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살자-35화 (35/149)

# 35

35. 도살자의 눈(1).

그를 위해 일행들과 조금 떨어진 곳으로 왔다.

“이쯤이 좋겠네요. 시작하죠.”

잔뜩 긴장한 정기용.

이마에서 땀이 흘러내리는 것이 보였다.

그가 물었다.

“잘 될까요?”

“해봐야 알죠. 어차피 실패해도 본전 아닙니까.”

“휴, 그 말이 맞네요.”

정기용이 호흡을 가다듬으며, 샤먼 접신 스킬 주문을 외웠다.

“갈라졌던 두 개의 영혼이여, 원래 하나였던 내 몸에 강림하소서.”

주변의 공기가 차가워지면서 그의 주변에 작은 바람이 일렁였다.

그러자 그의 눈에서 붉은 안광이 뿜어졌다.

접신은 성공.

“누가 접신했죠?”

“아기동자요. 몸이 잘 안 움직여져요.”

정기용의 목소리와 아기동자의 목소리가 겹쳐서 들리자, 살짝 소름이 돋았다.

이제 둘은 하나고, 반반의 의지로 같은 몸을 조종한다.

여기까지는 똑같았다.

그리고.

“한 번 더 접신 스킬을 실행해봐요.”

“네!”

정기용이 다시 한번 접신 스킬 주문을 시전했다.

“어? 안되는데요.”

하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다?

실패인가?

그때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영혼이 셋이니, 주문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둘이 아니라 셋이라... 한번 해보겠습니다.”

그가 다시 접신 스킬을 시도했다.

내가 말은 했지만, 이게 될까? 의심스러웠다.

“갈라졌던 세 개의 영혼이여, 원래 하나였던 내 몸에 강림하소서.”

샤먼 클래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내 말을 정기용은 그대로 따라 했다.

역시 변화가 없나?

그런데, 갑자기 정기용의 머리와 몸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신내림! 접신하는 그 모습이 분명했다.

한참을 흔들더니 거짓말처럼 한순간에 멈췄다.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이 더욱 붉어졌다.

“성공인가요? 아기동자를 밀어냈습니까?”

“헉! 이...이건 예상 못 했습니다.”

그의 입에서 세 가지 목소리가 겹쳐서 흘러나왔다.

***

강민수가 돌아오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뭐하고 온 거지?’

나태준과 정기용이 돌아왔다.

말은 주변 정찰을 하고 온다고 했지만, 너무 빨리 돌아왔다.

“자, 출발하죠. 지금부터 선두는 정기용씨가 맡을 겁니다.”

“에?”

“그게, 무슨 소리야?”

팀원들이 나를 쳐다봤다.

윤상희는 고개까지 흔들었다.

옆에서 지켜본 결과 그는 절대 선두를 맡을 만한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정을 번복하진 않았다.

그에게 정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출발하죠.”

정기용은 검을 검집에 넣은 채로 맨 앞으로 나섰다.

그렇게 얼마나 이동했을까?

“게껙껭!”

말볼이 짖었다.

그러자 맴버들이 알아서 전투를 준비했다.

“괴수가 와요!”

수진이까지 발견했으니, 놈들이 지척이다.

“안탈리안 척후병이다!”

거대 개미들이 커다란 입을 부딪치며 달려온다.

정기용은 물러서지 않았다.

수진이가 다가오는 괴수들을 향해 열심히 화살을 쏘고 있었지만, 놈들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는다.

강민수는 괴수를 향해 소총을 겨누기만 할 뿐 쏘지 않았다.

이대로 정기용이 죽어도 그 사람은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정기용, 검을 뽑아! 어서!’

속으로 외쳤다.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 기회였다.

하나의 몸에 셋이 된 영혼.

문제는 누가 몸을 지배할지 결정하지 못함이다.

이렇게 되면, 접신을 한 의미가 없다.

괴수를 맞아 싸워보겠다.

몸에 위기가 찾아오면, 영혼의 서열이 정해지지 않을까.

그것은 정기용의 생각이자,

더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위험해!”

윤상희가 소리쳤다.

지금 달려들어 개입하지 않으면 정기용은 죽는다.

그를 그냥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백정의 칼을 고쳐 잡았다.

그 순간.

스릉!

드디어 청홍검이 영롱한 소리를 내며, 검집에서 뽑혔다.

“괴수! 너희를 배제하겠다!”

정기용에 몸에서 들리는 굵직한 사내의 음성.

촤리리링!

푸른 검이 어둠 속에서 흔들린다.

“유성우(流星雨)!”

밤하늘에 유성이 비처럼 쏘아진다.

파파파파팍!

콰직! 콰지지직!

