끝을 그렇게 하는 거니.”

“몰라요오옷!”

“...”

소율이 가볍게 이마를 짚으며 아들을 끌어안았다.

양옆에선 소유와 세령이 각자의 아이들을 맞이했다.

“어머니, 아버지는요?”

“어... 음, 조금 바쁘시단다. 그래도 저녁땐 오실 거야.”

“또 동생을 만들고 계시는 건가요?”

“아하, 하, 하핫, 아니야. 흑천맹주기도 하시잖니, 일이... 바쁘신 거야.”

“흠... 알겠어요.”

소유는 애늙은이같은 자신의 딸을 어려워했다.

세령이 그 모습을 보며 무령의 뺨에 입술을 맞췄다.

“우리 딸, 뭐하고 있었어?”

“무율이랑 장난감 가지고 놀았어요.”

“거짓말! 누나가 제 장난감을 뺐었어요!!”

“에베베베벱, 내가 언제?”

그리고 그 뒤에서, 그 모든 장면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모녀가 있었다.

얼핏 무감하고 무표정한 얼굴이 똑닮은 둘.

보랏빛 눈동자 두 쌍이 반짝였다.

“여긴 언제나 시끌벅적하구나.”

“저도 흑천맹 본단에서 있고싶은데요, 엄마.”

“안된다.”

“...네.”

단호한 무린의 대답에 희린이 마지못해 답했다.

이곳은 조용히 책이나 읽을 여건이 되질 않았다.

“좀 더 커서, 어미의 천마신공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하면 데려가마.”

“...알겠습니다.”

그렇게 약속을 마치고, 무진의 다른 여인들도 속속들이 장원에 도착했다.

당가의 소가주로서 가주직을 배우고 있는 당하린.

무당파로 돌아가 장문인의 직전제자가 된 주서현.

그리고 비연과 함께 흑천맹 운남 지부를 맡고 있는 연화란까지.

천만다행일까, 그녀들의 사내는 그 이후 첩이나 처를 더 늘리지는 않았다.

거기에 큰언니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건 모두가 알고있었다.

‘물론, 맹의 본단에는 상공의 아방궁이 있지만...’

소율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각 세가와 문파에서 보내는 후기지수, 그리고 중원을 떠도는 낭인들.

흑천맹에는 실력있고, 아리따운 여무인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그중에서도, 몸 어딘가에 기묘한 흑색 문양을 품고서 밖으로 나서는 이들이 있었다.

‘흑뢰(黑蕾).’

그 문양이 마치 피지 않은 검은 꽃봉오리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 흑뢰.

흑천맹의 지부장, 부지부장, 그밖에 중요직책을 맡은 이들은 전부 그 문양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들은 은밀한 부위에 새겨진 그것으로 동질감을 느꼈다.

소율은 오른쪽 엉덩이에 새겨진 상공의 표식을 매만지며 생각을 이어갔다.

‘흑천맹주, 상공의 손길이 닿은 여자들.’

그녀들은 전부 아방궁의 궁녀들이었다.

그가 원한다면 언제든 벗고, 언제든 음란하게 변할 수 있는 암캐들.

아직... 아이들이 그런 것을 알기엔 나이가 어렸다.

왁자지껄한 식탁 위에서, 상념에 빠져있던 소율의 눈동자가 커다랗게 변했다.

검고 현숙한 눈동자에 애정과 기쁨이 들어찼다.

“상공!”

“오라버니!”

“무진, 왔어요?”

“서방님, 왔나.”

그 뒤로도 인사가 이어졌다.

인연을 쌓아온 여인들과 입을 맞추고, 조잘거리는 아이들을 번쩍번쩍 들어주며 무진이 웃음을 지었다.

-오늘은 다같이 뒹굴어보자고.

아이들 모르게, 그 방안에 있는 무진의 계집들은 전부 그 전음을 들었다.

서른 중반에 접어드는 사내는 여전히 혈기왕성한 스무살처럼 굴었다.

그녀들의 볼이 발갛게 물들었다.

“안 늦었군.”

“서화, 왔느냐.”

“오셨어요, 누님.”

“할머님!!”

뒤이어 소서화가 도착했다.

9명이라니.

8명도 별 힘들이지 않고 받아낸 그라면 무난할 듯 싶었다.

“자자, 오늘은 내 생일이니까. 우리 마누라들, 무령이, 홍이, 무율이, 희린이. 남편이랑 아빠 선물은 준비했지?”

“네!!”

당차게 대답하는 무율이.

무진이 이 방안에 유일한 소년을 안아들었다.

‘태생이 한국놈이라 그런가, 장남한테 눈길이 먼저 가는구만. 물론 딸내미들이 더 귀엽지만.’

그도 어쩔 수 없는 가부장제의 산물이었다.

아니면, 소율의 아이라서 그런걸까.

살짝 눈이 마주친 소율이 반달처럼 눈꼬리를 휘었다.

가장 처음, 언제나 처음을 주었던 여인.

“아빠, 저두요. 저두 준비했어요.”

“아버님, 소녀는 작게나마...”

“아빠, 저는 엄마의 조언에 따라...”

어찌나들 엄마를 똑 닮았는지.

물론 엄마랑은 완전 뒤바뀐 애들도 있지만.

결국 무진의 몸에 네 아이가 전부 달라붙었다.