정기용의 앞으로 검의 비가 쏟아지며, 괴수들이 폭사한다.

안탈리안의 껍데기가 이렇게 약했던가?

푸른 검이 지나가면, 어김없이 괴수의 목숨을 취한다.

“일신시담(一身是膽) 조자룡이 나다!”

정말 온몸이 쓸개로 이루어진 것일까?

그가 앞으로 나아가며 사정없이 검을 휘두른다.

눈앞에 괴수를 죽이고 또 죽인다.

적진을 뚫고 들어가는 맹장의 모습을 보고 있음이다.

‘결국, 전투는 조자룡의 혼이 주도권을 잡았군.’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의 위기가 찾아오면, 몸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한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은 것이지.

“우리도 괴수를 사냥한다!”

정기용이 선봉에 서서 괴수를 사냥하고, 뒤를 이어 팀원들이 달려들었다.

괴수들은 괴성을 지르며 쓰러졌고,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안탈리안 척후병들이 사방으로 달아났다.

전투가 끝나자, 팀원들이 정기용을 바라보았다.

그의 변화된 모습에 놀란 것이다.

정기용이 푸른 검을 검집에 넣으며, 내게 다가왔다.

그리곤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아 한 손으로 주먹을 감싸며 고개를 숙였다.

“신 조자룡, 주공을 뵈옵니다.”

“네? 주공이오?”

“앞으로 주공을 도와 적을 섬멸하겠나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대뜸 주공이라니...

다들 이상해진 그의 행동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괴이한 일이었다.

아무리 샤먼 클래스가 다른 영혼을 접신하여 싸우는 헌터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본 성격은 변하지 않는 법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의 행동은 진짜 조자룡같이 보였다.

“일단 괴수 사체를 정리하죠.”

괴수 사체를 정리하고 몸속에서 마석을 채취하기 시작했다.

정기용은 여전히 붉은 안광을 뿜으며, 단칼에 괴수의 배를 갈라 나를 도왔다.

어느 순간 정기용의 눈에서 뿜어졌던 붉은 안광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가 조용히 내게 다가와 말했다.

“휴, 이제 저로 돌아왔습니다.”

“정기용씨? 돌아오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

“아무래도 일종의 부작용인 것 같습니다.”

“부작용이오?”

“죽을 위험에 처하자, 조자룡 장군의 혼이 나와 아기동자를 밀어내고 몸을 장악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다시 돌아가려 해도 돌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접신 해제도 되지 않았고요.”

정기용의 표정은 심각했다.

아무래도 자기 몸을 빼앗긴 것이니, 기분이 좋을 순 없었을 거다. 그리고 접신 해제도 불가능했으니, 온전히 그의 행동을 옆에서 지켜만 봐야 했다.

하지만 전투가 끝나고 얼마 안 있어 곧 그로 돌아왔고, 많은 괴수를 죽였으니, 절반은 성공한 셈이었다.

정기용이 몸을 떨며 인상을 찡그렸다.

“왜 그러죠?”

“그게 오랜만에 몸을 썼더니 온몸에 근육통이...”

내가 마그투스의 각반을 무리해 쓰면 다리가 아픈 것과 비슷했다.

조자룡의 영혼은 정기용의 현재 몸 상태에 맞춰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니 몸에 무리가 간 것이다. 더 과하게 몸을 쓰면, 정기용의 몸이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나마 지금과 같은 접신이라도 유지하려면, 앞으로 체력을 키워야 합니다. 아니면, 몸이 견디질 못할 겁니다.”

“휴, 맞습니다. 지난 3년간 계속 놀아서, 몸이 엉망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샤먼 클래스의 영원한 숙제와도 같았다.

강한 영웅이나 신을 접신하게 되면, 몸이나 정신이 견디질 못한다. 그렇기에 여러 단계가 있는 것이고, 그에 맞춰 체력이나 마나양, 정신력을 키워야 한다.

특히 정기용은 다른 샤먼들과 달리 전투가 벌어지면 몸을 완전히 조자룡에게 빼앗기게 되기 때문에 위력은 더 강해질지 몰라도 몸은 더 빨리 축나게 되는 것이다.

나중에 연희에게 조언을 들어보기로 하고, 더 좋은 방법이 있는지 고민하기로 했다.

두 사람, 아니 나태준을 바라보는 강민수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대체, 어떻게 한 거지?’

처음엔 수천의 괴수를 따돌리고 돌아오더니, 이제는 벌벌 기던 F급 헌터를 짧은 시간에 무시무시한 샤먼으로 만들어 데려왔다.

자신도 분명 정기용의 사정을 들었다.

그가 얼마나 노력했던가. 그리고 거대 신화 길드에서도 못한 것을 어떻게 나태준은 저리 쉽고 빠르게 해결한 거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렇게 주변을 정리하고, 다시 안탈리안의 알을 찾아 이동했다.

굴은 넓었고, 덤벼드는 괴수는 많았다.

***

[병정 안탈리안(C) - 안탈리안의 둥지를 방어한다. 강력한 낫 모양의 이빨로 먹이를 잘게 부수는 일을 돕기도 한다.]

수십, 수백 마리의 병정 안탈리안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든다.

놈들이 나타났다는 것은 이곳이 안탈리안의 둥지라는 말이기도 했다.

“이제 얼마 안 남았어, 모두 조심해!”

C급 괴수, 그것도 다수의 적을 맞아 싸워야 했다.

어쩌면 여왕 안탈리안과 싸우는 것보다 더 힘들 수도 있었다.

꾸역꾸역 몰려드는 거대 개미형 괴수를 맞아 전투가 벌어졌다.

놈들의 피부는 강철보다 단단했고, 웬만한 공격으론 한 번에 죽이기 힘들었다.

“정기용 아니 조자룡씨, 뒤로 물러나요.”

여기까지 오는 길에 거듭된 전투에서 큰 활약을 보인 조자룡.

하지만 정기용의 몸은 그 활약을 버티질 못했다.

다리가 풀리며 괴수에 밀려 쓰러졌다.

그래도 검을 쉬지 않고 휘둘렀다.

“이건 명령입니다.”

명령이라고 하자, 그제야 조자룡이 뒤로 물러섰다.

“강민수씨, 나와 앞으로 갑시다.”

강민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내달렸다.

탕! 타타타탕!

먼저 소총을 쏘고, 다음으로 소총에 장착된 황금빛 단검을 괴수에게 찔러넣는다.

병정 안탈리안의 머리가 터졌다.

‘역시 B급 헌터인가.’

전투가 치열해질수록 그의 본 실력이 나왔다.

하지만 괴수는 한두 마리가 아니었으니, 몇 마리 죽였다고 안심할 순 없었다.

곧 여러 마리가 포위하고 커다란 이빨과 날카로운 앞발로 공격했다.

‘윽!’

쇠파이프에 뼈를 맞은 것처럼 등에 고통이 몰려왔다.

이건 실력을 숨기고, 스킬을 숨겨서 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갈고리를 뒤로 휘둘러 등을 공격한 놈의 다리를 당겼다.

괴수가 버티자, 칼을 그어 다리를 잘라버렸다.

놈은 균형을 잃고 뒤로 나가떨어졌다.

그 순간 놈의 위로 올라가 백정의 칼을 목과 가슴 사이에 박는다. 콰직!

‘끝도 없구나!’

다른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

그저 죽지 않으려면 죽일 수밖에.

C급 게이트의 진정한 위력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괴수의 머리통을 박살 낸 윤상희도 지쳤고, 이수호도 오래 버티기 힘들어 보였다.

여덟 마리였던 홉고블린이 다섯밖에 남지 않았다. 다시 소환할 틈이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자신 역시 많이 지쳐있었다.

다른 맴버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강행군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시발! 뭔 놈의 개미 새끼들이 이렇게 많아!”

강민수도 참지 못하고, 욕을 뱉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수진이의 말이었다.

주변을 둘러보자, 병정 안탈리안들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있었다.

“강민수씨! 화염 수류탄 있죠?”

“물론입니다. 군인이라면 항상 가지고 다닙니다.”

“준비해줘요. 이놈들만 잡고 바로 안탈리안 둥지 안으로 진입하려니까.”

“아, 알을 이걸로 처리하려고요?”

“네, 10만 마리를 일일이 잡을 순 없으니까요.”

화염 수류탄으로 다 큰 괴수를 한 번에 잡을 순 없었다. 하지만 껍질이 약한 알이라면, 순식간에 태워버릴 것이다.

입구를 지키던 병정 안탈리안을 다 처리했다.

“안으로!”

이제부턴 속도전이다.

빠르게 알이 있는 방을 찾아 화염 수류탄을 까고, 여왕을 찾아 죽여야 한다. 잘못해 괴수들에게 몰리면 게이트를 클리어해도 빠져나가지 못할 수도 있었다.

“이쪽도 아니야!”

“더 안쪽으로!”

안탈리안 둥지 안쪽은 복잡한 구조였다.

통로는 조금 좁은 편이고, 대신 방은 넓었다.

“여기에요 찾았어요!”

안으로 들어간 지 30여 분 만에 수진이가 소리쳤다.

안탈리안 알도 기본적으로 괴수였다.

탐색 스킬에 완전히 붉은색이 가득한 방이 있었기에 가장 먼저 찾을 수 있었다.