웃음소리가 식탁 위에서 끊이질 않았고, 언제나처럼 깊은 새벽엔 열락이 휘몰아쳤다.

행복한 순간이었다.

*

“...마지막은, 본좌로군.”

“끝까지 본좌를 고집하는구만, 우리 마누라.”

“본좌도 여기 묻히면 무덤이 너무 넓어져서 흉흉할텐데.”

“걱정마. 대대손손 관리 잘하겠지.”

따스하던 살결은 주름지고, 밤하늘같았던 머리엔 새하얀 눈꽃이 피었다.

그럼에도, 혁무린은 아름다웠다.

그녀가 마지막인 이유는.

그나마 가장 젊어서였을까, 아니면 영기라는 기운이 도움이 됐었을까.

나는 생각을 그만두고 무린을 바라보았다.

작은 장원으로 돌아와 누운 그녀는, 마른 기침을 토해냈다.

“...가지마.”

“...어쩔 수 없군, 서방님. 눈이 감겨온다.”

“가지마.”

힘없는 손을 그러쥐며 속삭였다.

처음은 소서화였다.

그 뒤는 소율, 세령... 소유...

하나씩 곁을 떠나갔다.

슬프고, 괴로웠다.

그녀들은 나의 전부였다.

‘망할 몸뚱아리. 뒤지질 않네.’

오랜 시간이 흐르며 흑천맹은 더욱 커졌다.

난 2대 흑천맹주의 자리를 무율이에게 넘겨주고 은거했다.

내 아름다운 부인들과 함께.

행복했던 시간은 영원하지 않았다.

상실은 언제나 아팠고, 이제야 그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린이 긴 숨을 뱉어냈다.

“하아아...”

“...무린.”

“재밌었다. 행복했고, 즐거웠다, 나의 서방님.”

“...응.”

그녀의 보랏빛 눈동자가 반짝였다.

젊은 날의 그때처럼 날 애정을 담아 바라보았다.

그때처럼 그녀가 내 볼을 매만졌다.

“너무 슬퍼하지마요, 무진. 사랑해요.”

“아...”

옅은 입맞춤을 끝으로 그녀도 떠나갔다.

내 손으로 그녀를 묻고, 모두가 잠든 그 주변에 작은 움막을 지었다.

나는 언제 죽게 될까.

지금의 내 경지는 나조차도 몰랐다.

다시 오랜 시간이 흐르고, 눈물마저 흐르지 않고.

그저 모든 것이 추억으로 변해갈쯤, 숨이 멈춰감을 느꼈다.

‘...죽으면, 원래 세계로 돌아가나?’

철마차가 굴러다니고, 쇳덩어리가 하늘을 나는 세계로.

아니, 그냥 무(無)로 돌아갔으면 했다.

“후우...”

눈이 감겨왔다.

그리고 마지막 숨과 함께, 다시 눈을 떴다.

“뭐지?”

신령스러운 안개와, 오색빛깔 찬연한 구름이 보였다.

왠지 모르게, 무릉도원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허참, 여기가 신선이 사는 곳도 아닐테고. 천국인가?”

그렇게 여기며 몸을 일으키려는데.

“맞네, 무릉도원. 신선이 사는 곳이지.”

내 생각을 읽어낸 듯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왠지 모르게 익숙한 얼굴의 여인이 보였다.

신당에서 소율과 몸을 섞을 때마다 나를 노려보는 듯했던 그 그림.

“장삼...봉?”

“호오, 본 선을 알고있나?”

“여긴 뭡니까?”

“뭐기는. 자네는 등선한 걸세. 요 몇백년간 선재가 없었는데, 자네 대단하구만.”

무당파 개파조사 장삼봉.

그녀는 초상화에 그려진 것처럼 아름다웠고, 육감적인 몸매였다.

나는 입술을 핥았다.

“어디 출신인가?”

“무당파에 적을 뒀습니다.”

“호오, 얼굴을 알아봤었지. 이것이 인연인가. 후학이었구만.”

“뭔지는 몰라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본 선도 잘 부탁함세.”

그녀가 앉아있는 나를 일으키려 손을 뻗었다.

이곳은 남의 눈길을 의식하지 않는지, 그녀의 옷이 꽤나 헐거웠다.

헐렁한 옷 사이로 소유만큼이나 커다란 폭유가 출렁였다.

“음...”

내 눈길을 알아챘는지 장삼봉이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러나?”

“크흠, 살결이 너무 드러나십니다.”

“아래쪽은 요즘 빡빡한가 보구만. 이곳은 모든 욕정을 통달한 신선들의 세계일세. 애초에 그러지 않으면 올라올 수도 없지. 편하게 입는 게 장땡일세.”

“그렇군요.”

그렇긴 개뿔, 섹스지.

난 빳빳해지는 자지를 겨우 달래며 미소지었다.

“그럼 저도 좀 벗고 다녀도 되겠군요. 사타구니가 낑겨서 말입니다.”

“...그러게나.”

다 벗고, 속옷만 대충 걸쳤다.

장삼봉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

“가시죠, 선배님. 제가 이곳에서 할 게 아주 많을 것 같군요.”

신선을 따먹는 느낌은 어떨지.

너무나도 기대됐다.

-떡협지 속 곤륜노가 되었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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