“모두 여기서 기다려 안쪽에서부터 터트리고 나올게.”

강민수에게 화염 수류탄을 건네받아 인벤토리에 넣었다.

“내가 같이 갈게요.”

수진이가 말했다.

“안이 너무 넓어요. 전부 터트리려면 혼자는 힘들어요.”

“이 정도는 내가 부지런히 다니면 된다. 그리고 넌 여기서 다가오는 괴수를 알려줘야지. 화염이 번지면 탄 냄새가 진동할 거고, 안탈리안 일꾼들이 알을 옮기려고 달려올 거야. 그러니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입구를 지켜야 해.”

“무슨 말인지 알았어요.”

수진이는 나보다 이곳에 있는 헌터들이 더 필요했다.

그리고 이런 일은 혼자 움직이는 것이 편했다.

“입구는 우리가 지킬게,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

윤상희가 도끼를 흔들었다.

“네!”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럭비공만 한 알들이 가득했다.

이 방은 매우 깊고 컸다.

한참을 달리자, 한쪽 벽에 도착했다.

전부 죽일 필요는 없었다.

10만 개만 채우고 탈출할 생각이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입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양옆 쪽으로 화염 수류탄을 던졌다.

펑! 퍼엉! 화르르르르르!

붉은 화염이 치솟았다.

안탈리안 알들은 화염에 휩싸였고, 열기에 녹아내렸다.

[현재 카운터 : 안탈리안 알(F) - 2,761/100,000, 여왕 안탈리안(B) - 0/1]

순식간에 숫자가 올라갔다.

뒤돌아볼 여유는 없었다.

화염이 치솟고, 천장을 검은 연기가 덮고 있었다.

잘못하다간 질식할 수도 있음이다.

그렇게 계속 달리며 화염 수류탄을 던져 안탈리안 알을 태웠다.

등 뒤에서 뜨거운 열기가 밀려왔다.

화염 수류탄의 열기와 안탈리안 알이 타면서 열기가 더해져 내부는 지옥의 불구덩이 같았다.

그렇게 얼마나 죽였을까.

[현재 카운터 : 안탈리안 알(F) - 100,000/100,000, 여왕 안탈리안(B) - 0/1]

절반을 지나왔을 때, 이미 목표를 클리어했다.

이제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그대로 입구를 향해 달렸다.

그런데.

‘어디 간 거지?’

입구에 도착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순간 당황했다.

나를 두고 갈 사람들이 아니다.

그럼?

“께겍껭!”

말볼이 나를 향해 달려왔다.

“말볼! 다들 어디 갔어?”

녀석을 안으려 했지만, 말볼이 갑자기 안탈리안 둥지 밖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뒤를 따라 무작정 달렸다.

그리고 달리면서 바닥에 움푹 파인 자국을 보았다.

이는 여왕 안탈리안의 발자국이 분명했다.

얼마나 달렸을까.

총소리가 들렸다.

멀리 불꽃이 일었고, 어둠 속에 푸른 빛이 번쩍이고 있었다.

그리고 거대한 놈의 실루엣이 보였다.

‘저게 B급 괴수라고?’

[여왕 안탈리안(B) - 높이 12미터 길이 25미터의 초거대 괴수. 4미터나 되는 거대한 턱으로 무엇이든 자르고 뚫어버린다. 여섯 개의 발 모두 날카로운 돌기가 있어 접근이 쉽지 않으며, 머리 위에 긴 더듬이는 창처럼 찌를 수 있다.

물리 저항 -50, 화염 저항 -30, 냉기 저항 -30]

압도적인 크기의 괴수를 보자, 혈관이 팽창되고 거칠게 심장이 뛴다.

여기서 죽을 수도 있음이다.

숨이 막힌다.

이게 두려움?

이게 공포?

처음 느끼는 감정에 혼란스럽다.

‘연희, 너는 이런 거대한 놈들과 싸웠던 거야...’

착각했던가.

조금은 연희에게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조금은 강해졌다고 생각했다.

이를 악물었다.

더 강해져야 한다. 더 나아가야 한다.

다시 거대한 괴수를 바라보았다.

저놈을 잡기 위해 내 전력을 쏟아붓는다.

[관찰(lv4) 스킬을 발동합니다.]

[해체(lv8) 스킬을 발동합니다.]

[흉포한 마그투스의 각반(유니크)을 사용합니다.]

백정의 칼을 들고, 갈고리를 들었다.

길을 걷다가 돌이 나타나면, 나약한 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 말하고, 강한 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 말한다.

“씹어먹을! 네놈을 넘어, 괴수 백정이 뭔지 보여주마!”

[개안, 도살자(屠殺者)의 눈.]

[도살자의 눈이 발동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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